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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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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12.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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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프롤로그-1 다시한번

DUMMY

-저런 건 빨리 죽어야 하는데


“ 하아... 하아..... 읏... 하아... ”

괴롭다.

오랜 시간 잠들었다 깨어난 소녀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한다.

어째서 깨어난 걸까? 왜 저 기둥에 갇혀있던 것일까? 이곳은 어디일까?

소녀는 심호흡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상황 파악을 위해 주위를 둘러본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그녀의 하얀 머리카락이 좌우로 흔들린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도 주위를 둘러보다 당황한 듯이 좌우로 움직인다.

“ 이곳은... 빌딩..? “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명 모든 마나를 쏟아부어 세계를 멸망시키고 황폐해진 세계 속에서 마나를 회복하기 위해 잠들었을 터였는데..


‘ 이런 빌딩 같은 건 존재할 수 없을 텐데.. ‘


소녀는 자신의 얇은 팔을 움직여 자신이 갇혀있었던 기둥의 파편을 집어본다.

“ 이건... 수정..? 아니야.. 큽.. 내 마나를 조금씩 빨아먹고 있어.. “

잠에서 깨어났을 때 몸에 마나의 흐름이 희미한 이유는 이 돌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어우 불길해 왜 저런 걸 만들어가지고..


그러면 대체 누가 이곳에 가둔 것일까?

그 여자가 날 가둔 것일까?

아니다 그 여자는 나와 한 몸이다. 나의 힘을 빼앗을 이유 따윈 없다.

무슨 목적으로 가둔 것일까?

분명 마나의 힘이 두려웠던 것이리라

그렇다면 왜 잠든 사이에 죽이지 않고 가두기만 했을까?

지금 상황으로는 알 수 없다.

애초에 누가 가뒀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

생각해보니 그럴 수가 없다. 인간은 모조리 죽었으니까.


-너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존재니까 얼른 사라져!


“ 그리고 아까부터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

깨어난 그 순간부터, 아니 어쩌면 잠들어있던 순간에도 끊임없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모두 하나같이 소녀를 비난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이 근처에는 아무도 없다.

있을 리가 없다.

머릿속에서 계속 들려오는 목소리 때문에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주위의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본다.

그러나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한 마을을 부순 것도, 한 나라를 부순 것도 아닌 지구 자체를 파멸시켰는데 지금 남아있는 인간이 있을 리가 없다.


-너 때문에 이 동네 땅값이 떨어진다고! 제발 다른 도시로라도 가!


한 가지 더 이상한 점은 분명 마나를 회복하고 일어났을 때는 ‘ 그 여자 ’ 가 있어야 했다.

소녀가 알고 있는 그 여자는 절대 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다.

애초에 세상을 없애기 위해 마나를 전부 써버렸으니 그 여자도 마나를 회복하기 위해 잠들었을 것이다.

“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설마.. 나보다.. 먼저 깨어난 걸까..? ”

그것 또한 아니다. 분명 자신이 먼저 깨어났을 것이다.

마나를 전부 소모했을 때 내 옆에서 같이 잠든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그럼 그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구를 지키는 영웅? 지구를 파멸로 이끄는 마녀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에 머리가 아프다.

잠깐이라도 마음을 놓으면 목소리에 정신을 놓을 것 같고, 빛이라고는 이 주변밖에 없으며, 주위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녀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정보를 모으기 위해 아픈 머리를 붙잡고 억지로 다리를 움직여본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기에 아주 느린 걸음이었지만 조금씩 앞으로 가서 계단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 굉장히 어둡네 ... 깨어났을 때 주변이 밝았던 이유는 그 알 수 없는 기둥이 내 마나를 빨아먹고 빛을 내고 있었던 걸까.. 우리 시대에는 그런 광물은 존재하지 않을 텐데.. 어째서 저런 게 이곳에 있는 거지? 어떻게 자고 있는 나를 가둔 거지? “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였다.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가 가뒀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세계에는 더 이상 남은 인간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갇혀있던 것일까? 자연현상으로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


-지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며? 얼른 지구를 위해 죽어주지 않을래?


소녀는 지금의 정보로는 알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움직일 때마다 더 이상 움직이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두 다리에게 미안하지만 억지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에 밖을 볼 수 있는 창문이 여러 개 있었지만...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풍경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밤이라고 한다면 하늘에는 별이나 달빛이 있어야 할 텐데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너 같은 괴물이 지구에 발붙일 곳은 없어! 어서 이 지구에서 나가!


계단의 끝에 도달했다.

소녀가 있던 곳과는 다르게 이곳은 조금의 빛도 없어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 마나는 거의 없지만.. 빛을 밝히는 정도는 할 수 있을꺼야... “

소녀는 아픈 머리를 붙잡고 있는 오른손 대신 왼손을 들고 눈을 감는다.

이런 간단한 마법에 눈을 감고 집중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잠시 뒤 소녀의 왼손에는 촛불 하나만큼 주위를 밝혀 주는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눈을 감고 집중할 정도라면 한순간 태양이 질투할 만큼 빛을 내뿜을 수 있을 테지만 지금으로써는 이 정도가 최대였다.


소녀는 조그마한 빛으로 천천히 건물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건물 내부는 빛이 없을 때와 별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다.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점점 부서진 건물의 잔해만 늘어났다.

세계를 파멸시킬 때 무너졌으나 우연히 이 부분만 남아있던 것일까, 아니면 다시 만든 건물이지만 부서진 것일까

건축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으므로 알 방법은 없다.

확실한 것은 이곳은 빌딩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과 모든 건물이 무너지는 와중에 우연히 온전한 곳이라는 점이다.

문득 깨어났던 곳 근처에도 이런 잔해들이 있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소녀의 빌딩 수색은 끝을 맞이했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 때문에 더 이상 앞을 나아갈 수가 없었다.


-너만 없으면.. 세상이 평화로워 질 거야.. 제발.. 죽어줘..


힘든 몸, 아픈 머리, 얼마 없는 마나로 만들어낸 빛..

소녀의 이런 상황은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 그러고 보니.. 내가 있던 곳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어.. 거기에 무언가 있다면 좋을 텐데.. “

알 수 없는 기둥에서 발산하는 빛은 그렇게 밝은 빛은 아니었기에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수색을 시작하자마자 처음 발견한 것이 계단이어서 판단이 흐려진 것일 수도 있다.

지금도 들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뺏겨서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소녀는 다양한 이유인지 변명인지 모를 말들로 희망을 놓지 않는다.

빨리 이곳에서 탈출해서 그 여자를 만나야 한다. 그러면 모든 것이 괜찮아지겠지..


-하하하하! 엄청난 힘이 있어도 이 토마토는 못 피하나 보지 ? 이거나 먹어라!


처음 깨어났던 장소로 돌아왔다.

밑에 층과는 다르게 잔해가 많지 않다.

조심스레 한 걸음씩 움직이며 주위를 살핀다.

그리고 다른 층과는 크나큰 차이점을 발견했다.

“ 이건 ... 시계인가..? “

알 수 없는 기둥이 있던 반대편 벽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함께 로마 숫자가 그려져 있으며 크기가 매우 컸다.

작은 빛밖에 낼 수 없었기에 확신은 못 하지만 아마도 시계일 것이다.

아주 거대한 시계.

이곳이 시계탑이란 것을 알려주는 장소였다.

“ 처음부터 여기를 둘러봤으면 편했을 텐데 ... “


-마녀가 나타났다!! 다들 도망쳐!!! 우릴 다 죽일 거야!!!


힘이 빠져버린 몸도,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도,

계속 사용하고 있는 마나도,

계속 수색하고 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는 이 상황도..

모든 것이 소녀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 괜찮아.. 괜찮아.. 이곳에서 나가면 그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다 괜찮아지겠지.. “

유리는 조금의 마나로도 깨부술 수 있다.

소녀의 남은 마나로는 유리를 부수고 나면 더는 빛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혹시 모를 위험한 상황에 대비할 수도 없어진다.

그러나 소녀는 유리를 부수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

이곳에서 탈출해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포스터에는 정말 해맑게 웃고 있네. 우리도 이렇게 해맑게 웃으며 죽일 거니?


소녀는 왼손에 있던 빛을 지운다. 그리고 유리를 향해 마나를 날카롭게 다듬는다.

이 마나를 쏘아내고 나면 이곳에서 탈출한다.

변하는 건 없겠지만 적어도 이 답답한 상황에서는 해방이다.

소녀의 지금 상태로 최대한의 위력을 낸 마나는 유리에 제대로 들어갔다.

정확하게는 유리에 씌워진 아주 얇은 막이 전부 흡수해버렸다.

“ ..흡수당했어...? “

말이 안 된다. 유리는 인간이 가공한 것이 아닌가?

이 유리는 마나가 없던 시대에서 만들어진 유리가 아닌가?

인간이 있던 시절에도 마나가 없는 인간들에게 마나를 흡수할 기술이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밖에 없다.


-저게 마녀라고? 허약해 보이는데 ? 한 대 쳐보고 올 게 기다려봐!

-마녀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던데 침대 위에서도 강하려나? 응? 아 난 덮칠 생각은 없어, 잘못 건드렸다가 마녀가 되면 곤란하잖아? 하하하하!

-역시 여자는 생긴 거 보고 속으면 안 된다니까? 저런 애가 그런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니..


인간이 살아있다.

한번 무너뜨렸던 문명이 다시 살아났다.

마법을 막아낼 기술이 생겼다.

마법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도 있다.


-저 마녀는 총으로 쏴도 안 죽는다던데 대체 뭐로 죽여야 하지..?


‘ 대체 왜 죽일 생각을 먼저 하는 건데? ‘


-너는 걸어 다니는 것도 숨 쉬는 것도 민폐라고! 제발 어디 조용한 곳에서 조용히 죽어!


‘ 내가 왜 죽어야 되는 건데..? ‘



-정말 정부는 왜 저런 걸 만들어서 우리나라가 비난받아야 하는 거야?

‘ 너희가 필요해서 도와달라고 한 거잖아.... ‘


-세계를 지킨다고? 넌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파멸의 마녀일 뿐이야!


‘ 마녀... 내가.. 파멸의 마녀.. ‘


만약 인간이 살아남아 나라를 만들고 기술을 발전시키며 마나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면 소녀가 알 수 없는 기둥에 갇혀있던 것도, 소녀의 마법이 유리에 흡수당한 것도, 눈을 뜬 순간 그 여자가 옆에 없는 것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 아마 그 여자는 나보다 일찍 깨어났으며 인간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모든 인간을 사냥하러 나갔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나 혼자 남은 거겠지. ‘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뿐이다.


다시 한번 인간들을

이 세계를 파멸시킨다.


“ 그래.. 나는 과거에 너희를, 세계를 한번 파멸시켰던 파멸의 마녀다.. “


그 순간 소녀, 아니 마녀의 머릿속을 뒤집어 놓았던 수많은 목소리가 사라졌다.

마녀의 마음속엔 인간에 대한 분노와 증오

마녀가 받았던 고통과 슬픔이 숨 쉬고 있었다.

그 감정들을 느끼고 이해하자 희미하게 웃음이 나온다.

자신이 할 일을 찾았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 희미한 빛이 떠오른다.


“ 잃어버린 마나를 회복하고 난 뒤에.. 너희 인간들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서 갈기갈기 찢어 죽여주마 .... 다시 한번 더 이 세계를 파멸시켜 버리겠어!!!!!!!!!!!!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아하하 어쩌다보니 글을 써보게 됐네요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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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1. 돌파 22.12.11 302 2 14쪽
12 10. 다짐 22.12.10 303 2 14쪽
11 9. 살기위해서 22.12.09 297 2 15쪽
10 8. 질문과 대답 +1 22.12.08 300 3 14쪽
9 7. 또 다른 재회 +1 22.12.07 305 3 13쪽
8 6. 아름다운 꽃 +1 22.12.06 311 3 14쪽
7 5. 쓰레기인간 +1 22.12.05 313 3 17쪽
6 4.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황 중에 최악의 만남 +1 22.12.04 322 3 14쪽
5 3. 재회 +1 22.12.03 326 3 13쪽
4 2. 싸울 수 있는 힘 +1 22.12.02 365 4 15쪽
3 1. 크림파스타 +1 22.12.01 496 3 15쪽
2 프롤로그-2 붉은 달의 전설 +1 22.12.01 711 4 16쪽
» 프롤로그-1 다시한번 +2 22.12.01 1,713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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