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6號Tiger
작품등록일 :
2023.01.12 23:04
최근연재일 :
2024.09.05 23:23
연재수 :
550 회
조회수 :
62,421
추천수 :
2,536
글자수 :
1,950,804

작성
24.06.21 14:42
조회
61
추천
2
글자
11쪽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재하겠습니다.




DUMMY

거대한 파도 앞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큰 바위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 아래 부서지고 흩어지는 무수히 많은 조약돌이 될 뿐이다. 로즈마리는 단숨에 와인을 마신 후 다시 잔을 채웠다.

술병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만큼 근심의 무게도 줄어들어야 하지만 쉽게 떨어져 나가지는 않았다. 토마스는 언제가 될지 몰라도 다시 세상에 높으신 귀족 나리들의 영웅 놀음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분명히 나리께서는 조만간 다시 전쟁에 나설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잘되었습니다. 전쟁, 아니 사냥이 끝나면 쓸데없이 고기만 축내는 사냥개를 잡아 죽이는 일을 많이 보았습니다. 왕도에서 입 달린 것들이 나리를 잡아먹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쟁이 계속될 것 같으면 나리께서는 적어도 그런 일을 당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렇다고 생각해. 토마스.”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마냥 나쁜 것만 있지는 않습니다. 신께서는 자신이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고 하지 않는지요? 다만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희망을 잡아드는 것은 각자의 선택과 노력을 할 수 있는 자유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마님.”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소. 토마스 감사해.”

롬지 가문이 온전하게 재산과 영토가 보존되었다면 로즈마리는 가문의 뜻에 따라서 어느 도시의 통치자의 아내 혹은 며느리가 될 것이다.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과 결혼하고 귀족 아이를 낳고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보냈을 것이다. 토마스가 권했다.

“그나저나 밤이 깊어지는군요. 작은 마님, 제법 술을 드셨으니 이제는 일찍 쉬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아아, 그렇게 하겠어. 술도 이것이 마지막 잔이오. 토마스.”

“세상에 인정을 받는 것도 좋지만 특별한 누군가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것이 더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마님.”

“확실히 세상의 인정을 받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는 알고 있소. 긍지와 사기가 잠들어 있음을 명예가 일깨운다고 했지만 세상은 누군가 높이 올라갔다가 바닥에 추락해 요란하게 부서지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으니 말이지.”

연이은 서약은 연달아 파기될 뿐이고 부정에 부정이 쌓여가는 것이 바로 세상의 일이다. 그리고 한 귀퉁이에 명예라는 나팔이 소리를 내고 있다. 명예의 나팔 소리에 태양도 세상에 다시 전쟁이라는 요란한 바람을 불어올 것임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용감하고 당당하고 자랑스럽고 정의로운 것과는 다르다. 태양조차 밀어 닥칠 전쟁이 불안한지 쉽게 저물지 못하고 길게 남쪽 언덕에 매달려 있다. 문득 로즈마리는 자신이 그토록 세상에 나오고 싶었던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제야 완전하게 깨달았다.

‘이거였구나’

다른 무엇보다 자신과 함께 하고 있던 가장 가까운 존재인 아놀드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만약에 아놀드가 자신을 인정해 주고 존중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곳에서 머물고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피터는 로즈마리를 존중하려 애쓰고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있다. 무엇보다 피터의 곁에 머물면서 마음 편해지고 무엇이라도 해야 할 일을 찾게 되었다. 여러 마음이 든 로즈마리가 걱정했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태양의 마음을 알려주는 나팔수가 되어 공허한 바람소리를 내고 있소. 그 바람 소리가 마치 사나운 소란이 일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으니 지금의 무더운 날씨만큼 걱정되오. 토마스.”

“지금 불어오는 바람 소리는 누가되든 실패하고 몰락한 패배자를 동정하는 소리가 될 것입니다. 작은 마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는 당당한 사람에게는 어떤 것도 불길하지 않으니 말이죠.”

“그것은 그렇소. 지금은 이 무더위가 지나길 바랄 뿐이고 앞으로는 평화라는 의복을 벗고 언제가 될지 몰라도 좁고 답답한 갑옷에 몸을 끼워 넣어야 하는 것이 조금은 늦어졌으면 바랄 뿐이오. 토마스.”

“언제가 되더라도 다시 활줄과 겨루며 창과 칼이 요란하게 비명을 질러대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곳을 향해 걷게 될 때 작은 마님을 위험에서 지켜 드리겠습니다.”

로즈마리는 감사의 말을 했는데 토마스는 피터의 여자를 지키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대답했다. 잠깐 무엇인가 말을 하려던 토마스는 이내 로즈마리에게 자신이 잃어버린 것, 지나온 억울함에 항상 원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 아놀드를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그 사람을 그리워하기도 하는군요. 하지만 그것은 그리움이 아니라 아쉬움, 바뀌지 못한 것에 대한 탄식입니다. 그때 있었던 작은 마님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있는 작은 마님의 자신을 정의하는 것, 그것은 무엇을 하지 못하고 무엇을 잃었는지가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지?”

“무엇을 이겨내고 살아남았느냐 입니다. 작은 마님은 많은 걸 이겨냈습니다. 불안이 작은 마님을 흔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 편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오래간만에 찾아온 휴식에 몸을 맡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맙소. 토마스.”

토마스는 남은 잔을 모두 비웠고 로즈마리도 잠깐 주저하다가 이내 잔을 완전히 비웠다. 본격적으로 취기가 심하게 올라오기 전에 자리를 정리하고 몸을 일으켰고 토마스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실내로 들어와 문을 닫은 로즈마리는 물로 입을 몇 번 헹궈냈다.

아서가 보낸 서신을 탁자에 놓고 비어 있는 컵과 접시를 옆에 내려놓았다. 약간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움직이기 어렵거나 심하게 구토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탁자에 잠깐 앉았다가 이내 잠자리로 돌아왔다.

피터와 같이 지내다 보니 로즈마리도 침대가 아닌 이렇게 바닥에 담요를 여러장 깔고 누워 있는 것이 편해졌다. 머리카락을 조금 정리한 후 자리에 누웠지만 의외로 쉽게 잠의 축복이 내려앉지는 않았다.

피곤하기도 했고 술도 제법 많이 마셔서 당장 곯아떨어져야 정산이지만 이상하게 정신은 더 맑아졌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멈추지 않고 교차했다. 그러면서 문득 자신이 평범하게 살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 공관에서 축하 연회의 주인공인 조슬린과 피터의 아들 조나단처럼 자신도 저런 자리의 중심이 될 수도 있었다. 지금은 홀로 모깃불 냄새와 함께 쇠붙이를 건조시키느라 피워 놓았던 난로의 열기, 뜨거운 여름의 열기에 짓눌려 있다.

‘세상이 크게 소란에 빠지려 해도 나는 지금 당장의 무더위가 짜증나고 화날 뿐이네.’

롬지 성에서는 돌벽 안에서 살고 있어서 바람만 잘 통하게 해 놓으면 언제나 차가움과 함께 여름을 보냈었다. 견디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남자들은 성 밖에 있는 개천으로 가서 발가벗고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기도 했다.

귀족이자 여자인 로즈마리는 평민들처럼 개천에 가서 옷을 다 벗고 목욕을 할 수 없었다. 지하의 우물 옆에서 다른 귀족 여자들과 함께 방금 퍼낸 찬 물로 더위를 씻어냈다. 그때 마다 훔쳐보고 있던 남자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지금도 기억이 났다.

분명히 그 웃음소리는 에드워드 롱이었을 것이다. 로즈마리가 9살이었을 때 롱 가문의 제임스와 결혼을 한 고모가 방문했었고 그때 에드워드와 리처드가 함께 왔었다. 한동안 함께 지내면서 같이 놀았다.

리처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지만 에드워드는 종종 여자들이 지하실에서 목욕을 하면 작은 창문을 통해 훔쳐봤었다. 몰래 보는 것도 아니고 항상 에드워드는 기묘하게 웃음을 터트려서 알아 차렸다.

혹은 에드워드는 자신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랬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오직 로즈마리의 기억속에만 에드워드가 존재하고 있다. 자꾸 생각이 로즈마리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키며 잠을 밀어내고 있었다.

“아아.”

짧은 한숨과 함께 기대어 있으면 어떤 경우도 편안하고 잠의 축복도 쉽게 내려앉는 피터가 지금 자신의 옆에 없다는 것이 아쉽고 안타까웠다.



조슬린과 조나단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국왕의 칙사가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갔고 피터는 다시 전쟁 준비를 시작했다. 전쟁에 필요한 무기와 갑옷 같은 것들을 비축해 두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식량이었다.

계속된 전쟁으로 창고에 쌓인 식량이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다. 평화 협상 전이지만 동부 세력과 무역이 재개되면서 막대한 식량이 반입되기는 했지만 로버트의 사망 이후 관계가 악화되면 언제든 중단될 것이다.



====================


무덥고 피곤하고 비 내리려니 온 몸이 쑤시고...;;


Next-33


●‘용갈장군’님...말씀대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세상 일은 진짜 남의 결정에 따라 내달리고 있고 남의 시선이나 남의 말들을 결코 무시할 수도 없으니 말이죠...웅...

힘들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스스로의 의지를 잃어 버리지 않으려 애쓰지만 쉽지는 않습니다...웅...ㅠ.ㅠ;

신께서 항상 말씀을 해 주시지만 제가 듣지 못함을 탄식할 뿐이죠...어쨌든 지나보면 모두 별 것 아닌 일인데 집착하며 혼자 분노하고 미쳐 하는 것도 정말...~3~;;

저도 어떤 삶과 일이 예비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조심하고 또 한 번은 더 행동하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고 자꾸 스스로에게 말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말씀대로 이런 고민에서도 자유로워 질 날이 있어야죠.

잠깐 동안은 피터에게 고민과 휴식이 있을 것이지만 곧 이놈도 또 다시 바쁘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__^; 저 작가넘이 피터 이놈을 휴식하고 쉬게 하는 것은 정말...볼 수 없어서 말이죠...으흐흐흐...

그나저나 이제 날씨를 온 몸으로 느끼게 되네요...~3~;; 건강 조심하시구요.

주말 내내 비온다고 하네요. 그래도 저 작가넘은 사무실 나와서 지키고 있고, 또 조카 녀석도 돌보고 해야 하네요...ㅠㅠ; 4살 짜리 조카를 보는 일이 힘들기는 해도 그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음이 기쁘더군요.

행복, 편안함과 함께 하는 주말 되시구요. (부비적)(부비적)...화팅입니다...^^



모든 독자분들 건강 조심하시구요. 화팅입니다...^^




오타나 이상한 부분을 지적해 주실때 편수 기재를 부탁드립니다. 문피아 시스템상 댓글에 편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어느 편인지 찾아들어가기 몹시 힘듭니다. 번거롭더라도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0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7.05 66 2 10쪽
48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7.04 61 3 7쪽
48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7.03 66 3 7쪽
487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7.01 54 3 9쪽
486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30 59 3 7쪽
48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9 59 3 8쪽
48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8 86 2 9쪽
48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7 72 3 7쪽
48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6 65 3 7쪽
48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5 75 3 8쪽
480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4 66 3 6쪽
47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3 67 3 9쪽
47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2 60 3 9쪽
»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21 62 2 11쪽
476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20 71 3 10쪽
47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19 62 2 8쪽
47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18 55 3 9쪽
47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17 56 3 11쪽
47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 24.06.16 66 3 10쪽
47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15 76 3 11쪽
470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14 62 4 8쪽
46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13 63 3 9쪽
46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12 56 3 9쪽
467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11 64 3 10쪽
466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10 63 3 7쪽
46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9 71 2 8쪽
46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08 63 3 8쪽
46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07 67 3 9쪽
46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6 64 3 7쪽
46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5 78 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