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 던전으로 떨어졌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트로그
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최근연재일 :
2023.08.16 22:34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76,699
추천수 :
4,087
글자수 :
498,450

작성
22.06.07 20:30
조회
1,203
추천
77
글자
16쪽

22화 - 1층 : 악마와 헛수작(5)

DUMMY

현우와 상검사는 1시간가량 임프들을 베었다. 중간에 힘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현우와 상검사는 코볼트들을 사냥해 얻은 원기 회복 물약을 하나씩 섭취해 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계속 임프들을 베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망악마들은 현우와 상검사가 임프를 죽이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일단, 고블린을 학살하는 이망악마들은 너무 순조롭게 고블린들을 살육하고 했기에 거기에 취해 있었다.

코볼트를 상대하는 이망악마들은 반대로 너무 힘든 상황이라서 임프 따위를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내가 알던 것과 좀 다른데. 젠장. 이 녀석들도 진화를 하나?”


지옥문에서 빠져나온 이망악마는 총 열다섯. 고블린 잔당을 짓밟고 있는 셋을 제외한 이망악마 열둘이 코볼트를 상대하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열하나였다.


“그래. 이 씹새끼야. 좀 다르지.”


소우룬은 그리 욕설을 내뱉으면 중얼거린 섀도우 임프가 있는 곳으로 뛰어올랐다. 그는 왼팔에 낀 강철기둥으로 턱을 올려 치고 오른팔에 낀 강철기둥으로 안면을 으깼다.

머리가 박살 난 섀도우 임프는 하늘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바닥을 뒹굴더니 더는 움직이지 못했다.


“이 미천한 것이!”


그 모습을 본 험블 데몬 하나와 슬레이브 핀드 하나가 소우룬을 노렸다.

소우룬은 잽싸게 몸을 움직여서 날아든 사슬을 모두 피하고, 자신을 움켜쥐려는 험블 데몬의 커다란 손아귀마저 피해 험블 데몬에게 파고들었다.


“미천한 것? 이름부터 미천한 것인 녀석이랑 노예인 녀석들이 누구한테 미천하대?”


소우룬은 오른팔을 위로 올려 험블 데몬의 턱을 올려 쳤다. 험블 데몬은 워낙에 거대한데다, 근접 전투에 특화된 몸인 만큼, 그 공격이 치명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소우룬의 공격을 버틴 험블 데몬은 손바닥을 활짝 펼쳐 모기 잡듯이 소우룬을 눌러 죽이려 했다.


소우룬은 두 다리와 꼬리로 험블 데몬의 가슴을 걷어차 그 추진력으로 손아귀를 피했다.

그리고는 날아드는 사슬을 쳐낸 뒤, 거상을 붙잡고 있던 다른 험블 데몬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그러자 기둥에 전기가 일더니 윗부분이 손가락 정도 되는 굵기로 분리되었다. 분리된 쇳덩이는 기둥에서 쏘아져 노렸던 험블 데몬의 얼굴을 후려쳤다.


험블 데몬은 그 정도로는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애당초 소우룬의 목적은 그 쇳덩이를 얼굴에 붙이는 것이었다. 소우룬이 붙인 쇳덩이는 소우룬이 착용한 두 기둥을 끌어당겼다.


소우룬이 뛰어오른 속도와 자력이 만들어낸 가속도가 합쳐지자 그 속도는 슬레이브 핀드의 사슬이 뻗는 속도나 험블 데몬의 동체시력조차 넘어섰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소우룬의 강철기둥과 쇳조각이 서로 결합했다. 그 와중에 발생한 충격이 험블 데몬을 덮쳤고, 그 충격이 상상 이상으로 강했던 탓에 험블 데몬은 거상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렸다.


팔이 자유로워지자 거상은 자유로워진 손으로 반대편 팔을 붙잡고 있던 험블 데몬의 머리를 붙잡았다.


“끄으으으!”


거대한 쇳덩이로 만든 손이 머리를 죄며 몸을 들어 올리자 험블 데몬은 체구에 비해서 짧은 다리를 버둥거렸다.


거상은 붙잡은 험블 데몬을 휘둘러 꼬리를 붙잡고 있던 험블 데몬을 후려쳤다. 그 사이에 거상을 붙잡지 않은 마지막 험블 데몬이 거상을 후려치려 하자 소우룬이 달려들어 험블 데몬의 눈을 기둥으로 쳤다.


갑자기 눈을 얻어맞자 험블 데몬은 괴로워하면서 소우룬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소우룬은 이미 아래로 내려와 거상을 묶은 슬레이브 핀드의 사슬을 끊고 있었다.


사슬의 1할이 끊어지자 거상은 자유로워진 꼬리를 휘둘러 나머지 사슬도 끊어버렸다. 그리고 들고 있던 험블 데몬을 저 멀리 내던졌다.

임프가 모여 있는 곳으로 날아간 험블 데몬은 임프들을 깔아뭉개며 거칠게 나뒹굴었다.


“크으윽 젠장··· 먹을게 필요해······.”


험블 데몬은 손을 뻗어 살아있는 블러드 임프 하나와 아이스 임프 하나를 잡더니 입에 넣고 씹었다. 험블 데몬이 입을 움직일 때마다 몸에 난 상처도 회복되었다.


그렇게 몇 마리를 더 씹어먹던 중, 생각보다 숫자가 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선을 조금 더 돌리자 임프를 학살하고 있던 현우와 상검사를 발견했다.


그 험블 데몬은 고블린들을 죽여대느라 현우 쪽을 신경도 쓰지 않는 이망악마 셋을 바라보고는 분노를 담아 호통쳤다.


“이 한심한 녀석들아! 지금 우리는 죽어라 싸우는데 노느라 바빠? 이 쓰레기들을 지켜! 이 쓰레기라도 먹어서 힘을 보충해야 할 판이니까!”


말을 마친 험블 데몬은 자신이 잠깐 나뒹굴고 임프들을 먹는 사이에 거상이 다른 험블 데몬 하나를 마운팅 자세로 두들겨 패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머지 두 험블 데몬은 소우룬 번갈아가며 견제하고 있는 탓에 거상을 막지 못했다. 슬레이브 핀드 넷은 후방의 코볼트들이 자력을 이용해 포탄을 장전하는 방식으로 사격 속도를 높이자 그걸 막는 데 급급했다.


거상을 약화시키는 게 섀도우 임프의 역할이었지만, 방금 하나가 죽었고, 소우룬이 섀도우 임프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섀도우 임프들은 겁먹고 저 높이 떠올라 있었다.

위에서 그림자 화살을 쏘기는 했지만, 다른 코볼트들이 전기를 쏴서 그림자 화살을 막았다.


임프를 먹던 험블 데몬은 상처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 여유롭게 식사할 상황이 아님을 깨닫고 바로 달려가 거상을 어깨로 들이받았다.

거상을 조종하는 코볼트들은 억지로 버티다가는 그 충격이 탑승자인 자신들에게 밀려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적당히 밀려주었다.


때마침 대포를 쏘던 코볼트들이 원기 회복 물약을 마시기 위해 사격을 멈추었기에, 슬레이브 핀드 쪽도 사슬을 뻗어 거상과 소우룬을 견제할 수 있었다.


코볼트를 상대하는 이망악마들이 그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자 고블린들을 상대하던 이망악마는 마냥 즐길 상황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고블린들을 방치했다가는 저 고블린들이 임프에게 달라붙어 살육할 것이니, 고블린을 상대하는 것도 필요하긴 했다.


잠시 고민하던 끝에 험블 데몬과 슬레이브 핀드가 섀도우 임프를 바라보았다. 섀도우 임프는 두 악마의 시선을 느끼고 볼에 바람을 채워 빵빵하게 만들어 불만을 표했다.


“씨이- 왜 난데?”

“고블린을 가장 빨리 죽이는 건 나니까.”


슬레이브 핀드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섀도우 임프는 자신보다 죽이는 속도가 느린 험블 데몬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험블 데몬은 코볼트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난 저쪽을 도와야 한다. 어차피 홉고블린이나 1층에 있는 인간은 모두 버러지들이니 너도 쉽게 처치할 수 있지 않나?”


섀도우 임프는 험블 데몬의 말도 반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저 한숨을 푹 내쉬고 현우와 상검사가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날아가면서 그림자 화살을 스무 개 만들어서 현우와 상검사에게 열 개씩 나눠서 날렸다.


현우와 상검사는 임프들을 베다 말고 날아오는 그림자 화살에 담긴 불길한 기운을 읽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날아드는 화살을 본 현우는 슬쩍 눈짓해서 피할 장소를 확보한 뒤, 피하는 경로에 있는 화살 넷을 벤 뒤, 몸을 움직여 회피했다.

상검사는 대검에 검붉은 연기를 피워오르게 한 뒤, 그걸 앞으로 흩뿌려서 그림자 화살을 집어삼키게 했다.


“하잘것없는 것들이 내 공격을 막아? 이건 어때? 에잇!”


섀도우 임프는 들고 있던 대낫을 휘둘러 검은 격류를 만들어냈다. 이번엔 아까처럼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상검사가 몸을 피하려 했다. 그걸 본 현우가 외쳤다.


“아냐! 그냥 베어버려!”


현우의 조언이 틀린다면 상검사는 죽거나 심하게 다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상검사는 일체의 망설임 없이 들고 있던 검을 휘둘렀다.

충분히 많은 연기가 검을 휘감고 있던 덕분에 상검사의 몸이 격류에 닿기 전에 격류가 먼저 반으로 갈라졌다.


상검사의 뒤쪽에서 격류가 지나가길 기다리던 현우는 격류가 멎자 상검사의 어깨를 잡고 그걸 지지대 삼아 뛰어올랐다.

현우의 생각을 눈치챈 상검사는 대검을 눕힌 채로 들어 올려서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현우는 상검사가 마련해준 발판을 거부하지 않고 그걸 박차서 섀도우 임프가 있는 곳을 향해 도약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송곳을 꺼내 섀도우 임프의 날개에 박았다.

양 날개 모두 송곳이 하나씩 박히자 섀도우 임프는 제대로 날지 못했다. 워낙에 비틀대는 탓에 현우도 공격이 빗나갔지만, 날개 하나는 자를 수 있었다.


“아아아아악!”


날개가 잘리자 섀도우 임프는 비명을 내지르면서 추락해 바닥을 나뒹굴었다. 뒤이어 착지한 현우가 끝장을 내기 위해서 대검을 휘둘렀지만, 섀도우 임프는 바닥을 굴러 피했다.


“우으으··· 아파! 아프다고! 너흰 하찮은 것들이잖아! 왜 날 아프게 하는거야! 나 아픈건 싫단 말이야!”


자리에서 일어난 섀도우 임프는 되도 않는 소리를 하더니, 들고 있던 대낫을 창의 형태로 바꾸어 현우를 겨누었다. 섀도우 임프는 강령술과 저주에 특화되어있는 악마였기에 근접 전투 능력은 다른 이망악마에 비해 한참 뒤떨어졌다.


그렇지만, 그거야 이망악마 기준일 뿐, 1층 기준으로는 근접 전투 능력도 최상위급이었다. 소우룬 같은 규격 외의 존재라면 모를까, 평범한 코볼트보다는 훨씬 우수한 솜씨로 무기를 다루었다.


섀도우 임프는 현우가 휘둘렀던 대검을 회수하는 사이에 세 번이나 창을 찔렀다.


현우는 다급히 몸을 움직여 첫 번째 공격을 피했다. 두 번째 공격도 피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서 입고 있던 사슬갑옷의 옆구리 부분이 찢어졌다.


'엄청나게 빨라.'


빠르다는 것은 곧 위력이 강하다는 뜻도 된다. 그 증거로 스쳤을 뿐인데 입고 있던 사슬 갑옷이 걸레짝이 되었다.


현우는 섀도우 임프와의 싸움에서 대검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조금이라도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데 가장 익숙한 조합은 레이피어와 중형 방패였지만, 현우는 조합을 조금 바꿨다. 그는 익숙한 중형 방패 대신, 소형 방패를 꺼냈다.


소형 방패는 던전의 강철로 만들어진 버클러였다. 방패라기보단 냄비 뚜껑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유의미한 방어를 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숙련이 필요해 보이는 생김새였다.


사용의 까다로움 탓일까? 소형 방패는 중형 방패보다 훨씬 단단했다. 순수한 방어용으로밖에 쓰지 못하는 대형 방패보다 단단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1층의 어지간한 공격은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코볼트의 대포나 험블 데몬의 주먹질을 막아내기는 어림도 없겠으나, 섀도우 임프의 창 정도는 막을 수 있으리라.


그리 판단한 현우는 레이피어와 소형 방패를 착용하고 섀도우 임프에게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뒤에 있던 상검사도 검붉은 연기를 섀도우 임프에게 날려서 저주를 걸려고 했다.


"다른 녀석도 아니고 나한테 저주를 걸려고 해?"


상검사의 실착이었다. 섀도우 임프는 강령술과 저주에 특화된 악마. 아티팩트도 아닌, 마법 도구로 만들어낸 저주 따위는 시시한 것이었다.


섀도우 임프는 손짓 한 번으로 퍼져 있는 저주의 대상을 바꾸었다. 대검에 남아 있던 연기가 상검사를, 날려보낸 연기가 현우를 덮쳤다.


“크으으윽······.‘


현우는 그동안 자신과 상검사가 상대했던 적들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마치 팔, 다리, 어깨, 머리, 등에 추를 주렁주렁 매단 느낌이었다.

단순한 걸음도 고행처럼 느껴졌다. 코볼트들이 이런 저주를 안고도 잽싸게 움직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다행히 그런 끔찍한 저주를 오래 짊어질 필요는 없었다. 상검사는 자기 실책을 곧바로 해결했다. 그는 저주가 걸리자마자 주머니에서 금화 한 움큼을 꺼내 위로 뿌렸다.


뿌린 금화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가루가 되더니 상검사와 현우의 몸을 덮었다.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중압감이 사라지고 아플 정도로 메마른 피부가 원래의 탄력을 찾았다.


결국 섀도우 임프와 현우 모두 저주에 걸리지 않은 채 서로 맞서 싸웠다.


둘 중 우세한 쪽은 섀도우 임프였다. 그것은 가냘파 보이는 몸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강하고 빠르게 창을 뻗었다. 현우는 이리저리 피하고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분명 섀도우 임프의 창술은 매서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우는 그 창이 어디를 향하는지 경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피하는 횟수가 줄고 방패로 쳐내는 횟수가 늘었다.


현우는 금세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마치 허수아비를 놓고 수련한 것 같은 창이야.'


섀도우 임프의 창술은 빠르고 강했지만, 지나치게 단조로웠다. 어깨의 움직임, 손이 트는 방향만으로도 쉽게 경로를 예측할 수 있었다.


'지옥문으로 나타난 악마들은 전투 경험이 없어.'


험블 데몬, 슬레이브 핀드. 모욕적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망악마는 전투원이 아니었다. 부랑자, 잡역부, 화살받이, 종. 그게 지옥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위치였다.


병사가 아닌데 전투 경험이 있을 리가 없다. 그저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힘을 다룰 뿐이다.


'이러면 할만하지.'


아무리 빨라도, 아무리 강해도 공격의 궤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아무 의미 없다. 지금, 이 순간, 현우는 예언자가 되었다.

섀도우 임프의 공격을 모두 예측하고 여유롭게 최선의 수를 찾았다.


"뭐야? 너 뭐 하는 녀석이야?"


현우가 여유로워지자 섀도우 임프는 다급해졌다. 팔에 더 힘을 주고 창에 더 많은 마력을 주입했다. 그 덕에 창은 더 빨라지고 위력도 더 강해졌다.


반대로 자세는 점점 무너졌다. 가만히 서 있어도 공격이 빗나갈 정도였다. 공격 후의 빈틈도 커졌다.


이제는 충분히 반격할 수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현우는 섣불리 반격해 섀도우 임프가 경각심을 가지거나 물러나게 두지 않았다.

피하는 데 집중하면서 더 큰 공격을 기다렸다.


"좋아··· 이것만큼은 힘들어서 안 쓰려고 했는데··· 네가 자초한 일이야."


섀도우 임프는 뒤로 풀쩍 물러나 손아귀에서 창을 굴렸다.

처음에는 느릿느릿 돌던 창이었으나, 섀도우 임프의 손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와 닿자 드릴처럼 빠르게 회전했다.


현우가 섀도우 임프를 따라잡았을 때 그것의 손에 쥐어진 창은 더 이상 창이 아니었다. 주변을 집어삼키고 갈아버릴 기세를 내뿜는 검은 회오리였다.


"먹어라! 섀도 볼텍스!"


섀도우 임프가 창을 뻗자 창을 휘감았던 회오리가 창날의 끝을 타고 앞으로 쏘아졌다.

창을 벗어난 회오리는 순식간에 몇 배는 커져서 경로에 있는 것들을 갈아버리면서 나아갔다.


“어?”


회오리는 강했지만, 그걸 준비하기 위해 들인 시간이 너무 많았다. 현우는 그사이에 몸을 틀어서 창이 향하는 방향을 피하고 창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현우는 섀도우 임프처럼 과하게 힘을 쏟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팔을 뻗었을 뿐이다.

섀도우 임프의 창에 비해 훨씬 느리고 훨씬 약했지만, 창을 힘껏 뻗느라 무방비 상태가 된 섀도우 임프는 그 공격을 막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레이피어는 섀도우 임프의 미간을 뚫었다. 섀도우 임프는 의식이 멀어지는 순간에도 자신이 왜 졌는지 생각해보았다.


아무 의미도 없는 짓이었다. 설령 알아냈다 해도 마찬가지다. 알아낸 성취감도, 알아내지 못한 좌절감도 싸늘하게 식은 시체에는 필요 없는 것이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로그라이크 던전으로 떨어졌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51화 - 3층 : 화염과 피의 주인(2) 23.01.25 295 12 13쪽
50 50화 - 3층 : 화염과 피의 주인(1) 23.01.24 305 9 13쪽
49 49화 - 2층 : 여물지 못한 요정(3) +1 23.01.19 311 13 12쪽
48 48화 - 2층 : 여물지 못한 요정(2) +7 23.01.15 428 17 18쪽
47 47화 - 2층 : 여물지 못한 요정(1) +9 22.07.30 833 37 13쪽
46 46화 - 2층 : 레이드(7) +9 22.07.27 682 39 13쪽
45 45화 - 2층 : 레이드(6) +3 22.07.20 725 38 16쪽
44 44화 - 2층 : 레이드(5) +4 22.07.18 716 45 15쪽
43 43화 - 2층 : 레이드(4) +8 22.07.14 791 51 17쪽
42 42화 - 2층 : 레이드(3) +5 22.07.14 771 53 12쪽
41 41화 - 2층 : 레이드(2) +4 22.07.12 775 48 14쪽
40 40화 - 2층 : 레이드(1) +5 22.07.12 805 45 15쪽
39 39화 - 2층 : 늪미로(4) +4 22.07.08 924 47 15쪽
38 38화 - 2층 : 늪미로(3) +3 22.07.04 939 50 14쪽
37 37화 - 2층 : 늪미로(2) +6 22.06.30 971 60 15쪽
36 36화 - 2층 : 늪미로(1) +4 22.06.27 1,024 53 14쪽
35 35화 - 2층 : 첫걸음(2) +3 22.06.25 1,008 50 13쪽
34 34화 - 2층 : 첫걸음(1) +3 22.06.23 1,045 55 16쪽
33 33화 - 1층 : BOSS 목마기수(3) +6 22.06.22 1,037 64 14쪽
32 32화 - 1층 : BOSS 목마기수(2) +7 22.06.21 1,032 67 11쪽
31 31화 - 1층 : BOSS 목마기수(1) +4 22.06.17 1,064 63 12쪽
30 30화 - 1층 : 낙원을 뒤로하고(3) +8 22.06.16 1,075 68 16쪽
29 29화 - 1층 : 낙원을 뒤로하고(2) +9 22.06.15 1,067 65 14쪽
28 28화 - 1층 : 낙원을 뒤로하고(1) +7 22.06.14 1,105 68 13쪽
27 27화 - 1층 : 배신당한 배신자(4) +9 22.06.13 1,129 70 14쪽
26 26화 - 1층 : 배신당한 배신자(3) +6 22.06.13 1,135 74 16쪽
25 25화 - 1층 : 배신당한 배신자(2) +10 22.06.10 1,171 64 13쪽
24 24화 - 1층 : 배신당한 배신자(1) +11 22.06.09 1,191 64 14쪽
23 23화 - 1층 : 악마와 헛수작(6) +10 22.06.08 1,180 72 16쪽
» 22화 - 1층 : 악마와 헛수작(5) +9 22.06.07 1,204 77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