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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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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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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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남의 이야기

DUMMY

“스캔들이라도 만들 셈이야?”


갑자기 스쿨이 끼어들었다.


연예인들이 해외 공연이나 일정을 갔다가 연인과 카메라에 찍히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뭐 데이트를 꼭 눈에 띄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연예인들의 데이트 코스는 차 안이나 건물을 벗어나지 않는 케이스가 많았다.


“갑자기 무슨 데이트 신청이야!”


“아. 그건...”


설명을 하려는 베르를 단디가 툭 치고 손가락을 들어 쉿 하는 포즈를 지어 보였다.


“아...”


“뭐야? 비밀이야?”


스쿨이 씩씩거리는 걸 보면서 단디는 혀를 내밀어 보였다.


평소에는 약간 진지하고 차분해 보이는 단디지만 이상하게도 스쿨이 엮이면 조금 같이 어려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무대에서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전혀 달랐다.


베르는 무대에서 봤던 빨려 들어갈 듯한 단디의 모습이 기억났다.


그리고 로테를 쳐다보고 나서 갑자기 터진 거였지.


그때는 급해서 떠올리지 못했지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기억이 났다.


단디를 보면서 느낀 그 감정은 처음으로 로테를 봤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뭔가 달랐지만.


“아이돌이라는 건가...”


완벽한 아이돌. 그게 처음 로테를 봤을 때의 느낌이었다. 수많은 아이돌을 봤음에도 마치 처음으로 아이돌을 보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단디의 공연을 보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저게 아이돌인 건가?라는 느낌.


대기실로 가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머콘이 다가왔다.


어? 왜 기분이 나빠 보이지?


“무슨 짓을 한 거야?”


“네?”


“중간에 말이야.”


각성했던 거 말인가?


“아... 갑자기 좀 정신적으로 흔들려서 각성 주문으로 버텼죠. 뭐.”


“그런데 왜 스트루프가 흔들린 거야?”


“스트루프가 흔들려요?”


“페스랑 헤일이 말 안 해줬어?”


뭔가 나를 원망했는데... 다 각성했던 이유가 그런 거였어?


“각성한다고 옆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잖아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머콘이 모자를 쓰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영향을 받았어요?”


“그래.”


날개, 나왔구나.


“죄송합니다.”


“아니. 뭐 그럴 것까지는 없는데...”


베르가 사과하자 머콘이 오히려 약간 미안한 기색을 띠었다.


“아마 CIA에서 찾지 않을까 싶은데?”


“네?”


“방금 흔들렸던 거 때문에 이 근처에 균열 좀 생겼을 걸?”


“네?”


-----------------------------------


“제길. 미리 대기하고 있지 않았으면 난리 날 뻔했는걸?”


미국의 각성자 마이클 펜은 균열 내부에서 악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대기 팀이 있었으니까 다행이지... 한꺼번에 9개씩 열리면 어쩌라는 거야?”


미리 대기하던 팀들 뿐 아니라 근처에 있던 모든 각성자를 호출해야 했다.


“각성계의 왕이라더니... 일부러 한 걸까?”


“일부러 한 거면 어쩌게?”


그것도 그랬다.


“... 암살 같은 거 안 되나?”


“아서라. CIA에서 한번 잘못 건드렸다가 박살 난 이후로는 CIA도 조심하고 있어.”


그나마 빠르게 대응팀을 편성해서 대응하고 있었지만 미국 각성자들은 악마가 낯선 경우가 많았다.


“미드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냥 십자가 같은 걸로 어떻게 하면 안 되나? 은도금된 총알이라던가.”


“그런 놈들이 아니야.”


마이클 펜은 바넘이 죽고 경계가 무너지기 이전부터 균열을 막던 각성자 집단 소속이었다.


그래서 나름 팀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베테랑이라서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전에 비해서 악마가 뭔가 다른데? 더 강하다고 해야 할까?’


다른 팀원들이 불안해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고 있었다.


“실전은 확실히 힘드네. 시뮬레이션에서는 이렇지 않았는데.”


옆에서 들리는 말에 움찔했지만 무시하고 지시를 내렸다.


“잘못 걸리면 너희도 저 악마들 사이를 헤매는 또 다른 악마가 될 수도 있다고. 정신 바짝 차려.”


팀원들은 사명감 따위로 균열을 막고 있는 게 아니었다.


만일 그들이 시뮬레이션했던 상황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 물러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이클은 갑자기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무슨...”


마이클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위쪽을 바라봤다.


“상자...?”


네모난 무언가가 꽤나 빠른 속도로 이쪽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피해!”


다들 당황했지만 재빠르게 회피했다.


쿵!


상자는 바닥에 떨어졌고, 열리면서 누군가가 뛰어나왔다.


“콜록콜록! 망할 스트루프 같으니라고.”


백야는 투덜거리며 먼지를 툭툭 털었다.


그러고 나서야 앞에 있는 미국 각성자들을 바라봤다.


“어? 외국인?”


미국의 각성자들은 설단을 경계하고 있었지만 너무 멀쩡한 외모에 당황했다.


“악마가 아닌가 본데?”


“다른 나라의 각성자인가? 혹시 지원이라도 온 걸까?”


백야는 혀를 찼다.


“아니 베르 그 녀석이 있을 줄 알고 왔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야?”


백야가 머뭇거리는 건 당연했다.


“나 외국어 할 줄 모르는데...”


마이클이 물었다.


“Hey! Who are you?”


아무리 백야가 영어를 몰라도 그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백야.”


“Baegya?”


“오케이.”


백야는 스스로 뿌듯했다. 이야... 외국어 생각보다 별거 아닌데?


“What brings you here?(무슨 일로 온 거지?)”


... 바로 벽에 부딪혔다.


“... 뭐라는 거야?”


“Are you an awakening too?(너도 각성자인가?)”


백야는 무시하고 자기 할 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두유 노우 베르?”


“베르?”


거의 ‘두유 노우 김치?’ 수준의 영어였지만 의미는 통했다.


“한국의 각성자인가 본데?”


미국의 각성자들은 백야가 베르를 언급하는 것을 보고 한국의 각성자라고 판단했다.


“He’s still in the concert hall.(그는 아직 공연장에 있다.)”


애석하게도 백야의 영어는 그 정도 수준도 되지 않았다.


“뭐라는 거야?”


“오버 히어! 오버 히어!”


결국 수신호를 보고서야 대충 저 너머에 있다는 이야기로 알아들었다.


“오! 쌩큐! 쌩큐!”


백야가 자리를 비우고 나서야 그들은 백야가 타고 온 것이 뭐였는지 물어봐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상자는 뭐야? 어떻게 저런 걸 타고 다니는 거지? 아니 그 이전에 각성계에 이동 수단이 따로 있었어?”


애초에 미국에서는 한국의 각성자 관리국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었지만 들어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각성계 전용 이동수단이라니!


“일단 조사를 좀 해두자고.”


그들이 상자를 이리저리 살피는 동안 백야는 결국 베르가 현실계에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들어온 거 아니었어?”


너무 존재감이 강해서 각성계에 들어온 것으로 착각했다.


“이 근처에만 단차가 한 10개는 열렸겠는데? 뭐지?”


백야가 베르를 찾는 이유는 그들 역시 스트루프에 휘말렸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생각에는 당연히 베르가 그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을음은 다시 예전의 형체가 없는 악마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같이 다닐 수가 없었다.


백야는 단차의 경계를 둘러봤다.


“... 좋지 않은데?”


기본적으로 백야의 세력은 악마의 편도, 현실계의 편도 아니었다.


스트루프가 부활한 이후에 느껴지는 것은 확실히 스트루프의 힘이 강해졌다는 거였다.


그들이 스트루프에 빠진 각성자들이기에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


“... 입장을 좀 밝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베르는 난감했다.


마음 같아서는 잡아떼고 싶었지만 적어도 공연 중에 각성 능력을 펼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봐도 그 영향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상황인데... 이 상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시면 다른 도시에서도 혼란이 올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역시 미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10여 개의 균열을 깔끔하게 막은 것으로 보였다.


어라우절은 사람도 모자라서 10개는커녕 2~3개만 열려도 허덕거렸는데.


그렇게 생각해 보니 이번 상황이 얼마나 난감한 상황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베르가 ‘고의는 아니었지만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꺼내려는데 갑자기 로테가 붙잡았다.


“지금 우리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건가요?”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상황을 명확하게 알아야 하니 묻는 겁니다.”


그래도 CIA의 요원답게 당황하지 않고 이야기를 받아냈다.


“우리도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어요. 알고 있겠지만 한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공연을 한 적이 있으니까요. 오히려 미국에 왔더니 입국할 때부터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 뭔가 기분이 좋지 않군요.”


“그건...”


‘당신들이 문제 아닙니까?’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CIA 요원이었지만 그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적어도 공연은 성공적이었고 만일 공연을 취소한다면 기다렸던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 아니겠어요?”


“...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뭐가 위험하다는 거죠?”


“게이트가 발생하면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한국 측에서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로테가 코웃음 쳤다.


“이미 보통 사람들은 게이트에 접근도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요. 악마가 넘어오는 문제 때문에 막고 있을 뿐이지.”


“...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는 확신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각성자가 아닌 사람들도 환청이나 환각을 겪는 케이스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로테는 한발 물러섰다.


“좋아요. 그럼 저희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거죠?”


“일단 다음 공연을 미루는 건 가능하겠습니까?”


“거절하죠.”


뉴욕에서의 공연은 2일 연속으로 잡혀있었다.


“그럼 뉴욕 말고 LA에 잡혀있는 공연을 미루시죠. 그리고 이번에는 LA로 어떻게 이동하실 생각이십니까?”


“LA에 잡혀있는 공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일단 LA로 이동하고 생각을 해보는 걸로 하죠.”


로테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일단... 내일 균열이 더 열리는 것은 아니겠죠?”


로테가 입을 다물었다.


그건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베르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내일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이 이상으로 열리면 아무리 저희 미국이라 하더라도 감당이 쉽지는 않습니다.”


“... 혹시 더 열린다면 저희 어라우절에서 처리하죠.”


CIA요원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앞에 있던 밀당은 전부 이 마지막을 위한 빌드업이었다.


미국에서는 어라우절이 직접 움직여서 균열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서 관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물론 그 조건 덕에 새로운 균열이 열리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일단 저희도 최대한 경계 수위를 끌어올리기로 하겠습니다.”


“그러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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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20. 이상한 공감 +2 23.06.01 61 1 13쪽
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7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118 117. 인과의 착각 23.05.29 62 2 13쪽
117 116. 토크쇼 23.05.28 61 1 13쪽
116 115. 퍼포먼스 아닌데요 23.05.27 58 1 13쪽
115 114. 연예인도 아닌데 +1 23.05.26 64 1 15쪽
» 113. 남의 이야기 23.05.25 6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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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111 110. 문제는 없을 거야 23.05.22 6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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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9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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