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 던전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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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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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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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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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5화 - 2층 : 레이드(6)

DUMMY

오크들은 거센 기세로 남은 종족을 공격했다. 오크들이 평화를 말했던 건, 괜한 희생을 내기 싫었을 뿐이지 이길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다. 가장 많이 살아남은 것도 오크들이고, 샤드로스를 사냥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도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모두 오크다. 따라서 평균으로 보면 가장 많은 선물을 받은 것도 오크였다.


과연, 오크들이 살의를 품고 공격하자 대다수는 버티지 못했다. 오크 사제들은 폭풍을 만들어 주위를 휩쓸고, 가느다란 회오리를 만들어버려 적들을 꿰뚫었다.

마법사들은 고드름의 비를 내리게 하고 늪을 화염으로 바꾸었다. 오크 사제, 오크 마법사 모두 샤드로스의 공격을 막는 데 힘을 썼던 만큼, 많은 선물을 받아 미로 바깥의 오크 사제, 오크 마법사들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이 하찮은 것들!”


이프날이 힘껏 고함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오크 사제, 오크 마법사는 주위의 ‘흐름’을 조절하고 변형시켜서 마법 비슷한 것을 사용할 뿐, 진짜로 마나를 이용하여 구사하는 마법이 아니다. 트레이글의 권능으로는 이 힘을 없앨 수도, 피해를 줄일 수도 없었다.


이프날도 그 사실을 깨달은 모양이다. 그는 더 외치는 대신, 두 자루의 도끼를 들고 오크들에게 달려들었다. 오크 전사들이 이프날의 앞을 막았지만, 오크 전사들은 이 싸움에서 공로가 그리 크지 않았다. 반면, 이프날은 원래부터가 괴물인데다 이 싸움의 1등 공신이었다. 오크 전사와 이프날 사이에는 뛰어넘기 힘들 정도의 벽이 있었다.


이프날은 자신을 가로막는 오크 전사들을 두부 자르듯이 썰어대면서 오크 사제, 오크 마법사를 향해 다가갔다.


오크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오크 사제와 오크 마법사의 절반가량이 이프날에게 달라붙었다. 가장 강력한 상대인 만큼, 가장 공들여 상대할 모양이었다.

그 탓에 전력이 많이 줄었지만, 오크 전사들의 숫자로 그 차이를 메울 생각이었다.


“휴우.”


오크 사제, 마법사 절반이 이프날에게 달라붙자 나머지 사람들을 향하던 폭풍, 고드름, 회오리, 불꽃이 상당히 사그라들었다. 덕분에 이제는 주위의 흐름을 조절해 흘려보낼 필요도 없이, 갑옷 자체의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견딜 수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싸움에 임했다.


현우는 창을 살짝 늘어뜨리며 달려오는 오크 전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무기를 치켜든 순간, 창을 치켜들고는 연달아 찔렀다.

창질 한 번에 오크 하나. 덤벼드는 오크들은 갑옷과 함께 구멍이 뚫려 바닥을 나뒹굴었다. 하나하나가 역전의 용사요, 2층의 베테랑이지만 현우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옆이나 뒤를 노린다면 또 모르겠지만, 현우의 뒤쪽에는 율리아가 오러 웨폰을 두른 도끼를 휘둘러 사각지대를 보완했다. 바위 오크의 몸은 단단하고, 입고 있는 갑옷도 단단했지만, 오러 웨폰은 그 모든 것을 가볍게 잘라냈다.


‘진짜 말도 안 되게 세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석은 오크들을 손쉽게 처치하는 현우와 율리아의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주위를 둘러보니, 괴물은 이프날, 현우와 율리아가 전부가 아니었다.

의인은 전투가 시작되자 아래에 달린 두 개의 손으로는 쇠뇌를 들고, 위의 두 손으로는 쇠뇌를 장전했다. 사격과 장전은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볼트촉에는 스케리브가 우루취를 죽일 때 사용했던 붉은 기운이 서려 있었고, 위력은 그 이상이었다. 쇠뇌의 방아쇠를 한 번 당길 때마다 덤벼드는 오크 전사의 머리통에 구멍 하나가 생겼다. 오크 사제나 오크 마법사를 노려도 같은 결과였다.


코볼트 에시도르. 그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죽은 이들의 무기를 녹여서 제 몸을 감쌌다. 그리고 그 아래쪽에 다리를 만들고, 양옆에는 팔을 만들고, 위쪽에는 강철로 채워져 있는 투구를 만들었다.


그 강철로 만들어진 양 팔에는 조그만 대포와, 커다란 검이 들려 있었다. 에시도르는 대포를 권총처럼 들고 빵빵 쏴댔는데, 화약으로 쏘는 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이었다. 하기야, 세석이 살던 세계에서도 화약 총보다는 코일건이 더 강력하기는 했다. 물론, 저 대포는 코일건은 물론, 레일건도 상대가 안 될 괴물 같은 위력이었지만.


그러다 오크 전사가 다가오면 들고 있던 대검을 한손검처럼 휘둘러서 찔렀다. 오크 전사들의 생명력은 질긴 편이라 칼로 한 번 찌른다고 전투 불능이 되지는 않았지만, 칼에 머금은 전기는 찌른 오크 전사를 바싹하게 튀겨버렸다.

분명, 오크 전사의 몸은 바위와 비슷한 재질이고, 단단하기는 더 단단했다. 바위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을 텐데, 만들어낸 전기가 워낙에 고열이라 도체든 부도체든 상관하지 않고 태워버렸다.


오크들은 투사 무기를 쏴대며 저항했지만, 에시도르의 갑옷이 두꺼웠기 때문에 갑옷을 어찌 뚫어도 그 안쪽에 있는 몸에는 박히지 않았다. 개중에는 갑옷을 완전히 관통할 수 있을 공격도 있었지만, 그런 공격은 권총과 칼로 막아내었다.


‘죄다 괴물들이야.’


그 외에 다른 이들도 용맹하게 싸웠다. 반면, 세석 자신은? 몰아치는 폭풍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버티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고드름을 피하고, 늪이 불타기 전에 피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다른 이들처럼 용맹하게 싸울 수 없었다.


싸운다고 해도 결과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세석은 흡혈귀 사냥꾼들을 바라보았다. 아니, 흡혈귀 사냥꾼이었던 것들을 바라보았다. 오크 마법사들이 늪을 불태우자 그 위에 설치해둔 박격포도 같이 불타 폭발했다. 거기에 휩쓸린 사냥꾼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빌어먹을 판타지.’


던전에서 화약 무기는 썩 유용한 물건이 아니다. 그나마 홉고블린이나 인간을 상대로는 꽤 쓸만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랫맨을 상대로도 충분한 인원이 화망을 만들면 어찌어찌 대항할 수는 있었다.

그래봐야 한계가 명확했다.


몇몇은 늑대 인간으로 변했지만, 원래 살던 세계에서는 밤의 괴물이라 불리던 늑대 인간도 이곳에서는 약해빠진 잡졸에 불과했다.

오크 전사들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마법사들이 광역으로 퍼붓는 마법도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 그나마 세석은 이번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워서 마법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 능력이 향상된 덕에 어찌어찌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곧 죽을 텐데. 현우와 율리아에게 보호를 부탁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이 맹렬하게 싸우는 모습을 본 오크들은 그쪽에 더 많은 오크들을 보냈다. 그래서 둘에겐 여유가 없어 보였다.


다른 쪽은? 이종족들이 자신을 보호해줄 리는 없었다. 그러면 기사들은? 마찬가지로 여유가 없었다. 기사들은 오크 전사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상대했지만, 사제들이 전사들이 당하는 걸 가만히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기사 둘이 검을 휘둘러 오크 전사 넷을 베어 죽이자, 오크 사제 하나가 손짓했다. 가느다란 회오리가 창처럼 날아가서 기사 둘을 노렸다. 피할 틈이 없는 빠른 공격에 기사들은 다급히 방패에 마나를 씌웠다. 그중 하나는 이 전투 덕분에 웨폰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 듯, 방패에 오러를 덧씌웠다.


그래봐야 소용없는 짓이었다. 회오리는 마나를 씌운 방패든, 오러를 씌운 방패든 상관하지 않고 뚫어버리고 그 뒤에 있는 기사도 같이 꿰뚫었다. 기사를 꿰뚫은 회오리는 크게 부풀어서 나머지 살점도 갈아버렸다.


랫맨이 그 사제의 뒤로 순간 이동해 시위를 당겼으나, 그 사제는 손짓하는 것으로 날아오던 화살의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그 랫맨은 다시 순간 이동하려 했으나, 오크 마법사가 연기를 만들어내 랫맨의 시야를 가려 순간이동을 방해했다. 결국, 랫맨은 자기가 쏜 화살에 머리가 꿰뚫려 죽었다.


인간 기사를 죽인 오크 사제는 다른 기사를 보고 손을 앞으로 뻗었다. 손에서 일어난 회오리가 그 기사를 집어삼켜 갈가리 찢어버렸다. 이어서 뻗은 손을 옆으로 휘두르자 랫맨 둘이 반토막이 났다. 그 손을 주먹 쥐자, 저 멀리서 대포를 장전하려던 코볼트의 머리가 으깨졌다.


이프날, 현우, 율리아, 에시도르, 의인의 상황만 보면 유리한 상황 같았지만, 그들 외의 다른 이들은 밀리고 있었다.

세석은 다른 이들이 죽을 때마다 몸을 떨었다. 세석이 워낙 한심하게 굴었기 때문에 여태까지는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 않았지만, 저들의 숫자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오크들에게는 여유가 생긴다. 그러면 세석을 치워버리려 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그 전에 뭐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세석은 몸을 떨었다. 아까 전투로 가지고 있던 폭탄을 모두 사용했다. 총과 총알은 남아 있었지만, 바위 오크는 유탄 발사기 정도는 갈겨야 통증 비슷한 거라도 느낀다.


하물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오크들은 샤드로스 사냥 이전에도 베테랑이었으며, 샤드로스와의 싸움 이후에는 당장이라도 3층에 도전해도 무방한, 정점에 달한 이들이었다. 총 따위를 쏴봤자 먹힐 리가 없다. 괜히 총성을 내서 주의를 끌어서 죽음을 앞당기는 일밖에는 안 됐다.


세석은 총을 든 손을 벌벌 떨었다. 차라리 숨을까? 상황이 안 좋기는 해도 이프날, 현우, 율리아, 에시도르, 의인은 잘 싸웠다. 어쩌면 나머지는 다 죽어도 이 싸움 자체는 이길 수도 있었다.


그때까지 숨어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마침 방은 엄청나게 넓다. 불길이 퍼지지 않은 늪에 몸을 파묻고 기어서 거리를 벌리면 들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대로 문 바깥으로 도망갈 수도 있었다. 바깥은 미로인 만큼, 작정하고 도망치면 충분히 도망갈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거기까지 생각하던 세석은 크게 충격을 받았다.


‘내가 언제부터 이 정도로 겁쟁이였지?’


세석은 던전에 오기 전을 떠올렸다. 그는 흡혈귀 사냥꾼이었다. 나약한 인간의 몸으로 인간을 초월한 신체 능력을 지닌 괴물들을 사냥하는 이들인 만큼, 겁쟁이는 흡혈귀 사냥꾼이 될 수 없었다.


그 시절 세석은 겁쟁이가 아니었다. 심지어 다른 사냥꾼들이 늑대 인간 혈청을 이용해 흡혈귀와 동등한 힘으로 싸울 때, 혈청의 효과도 듣지 않아서 인간의 몸으로 싸워오던 게 세석이었다.


‘어떻게 그런 게 가능했지?’


라고 스스로 질문하자마자 한 흡혈귀를 떠올렸다. 그가 흡혈귀 사냥꾼이 된 이유. 미친 여신의 꼬드김에 넘어가 이 토굴에 온 이유. 그때만 해도 세석은 지금 같은 겁쟁이가 아니었다. 증오에 몸을 맡긴 전사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총으로 상대할 수 없는 강적을 만나고, 다른 클랜을 만나 운이 좋게 목숨을 건진 뒤로는 증오를 삭히기 시작했다. 강적을 상대로 싸우지 않고 도망가고, 약한 적만 만나 겁박하는 삶이 이어졌다. 토굴의 선물을 받아 신체 능력은 이전보다 강건해졌을지언정, 그 정신머리는 썩어들어갔다.


어느새 복수는 잊었다. 증오도 잊었다. 나약함과 비겁함만이 남았다.


그 나약함을, 비겁함을 버리고 싶어서, 증오와 복수를 되살리고 싶어서 현우와 함께했는데, 여전히 머리가 썩어있었다.


세석은 싸우고 있는 현우를 바라보았다. 이야기해보기로 그는 군 복무 18개월을 제외하면 전투와는 상관없는, 사실, 군 복무 18개월조차 전투와는 별로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다. 신체 능력도 나약하고 아무런 마법적인 힘도 없이 던전에서 사투를 벌여왔다.


주저앉고 포기한 자신과는 다르다. 그리 싸워온 결과, 이곳에 있는 그 어떤 인간보다도 강해졌다. 그 대단한 기사들조차 버티지 못하고 찢겨 죽고 있을 때, 그보다 더 많은 적을 상대로 싸우는 현우는 오히려 적을 찢어 죽이고 있었다.


세석도 그리 해야 했다. 저 아래에 있을 흡혈귀가 죽거나 놀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 더 강해졌을 것이다. 자신도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도망가거나 숨을 생각을 버렸다. 대신에 권총을 집어넣고 50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중기관총을 꺼내 그것을 들고 현우가 있는 쪽을 겨냥했다. 마침, 오크 사제 하나가 현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 세석은 그 오크 사제의 눈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초인적인 신체 능력으로 붙잡고 있던 탓에 중기관총이 반동으로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덕분에 초당 20발씩 쏟아내는 탄환은 모두 한곳을 노렸다. 물론, 저것을 다 맞고도 오크가 상처 입을 리는 없다. 하지만 부딪힌 총알이 시야를 잠시 어그러뜨릴 테고, 그러면 준비한 공격도 빗나갈 터.

세석이 기대한 건 거기까지였다.


세석이 간과한 점이라면 세석 본인이 가진 화약을 전부 소모해서 샤드로스의 머리를 날려버린 것이 적은 공이 아니었다는 사실. 그런 공을 세웠는데 신체 강화만 한 것으로 끝났을 리 없다는 사실이었다.


날아간 탄환은 오크 사제의 눈을 꿰뚫었다. 뒤이어 날아온 총알이 같은 장소를 두들겨대자 눈에 박힌 탄환은 더 깊이 박혀서 뇌를 헤집었다. 뇌가 박살 난 오크 사제는 더 살아있지 못했다.


“뭐야?”


예상외의 결과에 세석이 들고 있던 중기관총을 바라보니, 거기에는 붉은 기운이 서려 있었다. 거기에서 쏟아진 총알도 붉은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붉은 기운을 머금은 총알은 그 단단한 바위 오크의 몸조차 뚫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세석은 히죽히죽 웃었다. 역시 현우와 함께하기로 한 일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총알이 먹히는 게 확인된 이상 더 이상 거리낄 게 없었다. 세석은 총알을 흩뿌리듯이 쏘아냈다. 그 한발 한발이 대단한 상처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현우의 앞을 막아서고, 흐름을 다뤄 그를 견제하던 오크들이 몸을 두들기는 총탄 세례 탓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덕분에 현우와 율리아가 오크들을 처치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젠장.”


이프날과 싸우고 있던 한 오크 사제가 그 모습을 봤다. 오크 사제 듀라취. 그는 사제들의 정점임과 동시에 사제들을 이끄는 제사장이었다.

사제 중 가장 강력하였기에 오크가 아닌 자 중 가장 강한 이프날을 묶고 있었고, 이프날이 워낙에 강력했기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이프날의 기세가 조금 꺾이고 여유가 생기자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되었으며, 현우, 율리아, 에시도르, 의인, 세석이 오크들을 밀어붙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프날을 상대로는 우세하게 싸우고 있었지만, 와이번의 심장을 흡수한 이프날은 워낙에 튼튼했기 때문에 쉽게 죽일 수 없었다. 듀라취는 이대로 시간을 끌다가 저 다섯이 남은 병력을 모두 집어삼키고 이프날이 싸우는 곳에 끼어들게 하면 그것이 더 큰 일이라고 판단했다.


“배은망덕한 벌레 놈들. 다 죽어라.”


듀라취가 움직인 순간, 현우는 무언가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율리아의 손목을 붙잡고 세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뒤이어 주위의 흐름이 듀라취의 힘에 장악당하자 창을 휘둘러 그 흐름을 끊어버렸다.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율리아와 세석을 지킬 수는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엔 현우와 같은 재주가 없었다. 그나마 에시도르, 의인은 자기 몸을 지킬 정도는 되었지만, 그 외의 다른 이들은 보이지 않는 힘에 으깨졌다. 대다수가 죽었고, 간신히 방어해서 치명상을 피한 이들 그 뒤에 듀라취가 수십 줄기의 회오리를 만들어 꿰뚫어버리자 모두 죽었다.


“진작에 이랬어야 했는데.”


이제 오크가 아닌 이들 중 살아남은 건 현우와 율리아, 세석. 그리고 이프날과 에시도르, 의인 뿐이었다.

에시도르는 듀라취를 바라보았다. 저것은 분명히 가진 모든 힘을 쏟아부은 최고 위력의 공격임이 틀림없었다. 물론, 바위 오크는 그 가진 힘을 모두 쏟아붓는 짓을 무한히 반복할 수 있었으니, 별로 의욕이 생기는 추측은 아니다. 그는 이대로 듀라취와 맞서면 죽을거라 생각하고는 슬쩍 현우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샤드로스가 죽으면 종족 연합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한 번 더 연합해서 싸워야 할 상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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