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는 질병인가요?

[ 02 - 04 ] Template strand 템플릿 가닥 - 04

S01_Chapter 02. [ Elongation of Transcription ] 전사의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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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 04 ] Template strand 템플릿 가닥 - 04

갑자기 던진 이훈정의 발언에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어 버렸다.

다름 아닌 바로 나에 대한 것.

태양광 면역.

지난 별장 사건 때, 옥상에 설치했던 자외선 조사에서 온전히 노출되고도

살아남은 자가 바로 나라고.

한혁은 살기를 내뿜었고, 천유리는 처음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한혁이 진짜냐며 추궁하며 한 걸음씩 다가올수록 나를 향한 살기와도 같은

엄청난 기운이 거세졌다.

이훈정이 어떻게든 한혁을 말려보려고 했으나,

한혁은 손짓 한 번에 저쪽으로 나가떨어졌다.

나는 설마 나 혼자만 그렇겠나, 누군가 또 있겠지 라며 가볍게 말했다.

한혁은 있다고 했다.

전설 속에.

신화 속에.

데이워커는 그 속에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거의 4백 년 넘게 살아오면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했다.

천유리가 한혁을 붙잡아 말리면서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남들이 그러든 말든, 나는 그저 나에게 살기를 품은 한혁을 못마땅하게 바라보았다.

입가에 피가 묻은 채로 비실비실 일어나서 한혁 앞으로 간 이훈정은

내가 종족이 된 지 채 1년이 안 되었다는 것을 말했다.

그 말에 한혁과 천유리는 다시 매우 놀랐다.

한혁의 말은 어차피 정보가 필요했던 나에게는 단비와 같았다.

그리고 예상하고 있었던 생각 중 일부가 맞아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종족 역시 그 구분은 인간과 같은 범주에서 시작해야 했다.

현재까지 모인 정보들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었다.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가설이나 이론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연구의 방향성이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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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ts ]

1. 종족은 흡혈한다. 흡혈로서 생명 유지를 위한 섭식을 대신한다.

2. 종족의 생리 해부 구조는 인간과 다르다.

- 인간보다 소화기관은 퇴화수준이지만, 호흡기, 순환기는 매우 발달해 있다.

3. 종족은 인간의 변화된 형태이다.

4. 인간에서 종족으로의 변화는 특정 유기체가 원인일 수 있다.

-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는 유기체는 혈소판에 붙어있다.

- 유기체임은 명확하지만, 기생물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 크기는 1.0㎛ 정도이며, 형태는 영문 알파벳 ‘V’과 모양이 같다.

- 유기체는 모든 혈소판에 붙어있는 것은 아니며,

대략 1.5~2.5㎛ 크기의 혈소판에만 붙어있다고 할 수 있다.

5. 인간에서 종족으로 변화되면, 유기체는 활성화되는데 [각성],

활성화된 유기체의 경우 ‘V’ 모양의 특정 부위가 불룩하게 된다. (bulging)

6. 종족은 인간보다 월등한 감각을 갖고 있으며, 월등한 운동능력을 보인다.

7. 종족의 수명은 인간의 수명에 비해 3~5배 길다. (흡혈의 문제가 없는 경우)

8. 종족 개체의 소멸은 인간과 같이 자연사와 비자연사로 나눌 수 있다.

- 자연사의 경우 인간과 마찬가지로 수명이 다한 경우이다.

- 비자연사의 경우, 그 원인이 다양할 것으로 보이나,

= 종족의 병리학이 없으므로 퇴화 이외에 기형, 종양, 감염, 염증, 대사성, 중독,

영양성 등등의 원인을 배제할 수 없다.

- 이외에 대량 실혈로 사망할 수 있고,

- 참수나 심장에 변화가 생겨도 사망할 수 있다.

- 다만 인간과 다르게, 자외선에 노출되면 발화되며 소멸한다.

9. 종족 번식의 경우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으로 나뉜다.

- 무성생식은 인간의 개체 고유 혈액을 장기간에 걸쳐서 종족의 혈액으로

모두 치환하는 것으로, 치환 도중 인간의 사망률은 7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 유성생식은 블러드라인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인간과 같이 sex로서 임신과 출산을 통해 가능한 것인지 여부 등의 방법론적인

문제부터 가능성 등등 일체의 연구가 필요한 사항이다.

국내의 블러드라인인 한인철, 한명희, 천유리는 유성생식을 통해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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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pothesis & Theory ]

1. 종족은 흡혈로 인해 소화기관의 기능적인 퇴화로 보인다.

- 호흡기계, 순환기계가 발달하였으므로,

인간보다 월등히 많은 혈액량을 가질 것으로 보이며, 확인이 필요하다.

2. 유기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노화된다. 또 유기체는 스킬을 사용할수록

노화된다.

3. 종족은 인간의 변화된 형태이지만, 번식이 가능하다.

-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모두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 유성생식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인간의 변화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인간과는 다른 종일 가능성이 있다.

4. 인간과 종족 사이 변화는 순방향만 가능하며,

역방향이 가능한지는 여부는 알 수 없다.

- DNA의 경우와 같이 역방향이 가능할 것이다. 그 메커니즘과 방법을 모를 뿐.

5. 인간이 종족으로 변화하는 경우 혈소판에 유기체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 유기체가 기생물인지, DNA의 변이를 유발하는 물질인지는 알 수 없다.

- 다만 인간에서 종족으로 그 형질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 원인과 에너지,

또는 활성화의 촉매는 그 유기체임이 확실하다.

6. 유기체의 활성에 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나, 비활성에서 활성 상태가 되면,

‘V' 형태에서 어느 곳인가의 형상이 변한다.

즉 어느 곳인가가 불룩하게 솟아오른다(bulging).

- bulging 위치에 대한 조작 가능 여부는 연구가 필요하다.

7. 활성화 상태의 유기체에서 bulging 위치가 블러드라인 여부를 결정한다.

- ‘V'의 날개 끝이 bulging 되면 블러드라인으로 각성한 것이고,

- 날개의 중간이 bulging 되면 일반 종족이 된다.

- 다만 날개가 만나는 중간이 bulging 된 경우는 현재까지 나에게만 한정적이며,

블러드라인인지도 확실하지 않고, 각성한 패시브 스킬, 액티브 스킬 모두

기존 블러드라인이 가진 능력과는 차별적일 것으로 보인다.

8. 종족의 패시브 스킬은 오감의 증폭, 운동능력 증폭이며, 완력의 증가와

빠른 스피드는 운동능력 증폭의 결과이다.

9. 블러드라인과 일반 종족의 차이는 액티브 스킬 여부이며,

블러드라인은 갖고 있지만, 일반 종족은 없다.

10. 종족의 액티브 스킬은 블러드라인만 갖고 있다.

- 액티브 스킬의 종류는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

- 가장 흔한 것은 재생(신체 일부의 절단, 혹은 손실에 대한 재생은 아님)이며,

- 태양광 면역, 기억 전이, 변태(신체의 변화, 날개, 아가미 등 발생)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11. 스킬의 발동을 위해서는 혈소판에 붙어있는 유기체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발동의 강도는 유기체의 개수와 비례할 것이다.

12. 유기체의 변성, 변이, 유전 여부는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13. 유기체 자체에 대한 정성적, 정량적 분석이 필요하다.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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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써 놓은 다음, 순서를 바꿔가며 정리를 해보니,

추후 연구에 대한 방향성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안심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길이 보였다고나 할까?

그 순간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내 정리 사항을, ‘팩트 리스트’와 ‘이론/가설 리스트’를 다른 이들에게

보여줘도 될지에 대한 의구심.

과연 나는 이들을 완전히 믿고 있는지에 대한 자문(自問).

짧은 고민 끝에

팩트 리스트 5번,

이론/가설 리스트 6번, 7번, 10번을

지우고 출력했다.

유기체의 특정 부분이 불룩 솟은 것.

블러드라인과 일반 종족은 불룩 솟은 위치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해서 액티브 스킬을 정리한 부분.

그것을 제외했다.

한혁과 이훈정은 그 두 리스트를 읽는 것만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최근 일천 년 동안 종족에 대해 그렇게 단순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내용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혁의 반응을 보고 박 실장은 역시 나는 그런 방면으로 각성한 것 같다는

말을 다시 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혁에게 CT 영상과 MRI 영상을 보여줬다.

한혁은 그날 길고 긴 인생에서 하루 동안 가장 여러 번, 매우 놀랐다고 했다.

막연하게 인간과 종족이 해부학적으로 다르다고만 생각했었단다.

검사를 해볼 생각도 못 했고,

검사 결과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나올 줄도 몰랐다고 했다.

모두 나를 보며 눈을 빛내고 있을 때, 한혁은 정확한 질문을 했다.

연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고.

내 대답도 단순했다.

인력, 장비, 시간.

인력은 실험과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말 고가의 장비들이 많이 필요하고,

그 장비들을 운용할 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우선으로 김민석 같은 자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내 말을 다 듣더니 한혁은 크게 웃었다.

미지의 고대 유적을 탐사하기 위해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만

몇 백 년을 들었단다.

그들이 수십 년이 지나서 고작 알아낸 것이란 종족이 수천 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왔다는 사실 정도 뿐이었다고 했다.

그런 자들의 얘기보다 내 요구는 천 분의 일 수준으로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덧붙였다.

우리도 우리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아 한다고.

우리는 과연 인간과는 다른 종일 것인지 여부는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진정 중요한 요소라고.

우리가 인간과 격리되어 살아가는 이유를

단순히 소멸에 대한 공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수준을 짐승 그 이하로 끌어 내리는 무식한 사고의 결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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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윌라]

이야..... 감탄에 감탄을.... 그리고 박수를~~!!!

비문학 지문의 명확한 함의에 반했습니다. 좋아요 아주 좋아요^_^
다음을 읽기가..... 아주 아껴서 야금야금 봐야할 것 같은데에~~~
또 보고 싶어서... 클릭을~!!!

[청수사]

윌라님~! 감사합니다!

실은 주저리주저리 썼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원래 제가 정리해 놓은 것을 붙여넣었더니,
그렇게 모양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