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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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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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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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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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마이더스의 손

DUMMY

감독은 어라우절 측의 이야기를 최대한 정리해 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니까... 히로인 역의 여배우 쪽에 캐스팅을 직접 진행하고 싶으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직접 누군가 염두에 두신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신 게 맞는 건가요?”


“네. 정확합니다.”


감독은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설단이 나름 노련하게 끼어들었다.


“저희가 배우 파트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닙니다. 사실 여배우 쪽도 꾸준히 수업을 받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 이상으로 저희 쪽에서는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제작 쪽도 생각을 해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어라우절이 제작을 하겠다고 나서면 못 나설 것도 없었다. 재정적으로는 지금 상당히 풍족하다 못해서 상장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럼... 어떤 경험적인 측면이 필요하신 건가요?”


“그런 부분도 없지 않죠. 그리고 특히 저희가 우선해서 접근하고 있는 부분이 여배우 파트라서 그럴 겁니다.”


“아. 아무래도 남자 배우는...”


감독이 베르를 쳐다봤다.


나 아닌데?


서둘러 오해를 차단하려고 나섰다.


“남자 배우는 저희 쪽에서 안 해도 됩니다. 적어도 주연인데 감독님 마음에 딱 드는 분을 하셔야죠.”


“처음에 말씀드렸던 대로... 현실감을 주기 위해서는 진짜 각성자를 쓰고 싶은데 연예계에 가장 익숙한 각성자들을 섭외하려면 아무래도...”


어? 이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거기다 각성자 협회가 있다 보니 그 영향을 가장 덜 받는 각성자가 아무래도 유리하죠. 그리고 그건 당연히 어라우절이고요.”


베르는 화살을 돌렸다.


“아무래도 저희 그래비티에서 외모 담당은 헤일형이라서요. 거기다 삼진 출신이라서 더 편하지 않으실까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조금 평범한 분위기의 주인공이 필요한데요.”


아니, 그건 실례 아닌가요? 나도 나름 아이돌인데...


베르는 페스를 쳐다봤다.


페스는 뭘 보냐는 태도로 마주 쳐다봤다.


“그... 페스가 좀 평범하면서도 마스크가 괜찮은데...”


“팬들 사이에서는 헤일 씨는 엄친아에 페스씨는 천재형이라고 불린다던데요.”


... 그럼 나는?


감독은 나의 질문을 알아차린 듯이 나의 눈빛을 피했다.


“베르... 님께서 주연에 응해주시면 여배우 캐스팅 권한은 완전히 맡기겠습니다.”


“아니 그게...”


베르는 뭔가 아니다 싶어서 이야기를 하려는데 로테가 말했다.


“그렇게 하시죠.”


“감사합니다.”


아니 내 의견은?


베르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잠깐! 저는 연기 수업이고 뭐고 안 받아서 진짜 로봇 연기를 보일지도 몰라요. 드라마 망칠 일 있습니까?”


“아. 그건 괜찮습니다. 아마도요.”


뭐지? 왜 갑자기 그런 부분은 대충이지? 이렇게 열심히 써온 스토리를 그렇게 캐스팅에서 태워버려도 되는 겁니까?


“캐스팅은 언제 들어가실 예정입니까?”


“보자...”


설대표는 일정표를 뒤적거리더니 말했다.


“일단 이번 LA 공연이 지나고 캐나다 – 멕시코 공연이 지나가면 일단 일시적으로 귀국할 생각입니다. 그때 캐스팅 오디션을 볼 생각이고요.”


“그럼 오늘 이후에 삼진 쪽 매체를 통해서 제작 내용에 대해 기사를 좀 내고 어라우절의 첫 드라마 제작 타이틀로 내보내면 나름대로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뭐... 아이돌 기획사라서 웹드라마 정도라고 생각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럴 리가요.”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기본적으로 삼진이 손댄 일이면 그렇게 안 돌아갑니다. 돈이 모자란 건 아니지만 제작 과정에서부터 넷트릭스를 끌어들일 생각이죠. 일단 손을 댔으면 제대로 터트려야죠.”


“넷트릭스가 붙으면 뭐 기본적으로 세계시장 진출은 일도 아닐 테고... 그래비티도 나름 해외 팬들도 있는 편이니...”


설단의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아니 이대로 가면 내 발연기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거 아닌가?


“그럼 세부 일정은 추후 조율하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기획팀을 동석한 상태에서 마무리하시죠.”


돌이킬 수 없이 회의가 끝나고 있었다.


“아니 나 진짜 안 될 것 같은데...???”


베르의 허망한 독백을 못 들은 것처럼 다들 회의실을 나가고 있었다.


-----------------------------------


“베르! 드라마 주연을 한다고?”


데스티니는 말 그대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아니 데뷔하자마자 연기돌로 가는 거야? 그보다 연기는 언제부터 준비를 한 거야?”


“... 준비한 적 없는데요.”


스쿨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머리가 다시 아파왔다.


“그럼 상대역은? 아니 장르가 뭐야? 설마 로맨스는 아니지?”


“상대는 아직 모르고... 그냥 히어로물 같은데요.”


“히어로물? 아~ 각성자니까?”


“... 네. 뭐.”


그러고 보니 상대가... 아니 잠깐? 신의 화신이 나오면 합격시켜줘야 되나?


“어...?”


“왜?”


“아... 아니에요.”


오디션에 불러서 확인하는 것까지만 생각했는데 드라마가 구체적이 되면서 실제로 캐스팅을 생각해야 되게 생겼다.


“그럼 드라마 OST는 어디가 맡는 거야?”


“아. 일단은 어라우절에서 외부 가수도 알아본다고 하더라고요.”


“뭐? 우리가 그래도 아이돌 엔터테인먼트인데 소속 아이돌들한테 기회를 먼저 안 주고?”


실력파 아이돌들이라면 메인보컬들이 OST 같은 곳에 참여해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드물지 않은 루트였다.


“어... 대표님의 권한이니까요.”


“와... 대표님 그렇게 안 봤는데.”


미안해요. 설대표님.


“그래도 베르는 주연이면 한 곡 정도는 부르지 않을까?”


“아. 저요?”


스쿨은 내가 보컬쌤한테 얼마나 조인트를 까였는지 모르나 보군.


“보컬쌤이 애초에 베르는 OST 같은 거에는 어울릴 거라고 했는 걸?”


“예?”


“대신 아이돌에는 안 어울린다고 했지만.”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도 같았다. 올드한 목소리톤이라고 하던가?


“그래도 그 OST 보컬 뽑는 거 우리한테도 기회를 주겠지?”


“... 대표님한테 말하면 주시지 않을까요?”


“그래!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어라우절의 대표 아이돌인데 그 정도도 말을 못 하면 안 되는 거겠지?”


“그럼요! 저는 이터니티인 입장에서 응원합니다.”


뭐... 설대표님이 알아서 하겠지.


“그럼 드라마 촬영은 언제 들어가는 거야?”


“당장은 힘들죠. 저희 해외 투어 다 끝난 이후에야 가능할 거고... 심지어 오디션도 저희 북미 투어 끝나면 유럽 투어 가기 전에 틈이 났을 때 진행할 건데요.”


“그런데 뭐... 잘되고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요새 우리 회사 너무 일을 한꺼번에 빠르게 벌리는 거 아니야? 아무리 헤일네 회사의 지원을 받는다지만...”


충분히 그런 착각도 가능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착각은 아니었다. 헤일이 있으니까 삼진이 지원하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러게요. 대표님이 욕심을 좀 버리셔야 할 텐데.”


사실 일을 벌인 건 죄다 베르였지만 일단 대표를 팔기로 마음먹은 이상 전부 다 떠넘기기로 결정한 베르였다.


“헤일 입장에서도 좀 신경 쓰이지 않을까? 재벌집 출신인데도 아이돌에 열정이 있어서 하는 건데 자꾸 자신의 집안과 엮여서 돌아가면...”


“뭐... 헤일형은 크게 신경 쓰지 않더라고요.”


“그러면 다행이지만...”


데스티니 입장에서는 어라우절은 여전히 엔터테인먼트 회사일뿐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연기를 한다면 헤일이 먼저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야 헤일형의 빛나는 외모를 보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기 마련이지.


“... 감독이 조금 더 평범한 마스크를 원하더라고요.”


“아. 그렇구나.”


납득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그런데... 그럼 혹시 대본이나 이런 건 봤어?”


“대본은 못 봤고... 내용만 대충 들었어요.”


스쿨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수위가 높은 거 아니지? 막 19금이라던가...”


“그럴 리가 있겠어요?”


베르가 펄쩍 뛰었다.


... 근데 물어보진 않았는데?


“아니 요새 넷트릭스 이런 데 나오는 드라마는 못해도 15금에 대부분은 18금으로 나오더라고.”


“저는 고등학생...”


생각해 보니까 생일이 지나서 만 18세 이상이긴 하다.


“지금 당장은 안 찍는다며? 그리고 하이틴 드라마도 키스신 정도는 나오는데 히어로물이면 그 정도는 기본일 것 같은데?”


키스신? 아니 그런 건 생각 못 했는데요?


베르의 멍해 보이는 얼굴을 보던 스쿨이 주먹을 꽉 쥐었다.


“좋아! 결정했어. 나도 오디션 볼 거야.”


“네?”


“나도 보면 되는 거 아니야?”


“어... 비공개 오디션이라고 하던데.”


“엥? 공개로 모으는 거 아니었어?”


그럴 리가 없다. 왜냐 하면 명단을 미리 내정해 놨으니까.


“저는 잘 모르겠고... 대표님이 미리 다 알아보신 모양이더라고요.”


“어...? 그래?”


약간 실망한 눈치였다.


가만. 생각해 보면 비공개 오디션으로 신만 만나고 나면 굳이 안 뽑아도 되는 거 아닌가?


“뭐 비공개에서 잘 안 되면 공개 오디션으로 전환할 수도 있겠죠.”


“... 대표님의 안목을 전혀 안 믿는구나.”


아.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


“이쪽 업계에서는 우리 대표님 거의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데.”


“엥? 왜요?”


“달랑 2개 그룹 내놨는데 둘 다 이렇게 성공한 엔터가 그렇게 많을 것 같아? 완전히 중소도 아니고 소규모 기획사 였는데?”


어... 그렇게 따지고 보면 대단하긴 하네.


“그래서 아이돌 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얼마 전에 연예계 잡지에서 인터뷰도 했던데?”


“헐?”


어쩐지 요새 묘하게 설대표님이 좀 업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유가 있었군.


“그런데 이제 아이돌을 넘어서 드라마 제작사업에 뛰어들고, 심지어 캐스팅부터 직접 관여한다고 하면 파장이 장난 아닐걸.”


“... 그렇군요.”


왠지 일이 진짜로 좀 커져가는 느낌인데...


-----------------------------------


LA의 공연은 아무래도 첫 공연이었던 뉴욕에 비해서 훨씬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모두의 주목을 받는 합동 공연 타이밍이 다가왔다.


“나 어때?”


단디의 목소리에 베르는 고개를 돌렸다가 그대로 굳었다.


단디의 서큐버스 의상은 생각보다 노출이 있는 편이었다.


지나가면서 한 번 의상을 대충 보긴 했지만 단디가 입고 있는 것을 보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 좀 위험한 거 아니에요?”


“아... 조금 그런가?”


불안한 점이 많은 의상이었다. 기획 단계에서 봤던 것과는 꽤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래도 베르의 반응을 보니 적어도 서큐버스의 매력은 나오는 거 같은데?”


단디는 베르의 반응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준비 들어가실게요~!”


스탭이 부르는 소리에 일단 따로 입장을 하기 위해서 각자의 팀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어때? 마음에 들어?”


방금 입장 준비를 외쳤던 스탭이 옆에서 묻는 소리에 베르는 그게 누군지 알아챘다.


“아니 머콘이 왜 이걸...”


말하다 생각해 보니 애초에 머콘은 진행 쪽이었으니 여기 있을 수도 있었다.


“서큐버스 컨셉인데 못 봐주게 어설프게 해 놨더라고. 그래서 내가 손 좀 썼지.”


... 의상이 그렇게 된 원흉이 여기 있었군.


“베르 반응 보니까 흐뭇하기도 하면서 뭔가 좀 아쉬운데? 괜히 딴 여자한테 눈길이나 주게 한 건가 싶기도 하고~.”


“저는 처음에 그 컨셉 자체를 머콘이 내놓은 줄 알았는데요.”


“아니. 나는 진행 쪽이라서 기획 쪽에서 그런 걸 내놓을 줄은 몰랐지. 그래도 서큐버스 이름이 있는데 그대로 있을 수는 없어서 가서 설대표 목을 졸라서 의상만 바꿨어.”


대표의 목을 졸랐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저렇게 자랑스럽고 뿌듯해하는 표정이었다.


“아참! 드라마는 대체 무슨 소리야?”


“아... 그게...”


설명하려는 데 입장 콜이 들어왔다.


“그건 나중에...”


머콘은 엄지를 들어 보였다.


입장은 그래비티가 먼저였기에 헤일과 페스와 함께 무대에 올라갔다.


곧이어 피아노로 어레인지 된 반주가 시작되면서 그래비티가 입장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함성이 들려왔다.


정면을 향해 서서 바닥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베르의 눈에 베르의 그림자에 다가서는 날개 단 서큐버스 그림자가 보였다.


베르의 등 뒤에 살짝 달라붙는 단디의 동작이 이어졌다.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훅-.


거기서 단디가 리허설에서는 없었던 동작으로 베르의 귓가에 숨을 불어넣기 전까지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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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128. 아티스트 23.06.09 57 1 14쪽
» 127. 마이더스의 손 23.06.08 56 1 14쪽
127 126. 히어로 드라마 23.06.07 56 2 16쪽
126 125. 오디션 23.06.06 55 1 13쪽
125 124.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다 23.06.05 60 1 13쪽
124 123. 솔직하게 말해보자 23.06.04 57 1 12쪽
123 122. 죽을 수 없는 자 23.06.03 56 1 13쪽
122 121. 바이러스 23.06.02 58 1 14쪽
121 120. 이상한 공감 +2 23.06.01 61 1 13쪽
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7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118 117. 인과의 착각 23.05.29 62 2 13쪽
117 116. 토크쇼 23.05.28 61 1 13쪽
116 115. 퍼포먼스 아닌데요 23.05.27 58 1 13쪽
115 114. 연예인도 아닌데 +1 23.05.26 64 1 15쪽
114 113. 남의 이야기 23.05.25 62 1 12쪽
113 112. 좋아하는 것 23.05.24 64 1 13쪽
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111 110. 문제는 없을 거야 23.05.22 62 1 14쪽
110 109. 정보 공개 23.05.21 65 1 15쪽
109 108. 각성계의 악마 23.05.20 68 1 14쪽
108 107. 누구 편인 거죠? 23.05.19 67 1 13쪽
107 106. 가질 수 없는 것 23.05.18 67 1 13쪽
106 105. 도움의 흐름 23.05.17 69 1 13쪽
105 104. 스트루프의 부활 23.05.16 67 2 12쪽
104 103. 시그널 23.05.15 65 2 14쪽
103 102. 장르가...? 23.05.14 65 2 12쪽
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7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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