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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
작품등록일 :
2022.11.05 23:33
최근연재일 :
2024.07.03 21:48
연재수 :
2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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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1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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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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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반격이 시작되는 건가요?(5)

DUMMY

화아악~



결국 오늘을 끝으로

블러드의 가슴에 남아있던 모든 상처가

내가 고안해낸 힐 마법에 의해

모두 완치가 되었다.



"고생했어~"



"그동안 잘 참아줘서 내가 고맙지"



"내가 뭐 한게 있다고..."



"아! 오늘 너랑 가야할 곳이

한군데 있는데"



"나랑? 어딜?"



"클레어~"



갑작스럽게 외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살짝 어리둥절해 있는 블러드의 곁으로

클레어가 다가왔다.



"잠시 눈을 좀 가리겠습니다"



"어? 눈을 왜?"



"잠시면 됩니다"



스윽~



그렇게 블러드 역시 나처럼

검은 천으로 두눈을 가리게 되었고

어둠속에서도 시야를 잃지 않는

뱀파이어가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게되자

블러드는 굉장히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 나 지금 하나도 안 보이는데?"



"눈을 가렸으니까 하나도 안 보이지..."



'그럼 뱀파이어가 박쥐로 변했을 때는

초음파가 아니라

결국 똑같이 두 눈으로

주위를 확인했던 거야?


약간은 실망인데...?'



"정 불안하면 내 손을 잡아~"



계속해서 엉거주춤 따라오는

블러드를 보면서

결국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앞도 보이지 않으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내 손을 덥썩 붙잡았다.



"어쭈? 이것봐라?

내 손을 한번에 잡는거 보니까

안 보인다는건 순 거짓말 같은데?"



그러자 블러드는 눈을 가리고 있는

검은 천 넘어로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진실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진짜 안 보인다고!

니 손을 잡을수 있었던 것도

그곳에서 니 맥박이 느껴저서 그런거지

눈에 직접 보여서 잡은게 아니야~"



'그게 더 수상해...'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거야?"



"그건 당연히 비밀이지~"



그렇게 블러드와 함께

한참을 어딘가로 향했고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의 두눈을 가리고 있던

검은 천을 풀러주었다.



"짜잔~!"



천이 풀리자 마자

슬며시 눈을 뜬 그의 앞에

하얀 수증기로 가득차 있는

작은 목욕탕 하나가

블러드를 반기고 있었다.



"이게 다 뭐야?"



"저번에 분명

목욕이 간절히 하고 싶다고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



"그건 그렇지만...

그때 내가 한 말을 듣고

아예 목욕탕을 만든거야?"



"그래~ 이게 다 너를 위해서

특별하게 제작한

너의 완쾌를 축하하는

나의 작은 선물이라는 거지"



그말에 블러드는 동그런 눈을 하고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왜? 선물이 마음에 안들어?"



그러자 블러드는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마구 흔들었다.



"자~ 그럼 슬슬 탕에 들어가도록 할까?


아! 옷을 벗어두는 곳은 이곳에 있고

수건은 옆에 놓여 있는

이것을 사용하면 되"



목욕탕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탈의실 옆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수건들이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 있었다.



"사막도시의 하메네이가

블러드의 완쾌를 축하한다면서

선물로 보냈어~


저거 다 수입산이야!"



하메네이의 축하 메세지를

블러드에게 전한 뒤

나는 곧장 옷을 벗어서

탈의실 안에 집어 던져 놓고는

수건 하나를 아래에 걸친 뒤

조심히 탕 안에 몸을 담궜다.



"으~ 이거지! 너무 좋다~


잉? 블러드는 안 들어올거야?"



나 같은 경우 현대에 있을 때도

대중 목욕탕을 자주 이용했었기에

별 거리낌 없이 탕을 이용하고 있었지만

그의 반해 블러드는

이 상황이 굉장히 낯선 것인지

탈의실 주변에서 만 쭈뼛거리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하기사 이런 식의 시스템은

블러드 에게는 다소 낯설수도 있겠구나'



현대의 목욕탕을 그대로 재현한거라

어찌보면 블러드의 행동은 당연했다.



"역시 이 엉아가 가서 도와줘야 겠지?"



촤아악~



탕에서 빠져나온 내가

온몸에 하얀 수증기를 뿜으며

블러드에게 다가가자

그는 마치 악마라도 마주한듯

두려운 눈으로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왜? 탕에서 기어 나오는 건데?"



"그야 당연히 니가 못들어 오고

가만히 서 있으니까 그렇지


자~ 우리 아가 목욕할 시간이에요~"



"어? 어! 아니야!

내가 알아서 벗을께!"



"그러지 말고 이 형이 도와준다니까~"



어떻게 보면 참으로 이상한 구도로

보일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옷을 입고

탕으로 들어갈수도 없는 일이 였기에

나는 반 강제적으로

블러드의 상의 벗겼고


목욕탕 안에 설치된

어두침침한 조명 속에서 조차

하얗다 못해 창백하기 까지한

블러드의 피부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내가 준 피가 다 어디로 간거야?


어떻게 피부에 핏기가 하나도 없냐?"



"내가 그 이유를 알면 사람이게?!"



"하기사

그럼 나머지는

본인 스스로 알아서 하시고요


나는 추워서 다시 탕으로 들어 가렵니다~"



어째 느낌이 하의까지 손을 댓다가는

뺨을 한대 얻어 맞을거 같아

나는 다시 탕 안으로 조용히 몸을 담갔다.


잠시후



첨벙~ 스윽~



"들어왔어?"



결국 이 따뜻한 물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블러드는

발 끝부터 천천히

탕에 몸을 담그기 시작했고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땐

수건으로 길게 온몸을 가린

그의 창백한 피부의 다리가

거의 대부분 탕속에 잠겨 있었다.



"오~"



"어때? 괜찮지?"



"응!"



탕에 조용히 앉은 블러드는

오랜만에 전신에서 느껴지는

이 따스함에 자신도 모르게

눈이 풀려 버렸고

서서히 몸이 녹아 내리듯

하체 뿐만 아니라 상체 또한

탕속으로 점점 가라 앉기 시작했다.



"너 처럼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피부가 하얀 친구들은

가끔씩 이렇게 뜨신물에 몸을 담궈줘야

건강에 좋은거라고"



나 또한 현대에 있을 때는

비록 블러드 보다는 못했지만

나름 피부가 하얗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고

대중 목욕탕을 갈때마다

주변의 어른들이 내 피부를 보면서

방금과 같은 이야기를

나한테 많이 들려주었다.



'그때 들은 이야기를

내가 하게 될 줄이야


아저씨가 다 되버렸네...'



내가 뭐라 하거나 말거나

블러드는 신경쓰지 않고

나름대로의 목욕을 즐기고 있었고

이제는 이 목욕이

더욱 즐거워질 시간이 다가왔다.



"어디보자~ 분명 여기다 뒀을텐데~"



내가 탕 밖으로 팔을 꺼내

어딘가를 뒤적 거리자

블러드는 수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뭘 찾는거야?"



"아. 찾았다!

지금부터 이것으로 인해

목욕이 더욱 즐거워 질꺼야~"



"그 병에 든게 뭔데

그렇게 호들갑이야?"



"보면 알게 될거야~"



뽕~



내가 손에 든 물건은

다름 아님 입욕제였고

블러드를 위해 특별히 고안해낸

두번째 아이디어 상품이였다.



똑~! 똑~!



적은양으로도 거품이 잘 나는 제품이였고

후각이 예민한 블러드를 위해서

탕에는 아주 소량의 입욕제만 사용했다.



보글~ 보글~



"거품? 설마 그거 입욕제야?


어? 잠깐만... 킁킁~

이건 라벤더 향이고... 그리고...

이건... 로즈마리! 맞지?!"



"정확하네~


근대 냄새가 너무 역하진 않아?"



"무슨 소리야~

지금이야 안 그렇지만

나도 과거에는 향수를 자주 썼는걸"



"에?"



블러드가 과거에 향수를 썼다는 것은

정말 의외였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서..."



"아~ 예전에 잠깐 인간들이 만든

예술작품들을 수집한 적이 있었거든


그러다 보니 인간 귀족들이 하는

경매에 몇번 참석을 해야했고

선천적으로 몸에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뱀파이어를

혹시나 주위 사람들이 수상하게 여길까봐

옷에 향수를 몇번 뿌리고 간적이 있거든


근대 막상 뿌리고 났더니

그닥 나쁘지 않더라고

향도 은은하니 괜찮고"



"예술을 사랑하는 뱀파이어라..."



"뭐지? 그 눈빛은...?"



내가 약간은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블러드를 바라보자

그것을 눈치챈 것인지

블러드는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런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할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혹시 클레어가 욕조의 물을

안 대펴 줬어?"



"그때는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서

클레어도 정신이 없었을 거야"



생각해 보니

내가 블러드를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뱀파이어들의 상황은

그야말로 처참했었다.



"뭐 지금은 다 잘 됬으니까

여기 있을 때 만이라도 편하게 지내~"



별 생각없이 한 얘기 였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블러드의 분위기가

갑자기 탕 밑으로

깊숙히 가라앉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왜? 물이 너무 식었어?

물 온도 좀 더 올려달라고 할까?"



텁!



혹시나 물이 너무 식어서

블러드의 기분이 안좋은가 싶어

온도를 올려달라고

탕 밖으로 나가려고 할때

블러드가 그런 내 손목을 붙잡았다.



"아니야, 물 온도는 좋아

그리고 목욕탕도 좋고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좋아

그래서...

그래서 언젠가는 원래 있던 성으로

돌아가야 만 한다는게 싫을 뿐이야..."



'하기사 보기엔 이래도

나름 뱀파이어의 수장인데

언제까지고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백성들을 뿌리치고

성을 비워놓고만 있을수는 없으니까'



뽀글~ 뽀글~



자신의 한숨을 가리기 위해

블러드가 입술을 탕속에 집어 넣자

잠시후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자!


아예 이쪽에 별장처럼

뱀파이어 성을 하나 더 만드는 거야!"



그 말에 축 늘어져 있던

블러드의 눈꺼풀이 당겨지며

그의 눈이 동그레 졌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 우리 영토 근처에

뱀파이어의 성을 하나 짓는 거지

일종에 뱀파이어와

우리의 동맹을 상징하는

대사관 같은 역할을 하면서도

블러드의 별장과 같은 성을 말이야


그럼 블러드가 시간이 날때마다

이곳에 놀러와서

같이 목욕도 즐기고 밥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되잖아?!"



"진짜 그래도 되?"



"아니, 안될건 또 뭐야

언데드의 왕과 뱀파이어의 왕이

서로 친선을 맺겠다는데

누가 와서 말릴건데?!


뭐... 지금 당장은 기지보수 부터 시작해서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지만

그 모든 일정을 마치는 대로

뱀파이어 성을 짓는 일에 착수하지 뭐"



촤악~!



순간 강한 물살을 일으키며

블러드가 코 앞까지 다가왔고

그런 강한 물살로 인해

탕 안에 있던 다량의 물들이

밖으로 흘러 넘쳤다.



"진짜로?!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는거다?!

그 약속 꼭 지키는 거다?!"



"알았어~ 내가 그 약속 꼭 지킬게

그런데 말이야...

조금만 떨어지면 안될까?

우리 지금 너무 가까운거 같은데..."



일반적인 환경 이였다면 모를까

지금은 서로 겨우 수건 한장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상태였고

그 상태로 블러드가 가까이 다가오자

이것만큼 부담스러운 일도 없었다.



"왜? 이게 뭐가 어때서?

아! 흐흐흐~

왜? 남자로서 자신이 없나보져?"



빠직!



"뭐래? 이 꼬맹이 뱀파이어가!

나는 원래도 자신감이

흘러 넘치는 사람이거든!"



"흐흐흐~ 그러셔?"



어째서인지 처음 목욕탕에서 보였던

블러드의 부끄러워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저런 자신만만한 뱀파이어에게

이대로 내가 물러 난다면

이세계의 인류에게

영원한 참패를 안겨줄것만 같았다.



"그런거 아니 거!"



촤악!



결국 참다못해 강한 물살을 일으키며

블러드의 정면에서 당당히 일어섰지만

너무 물살이 강했던 탓일까

나의 하체를 간신히 가려주던

수건이 그대로 물살과 함께

떠내려가 버렸고

그와 동시에 창백하기만 했던

블러드의 피부는 붉게 닳아 올랐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그날 뱀파이어의 수장은

인류의 대표이며 언데드의 왕인

내 앞에 무릎을 꿇을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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