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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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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不汗黨).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드라마 <불한당>에는 화자(Narrator)가 있다.

1970~80년대 ‘국내 3대 폭력조직‘을 집요하게 추적했던 검사가 1인칭 관찰자 내레이션(First Person Observative Narration)를 통해 드라마 내내 부연설명을 곁들일 예정이다.

야심만만한 형사부 검사 한동준은 ‘국내 3대 폭력조직’의 두목 3인과 함께 드라마의 주요 축을 이루게 된다.

과거로 돌 온 후 <민중의 적>에 이어 두 번째로 작업하게 하는 연극배우 출신의 안진산이 캐스팅 되었다.

드라마 <별순검> 출연 이후 연속극, 시트콤, 사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는데, 류지호가 부르자 한달음에 달려와 계약서에 서명했다.

충무로에서는 류지호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배우들이 번호표 뽑고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 감독님 영화에서는 마음 놓고 연기를 해도 다 잡아 주신다. 믿고 연기할 수 있다.

- 감독님이 어떤 고민을 갖고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지 가까이서 더 많이 지켜보고 싶다.

- 배우가 고민하는 지점에 대해서 감독과 배우라는 수직적인 관계보다는 동료로서 함께 창작하는 창작자로서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과거로 돌아와 류지호는 세 편의 한국영화를 연출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류지호의 사단으로 불리며 한국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전 삶과 운명이 바뀐 김영찬 배우는 류지호의 페르소나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송라원을 비롯해 많은 신인배우들이 제작자와 감독들의 선택지를 넓혀주고 있고.

이번 <불한당>에는 대하드라마 수준의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모든 배우를 신인들로만 채울 수가 없다.

때문에 류지호의 사단들이 대거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암튼 안진산이 연기하게 될 한동준 검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호남 출신 폭력배를 계속해서 띠워준다.

그들을 거물로 만들어야 그를 감옥에 보낸 자신의 명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동준은 검사가 되는 순간부터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검찰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야심만만한 검사다.

실제 역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세 명의 조폭 두목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들을 이용했던 검사 한동준은 승승장구한다.

사건 조작은 물론이고 매스컴 플레이까지도 능란한 한동준은 호남출신의 소규모 깡패 두목이었던 이들을 한국판 마피아 보스로 포장해서 끝내 그들을 일망타진하는 공을 세운다.

스타검사로 각광받다가 마침내 청와대까지 입성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드라마 타이틀<불한당>이 가리키는 의미는 조직폭력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공권력을 자기 출세를 위해서 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안위를 위해 활용하는 공직자 역시 깡패와 다를 바 없음을 암시한다.

깡패와 검사.

한쪽은 법을 어겨 목적한 것을 이루는 집단이다.

다른 한쪽은 그런 이들에게 법을 통해 벌을 받도록 하는 일을 하는 집단이다.

사실 두 집단 모두 법을 어기는 것을 밥 먹듯이 한다.

두 집단에 속한 이들은 자신들이 협객이라고 주장한다.

아니라는 것이 계속해서 증명되고 있다.

그들이 인정하든 하지 않던.


[해방공간에서 주먹들은 정치색에 물들어 갔다. 자유당 집권을 보좌한다는 명분을 내걸었던 유지광이 삼우회를 결성하고, 이북 출신 이화룡이 결성한 명동파가 치열한 이권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군부가 조폭 소탕작전을 벌여 기존 폭력조직을 와해시켰기 때문이다. 그때 등장한 것이 이화룡의 부하인 육군 상사출신의 신장현이다.]


일명 신상사파의 출현.

그때가 한국 조폭의 현대사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드라마의 첫 화는 1960년대 서울의 폭력조직 개편과 한동준 검사가 초임 검사로 업무를 시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곧바로 배경이 광주로 이동한다.

드라마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최양동, 김대천, 이영재의 고등학교 시절을 보여준다.


[김대천이 주먹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다. 어머니가 행상을 했는데, 깡패들의 행패를 부리고 어머니가 아무런 잘못도 없으면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비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나.]


어린 김대천이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 유리창을 박살낸다.


[X발! 울 엄마가 깡패들에게 싹싹 빌 때 하나님은 뭘 했소! 하나님은 다 가짜요, 가짜!]


고등학생이 된 김대천은 11명의 친구들을 모아 폭력서클을 결성한다.

어릴 때 어머니에게 행패를 부렸던 깡패들을 찾아가 복수한다.

폭력서클 멤버들과 온갖 말썽을 다 부린 끝에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게 되고, 십대부터 20대 초반까지 광주를 완전히 평정한다.

그가 서울로 올라가고 난 후 김대천보다 두 살 어린 중학생 최양동이 소년원에서 나온다.

이 당시 깡패로 빠진 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어린 시절부터 소년원을 경험하고 일찍 범죄의 세계의 눈을 뜬다.

성인이 된 후로는 수시로 교도소를 들락날락거리고.

전과를 훈장이라며 자랑하기까지 한다.


“모두 조용! 슛!”


광주 화신다방을 재현해 놓은 종합촬영소 사운드 스테이지 안.

<불한당> 제작진이 하던 일을 일제히 멈췄다.

조감독 이동화가 촬영팀과 일사분란하게 사인을 주고 받고.


“액션!”


우람한 체격에 검정고무신을 신은 형기가 다방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스태디캠이 롱테이크로 잡아낸다.

추후 포스트프로덕션에서.


[눈물도 한 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 밤거리에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맨발의 청춘’이란 노래가 이 장면에 입혀질 계획이다.

형기가 다방 레지와 함께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 테이블로 곧바로 걸어간다.

둘 모두 고등학생 신분이다.

하는 행동은 성인 깡패 못지않다.


[학교는 어쩌고 여그 이러고 있어?]

[때려치웠다.]

[워~메 인자, 양동이 땜시 지산동이 쪼깐 시끌허겄다이~]


최양동이 레지를 향해 고개를 까딱인다.

레지가 엉덩이 씰룩하며 자리를 떠나간다.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

[친구 중에 잘나가는 놈들이 여덟이더라. 각자 동네에선 한가락씩 하고.]

[.....?]

[그 힘을 합치자는 거다.]

[서클 맹글게?]

[각자 밑에 똘마니들이 열 명은 될 거고. 그러면 백 명 아니냐? 거기다 학교 서클 중에 야문 애들 픽업하면 이백 명까지 모을 수 있다.]

[웜~마, 그쯤 되면 광주 바닥에서 우덜 한티 엉길 놈은 없제.]


그렇게 화신8인조라는 고등학교 폭력서클이 결성된다.

폭력서클이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온통 싸움박질과 나쁜 짓들 뿐.

여학생을 강간하고도 마치 무용담인양 자랑하다가 결국에는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화신8인조 똘마니도 있고, 건달인양 깝죽대다가 제대로 이름을 날려보지도 못하고 10년 형 징역을 살아야 하기도 하고.

공사장에서나 쓰일 법한 흉기들이 동원된 패싸움에서 불구가 되기도 하는 등.

어린 폭력배들의 일상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김대천이 서울로 뜨고 광주 조직폭력계의 양대 산맥은 충장로파와 대호파(OB파의 전신)였다.

최양동은 충장로파 두목의 행동대장 노릇을 했다가 1960년대 후반 자신을 따르는 후배들과 함께 서울로 진출했다.

WaW종합촬영소 소장이 틈만 나면 세트장으로 찾아와 불편한 것은 없는지 챙겼다.


“필요한 것은 김 피디가 알아서 하니까 소장까지 챙길 필요 없어요.”

“아, 예.”

“바쁠 텐데 가서 일 보세요.”

“아, 예. 좋은 드라마 한 편 기대하겠습니다.”

“재밌는 드라마겠죠.”


드라마의 성공조건은 무조건 재미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재미는 영어의 ‘Fun’을 넘어서는 좀 더 복합적인 다의적 개념이다.

재미는 기본이다.

거기에 공감 그리고 교훈까지 줘야 한다.

킬링타임용 소비 콘텐츠가 아니라 작품을 읽은 듯한 진한 감동.

창의적 스토리에서 받는 여운.

거기에 재미와 공감까지 덧붙여진다면.

그 같은 콘텐츠가 크게 흥행한다.

그게 맘대로 되냐고?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것이 프로다.

시청률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스타 배우와 작가에만 의존하고.

엇비슷한 기획에 스타 한두 명 세트로 꽂아서 제작하는 드라마만 양산하는 것.

프로의 세계가 아니다.

야바위판이다.

무리한 설정과 선정성으로 무장한 드라마가 대박을 터트린 예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불한당> 역시 흥행에 성공하리란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

대신 주목은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비록 신인이지만 제법 탄탄한 연기력을 펼치는 출연진.

30~40대 남성을 겨냥한 명확한 시청자 표적.

실화를 기반으로 한 사실적인 스토리와 촘촘한 개연성.

낡은 텔레비전 드라마 연출에서 벗어난 영화적 미장센과 연출 기법.

미국 및 영국 드라마를 접하며 날로 눈높이가 높아져만 가는 시청자를 위한 고급스러운 드라마를 지향했다.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여자출연진이 등장하고 수위 높은 폭력묘사가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선정주의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30~40대 남성을 주시청자로 하는 조폭 일대기에 고운 말만 쓰고 애들 장난보다 못한 폭력장면을 넣는다면 그 같은 에피소드에 누가 공감을 할 수 있을까.

그 누가 몰입을 할 수 있을까.

그렇듯 류지호는 철저히 성인 드라마를 지향했다.

셀프검열이 없어야 <불한당>의 서사가 망가지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기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군산에서 봐요!”


광주 다방세트 촬영이 마무리됐다.

이 세트는 다시 명동, 무교동 및 60~90년대까지 각양각색의 다방과 커피숍 분위기로 변형되어 재활용 될 예정이다.

회당 60분.

12부작.

60분짜리 영화 12편을 5개월 안에 끝내야 하는 일정이다.

11월부터 3월까지 사계절을 영화에 담아야 했다.

주요촬영지는 여주 WaW종합촬영소이지만, 가깝게는 서울과 인천에서, 시대물 촬영의 단골 로케이션 장소인 군산, 부산까지 돌며 로케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 ❉ ❉


한국의 드라마와 교양오락 외주업체들이 다솜미디어에서 일감을 따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태세다.

백퍼센트 사전 제작 때문이다.

다솜미디어는 기획·개발 단계에서 무임금으로 외주제작사를 노예처럼 부리지도 않는다.

외주제작사를 힘겹게 만드는 주범인 3개월짜리 어음으로 결재하지도 않고.

그러니 외주제작사들이 일을 따내기 위해서 안 보이는 곳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부적절한 뇌물과 향응접대 등 좋지 못한 일에 연루되는 직원이 생기고 있어 골치를 썩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의 문제로 여러 가지가 꼽힌다.

그 중에 하나가 쪽대본으로 발생하는 완성도의 문제다.

쪽대본은 ‘방영 직전에 촬영할 장면의 대본’을 일컫는다.

케이블TV 드라마는 늦게 시장이 형성되었기에 지상파와 많은 면에서 달랐다.

전체 분량의 절반 정도를 사전제작해 놓고 방영에 들어가는 편이다.

류지호의 지침으로 인해 다솜미디어 채널에서는 마지막 2회차 정도를 남겨두고 90% 이상을 사전제작해 방영을 시작한다.

최종 2회 분량을 남겨두는 것은 시청률과 피드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다음, 시즌제로 갈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이미 시즌제로 방영되고 있는 소위 ‘인천 유니버스’ 드라마들도 예외가 없다.

‘인천 유니버스’ 드라마들의 최종 2회 분량은 남겨두는 것은 시청률이 예상치를 너무 밑돌게 되면 시즌을 종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만 해도 A급 작가를 제외하고 어떤 작가도 편성 직전까지 드라마 방영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

때문에 대본을 완성해 두지 않고 1~6회 분량의 대본을 쓰는 데 그친다.

첫 방영 후 3주 정도를 촬영할 수 있는 대본을 미리 써 놓고, 나머지 대본은 드라마 방영과 맞춰 작성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니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쪽대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작 현장에 두세 장의 대본을 먼저 보낸 뒤,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작가가 나머지 대본을 써서 주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게 끝인 줄 알아?”

“....”

“드라마 첫방 날부터 막방까지 시청률 꼬리표에 시달려야 돼. 드라마가 방영된 다음날 아침 일찍 방송사로부터 전날 방영분 시청률을 통보받거든. 타 방송국 동시간대 방송 시청률을 넘어서면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밀릴 경우 엄청 깨져. 한 회분이라도 시청률이 소수점 차이로 밀리면 ‘시청률이 더 낮게 나온 이유가 뭐냐’고 국장이고 뭐고 엄청나게 쪼아대지.”


영화촬영장에는 잘 나타나지 않던 송진한 작가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작가의 권한이 큰 드라마 촬영이어서 그런지, 자주 <불한당> 현장을 찾아왔다.

그럴 때 마다 신나게 한국의 방송시스템을 씹어댔다.


“영화는 10분에 승부가 갈린다고 하잖아. 드라마는 1~2회에 시청자를 자빠뜨리지 못하면 다른 방송사에 바로 시청자를 뺏긴다고 생각해. 그래서 초반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높으신 양반들이 후반부에 전개되는 에피소드를 한 회에 모두 쏟아 부으라고 지랄들을 해대지. 어떤 드라마 보면 갑자기 힘이 팍 떨어지는 드라마가 있잖아. 다 그런 거야. 초반에는 흥미진진하다가 갈수록 급격히 재미가 없어지는 거.”


원래 이렇게 수다스러운 양반이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가며 필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수다만 느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루 16시간을 꼼짝 않고 앉아서 대본을 쓰는데.... 두세 시간 쪽잠을 자는 일이 다반사야. 마감 압박을 못 이겨 도중에 펑크 내고 잠적하는 작가도 있어. 커피로 해결이 안 돼서 약은 또 얼마나 많이 먹는데. 그래서 내가 다솜 드라마 아니면 대본을 안 쓰잖아.”


결국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었다.

다솜미디어 계열 드라마 작업만 하겠다는 것.


‘나한테 아무리 알랑방귀를 뀌어봐야 소용없을 텐데.....’


케이블TV 부문의 편성에는 류지호가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지금의 필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없다면 천하의 송진한도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 바닥이 다 그렇듯이.


“이제 공중파 드라마에서도 PPL을 대놓고 할 수 있나요?”

“아마도.”


국회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다.

이전 삶에서 대기업과 언론사의 TV 진출을 허용하는 미디어법 개정과는 상관없다.

주요 골자가 간접광고(PPL)의 허용이다.

방송사는 쌍수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방송작가들 사이에서 시름이 깊었다.

촉박한 제작일정으로 방영기간 내내 온갖 수정요청으로 쪽대본이 난무하는 것과 함께 PPL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것이 뻔 하기에.

지상파든 케이블채널이든, 드라마 제작비를 주로 협찬사로부터 충당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게 된다.

협력사 제품을 대본에 노출하는 것이 작가의 주 업무가 되다시피 한다.

주요 배역이 극의 흐름과 상관없는 장소에 등장하거나.

주인공이 특정 제품을 홍보하는 대사를 읊는 것이나.

이제 케이블TV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에서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간접광고의 세상이다.

과거에는 방송사나 작가가 협찬사보다 갑이던 시절도 있었다.

점차 옛말이 된다.

앞으로 협력사들이 작가에게 직접 연락 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 우리 제품을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 중요한 장면에 노출시켜 줘요. 아주 짧게 노출되더라도.


그 같은 수정사항을 대놓고 작가에게 요구하게 된다.

지나친 PPL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당한다.

그러면 작가들은 또 다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본을 수정해야 한다.

드라마 업게에서 암묵적인 룰이 강화된다.


- 드라마에 가장 큰돈을 댄 메인 협찬사의 제품은 반드시 의미 있는 장면에 등장시켜야 한다!


그 같은 암묵적인 룰 때문에 작가들은 몇 배는 더 머리를 써야 한다.

극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 시청자가 제품을 알아챌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꼼수도 부려야 한다.

이미지가 좋은 특정 조연배우에게 PPL 대사를 몰아주기도 한다.

그 꼼수가 협찬사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다시 대본을 쓸 수밖에 없다.

당연히 쪽대본은 더 늦게 제작 현장에 도착하게 된다.

과거에는 24부작 중 10화 정도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갔다.

이제는 3회 분 또는 2회 분량만 가지고 드라마 첫 방영일 전에 촬영을 마치면, 그 뒤로 매주 대본을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PPL에 맞춰지는 대본과 제작현장.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시대가 오기까지는.


“생방됐다!”


드라마 작가들끼리 표현하는 말이다.

어찌어찌 해서 드라마가 편성을 받게 되면, 종영될 때까지 작가와 PD는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갈 것이 뻔한데, 왜 작가들이 미리 대본을 써 놓을 수 없을까.

사전제작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할 생각이 없는 드라마 제작 환경이지만.

미국 방송도 모두가 백퍼센트 사전에 드라마를 제작해 방영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전체 분량의 최소 60%는 사전제작한다.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드라마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파일럿 반응과 달리 본방에서 시청률이 잘 안 나올 경우 조기 종영을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시즌제 편성이 확정된 이후부터는 무조건 백퍼센트에 가깝게 사전제작으로 간다.

그것이 미국의 프로덕션과 방송국 간의 계약관행이다.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사전 제작할 의지도 의사조차 없다.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극 내용에 변화를 주는 별스러운 제작 정서가 만연해 있다.


시청자 호흡.


“방영 중에 시청자들이 끼어들 여지를 만들어줘야 시청률이 잘 나온다.”


방송사 관계자들이 쪽대본 관행을 포장하기 위해 써먹는 표현이다.

그 같은 방송가의 불문율이 언젠가부터 만들어졌다.

시청률은 높지만 완성도가 형편없는 드라마의 경우 작가와 PD가 사전제작 기획가 주어졌다면 더 높은 퀄리티를 뽑았을 것이라 변명하는 데도 쓰인다.

정작 사전제작할 의지가 없는 주제에.

더구나 사전제작의 경우 제작비가 1.5배가량 많이 든다.

일반 시청자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실제로는 제작비가 더 드는 것이 아니다.

본래 투입해야 할 제작비를 제대로 집행해야 하는 것에 가깝다.

왜냐하면 쪽대본으로 쫓기듯 제작할 경우 그림보다는 다이얼로그 위주로 촬영할 수밖에 없다.

날림 촬영에 미술과 조명이 소홀 할 수밖에 없고.

게다가 지상파 고위 임원들은 영상미와 포스트 프로덕션은 영화에서나 하는 것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잘생긴 선남선녀를 캐스팅해서 얼굴만 주구장창 보여주어도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 꼰대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 드라마 사전제작은 요원했다.

게다가 한국의 지상파에서는 보통 방영일 두세 달을 앞두고 편성을 준다.

왜냐하면 제작이 일찍 진행될수록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프로덕션이 시작되면 하루하루가 다 비용이 지출된다.

방영일까지 시간이 넉넉하면 아무래도 이런저런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제작비가 상승하는 걸 좋아할 방송국 임원은 없다.

그러니 한국에서 백퍼센트 사전제작 드라마는 딴 나라 이야기일 뿐.

소위 웰메이드 드라마가 나올 수 없다.


“단... 다솜은 빼고. 하하.”


송진한의 너스레에 류지호도 따라서 웃었다.

류지호는 이전 삶에서 느꼈던 잘못된 관행과 폐해를 자신 소유 기업들이 답습하는 것에 매우 민감했다.

따라서 가온그룹 계열에서는 쾌적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 또한 받아야 하겠지만.

암튼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인 쪽대본, PPL은 2000년 이전부터 있어 왔다.

그런데 본격적인 폐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웰메이드 드라마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PPL도 그 만큼 많아지는 그림자도 짙게 드리우게 되니까.


❉ ❉ ❉


최영웅 무술감독은 류지호의 동갑내기 한국영화계 친구다.

홍콩영화계에서 활동하다가 충무로로 온 후로는 다양한 작품에서 무술감독을 수행하며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무술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와이어액션 스턴트 디자인에서 탁월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동시에 몇 편의 단편영화도 연출했다.

류지호의 닦달 때문이다.

미장센 단편영화제의 4만 번의 구타 부문에서 상까지 받았다.

비록 초저예산 액션영화 장르였기 했지만, 장편영화 연출 제의까지 받아봤다.


“위험천만한 장면을 잘 만들거나 관객들의 눈을 속일 수 있는 장면만 만들어봤어. 드라마는.... 솔직히 자신 없어.”


류지호가 연출로 전향하라고 충고할 때마다 최영웅이 하는 말이었다.

최영웅 입장에서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보다 스턴트 디자인이 훨씬 복잡하면서 재미가 있었다.

굳이 연출감독이 될 생각이 없었다.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 스케일도 훨씬 크고 어렵잖아.... 나는 그렇게 심도 깊은...”


김재욱이 핀잔을 주었다.


“자신 없다는 말을 뭘 그렇게 어렵게 돌려서 말하냐?”


류지호는 무술감독에 안주하려는 최영웅을 설득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 역시 제2의 연출가잖아. 감독, 배우들과 스턴트 시퀀스를 논의하는. 스턴트 시퀀스는 곧 촬영과도 연결돼. 그래서 촬영감독과도 밀접한 관계일 수밖에 없어. 그러다 보면 액션을 더욱 박진감 넘치게 만드는 팁들을 배워. 피사체와 가까이서 촬영해 속도감을 더한다거나, 일부러 와이드 렌즈로 촬영해 속도감을 줄이는 방법이라든가. 자연스럽게 렌즈도 알게 되고, 편집도 배우게 되지. 또 감독이 원하는 캐릭터의 분위기, 연기 톤, 몸짓의 밸런스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연출을 몰라선 좋은 무술감독이 될 수도 없고.”


할리우드에서 빅키 햄휴즈가 <조폭마누라> 할리우드 버전의 연출을 하는 것에 최영웅이 자극을 받길 바랐다.

꿈쩍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올 행운이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인지.

그저 남의 일처럼 여겼다.


“언제까지 무술감독으로 잘 나갈 것 같냐?”


류지호의 설득을 김재욱도 지지했다.


“건강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영화에 정년퇴임은 없잖아.”

“후배들은?”

“....?”

“네가 백만 년 무술 감독을 꿰차고 있으면 후배 스턴트 코디네이터들은?”

“걔들이 알아서 해야지. 언제까지 내가 데리고 있어야 되냐? 독립해서 제 밥벌이는 알아서 할 줄 알아야겠지.”

“충무로와 방송판이 빤한데?”

“.....!”

“한국에서 스턴트맨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작품이 100편이래냐? 스턴트 팀에 할당되는 영화 한 편 계약금으로 1년 먹고 살 정도 돼?”


김재욱의 설득이 제법 매서웠다.


“지금 충무로 스턴트 액션이 크게 세 라인이잖아. 이제 웬만한 관객들도 영화에서 액션만 보면 누구 스타일인지 대강 알아.”

“좋은 거 아냐? 그거 지호가 매번 강조하는 브랜드가 되었다는 건데.”

“문제는 세 명의 감독 라인에 속한 무술감독들의 스타일이 다 비슷비슷하니까 그렇지.”


류지호가 새삼스럽다는 눈으로 김재욱을 지켜봤다.


“어디가 비슷한데?”

“니들은 디테일한 것을 일일이 예로 들면, 다르다고 따박따박 따지고 들겠지만. 관객들이 어디 그러냐? 일단 형사 캐릭터가 범인하고 딱 마주치면.... 다음에 어떻게 싸울지 관객들이 이제 눈치 채기 시작했어. 조폭들이 싸우는 장면은 또 어떻고.”


최영웅은 반박하자고 들자면 할 말이 많았다.

하지만 참았다.

대신 류지호를 쳐다봤다.


“나도 재욱이 의견에 한 표.”


류지호가 그렇게 보고 있다면 한국의 스턴트가 정체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눈높이가 매우 높지만.

한국 영화산업의 현실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기도 하니까.

바쁜 와중에도 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지, 한국영화까지도 모르는 것이 없다.

몇 년 후 펼쳐질 충무로판까지도 족집게처럼 맞추는 인간이다.


“무술과 스턴트를 잘하는 사람도 액션장르에서 재능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봐. 할리우드처럼.”


할리우드에서도 스턴트맨 출신 영화감독은 찾아보기 힘들다.

로먼 워라는 스턴트맨 출신 할리우드 감독이 있다.

90년대 B급 영화 몇 편을 연출하고 작년에 <펠론>이란 영화를 연출했다.

스턴트맨에서 감독으로 전향하면서 길을 개척한 인물을 꼽자면 <캐논볼>을 연출한 할 니드함 감독을 들 수 있다.

그 계보를 호주출신의 스턴트맨 내쉬 이버트(더 스퀘어)과 빅키 햄휴즈(조폭 마누라 리메이크)가 이을 예정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두 명의 스턴트맨 출신이 <존 윅>을 공동연출하게 된다.

충무로에서는 <세븐 데이즈>의 원욱 감독이 거의 유일한 스턴트맨 출신 감독이다.

류지호는 원욱 감독의 길을 친구 최영웅이 따라가길 원했다.

영화판에서 가장 영예로운 자리로 꼽히는 디렉터스 체어에 앉길 바라서가 아니다.


“박은상 감독님 봐. 한때 삼류 다찌마리 감독이라고 젊은 애들이 무시했지? 지금 어때? 그 양반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로 인정받고 있어. 액션영화 장인이래잖아. 중국에서도 부르고 할리우드에서도 부른다.”


박은상 감독은 한때 충무로에서 액션영화 잘 찍는 감독으로 촉망받았다.

한국에서 우여곡절을 겪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후 한국영화에서 자취가 지워졌던 인물이었다.

류지호가 <풍운아>로 재기를 돕고, 이후로 <이니셜D> 같은 한일합작 영화도 연출하면서 할리우드 영화에 복귀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영화계에서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배창훈, 이명수, 박지근 감독도 말년에 이르러 자신이 하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하는 박은상 감독을 부러워할 정도다.


“네가 이게 되는 거 였어? 같은.... 그런 걸 한국영화 감독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어. 한국영화 감독들은 액션을 너무 몰라. 그래서 새로운 걸 겁나서 못해. 어디까지 되는지 감을 못 잡으니까. 그런 감독들에게 네가 영감을 주길 바래.”

“연출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될까?”


김재욱이 대신 대답하며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솔직히 요새 개나 소나 감독입네 껍죽거리는데. 내가 보기에 영웅이 네가 걔들보다는 훨씬 잘 찍을 것 같다.”


류지호가 알기로 감독으로 전향한 스턴트맨들의 공통적인 연출 특징이 있다.

리얼리즘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CG와 특수효과를 적극 사용하는 추세와 정반대로 간다.

그것이 그들의 신념이다.

지금 당장은 컴퓨터 그래픽의 시대다.

아직 절정을 찍지 않았다.

그런데 몇 년 지나고 나면 관객들은 CG가 범벅된 액션장르에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최영웅 같은 스턴트맨 출신의 감독이 필요한 이유다.


인간의 눈은 언제나 정직하다.

CG가 너무 많이 사용되면,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치 확 태가 나는 성형 수술을 받은 얼굴을 보는 느낌이랄까.

류지호가 기대하는 또 하나의 장점은...


“클리셰를 깰 수 있는 것도 클리셰를 잘 다뤄본 사람들이거든.”


액션 연출은 클리셰를 다루는 것이다.

그런데 스턴트맨들은 항상 그 클리셰를 피하려고 노력한다.

선배 세대는 스턴트를 뽐내기 위한 장면을 만들었다.

최영웅 세대부터는 스토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이야기와 상황에 맞는 스턴트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하는 모든 사람이 예술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류지호다.

화려한 잔재주를 부릴 줄 아는 기술자도 필요하고, 기능이 극한에 이른 장인도 필요한 법이다.

삼류가 일류를 돋보이게 하기도 하지만.

삼류가 하는 일류에 대한 조롱과 풍자 그 자체가 일류가 되기도 한다.


“영웅아, 찍고 있어봐.”


류지호가 은근슬쩍 드라마 씬을 최영웅이 찍도록 했다.


“또.... 어디가?”

“다음 찍을 거 확인하러.”

“이 씬 마무리 안 하고?”

“네가 찍어. 얼른 다음 셋업으로 넘어 와.”

“자꾸 왜 그러는데?”

“뭘?”

“왜 자꾸 나한테 연출을 맡기는데. 연습시키는 거야?”

“할리우드 크루에 세컨 유닛이라고 있지? 그거야. 네가 하고 있는 게.”

“내, 내가 <불한당> 세컨 유닛 감독이야?”

“응.”

“언제부터?”

“크랭크인 날부터.”

“근데 왜 난 몰랐지?”

“따지지 말고 그냥 좀 해, 인마! 감독 시켜준대도 뭐래.... 자식이!”


얼렁뚱땅 최영웅이 <불한당> 세컨 유닛 감독 겸 무술감독이 되었다.


“동화야....”

“시간 없어요. 빨랑 찍고 다음 셋업 가시죠.”


조감독인 이동화는 애초에 영화감독 욕심 자체가 없었다.

어설프게 입봉했다가 충무로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동료들을 하도 많이 봐왔기에.

지금처럼 쉬지 않고 현장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했다.


“진짜 영웅이를 세컨 유닛 감독 크레디트에 올릴 거야?”


김재욱이 류지호의 곁에 바짝 붙어 물었다.


“아니.”

“야! 그럼, 옛날 조감독처럼 막 부리면 안 되지. 무술감독 가오가 있는데!”

“공동연출 크레디트에 올릴 거다.”

“.....?”

“만약 <불한당>이 시즌제로 갈 수만 있다면. 다음 시즌은 영웅이가 찍을 거고.”

“오! 그거 굿 아이디어인데?”

“깡패영화나 무협영화는 영웅이 전문 아니겠냐?”

“그렇지!”

“너도 독립할 생각 있으면 언제든 말해. 예전에 말한 거 아직 유효하니까.”


김재욱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특별히 고민스러워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류지호는 언젠가 결심이 서면 말하겠거니 더 이상 채근하진 않았다.


“.....”


김재욱이라고 왜 욕심과 야망이 없을까.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내심 목표가 있긴 했다.

바로 WaW 엔터테인먼트 영화제작 본부장이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체계에 대입하면 프로덕션 헤드(부사장급)다.

용꼬리도 싫고, 뱀 대가리도 싫었다.

굳이 따지자면 용의 몸통이 좋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은 류지호가 그 자리에 덜컥 앉힐까봐서다.

자신의 능력으로 또 남들이 모두 인정하는 상태에서 그 자리에 앉고 싶은 것이 김재욱의 다짐이었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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