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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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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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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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50화

DUMMY

이번화는 예외적으로 봉구의 일기를 먼저 올립니다.

읽는데 혼동 없으시길 바래요^^




◐ 봉구의 일기 ◑




뭐야.. 다들 어디 갔지?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아무도 없다.

밖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나?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대충 머리를 말린 후..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현관문이 열리며 형과 누님 그리고.지연이가 들어온다..


"어디 갔다 와요?"

"아.. 그냥 정원에서 커피 한 잔 한다고.."

"선배님 다 씻은 거에요?"


지연이가 묻는다.


"어.."

"아.. 그럼 나도 씼어야지.."


그리곤 후다닥 화장실로 달려가는 그녀..

..............

나 역시도 미쳐 말리지 못한 머리를 다시 말리기 시작했다.





"봉구야.. 잠깐 바람이나 쐬자.."


서연 누님이 외출을 권한다.


"네? 둘이요?"

"어.. 잠깐이면 돼."

"그.. 그래요 뭐.."


뭔 얘기를 하려 길래.. 불러내는 거야.

지연이랑 환수형 둘만 있으면 뻘쭘할텐데..


"다녀와요. 홍홍.."


...........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을 알기라도 하듯..

먼저 웃으며 손을 흔드는 지연이였다.


"어.. 그래."





"야.. 뽕구 너.."

"왜요?"

"지연이한테 잘해줘."

"네?"

"잘해주라고.. 보니까 너무 착하고 여린애더라."

"그 얘기 하자고 불러낸 거에요?"

"아니 뭐.. 그냥 오랜만에 뽕구랑 데이트 좀 하고 싶어서 그런 거지. 이제 지연이가 옆에 있으면 아는 척도 안해줄텐데.. 호호홍.."

"에이 아니에요. 지연인 지연이고 누님은 누님인데.. 그리고 이렇게 넷이서 자주 볼 건데 뭐가 문제에요.."

"하긴 그런가? 호호홍.."

"들어가요 언능.."

"에이.. 뭘 그리 급해. 천천히 바람 좀 쐬다 가자 얘.."

"아.. 누님.. 지연이 프로포즈 시간 다되가요. 가서 준비해야죠.."

"가서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건데 뭐가 문제야. 누나도 다 시간 보고 있으니까.. 걱정마.."


..............


"으이그.. 알았어요.."


누님과 함께 밤길을 걸으며..

모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펼쳐가고 있었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


이제.. 지연이에게 스크린 앞으로 나오라는 문자를 보낸 후..

내가 준비한..

나의 마음이 담긴 영상을 그녀에게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영상이 끝날 때..

그녀는 나의 마음에 대한 답을..

한마디로 표현해 줄 것이고..

그 한마디에.. 나의 운명은 갈리는 것이다.


고백.. 받아주겠지?

솔직히.. 99% 확신은 하고 있지만..

그 놈의 단 1%에 대한 불안감이..

나의 심장 박동수를 엄청나게 증가 시키고 있는 중이다.

떨지 말자 김봉구.

잘 될 거야..

화이팅~


* 지연아.. 별장 뒤로 잠깐만 나와봐.. *


그녀에게 문자를 보낸다.




"선배님 어딨어요?"


나무 뒤에 숨어..

그녀를 지켜본다.

스크린 앞에 서서 나를 부르는 그녀..

예정대로..

캠코더 영상을 켜기 위해 숨어 있던 환수형에게 싸인을 보내자..

스크린에 빛이 들어오면서..

큰 화면으로 지연이 얼굴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지연아..

많이 기다렸지?

이제.. 널 위한 쇼 타임이 시작되는 거야..

잘 지켜 봐줘.

그리고 부디..

내가 원하는..

"고마워요"

그 한마디만 해줘.

부탁이야..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그녀의 뒤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영상이 나오는 3분 남짓한 시간이..

마치 1년이나 되는 것 처럼

길게 느껴지고 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잠깐 주저 앉아 쉬고 싶었지만..

그녀가 눈치라도 챌까..

꿋꿋이 버티고 서있었다.




마지막 멘트까지 끝났다.

이.. 이제..

그녀가 돌아볼 차례다.

떨린다.

떨려 미칠 거 같다.

태어나서 이렇게 긴장했던 순간이 있었던가..

윤경이에게 고백하던 순간도

이렇게까지 가슴 터질 정도로 긴장하진 않았던 거 같은데..

아.. 제발..




그녀가 돌아본다..

헛.. 눈물..

저.. 저건 뭔 의미야?

내 마음을 받아주겠다는 거?

맞지?

너무 기뻐서 흘리는 눈물 맞는 거지?

서서히.. 그녀가 나에게 다가온다.

한발짝 한발짝 다가 올 때마다..

나의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결국.. 나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녀..

내 운명을 결정지을 한마디를 하기 위해

천천히.. 입술을 뗀다.


"고.."


고?

정말?

아..

된 거야 지금?

정말 성공한 거?


됐어!!

드디어 성공한 거라고..

으하하하하..


"고.."


아.. 지연이 너도 긴장하고 있구나.

괜찮아..

부끄러운 거 알아...

나도 이렇게 창피하고 쑥스러운데..

너는 오죽 하겠니..

그래.. 이해해 줄께.

그러니 빨리 너의 마음을..

나에게 전해줘.


이 선배는 지금..

속이 시꺼멓게 타 들어 가고 있단 말야..


"어~ 얘기해 지연아.."

"고.. 고.. 민스러워요."


잉?

고민스러워?

노.. 농담인가?

아니면.. 내.. 내가 잘못 들었나?


"뭐?"


잘못 들었겠지?

그래.. 농담이거나..

아님 내가 잘못 들은 걸거야..

하하.. 그래..

당연히 이런 대답을 할 리가 없잖아.

...........


하지만 다시 쳐다본 지연이의 표정은..

상당히 진지하고 어두워 보였다.

...........


아냐..

저.. 절대 아냐..

이럴 수 없다고..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죄송해요.. "


...........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뭐.. 뭐야.. 이거..

나.. 지금..

거절 당한 거야?

확실하게..

그녀에게 차인 거..

맞는 거지?


"어? 어.. 그.. 그래.."


망치로 크게 한 방 얻어 맞은 듯..

머리는 새하얘졌고..

이제껏 힘들게 버텨왔던 다리가..

결국 풀려 버린다.


"저 먼저 갈게요."


후다닥.. 나의 옆을 지나쳐 뛰어가는 그녀

하지만 붙잡을 정신조차도 들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




그녀를 쫓아가..

붙잡고 얘기하고 싶다.

내 마음 다시 한 번 재대로 전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풀려 버린 다리는..

도무지 말을 듣질 않는다.

................




왜 난 이제껏..

지연이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했을까..

아니..

왜 지연이가 나의 고백을 당연히 받아 줄거라 생각했을까..

뭔 자신감 이었기에..


생각해 보면..

그 어디에도..

그녀가 날 좋아한다는 확실한 증거 따윈 없었었는데..

도대체 뭘 믿고 난 이런 되도 안한..

프로포즈나 하고 있었던거냔 말이다..

이 바보 같은 놈아..




더 이상 그녀를 볼 자신이 없다.

그녀 역시도 날 보기 부담스러워 할 테고..

이제까지 그렇게 편하던 그녀와의 관계는

더 이상 회복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

이젠 정말 끝인 것이다.

하하하..

나의 아름다운 봄날도..

이렇게 허무하게 가 버리는 구만..

젠장..




고요함이 감도는 정적의 시간..

별장에 있는 소주라도 꺼내와

미친 듯이 들이키고 싶은데..

그것조차도 귀찮아질만큼..

모든 의지를 상실해 버렸다.


지연아..

니가..

이 선배를 결국

폐인으로 만들어 버리는구나..

겨우 사람처럼 살아보나 했는데..

또 한 번..

날 폐인으로 만들어 놨어.


나 이제..

어떡하냐..

아..


결국..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

아예 드러누워 버린 채..

눈을 감아버린다.






치지직...

뭔 소리야?

정적을 깨는 낯선 소리에 잠시 놀랐다..

그리곤 갑자기..

어둡던 밤하늘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한다.


뭐지?

고개를 들어 확인을 해본다..


헉..

뭐야 이거?


환하게 빛나는 스크린 속에선..

난 결코 찍은 기억이 없던..

지연이의 영상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 선배님.. 저.. 저기요.. 사실.. 제가 실수로 영상을 먼저 봐버렸어요. 죄송해요 힝.. 그래도 못 본 척하고 선배님 고백 받으려고 그랬는데요.. 근데.. 환수 선배하고 서연 언니가 갑자기 와 가지고 저 보고 자꾸 선배님 좀 놀려 주자고.. 몰래 카메라 찍자고 막 꼬득여서.. 저.. 전 진짜 안 하려고 했거든요? 아.. 진짜.. 환수 선배님.. 말 좀 해봐요 언능.. *


* 하하.. 봉구야.. 미안하다. 그냥 하면 재미 없잖냐.. 그리고 솔직히 이거 다 서연이가 주도 한 거야. 내 책임 아니다. 야 그리고 지연이 너두 재밌겠다고 같이 하자며? 왜 발뺌해? *


* 제가 언제요? 힝.. 암튼 선배님.. 화 안 내실 거죠? 저.. 바로 선배님한테 대답해 드릴테니까 너무 화 내시면 안 돼요. 아셨죠? 자.. 그럼 뒤로 도..돌아서.. 고.. 고백해 줘요. *





아..

지연아..

너.. 너란 애는 도대체..

아..

정말..








◐ 지연의 일기 ◑




뭐야..

봉구 선배..

커플 영상을 찍은 게 아니라..

날 찍고 있었던 거야?

왜?

도대체 왜?


떨리는 맘으로 스크린을 주시하는 나였다.


* 야.. 점심 차리냐? 자.. 지연아.. 여기 보고.. 스마일.. *


.............


* 지연이가 지금 잔뜩 삐진 거 같네요.. 달래주고 싶은데.. 가서 어깨라도 토닥여 주고 싶은데.. *


.................


* 홍홍.. 잡아봐요 빨리.. 홍홍홍 *

* 너.. 너 잡히기만 해봐.. *

* 서연아.. 쟤들 무슨 영화 찍나 봐. *

* 그러게.. 아주 좋아 죽네 그냥.. 호호홍 *


.................


* 지연양은 지금 기분이 어때요? *

* 아.. 너무 좋아요. 행복해요.. *

* 꿈이 있다면? *

* 꿈? 그런 건 왜 물어봐요? *

* 아.. 그냥~ 뭐.. 물어볼 것도 없고 하니까.. 하하 *

* 아.. 전 현모양처가 꿈이랍니다.. 홍홍.. *

* 이상형은 있어요? *

* 당연하죠.. 근데 요즘 들어 바뀐 거 같아요.. 홍홍.. *

* 오.. 그래요? 뭔데요? *

* 글쎄요.. 비밀이겠죠? *

* 비밀? 에이.. 그런게 어딨어.. 말해봐.. *

* 홍홍.. 비밀이에요.. *

* 어이.. 이런 영상에 비밀 얘길 하면 어뜩하냐.. 괜찮아.. 슬쩍 얘기해봐. 아.. 그냥 녹화 버튼 끌까? *

* 됐어요.. 저~얼대 비밀이에요... *


....................


* 자.. 여기들 잠깐 보세요.. *

* 어머.. 이런 것도 찍는 거야? *

* 언니.. 웃어요.. 홍홍.. 이쁘게 나와야죠.. *

* 자.. 지연이도.. 스마일 *

* 어머 저두요? 홍홍.. *


.....................


* 지..지연아.. 영상 잘 봤지? 그.. 그러니까 이게.. 음.. 어..*

* 야.. 너 왜 이렇게 떨어? *

* 아.. 형.. 이거 녹화 중인데 말하면 어떡해요.. *

* 아참.. 아이고.. 어쩌냐? *

* 아.. 나 몰라.. 이거 어째.. *


................


* 지연아.. 방금전껀 그냥 잊어. 실수야.. 하하.. 자 그럼 다시.. 음.. 지연아.. 그러니까.. 내가.. 이걸 원래는.. 그게.. 아.. 안돼겠다.. 형 꺼요.. 잠깐.. *

* 왜? *

*긴장 되서 멘트가 기억이 안나요. 에휴.. 망했어. 흑.. 이거 어떻게 보여줘.. *

* 야.. 그냥 메모 적어서 해라. *

* 안돼요. 이런 건 마음속에서 나오는 그대로 해야 된다구요. 자 다시 해봐요.. *

* 오케이..어라? 야.. 나 이거 정지 버튼 안 눌렀네? *

* 네? 아.. 미쳐 진짜.. 그럼 지금거 다 녹화 된 거에요?아오.. *


.................



* 지연아.. 방금 것도 잊어줘. 미안해.. 에휴.. 이거 생각만큼 쉽질 않네.. 흠.. 다시 재대로 간다. 지..지연아..어.. 그러니까.. 그게.. 이게 원래.. 너의 이쁜 모습들 많이 찍고 마지막에 내가 너한테 고.. 고백을 멋지게 하려는 거였거든? 느끼해도 이해해줘. 알았지? 음.. 아아.. 지연아... 내 맘이.. 어 그러니까.. 어..지연아.. 나.. 나랑 사귀자.. 응? 내 맘.. 바..받아줘..너 이거 다 볼 때 쯤.. 내가 뒤에서 짠하고 나타날껀데.. 내 맘 받아줄거면.. 나한테.. 고마워요~이거 한마디만 해줘. 그럼 니가 내 마음 받아 준 걸로 알테니까.. 다른 말 아니고.. 그냥 고마워요. 이거 한 마디면 돼. 알았지? 꼭이야.. 꼭.. 고마워요야.. 땡큐나 감사해요.. 이런 거 아니고.. 알았지? *


..................




떨려오는 마음을 진정 시킬 수가 없다..

전기에라도 감전 된 듯..

온몸이 달아 올랐고..

턱 밑까지 솟아 오른 벅찬 감정이

눈물과 함께 솟구쳐 버린다.


희열이란 감정이 이런 것일까..

온몸을 휘감아 오는 전율에..

다리가 풀려버리는 나였다.

아.. 선배님.. 정말..





서.. 선배님..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그 어떤 말도 생각이 안나요.

그냥 저도 모르게 자꾸 눈물만 나고 있어요.

저.. 프로포즈 때까지 계속 울기만 하면 어떡하죠?




선배님..

고마워요.

절 위해 이런 멋진 이벤트도 준비해 주시고..

정말.. 저 감동했어요.

사실 이렇게 안 해도..

전 이미 선배님이 너무 좋은데..

너무 좋아서..

그냥 내가 먼저 선배님한테 고백 할까도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 준 거까지 다 고마워요.

정말..

정말이지..

너무 고마워요.. 선배님.




아.. 근데 미리 알아 버려서 어떡해요?

아무래도 제가 모른 척 해야겠죠?

선배님.. 이렇게 힘들게 준비하셨는데..

저.. 열심히 연기해 볼게요.

전혀 몰랐던 척.. 깜짝 놀란 척.. 행복해 하는 척..

연기파인 저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볼게요.

기대하세요 선배님..




"어라? 야.. 이지연.."


헛..

영상을 처음으로 맞춰 놓기 위해 캠코더를 만지는데..

환수 선배와 서연 언니가 놀란 듯 나를 부른다.


"..............."

"뭐야 지연아.. 너 이거 혹시.. 보..본 거야?"

"네.."

"진짜? 아.. 이를 어째.."


나보다 더 놀랜 서연 언니와 환수 선배..

.............

하긴..

나를 위해 봉구 선배와 열심히 계획을 짜주신 분들이니..

놀라는 게 당연한 거긴 하겠네..


"죄송해요.. 보려고 한 건 아닌데.."

"아.. 아냐 뭐.. 할 수 없지.."

"..............."

"근데 어때?"


서연 언니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묻는다..


"뭐가요?"

"봤을 거 아냐. 봉구 고백.. 대답은 정했어?"

"................"


아.. 이거 어쩌지?

말해줘야 되나?


"정하긴 했나 보네.."

"네?"

"얼마나 감동을 했으면 이렇게 펑펑 울었데니.. 눈이 팅팅 불었네 아주.. 호호홍"

"그러게.. 하하.. 지연아 그렇게 좋았냐?"


................

아.. 이 언니 왜 이렇게 눈치가 빠른 거야..힝..


"에이.. 시시해. 기껏 깜짝 놀래키려고 준비 했더니.. 미리 봐버려서 김 샜잖아."


서연 언니가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죄..죄송해요."

"하하.. 아냐. 지연이가 왜 미안해.. 널 단속 못한 우리 잘못이지. 하하.. 그나저나 봉구놈이 좀 허탈하긴 하겠다야.."

"아니에요. 말하지 마세요. 저 모르는 척 그냥 받아주고 싶어요."

"오.. 그래?"

"네.. 힘들게 준비한 건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게 할 순 없잖아요.."

"아.. 좋은 생각 떠올랐어 오빠.."


잉?


"어? 뭔데?"

"우리.. 봉구를 위한 깜짝 영상 준비해 주자."


뭐?

깜짝 영상?


"뭐?"

"뭐.. 뭔데요?"


궁금해지는 나였다.


"모여봐.. 그러니까.."


그리곤 셋이서..

봉구 선배를 놀래켜 줄 재밌는 상황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어디 갔다와요?"


별장으로 들어서자..

선배가 막 씻고 나왔는지 머리가 촉촉히 젖어 있었다.

아.. 이젠 보기만 해도 떨리네..


"아.. 그냥 정원에서 커피 한 잔 한다고.."

"선배님 다 씻은 거에요?"

"어.."

"아.. 그럼 나도 씼어야지.."


지금은 선배 얼굴 오래 못 보겠어..

너무 떨리잖아.. 힝..

후다닥 화장실로 피해 버린다.





"야.. 우리도 준비하자.."


서연 언니가 봉구 선배를 데리고 외출한 사이..

환수 선배가 캠코더를 가져와..

나를 부른다.


"네.."

"멘트는 준비했냐?"

"네.. 대충요. 근데 그냥 떠오르는 대로 하는 게 제일 좋을 거 같아요. 저 이런 거 외우면 잘 안되더라구요.."

"하하 그래.. 대신 한번에 가야 된다. 이거 편집 안되는 거 알지?"

"네. 자.. 그럼 찍을 준비 하세요."

"오케이.. 레디.. 액션.."

"선배님.. 저.. 저기요.. 사실.. 제가 실수로 영상을 먼저 봐버렸어요. 죄송해요 힝.. 그래도 못본 척하고 선배님 고백 받으려고 그랬는데요.. 근데.. 환수 선배하고 서연 언니가 갑자기 와 가지고 저 보고 자꾸 선배님 좀 놀려 주자고.. 몰래 카메라 찍자고 막 꼬득여서.. 저.. 전 진짜 안 하려고 했거든요? 아.. 진짜.. 환수 선배님.. 말 좀 해봐요 언능.. "

"하하.. 봉구야.. 미안하다. 그냥 하면 재미 없잖냐. 그리고 솔직히 이거 다 서연이가 주도 한거야.. 내 책임 아니다. 야 그리고 지연이 너두 재밌겠다고 같이 하자며? 왜 발뺌해?"

"제가 언제요? 힝.. 아.. 암튼 선배님.. 화 안내실거죠? 저.. 바로 선배님한테 대답해 드릴테니까.. 너무 화내시면 안돼요. 아셨죠? 자.. 그럼 뒤로 도..돌아서.. 고.. 고백해줘요.."

"캇.. 오케이. 뭐 이 정도면 되겠네.."

"잘 한 거겠죠?"

"어.. 뭐 봉구에 비하면 훨 낫네. 하하.. 암튼 나 가서 캠코더 고정해 놓고 올 테니까. 기다려.."

"네.. 수고했어요 선배님.."


캠코더를 원래의 위치에 셋팅해 놓으러 가는 환수 선배였다.

고마운 선배..

그리고 언니..





* 지연아.. 별장 뒤로 잠깐만 나와봐. *


드디어 시간이 되었는지..

선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

죄송해요 선배님.

너무 일찍 알아버려서..

그래도

저도.. 슬쩍..

준비한 게 있으니까..

너무 상심 마시고..

좀만 참아줘요.


기대감을 안은 채.. 별장 뒷편으로 간다.





"선배님 어딨어요?"


불러주는 척 한다.

역시나 대답은 없다.

그 순간..

예상했던 대로..

스크린이 환해 지더니..

나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흘러 나오기 시작한다.


봤던 거지만..

또 한 번..

시선을 고정한 채..

감상에 빠져보기로 한다.



* 지연아.. 방금 것도 잊어줘. 미안해.. 에휴.. 이거 생각만큼 쉽질 않네.. 흠.. 다시 재대로 간다. 지..지연아..어.. 그러니까.. 그게.. 이게 원래.. 너의 이쁜 모습들 많이 찍고 마지막에 내가 너한테 고.. 고백을 멋지게 하려는 거였거든? 느끼해도 이해해줘. 알았지? 음.. 아아.. 지연아... 내 맘이.. 어 그러니까.. 어..지연아.. 나.. 나랑 사귀자.. 응? 내 맘.. 바..받아줘..너 이거 다 볼 때 쯤.. 내가 뒤에서 짠하고 나타날건데.. 내 맘 받아 줄거면.. 나한테.. 고마워요~이거 한마디만 해줘. 그럼 니가 내 마음 받아 준 걸로 알테니까.. 다른 말 아니고.. 그냥 고마워요. 이거 한 마디면 돼. 알았지? 꼭이야.. 꼭.. 고마워요야.. 땡큐나 감사해요.. 이런 거 아니고.. 알았지? *




............

마지막 선배님의 고백까지..

영상이 모두 흘러 나왔다.


이젠..

뒤를 돌면 선배가 있다.

아..

떨리네.

맨날 보던 선배인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거야.

후아..

떨지 마 이지연.

힘내..


심호흡을 마친 후..

조용히 뒤를 돌아본다.





아..

선배님..

그렇게 애절한 표정으로 서 계시면..

제가..

준비한 걸 못하잖아요.

지금은 거절해야 되는데..

어떡하란 말이에요..


선배의 손에 쥐어진 꽃다발까지 보고 나니

결국 참았던 눈물이 흘러 내려 버린다.

에효..

이러다 몰래 카메라고 뭐고..

바로 이 자리에서 고백 받아주게 생겼네.. 힝..


아.. 안돼..

선배님께도 좋은 추억 하나 만들어 줘야 하잖아..

그래..

정신 차리자.

울지마 이지연..


마음을 다시 추스린 채

조심스럽게 선배 앞으로 다가선다.


그리곤..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서서히 입술을 뗀다.


"고.."

".........."

"고.."

"어.. 얘기해 지연아.."

"고.. 고..민스러워요."

"어?"


아..

선배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진다.


선배님..

좀만 참아요.

조금만 참으면..

행복한 시간들이 펼쳐질 거에요.


"죄송해요. "

"어? 어.. 그.. 그래.."


아.. 어쩜 좋아..

선배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냐?

힝.. 괜한 짓 한 거 같잖아..


"저 먼저 갈게요."


후다닥..

선배 옆을 지나 뛰어나간다.


"............."


선배님.. 몇 분만 참아요..

몇 분 후면..

환수 선배가 영상 틀어 줄 거에요..

제 마음.. 담겨진..

선배님 고백에 대한 대답..

들어 볼 수 있을거라구요.

그러니 딴 데 가지 말고 잠깐만 있어요..

그거 보시고..

뒤 돌아 보시면..

선배님이 제게 했던 것처럼..

저도 그 자리에 서 있을거에요.


그러면..

선배님은 그냥 제게 오셔서

절 안아 주시기만 하면 되는 거에요..

어떤 말도 필요 없어요.

그냥..

꼭 안아 주시기만 하면 돼요.

아셨죠?





멀리..

스크린으로 나의 영상이 나오기 시작하고..

난.. 선배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스레 선배의 뒷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

아예 바닥에 누워있는 선배..

흑..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당장이라도 가서 일으켜 세워..

꼭 안아주고 싶었다.




준비했던 나의 영상이 끝이 나자..

선배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 만다.


아.. 선배님

힘드셨죠?

저도 너무 힘들었어요.

앞으로..

저한테..

그런 괴로워하는 모습..

보여주지 말아요.

마음 아파서 못 보겠단 말이에요.


"지.. 지연아.."


근데..

선배님 지금 우시는 거에요?

남자가 이런 일 가지고..

왜 울고 그래요.

선배님이 우니까..

저도 막 쏟아지려 하잖아요..


안돼 이지연..

아까 많이 울었잖아.

이제 그만 울어야 돼.

선배한테 더 이상 울보 같은 모습 보이면 안된단말야..


하지만..

선배의 우는 모습 앞에선..

나 역시도 울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선배..


"지.. 지연아.."

"고마워요."


아까부터 정말 하고 싶던 한마디..

선배 역시 그렇게 듣고 싶어했을 한마디를

드디어 하고 말았다.


"나.. 나도.. 고마워.."

"고마워요."

"어.. 나도.."

"고마워요.."


선배님.. 밤새도록 이 말만 하고 싶어요.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좋아한단 말보다..

고마워요란 말이 더 좋은 거 같거든요.


"나도 고맙다니까.."

"고마워요.."

"언제까지 할거야?"

"안아줄 때 까지요."

".............."

"고마워요.."

".............."

"고마.."


헛...

갑자기 나를 확~안아 버리는 선배..

아..

선배님..

고마워요..

너무 고마워요..

정말이지..

눈물나게 고마워요.





빠바방~~~!!

휘이~~~~ 이잉~~ 펑~~!!


멋진 불꽃들이 밤 하늘을 수 놓기 시작하고..

난.. 선배의 품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서..선배님.."

"어? 어.."

"저.. 저기.."

"어 왜?"

"그러니까 그게.."

"어.."

"우리 이제 사귀는 거 맞죠?"

"어? 어.. 그렇지.."

".............."

".............."





"야.."

"네.."

"우리 심심한데.. 데.. 데..이트나 하러 갈까?"

"네? 아.. 네 그래요."

"어.. 가자.."

"네.."

".............."

".............."

"야.. 소.. 손 좀.."

"네?"

"아.. 아냐. 하하.. 바람이 차네.."

"손 잡고 싶어요?"

"어? 아.. 뭐.."

"아직은 안돼요."

"어? 뭐가?"

"저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에요. 일주일 후에 잡게 해드릴게요."

"............."

"너무 긴가?"

"어.. 좀 길다. 3일 이면 안될까?"

"흠.. 생각 좀 해볼게요.."

"에이 그러지 말고.. 손은 그냥 오늘부터 하자. 대신.. 딴 건 천천히 해도 돼.."

"딴 거 뭐요? 응큼하게.."

"아.. 아냐.. 하하.."

"좋아요 그럼.. 자.. 잡아 봐요."

"............."

"............."

"손이 차네.."

"선배님이 녹여 놔요. 밤새 추운 데서 떨어서 그래요.."

"어.. 그래.."

"좋아요?"

"뭐가?"

"손 잡은 거.."

"하하.. 좋지 그럼.."

"저도 좀 좋아요."

"좀?"

"아뇨.. 좀 많이.."

"얼마나 많이?"

"아주 많~이.."

"그래?"

"네.. 홍홍.."




"어라? 저 문자 왔어요.. 잠깐만요.."

"어.."

"어? 뭐야?"

"왜?"

"아.. 뭐야.."

"왜 그러는데?"

"지금 환수 선배하고 서연 언니.. 서울 올라가는 중이래요. 우리 보고 알아서 자고 올라오래요."

"뭐?"

"아..뭐야.. 이것도 혹시 선배님 계획에 있던 거에요?"

"아.. 아냐.. 절대 아냐. 아.. 형님.누님 왜 이리 짖궂은 장난을 했다냐.. 하하.."

"이씨.. 어떡해요 우리?"

"그러게.."

"지금 차 끊겼겠죠?"

"당연하지.."

"아.. 미쳐.."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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