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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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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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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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24.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다

DUMMY

당당한 백야의 말에 오히려 베르가 당황했다.


“어... 아니... 그런가?”


“너는 예쁜 게 싫단 말이야?”


“그건 아니지...”


금방 쭈그러든 베르였다.


로테가 상황을 수습했다.


“그래서 그 여자애 모습을 기억하긴 하는 건가?”


“음? 당연하지.”


... 설마.


“예쁜 사람은 잊어버리지 않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군.


“그럼 우리를 좀 도와줘야겠는데?”


“어떻게?”


“우리는 현실계의 신을 찾을 생각이다.”


“왜?”


“베르가 만나고 싶어 해서.”


백야가 그 말에 베르를 돌아보고 어이없어했다.


“아니 얘가 뭐라고...”


백야가 말을 하다 말고 생각하니 베르는 일단 각성계의 왕이었다.


“... 물론 왕이긴 한데...”


백야는 난감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현실에서 같이 찾아다니려면 내가 간섭력을 엄청 써야 하는데... 나는 그 정도의 간섭력을 모아놓지 않았어.”


“그럼 혹시 그 얼굴을 그려줄 수 있어?”


백야의 얼굴이 푸르게 변했다.


“... 그림은 못 그린다.”


너무 단호해서 이건 부탁도 못 하겠군.


“그럼 대신 단서 같은 건 없을까? 특징이라든가.”


“아니... 일단 예쁘다는 거 하고...”


세상에 예쁜 사람이 한 둘인 줄 아냐고...


백야는 잠시 고민을 했다.


“특징이라...”


사실 백야가 그런 특징을 잘 잡아낼 것처럼 생기진 않았지.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죠?”


베르의 물음에 로테도 고개를 끄덕였다.


백야는 이야기가 끝날 것 같은 상황에서 재빨리 말했다.


“잠깐잠깐. 그럼 베르테르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 녀석이 바이러스라며?”


“바이러스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거였지 바이러스라고는 안 했어.”


“아니. 그니까 일단 그 녀석을 족치는 게 우선 아니야?”


백야에게는 그게 시급한 문제였다.


“일단 어떤 면에서는 베르테르는 죽은 거지. 지금의 베르는...”


로테는 베르를 한 번 돌아보았다.


“섞여있는 입장이니까.”


백야도 어스름에게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섞여있으니까 그거라도 어떻게...”


“그건 나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소리인데 내가 받아들일 것 같아?”


백야는 뭔가 정답이 눈앞에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성질 같아서는 베르와 한판 붙고 싶었지만 참아야 한다는 건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주를 박살 냈던 베르에게도 상대가 안 될 가능성이 높은데 거기다 로테까지 있다면 아예 승산이 없었다.


“그럼 우리는 어쩌라고?”


“... 윤회에 돌아가는 방법을 현실계의 신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


현실계의 신이라면 그 방법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신이니까.


“... 그럼 최대한 돕도록 하겠다.”


“... 마음만 받도록 하지.”


어차피 현실계로 넘어오지도 못할 거면서.


“그러고 보니까 처음에도 그랬고... 두 번째도 마찬가진데...”


“음?”


“마주친 곳이 방송국 근처였어.”


“방송국?”


“그래.”


왜 방송국이지?


“나도 그래서 따라갔던 거야. 그냥 도를 아십니까 하는 애들을 내가 따라갔을 거 같아? 딱 봐도 연예인 같아 보여서 믿었던 거지.”


베르는 백야의 마지막 변명을 흘려들었다. 방송국에 간다고 해도 현실계의 신을 알아볼 방법이 없는데?


“... 방법이 없을까요?”


“그래도 범위가 줄어들긴 했으니까...”


“아니 그래도 백야의 말만 듣고 연예인 쪽만 보기에는 좀...”


백야가 발끈했다.


“내가 뭐!”


“눈이 낮아서 치마만 두르면 다 좋아하는 거면 어떻게 하게?”


“내가 그랬으면 벌써 결혼하고 너 만한 애가 있었겠지!”


“... 설마 모태솔로야?”


“아니라고!”


“강한 부정은...”


결국 멱살을 잡는 백야와 베르를 로테가 떼어냈다.


“백야. 우리는 각성계를 꽤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우리가 들어올 때마다 너를 찾을 수 있는 장소가 어디지?”


백야는 망설였다.


나름 한 배를 탔다고 하지만 이들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 공간을 찾아보겠다.”


“아니면 그 상자를 타고 우리가 들어올 때마다 날아오는 건 어때?”


베르는 웃으면서 던진 농담이었지만 오히려 백야는 솔깃한 모습이었다.


“꽤나 괜찮은 생각인데? 나는 베르가 들어오면 그 파장을 찾을 수 있어.”


“엥? 나?”


“그래. 너는 상당히 독특하거든.”


내가?


“게다가 이전에도 몇 번 찾은 적이 있으니 가능할 것도 같군.”


“음...”


듣고 있던 로테가 방법을 제시했다.


“일단 우리가 연예인의 사진을 최대한 많이 가지고 오겠다. 그중에서 그 신이라는 자가 있는지는 찾을 수 있는 거겠지?”


“뭐... 사진이라 완벽하지 않아도 대략 골라내는 건 가능하겠지.”


“그럼 일단 그 방향으로 해보자.”


-----------------------------------


“... 이걸 언제 하지?”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았다.


“아니... 범위가 너무 넓잖아...”


연예인에는 연기자도, 가수도, 심지어 방송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몇 가지 가능성이라면...


“그래도 현실계니까 나이를 먹는다 봐야 할까?”


그렇게 따지면 지금 나이가 꽤 될 텐데...


백야가 언제 스트루프 했는지 확인해야 했다.


“대표님!”


설단이 머무는 방을 두들기자 설단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왔다.


“야. 잠 좀 자자. 균열 닫느라고 피곤했다고.”


아. 설대표님까지 싹 투입된 거였군.


“아니... 그리고 균열이 꼭 저 때문에 열렸다고 볼 수는...”


“일단은 저번에 로테가 CIA랑 이야기해 놓은 게 있어서 이번엔 우리가 처리했어. 뭐... 겸사겸사해서 실력 과시를 좀 해놔야 말이 잘 먹힐 것 같기도 하고.”


복합적인 이유였군.


“그런데 웬일이야?”


“아. 그게...”


설대표에게는 최대한 간추려서 로테와 백야를 만나러 간 일을 전달했다.


“아하. 걔 원래 얼빠였어.”


“네?”


“내 선임이었잖아. 얼빠에 자존심은 세 가지고 결국 박수무당이 되면 가오가 안 산다고 스트루프를 한 셈이지.”


백야는 설단처럼 선이 굵은 외모는 아니라서 박수무당이 되면 좀 어색할 것 같긴 했다.


아니... 오히려 잘 어울리나?


“아무튼 그래서... 백야가 언제 스트루프 했는지가 궁금하다는 거지?”


“네.”


“가만있어보자... 한 10여 년 된 것 같은데?”


어...? 생각보다 얼마 안 됐잖아?


“얼마 안 됐네요?”


“어라우절도 생긴 지 얼마 안 됐어.”


아... 그건 그렇군.


“점집 그만둔 지도 얼마 안 됐고...”


점집이 시작됐을 때 스트루프 한 거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럼 10여 년 전에 여자애라고 했으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겠네요.”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지. 뭐... 신의 화신이라 나이를 안 먹는다면 모를까.”


그 생각도 해봤지만 각성계 신의 화신이었던 바넘조차도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 같았다.


“20대에서 30대의 여자 연예인이라... 범위가 엄청 넓은데?”


“그러니까요...”


이걸 언제 다 조사하지? 막막하네...


“협회에 협조 요청 같은 거 보내면 어때?”


“협회요?”


“연예인들도 웬만하면 다 협회가 있거든. 뭐 그런 거 없이 활동하는 방송인이나 유튜버도 있긴 한데... 10년쯤 전에는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니까.”


오. 일리가 있는데?


그 말을 듣고 스마트폰을 들어 협회를 검색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그런데 그냥 명단을 달라고 하면 주나요?”


“안 주지. 나여도.”


... 그럼 어쩌라는 겁니까.


“아. 처음에 협회에 협조 요청을 하라는 게 각성자 협회 이야기였는데?”


“아?”


“각성자 협회가 지금 힘이 세니까 각주한테 공문으로 처리해 달라고 하면 바로 해주지 않을까?”


베르는 존경의 눈으로 설대표를 봤다.


“역시... 대표를 그냥 할 수 있는 게 아니군요...”


“... 칭찬 맞지?”


그 길로 바로 로테를 거쳐 각주에게 명단 요청이 전달되었다.


-----------------------------------


각주는 명단 요청 서류를 받아 들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어다.


“... 이번엔 무슨 꿍꿍이지? 설명은 없었고?”


“없었습니다. 그저 공문으로 각 협회에 ‘적절하게 압박하여’ 사진이 포함된 명단을 받아달라는 이야기뿐이었습니다.”


“... 이거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걸 모르나?”


“... 글쎄요.”


각주는 계속 미국에 있을 수 없어서 한국으로 돌아간 상태라 전화로 연락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거 혹시 어디에 쓰시려는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우리가 찾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럽니다.”


아니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고.


각주는 살짝 답답했다.


“... 누구를 찾는지는 말하기 어려우신 겁니까?”


“네.”


로테가 의외로 칼같이 대답하자 오히려 각주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말해줄 수 없다고?’


“각성자 협회에서 각성자 적성에 관련해서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내세요. 협조 안 하면 국가 차원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 그거 좀...”


“그 정도 힘은 있는 거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하시죠.”


“음...”


각주가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 그런데 삼진 그룹을 통해서 알아보면 훨씬 간단하게 알 수 있을 텐데 이렇게 복잡하게 하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 삼진 그룹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나요?”


“아뇨. 하지만 대기업의 데이터베이스는 그런 수준이니까요. 특히 대기업의 경우는 광고에 대한 권한을 많이 갖고 있어서 오히려 엔터사에서 앞 다투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건 로테도 엔터 쪽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몰랐던 부분이었다.


“그렇군요. 그럼 그쪽이 더 빠르다는 뜻입니까?”


“빠를 뿐 아니라 더 정확할 겁니다. 협회는 의외로 귀찮은 존재라서 사람들이 소극적이거든요.”


“그럼 일단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죠.”


로테는 헤일을 불러서 부탁을 했다.


“알겠습니다.”


헤일은 별다른 고민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전화를 해서 지시를 내렸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라는군요.”


“고마워요.”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매니저가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헤일에게는 로테가 어려웠다.


“설대표는 왜 이 방법을 먼저 떠올리지 못했을까요?”


“... 아마도 설대표님은 굳이 기업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요.”


베르도 그 말을 듣고 알아차렸다.


어라우절은 엔터산업에 발을 들이고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목적은 각성자를 찾는 거였다.


심지어 정확히는 로테 자신의 동생들인 각성자들을 위주로 찾았다.


“... 그럼 뭐 모를 수도 있겠군요.”


어색하게 몇 마디를 주고받는 사이에 갑자기 헤일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네. 아. 보내셨다고요. 알겠습니다.”


삼진그룹의 일처리 속도는 로테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벌써 다 모았나요?”


“네. 1차적으로 다 모았고, 혹시라도 빠진 자료가 있는지 검토해서 내일까지 2차 자료를 주겠다고 합니다.”


“고마워요.”


하지만 그 자료를 넘겨받은 베르는 고맙다기보다는 눈앞이 캄캄했다.


“... 그냥 확인하지 말고 백야한테 떠넘겨야겠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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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7. 마이더스의 손 23.06.08 5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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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5. 오디션 23.06.06 55 1 13쪽
» 124.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다 23.06.05 60 1 13쪽
124 123. 솔직하게 말해보자 23.06.04 57 1 12쪽
123 122. 죽을 수 없는 자 23.06.03 56 1 13쪽
122 121. 바이러스 23.06.02 5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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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7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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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6. 토크쇼 23.05.28 6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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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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