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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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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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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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쪽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51화

DUMMY

◐ 지연의 일기 ◑




내 이름은 이지연..

나이 스무살..

현재 고령대 1학년이자..

브레인 집단 씨네스터의 유일한 1학년 멤버.


입학 하고 3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난 봉구 선배와

달콤한 연애를 시작해 나가고 있다.


그나저나 참 희안해.

처음엔 그렇게 싫더니..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진짜로 운명 같은 게 존재 하는 건가?


하긴..

그 스토커 사건이 없었으면..

분명 선배랑 나랑은..

그저 그런 동아리 선후배 정도의 관계였겠지.

그나마 그 스토커 덕분에..

선배에게 조금씩 의지하면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

...........

뭐야..

지금 보니까 그 스토커..

너무 고마운데?



아무튼 선배..

이제 우리..

알콩달콩 깨 왕창 쏟아지게 잘 사귀어 봐요.

저 뭔가에 한 번 빠지면 몽땅 다 쏟아 붓는 거 아시죠?

앞으로..

저의 무한한 사랑..

원 없이 받아보실 거에요. 홍홍..





어제 별장에서 돌아 오자마자 선배와 쇼핑을 했다.

애인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건..

당연히 커플티.

선배를 데리고 시내로 나가

맘에 드는 걸로 세 개나 맞췄다.

그리고..

오늘.. 우린..

이 커플티를 입고 캠퍼스를 무한 활보할 것이다. 홍홍..





"오~ 입고 있었네요? 이쁘당.."


아침을 먹으러 선배 방에 왔더니

벌써부터 내가 오늘 입자고 했던 커플티를 입고 있었다.


"야.. 우리 이거 좀 나중에 입으면 안되냐? 너무 민망한데.."

"안돼요. 영광인 줄 알고 그냥 하세요."

"아.. 이거 참.."

"에휴.. 뭘 그리 걱정하실까.. 이제 선배님은 모든 고령대 남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한 몸에 받으실텐데.."

"그러니까 그게 걱정이라고.. 아이고.."

"..............."





선배와 밥을 먹고.. 집을 나선다.

문을 나서자 마자

슬쩍..

내 손을 잡아오는 선배.


"아이고.. 날씨 참 좋네.."


훗..

쑥스러워 하시긴..

선배의 이런 모습..

마냥 귀엽기만 하다.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 채로..

선배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러게요. 우리 도시락이나 사 들고 어디 놀러 갈래요?"

"수업 없냐?"

"............."

"아.. 있냐?"

"네.. 뭐.. 근데 한 번 정도는 빠져도 되는데.."

"아 그래? 그럼 그냥 빠지고 놀러나 갈까?"

"그럴래요? 선배님은 수업 없어요?"

"아니.. 난 오늘 꽉 찼는데.."

"이씨.. 그럼 어떡해요.."

"그러게.."

"............."


체념 한 채 학교로 향한다..





"얼래? 야.. 니들 뭐야?"


정문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운석 선배를 만난다.

뭐긴요..

커플티 처음 보세요?홍홍..


"안녕하세요."

"야.. 니들 사귀는 거냐?"

"어. 그렇게 됐다. 하하.."

"진짜? 지연아 진짜냐?"

"네.. 홍홍.."

"아이고.. 지연아.. 어쩌다가.."


............


"............"


아.. 운석 선배님..

그런 농담을 하시면 어째요.

봉구 선배 민망하게..


"아.. 아무리 봐도 안 어울려.."

"............."


에공.. 이거 왠지 빨리 이 자리를 피하던가 해야지..


"하하.. 짜식 농담은.."


봉구 선배의 억지스런 웃음이 담긴 한마디가..

왠지 모르게 안타깝다.. 흑..


"농담 아닌데.. 하하.. 짜슥.."

"............"


아.. 운석 선배님..

제발 그만..


"하하.. 근데 너 어디 가냐?"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는 봉구 선배..


"어.. 잠깐 집에 좀 가는 길이다. 그래.. 그럼 가봐. 나 먼저 갈께.."

"네.. 안녕히 계세요."


운석 선배와 헤어진다.

............


어째 시작부터

느낌이 영 불안하네.. 힝..




"선배님.. 동아리 방이나 갈래요?"

"동아리 방? 거긴 왜?"

"왜긴요.. 가서 공식 발표 해야죠."

"공식 발표? 설마 커플 된 거?"

"그럼요. 홍홍.. 언능 가요."


선배를 끌고선 동아리 방으로 향했다.




"오오~~"

"와.. 드디어 커플 됐구나. 축하해.."

"캬.. 잘 어울리네.."

"야.. 드디어 너희들.. 하하.. 진짜 축하한다."

"잘 어울려.. 정말 잘 어울려..하하"


홍홍..

이렇게 격하게 축하해 주면 어쩌지?

설레는 맘으로 동아리 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선다.





............


"아.. 안녕하세요.."


기대완 달리 동아리 방엔

생전 보이지도 않던 4학년 성우 선배만 앉아서 영화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 그래.."

"..........."

"니들.. 커플이냐?"


헛.. 그래도 말은 걸어주네..


"넹.. 홍홍. 저희 어제부터 커플 하기로 했어요.."

"아.. 그래? 뭐.. 잘 해봐."


.............

그러곤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하는 성우 선배.


"하하.. 성우형.. 근데 뭐 보세요?"


봉구 선배는 그래도 성우 선배를 좀 아는 건지..

다가가서 친한 척을 해본다.


"어.. 심심해서 다이하드 다시 보고 있다."

"아 그래요? 하하.."

"근데.. 너 누구냐?"


헉..

뭐야?

봉구 선배도 모르는 거였어?


"네? 아 성우형.. 저 봉구잖아요. 3학년.. 김봉구.."

"봉구? 그런 이름도 있었나? 미안한데 내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

"............"

"뭐 그럼 놀다 들 가라. 난 영화 좀 봐야 되니까.."

"............"


결국..

5분 만에 선배와 동아리 방을 나와 버린다.

..............





"너무 일찍 왔나 봐요. 좀 있다 점심 먹고 다시 와요 우리.."

"그.. 그러자.. 하하.."

"그나저나 민망하셨겠어요 홍홍.."

"뭐가?"

"아는 척 했는데.. 크큭.. 뭐야.."

"우씨.. 그 형 뭐야.. 난 뭐 기억하기 쉬웠는 줄 아나.. 치사하게.."

"홍홍.. 암튼 가요.."


선배와.. 잔디밭 쪽으로 나선다.





"지연아~~"


헛..

학과 친구들인 미희와 다혜가 멀리서 나를 부른다.


"어.. 너희들이구나.."

"어머.. 너 어떻게 된 거야?"


홍홍..뭐긴.. 커플인 거지..

슬쩍.. 선배에 팔장을 낀다.


"아.. 인사해. 내 남자친구야. 홍홍.."


그리곤 미희와 다혜에게..

봉구 선배를 인사 시킨다.


"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지연이랑 같은과 친구들이에요."

"어? 네? 방금 뭐라고.. 하..하셨는지.."


..............

뭐야..

딴 생각 하고 있나?


"애들이 선배님한테 인사하잖아요.."


슬쩍 선배에게 귀뜸을 해주었다.


"아.. 네 저는 3학년 김봉구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오.. 제법 당당한 모습..

좋아요 선배..


"네.. 근데 너 그 잘생긴 남친은 어쩌구?"


헉..

미희야..

아우..

여기서 그 얘길 왜 하는 거야..


"뭔 소리야.. 미희야.. 그게 언제적 얘긴데..홍홍.."

"............"


아.. 봉구 선배..

미안해요.

애들이 좀 개념들이 없어요 힝..


"너.. 잠깐 이리 와봐."


그러더니 갑자기 나의 팔을 끌고 가는 미희..


다혜도 뒤따라 온다.


"선배님 잠깐만요. 금방 올게요.."


그리곤 애들에게 이끌려 간다.

............





"지연아.. 너 미쳤어?"


.............


"뭐가?"

"야.. 니가 뭐가 아쉬워서 저런 남자랑 사귀는 거야?"

"이씨.. 뭔 소리야.."

"그래 지연아.. 내가 봐도 저 남자는 너무 아니다 얘.. 지난번에 그 킹카랑은 왜 헤어진 거야.."


아..

이거 왠지 말이 안 통할 분위기다.


"............."

"어휴 저번에 그 남자 진짜 짱이던데.. 아깝게 정말.."

"야~니들.. 그 딴 소리 할 거면 앞으로 아는 척 하지마. 저 선배 무시하면 나도 가만 안있을거야. 알았어?"

"지연아.. 우린 니가 걱정 돼서.."

"시끄럿.. 니들 걱정이나 해.. 흥!!"


나도 모르게 화를 내 버렸다.

아.. 미희나 다혜..

그나마 과에서 나를 유일하게 챙겨주는 애들인데..

고마운 친구들에게..

이렇게 화나 내야 하는 내 신세가.. 힝..


............

아.. 아니야..

그 누구도 봉구 선배 무시하면 내가 가만 안둘거야..

절대..

저~ 얼대..

용서 못해!!




"야.. 너 애들이랑 싸웠냐?"

"네? 아.. 아뇨.."

"막 소리 지르던데.."

"아.. 그냥.. 애들이 좀 철이 없어서 교육 좀 시켰어요. 홍홍.."

"어이.. 너 성질 좀 죽여야겠드라.. 아까 화낼 때 보니까.. 무서워.."


이씨..

누군 뭐 화내고 싶어서 그런 줄 아나..

에휴..

내 이런 맘을..

선배한테 얘기 할 수도 없고..

답답해

증말..


"그러니까 선배님도 이제 조심하세요. 저 화나면 남친이고 뭐고 없는 거.. 아시죠?"

"어? 어.."

"손 잡아요 언능.."

"어.. 그.. 그래야지."


.............

결국 아무에게도 축하 받지 못한 채..

서로 수업을 위해 강의실로 향했다.





"지연아~"


정문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봉구 선배와 만나기로 했다..

헛.. 근데 옆에 은혁 선배도 보인다.


"아.. 은혁 선배님 안녕하세요."

"어.. 그래. 니들 커플 된 거냐?"

"아.. 네.."

"지연아.. 은혁이가 이 옷 별로라는데?"

"네?"

"아.. 아냐. 하하.. 농담이었어.."

"나보고 어디서 이런 촌티 나는 걸 사 입었냐고.. 막 뭐라고 그러네.."


이씨..

나의 안목을 뭘로 보고..


"은혁 선배님 진짜에요?"


슬쩍 째려봐 준다.


"아.. 아냐.. 하하. 니가 입은 거 보니까.. 이쁘긴 이쁜 옷이었네. 봉구가 원래 좋은 옷도 촌스럽게 만들어 버리는 놈이잖냐.."

"이씨.. 뭐에요?"

"아.. 아참.. 니들 커플이지. 하하.. 이제 봉구 욕도 맘 편히 못하겠구만.. 하하하.."

"선배님도 이제 조심해 주세요."

"어? 뭘?"

"봉구 선배님 무시하면.. 저도 안 참을거에요."

"어? 그.. 그래야지.. 하하.."

"조심해 임마. 울 지연님 말씀은 곧 법이야.."

"그러게.. 조심해야지."

"식사는 하셨어요?"

"아니.. 아직.."

"그럼 같이 가요.. 저희도 지금 밥 먹으러 가는데.."

"야.. 이놈은 뭐 하러 데려가.."

"에이.. 그래도 이제 같은 씨네스터 멤번데.. 다 같이 친하게 지내야죠. 뭐 어때요.."

"나 저 놈이 앞에 있으면 소화 안 되는 거 알잖아.."

"누군 소화 되는 줄 아냐 임마.."

"시끄러워욧!! 얌전히 따라와요 그냥.."

"..............."

"..............."


에휴..

이 선배들..

훈훈하게 지내는 거 한 번 보고 싶은데..

가능 하려나.. 힝..





"어머.. 뭐야.. 둘이 사귀기로 한 거야?"


공주 식당으로 들어왔다.

역시나 놀라는 아줌마..


"네.. 홍홍.."

"그래? 어머 축하해.. 홍홍.. 거봐 은혁 학생.. 내 말이 맞잖아.."


잉? 뭐야..

둘이서 우리들 얘기 했었어?


"이모.. 설마 받을 건 아니죠?"


은혁 선배가 갑자기 아줌마에게 묻는다.


"뭔 소리야.. 내기는 내기지.. 언능 내놔"


은혁 선배에게 손바닥을 내미는 아줌마..

..............

뭐 돈 내기라도 했나?


"이모.. 뭔데요?"


봉구 선배도 궁금한지 묻는다.


"어.. 은혁 학생이랑 내기 했거든.. 너희들 둘이 한 달 안에 사귀나 안 사귀나.."


...............


"난 한 달 안에 사귄다. 은혁 학생은 못 사귄다. 이걸로 만원 내기 했어. 일찍 사겨줘서 고마워. 호호홍.."

".............."

".............."






밥을 먹고 은혁 선배와 헤어진 후..

잠시 점심 시간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나왔다.

아.. 그나저나 또 헤어질 시간이네 힝..

어째 오늘 따라 선배는 이렇게 수업도 많은 거야.. 흑..


"선배님.."

"어.."

"수업 빠지고 데이트나 해요 우리.."

"안돼. 전공 수업이야.."

"에이.. 그래도 한 번은 괜찮잖아요."

"괜찮긴.. 그 수업은 어려워서 한 번 빠지면 진도 못 쫓아가.."


이씨..


"전 데이트 하고 싶은데.."

"그래도 안돼. 좀만 참았다가 저녁 먹고 신나게 놀자.."

"싫어요. 선배님이랑 잠깐도 헤어지기 싫단 말이에요."


에궁..

이거 너무 없어 보이나?

아.. 그래도 어떡해..

정말 헤어지기 싫은데.. 힝..


"왜 이래 애처럼.. 아.. 그럼 나랑 수업이나 같이 갈래?"


잉? 수업?


"수업요? 선배님 수업 같이 듣자고요?"

"어.. 뭐 어때.."


흠.. 그럴까나?

그것도 재밌긴 할 거 같은데..


"괜찮아요? 교수님이 뭐라고 할 거 같은데.."

"아.. 괜찮아.. 너 지난번에 인사 했잖아. 축제 주막때.. 그 교수님 수업이야.."


아.. 그때 나 막 이쁘다고 칭찬해 주시던 그 교수님?

그래?

그럼 좀 봐주겠지?

홍홍.. 좋아.

뭐 한 번 가 보자.

이번 기회에 봉구 선배 친구들한테

눈 도장도 좀 찍지 뭐.. 훗..


"좋아요.. 가요.. 홍홍.."


선배의 손에 이끌려 강의실로 향한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선배와 내가 강의실에 들어 가자마자

여기저기서 소근대는게 느껴진다.


훗..

놀라시기는..

다들 저 아시죠?

고령대의 얼굴이랍니다. 홍홍..


"오오~~ 봉구야.. 뭐냐.."


갑자기 한 남자가

봉구 선배 앞으로 오더니 묻는다.


"아.. 하하.. 내 여자 친구야. 인사해 지연아.. 여긴 우리과 과대표인 제우야. "

"아.. 안녕하세요."

"오~~~~"


구경하던 학과 사람들도

우리 대화를 듣고 있다가 함성을 터뜨린다.

.............

에궁.. 이거 좀 민망해지기 시작하넹.


"우와.. 어쩜 이렇게 이쁘신 분이.. 어? 어라? 호..혹시 그 학교 홍보 영상에 그 분 아닌가?"

"맞어.."


선배가 대신 대답해 준다.


"오~~~~~~"


역시나 함성..

...........


"야 김봉구.. 너 임마.. 어떻게 꼬셨냐?"


멀리서 한 명이 크게 외친다.


"하하하.. 그.. 그게.."


머리를 긁적이는 선배..


"너 이자식.. 순진한 후배 협박이라도 했냐?"


역시나 그 사람이 또 외쳐 버린다.

...............


"아냐 아냐.. 하하.."

"저.. 저기요.. 봉구 선배님 꼬신 건 전데요~"


헛..

멀리 앉아 있던 그 남자에게 대답을 해주려 다가

나도 모르게 너무 크게 외쳐버렸다.

일순간 강의실이 조용해져 버리고..

모든 시선이..

나와 봉구 선배에게 쏠려 버렸다.

아.. 쪽팔려..힝..


"저.. 우리 봉구 선배님 좀 .. 자.. 잘 부탁 드려요."


이왕 쪽팔린 거..

그냥 하고 싶던 말이나 더 해버리고 마는 나였다.


"네~~ 걱정 마세요.. 하하하.."

"근데 같이 수업 들으러 온 거에요?"


앞에 서 있던 과대표라는 사람이 묻는다.


"네.. 홍홍.. 뭐 그냥 할 것도 없고 해서요."

"아.. 그러시구나.. 하하.. 봉구야.. 어쩌냐 앞 자리는 하나밖에 없는데.."

"그래? 그럼 오늘은 뒤에 앉지 뭐.. 하하.."


흠.. 수업 시간엔 제일 앞에 앉나 보네..

역시 과톱이라 다르긴 하구나.

괜시리 더 멋있게 느껴지는 봉구 선배였다.


"지연아.. 우리 저기 앉자."


선배가 가리키는 자리에..

가방을 내려 놓는다.




"수업이 장난이야? 당장 나가.."


헉..

교수님의 불호령에..

선배와 나는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 강의실을 빠져나와야 했다.


뭐야.. 그땐 그렇게 인자해 보이더니..

으잉...

쪽팔려 진짜..






◐ 봉구의 일기 ◑




내 이름은 김봉구..

나이 24

현재 고령대 3학년이자..

고령대 3대 얼짱..

아니 사실상 최강 얼짱 이지연의 남자 친구다.


나야 뭐 자주 봐서..

딱히 실감은 안나는데..

종종 지나다니는 남자들의 지연이를 향한 시선을 볼 때면..

역시 인물은 인물인가 보다.

근데..

그런 그녀가..

지금 나 같은 놈이 좋다고

아침부터 애정 공세를 펼쳐오고 있다.

............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그렇게 착하게 산 거 같지도 않은데..

왜 하늘은 나에게 이런 엄청난 선물을

선사해 준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뭐..

그래도..

이왕 꿈 같은 일이 일어났으니..

그 꿈 같은 인생을 즐겨줘야 도리 아니겠어? 훗..


그래 지연아..

이 선배가 미친 듯이 사랑해주마.

니가 원하는 만큼..

아니 그것보다 수백.수천배 사랑해 줄 테니까..

넌.. 그냥 원 없이 받기만 하렴..

이 선배의 무한한 사랑..

니 온몸으로 느껴 보도록 해.

우하하하..





"야.. 좀 나중에 하면 안되냐? 이거 너무 민망한데.."


그나저나.. 이 커플티..

영 신경 쓰인다.

지연이랑 커플이 된 건 좋은데..

막상 학교를 커플티를 입은 채 손 잡고 활보할 생각하니..

걱정부터 앞서는 나였다.

아.. 쪽팔릴 거 같은데..


"안돼요. 영광인 줄 알고 그냥 해요..."


..............


"아.. 이거 참.."

"에휴.. 뭘 그리 걱정하실까.. 이제 선배님은 모든 고령대 남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한 몸에 받으실텐데.."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모르잖니..

널 몰래 좋아라 하던 놈이

날 어디로 끌고 가서 위협이라도 하게 될지.. 흑..


"그러니까 그게 걱정이라고.. 아이고.."

"..............."





아침을 먹고 학교로 향하는길..


슬쩍 지연이의 손을 잡는다.


"아이고.. 날씨 참 좋네.."


별장에서도 먼저 말 없이 잡곤 했지만..

아직도 먼저 잡으려니 좀 민망하다.

그래도 말 없이..

나의 손을 받아 주는 그녀..

따뜻한 그녀의 온기가 전해져 오자..

또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아..

이제 매일 손잡을 때마다 이렇게 심장이 뛸 텐데..

심장 강화제라도 먹어야 되나.. 에고..


"그러게요.. 우리 도시락이나 사 들고 어디 놀러 갈래요?"


헐.. 놀러?

그럴까?


"수업 없냐?"

"............."

"아.. 있냐?"

"네.. 뭐.. 근데 한 번 정도는 빠져도 되는데.."


..............


"아.. 그래? 그럼 그냥 빠지고 놀러나 갈까?"

"그럴래요? 선배님은 수업 없어요?"


나도 그냥.. 확 다 제껴버려?

사실.. 난 오늘 오전부터 오후까지 수업이 꽉 차있는 상황이었다.

..............


아냐..

이런 건 안 좋아..

지연이도 데이트 때문에

내 할 일 안 한다고 생각하면

날 못난 놈으로 볼거야.

그래.. 참자.


"아니.. 난 오늘 꽉 찼는데.."

"이씨.. 그럼 어떡해요.."


아.. 지연이가 섭섭해 하는 걸 보니..

그냥 다 제끼고 놀러나 갈 걸 그랬다. 흑..





"얼래? 야.. 니들 뭐야?"


우리의 첫 커플 확인을 운석이 녀석이 한다.

에휴.. 근데 왜 하필 저 녀석이냐..


"안녕하세요."

"야.. 니들 사귀는 거냐?"

"어.. 그렇게 됐다. 하하.."


............

뭐야 이 녀석.. 표정이 왜 이래?

내가 지연이랑 사귄다니까 안 믿기기라도 한단 거야 뭐야?


"진짜? 지연아 진짜냐?"

"네.. 홍홍.."


에휴.. 그래도 지연인..

나랑 커플이란게 창피하고 그런 건 아닌가 보다.

다행이야.. 흑..


"아이고.. 지연아.. 어쩌다가.."


우씨..

죽을라고..


"아.. 아무리 봐도 안 어울려.."


..............

아.. 이 놈..

역시 맘에 안 들어..


"하하.. 짜식 농담은.."


그래도 최대한 태연한 척..

웃으며 응수해 준다.


"농담 아닌데.. 하하.. 짜슥.."

"............"


운석아..

재영이 녀석 마무리 짓고..

그 다음은 너 좀 손 봐줘야겠구나...

긴장 해라.


"하하.. 근데 너 어디 가냐?"


그래..

지연이도 보는데 흥분하면 안되지..

냉정을 찾자 김봉구.

역시나 웃으며 운석이에게 묻는다.


"어.. 잠깐 집에 좀 가는 길이다. 그래.. 그럼 가 봐. 나 먼저 갈게.."


밤 길 조심해라.

운석아...





그녀의 팔에 이끌려 동아리 방으로 가는 중이다.

그나저나..

얘는 도대체 나랑 커플인 걸

왜 이렇게 남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걸까..

내가 남들에게 자랑 할 만큼 멋진 놈도 아닐텐데.. 흑..

과분한 지연이의 사랑에..

살짝 미안한 마음마저 생기는 나였다.




동아리 방에는 오랜만에..

아니 한 번 봤나?

아무튼 생전 얘기도 안 해 봤던 성우형이

혼자 앉아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인사를 한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니들.. 커플이냐?"


성우형이 우리를 슬쩍 쳐다 보더니 묻는다.


"넹.. 홍홍.. 저희 어제부터 커플 하기로 했어요.."


...............

역시.. 좋다고 자랑하는 그녀..

에공..


"아.. 그래? 뭐.. 잘 해봐."


.............

뭐야..

좀 축하 좀 해주지..

지연이 민망하게시리..


"하하.. 성우형. 근데 뭐 보세요?"


뭐.. 이럴땐 내가라도 나서서

분위기 전환 좀 해야겠지?

슬쩍 친한 척을 해본다.


"어.. 심심해서 다이하드 다시 보고 있다."


알고 있어요..

저도 이거 수십 번 봤지요.

그냥.. 대화 좀 진행해 보려고 물어본 거에요. 훗..


"아.. 그래요? 하하.."

"근데.. 너 누구냐?"


...........

뭐야..

나 몰라?


"네? 아.. 성우형 저 봉구잖아요. 3학년.. 김봉구.."

"봉구? 그런 이름도 있었나? 미안한데 내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

잠깐..

내가 아는 성우형이 아닌가?


"............"

"............"

"뭐 그럼 놀다들 가라. 난 영화 좀 봐야 되니까.."


...............

그러더니 다시 영화에 전념하는 형이다.


"야.. 그냥 나갈까?"

"그.. 그래요.."


결국 문을 나선다.

..............

괜히 와서..

쪽팔림만 당하고 가는군.. 에휴..





"지연아~~"


어?

지연이 과 친구들인가?

처음 보는 애들이 지연이를 부른다.


"어.. 너희들이구나.."

"어머.. 너 어떻게 된 거야?"


헛..

갑자기 팔짱을 껴오는 지연이...


"아.. 인사해. 내 남자 친구야.. 홍홍.."


헐.. 뭐지?

한 달 후에나 팔짱 껴준다더니..

갑자기 맘이 바꼈나?


"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지연이랑 같은 과 친구들이에요.."


아.. 그나저나 이렇게 갑자기 껴버리면..

내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잖니..

헛.. 정신 차려 김봉구..

지금 대화 중이잖아.

..............

그나저나

방금 지연이 친구들이 뭐라고 한 거 같은데..


"어? 네? 방금 뭐라고.. 하.. 하셨는지.."

"애들이 선배님한테 인사하잖아요.."


아.. 그랬군..

그래.. 정신 차리고 좀 잘해보자.


"아.. 네 저는 3학년 김봉구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당당한 모습으로 그녀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그래..

그래도 명색이 지연이 남자친군데..

최대한 자신감 있는 모습 보여야지.

절대 꿇리지 말자.

화이팅~


"네.. 근데 너 그 잘생긴 남친은 어쩌구?"


............

민수 얘기 하는 건가?

그나저나 얘.. 좀 맘에 안 드는군..


"뭔 소리야.. 미희야. 그게 언제적 얘긴데.. 홍홍.."


지연이도 당황을 했는지..

후다닥 그 친구의 입을 막는다.


"............"

"너.. 잠깐 이리 와봐."


갑자기 지연이를 끌고 어딘가로 가는 친구들..

뭐야.. 할 얘기들 있나?

얌전히 그녀들의 얘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준다.




..............

뭔 얘기를 하길래 저렇게 화를 내지?

멀리서 지켜보던 지연이의 표정은

뭔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그러더니 그 친구들을 향해..

소리까지 질러대 버린다.

멀어서 들리진 않았지만..

왠지.. 그녀들을 꾸중 하는 거 같은 모습이다.

설마 지연이가 애들 때리고 다니는 그런 무시무시한 애는 아니겠지?

..............

근데 친구들이 바짝 긴장해 보이는 게..

살짝 그런 것도 같고..

흠..

아무튼 조심 해야겠어.





"야.. 너 애들이랑 싸웠냐?"

"네? 아.. 아뇨.."

"막 소리 지르던데.."

"아.. 그냥.. 애들이 좀 철이 없어서 교육 좀 시켰어요.. 홍홍.."


.............

교.. 교육?


"어이.. 너 성질 좀 죽여야겠드라. 아까 화낼 때 보니까.. 무서워.."

"그러니까 선배님도 이제 조심하세요. 저 화나면 남친이고 뭐고 없는 거.. 아시죠?"


..............

헐.. 역시..

무섭네.

정말 고딩때 애들 때리고 다니고 그랬던 거 아냐 이거?


"어? 어.."

"손잡아요 언능.."


.............

안 잡으면 화낼 거 같아..

후다닥 잡아줘 버린다.


아..

이거 설마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지연이.. 종 노릇 같은 거나 하고 사는 건 아니겠지?

흑..





정문에서 지연이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

늘 기다려 왔고 늘 함께 먹던 점심시간인데..

왜 이렇게 떨릴까..

이제 5분 후면 지연이가 멀리서.. 선배님~ 하며.. 활짝 웃고 달려오겠지?

흐뭇한 상상에 잠시 빠져 본다.


"뭐하냐?"


.............

뭐야 이 좋은 순간을 망치는

둔탁한 목소리는..


눈을 떠보니..

역시나 은혁이 놈이다.

............

그나저나 어째 이놈은 점심 시간만 되면

나타나는 거야..

설마 오늘도 꼽사리 껴서 먹으려는 건 아니겠지?


"웬일이냐?"

"웬일은 무슨.. 그냥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니가 보여서 그런 거지.."

"보여도 아는 척 하지 않는 게 우리들 철칙 아니었냐?"

"그러려고 했는데.. 니 옷이 하도 촌빨 날려서.. 지적 좀 해주고 가려고 그런다 임마."

"우씨.."

"어디서 이런 걸 샀냐? 야.. 구하기도 힘들겠다. 푸하하.."


뭐야.. 그렇게 촌스러운 거야 이게?

...............

뭐 하긴 내 취향은 아니긴 했다만..

은혁이 녀석 눈에도 그렇게 보일 정도면.. 흠..

아.. 지연아.. 어쩐다니..

이거 촌스럽단다.

선배가 품위 유지도 해야 되는데..

앞으로 이런 거 어찌 입고 다녀야 하는 거니.. 흑..


"그렇게 촌스럽냐?"

"하하하.. 가서 거울 좀 봐봐 임마. 어이구.. 무슨 80년대도 아니고.."

"............."


헛.. 그나저나 멀리서 지연이가 온다.


"지연아~"

"아.. 은혁 선배님 안녕하세요.."


다가와서 은혁이와 인사를 하는 그녀..


"어.. 그래.. 니들 커플 된 거냐?"

"아.. 네.."

"지연아.. 은혁이가 이옷 별로라는데?"


슬쩍 지연이에게 고자질 아닌 고자질을 한다.


"네?"

"아.. 아냐. 하하.. 농담이었어."


............

농담은 무슨..

대놓고 난리를 쳐 놓고..


"나보고 어디서 이런 촌티 나는 걸 사 입었냐고.. 막 뭐라고 그러네.."


지연아..

은혁이 좀 혼내줘.. 후훗..


"은혁 선배님 진짜에요?"


헐.. 지연이 표정이 또 날카로워진다..

그래.. 그거야..

그런 무서운 모습으로

이 은혁이 놈한테 재대로 한방 날려줘.


"아.. 아냐.. 하하.. 니가 입은 거 보니까 이쁘긴 이쁜 옷이었네.. 봉구가 원래 좋은 옷도 촌스럽게 만들어 버리는 놈이잖냐."

"이씨.. 뭐에요?"


캬.. 역시 우리 지연이..

선배고 뭐고 없는..

저 거침 없는..

............

아..

그건 좀 아닌가?

그럼 안되지 참..


"아.. 아 참.. 니들 커플이지.. 하하.. 이제 봉구 욕도 맘편히 못하겠구만.. 하하하.."


조심 좀 해 임마.. 후훗..


"선배님도.. 이제 조심해 주세요.."

"어? 뭘?"

"봉구 선배님 무시하면.. 저도 안 참을거에요."


아.. 지연아.. 고마워.. 흑

사실.. 저 놈이 맨날 나 무시 하는 거 맘에 안들었었어.

너만 믿을게 지연아..


"어? 그.. 그래야지.. 하하.."

"조심해 임마.. 우리 지연님 말씀은 곧 법이야."


나도 모르게 우쭐해져 버린다..


"그러게.. 조심해야지.."

"식사는 하셨어요?"

"아니.. 아직.."

"그럼 같이 가요. 저희도 지금 밥 먹으러 가는데.."


잉?

지.. 지연아.. 왜 이래..

우리 커플 되고 첫날인데..

당연히 둘이 다정히 먹어야지..

이놈을 왜 데려가는 거니..


"야.. 이 놈은 뭐 하러 데려가.."

"에이.. 그래도 이제 같은 씨네스터 멤번데.. 다같이 친하게 지내야죠.. 뭐 어때요.."


............

아.. 싫어 지연아..

이건 아니잖아..


"나 저 놈이 앞에 있으면.. 소화 안 되는 거 알잖아.."

"누군 소화 되는 줄 아냐 임마.."


...........

은혁아.. 넌 눈치도 없냐..

커플인 거 알면 좀 알아서 빠져줘라 좀..

너 좀 불쌍한 인생인 건 알았다만..

오늘은 유난스레 더 불쌍해 보이는 거.. 아니?


"시끄러워욧!! 얌전히 따라와요 그냥.."


..................

헐.. 얘 갈수록 터프해지네.





점심을 먹고.. 잠시 그녀와 길을 거닐고 있다..

아.. 행복한 순간도 10분 남았네.. 흑..

평소에도 그렇긴 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점심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있었다.


"선배님.."

"어.."

"수업 빠지고 데이트나 해요 우리.."


아.. 진짜 그럴까? 흑..

안돼!!

참어 김봉구!

수업 무시하고 데이트나 하는 모습 보일 순 없잖아..


"안돼.. 전공 수업이야.."


지연아..

좀만 참으렴..

저녁때 되면 원 없이 함께 있을 수 있단다.


"에이.. 그래도.. 한번은 괜찮잖아요."

"괜찮긴.. 그 수업은 어려워서 한 번 빠지면 진도 못 쫓아가.."


뭐 틀린 말도 아니다.

수업을 재대로 들어도 어려운 판인데..

못 듣기라도 하는 날엔.. 어휴..


"전 데이트 하고 싶은데.."


아.. 왜 이러니 맘 약해지게..흑..


"그래도 안돼.. 좀만 참았다가 저녁 먹고 신나게 하자.."

"싫어요.. 선배님이랑 잠깐도 헤어지기 싫단 말이에요..."


헐..

지연아..

너 내가 그렇게 좋은 거야?

단 몇 시간도 헤어지기 싫을 정도로?

정말 그렇게 좋아 내가?

흑..


그나저나

니가 그런 말 하면..

선밴 어쩌란 거니..

이건 좀 힘든 과목이라서 빠지기도 애매한데..

니가 차라리 같이 와서 수업을 듣는 거면 몰..

헛..

맞다..


"야.. 그럼 나랑 수업이나 같이 갈래?"


이 방법이 있었네..

오~

좋아..

안 그래도 나를 좀 무시하는 과 친구들..

콧대 좀 꺽어 주고 싶었는데..

후훗.. 잘 됐어.


"수업요? 선배님 수업 같이 듣자고요?"

"어.. 뭐 어때.."


그녀를 설득 시킨 후.. 함께 강의실로 향한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훗..

역시 예상대로 다들 놀라고 있다.


"오오~~ 봉구야.. 뭐냐.."


과 대표인 제우 녀석이 앞으로 다가 오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아.. 하하.. 내 여자 친구야. 인사해 지연아.. 여긴 우리과 과대표인 제우야.."


어깨에 힘이 들어간 채로 그녀를 소개 시킨다.


"아.. 안녕하세요.."


"오~~~~"


헐.. 뭐야 이 반응..

난리가 났구만.. 후훗..


하긴..

너희들이 언제 이런 학교 최고의 퀸카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겠니.. 훗..


"우와.. 어쩜 이렇게 이쁘신 분이.. 어? 어라? 호..혹시 그 학교 홍보 영상에 그분 아닌가?"

"맞어.."


아.. 오늘 지연이 잘 데려 온 거 같다.. 후훗.


"오~~~~~~~"


우하하하..

내가 이렇게 과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본 게 언제였던가..


"야 김봉구.. 너 임마.. 어떻게 꼬셨냐?"


..............

멀리서 경준이 녀석이 외친다.


"하하하.. 그.. 그게.."


꼬시긴 이 녀석아..

서로 좋아서 사귀는거지..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 머리를 긁적여 버린다..


"너 이 자식.. 순진한 후배 협박이라도 했냐?"


...............

우씨.. 저놈..


"아냐 아냐.. 하하.."

"저.. 저기요.. 봉구 선배님 꼬신 건 전데요~"


헛..

지.. 지연아..

아.. 너 오늘 선배 여러 번 감동 시키는구나..흑..


"저.. 우리 봉구 선배님 좀 .. 자.. 잘 부탁 드려요."


..............

지연아

넌 어쩜 이렇게 착한 거니..

니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한 없이 부끄러워지잖아..

나.. 이렇게 부족한 게 많은 놈인데..

너의 남자 친구 될 자격으로 한참 모자란 놈인데..

왜..

왜 이런 날 위해서 니가 그렇게 애를 쓰고 있는 거니..

눈물나게시리..





그녀와 뒷자리에 앉아..

책상 밑으로.. 서로 꼭 손을 붙잡은 채..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우리 두 시간 동안 이렇게..

서로 잡고 있는 손 놓지 말고..

사랑을 속삭이는 거야..

아무도 모르게..

우리 둘만의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자 지연아.




"거기 제일 뒤에 누군가? 처음 보는 학생인데.."

"아.. 교수님.. 그게.."

"봉구 여자친구랍니다. 하하.."


...............


"뭐야.. 봉구 학생 그렇게 안 봤는데.. 수업이 장난이야? 당장 나가.."


불호령을 내리는 교수님..

아 쪽팔려.. 젠장..


후다닥..

그녀를 붙들고 강의실을 빠져나와 버린다.






늦은 밤.. 한강 고수부지에서 그녀와의 데이트가 이어지고 있었다.


"선배님.."

"어.."

"잠깐 눈 감아봐요."

"누.. 눈? 눈은 왜?"

"빨리요."

"어.. 그.. 그래.."

"............."

"............."

"자 눈 떠요."

"잉? 벌써?"

"짜잔.."

"............"

"선물이에요."

"선물? 뭐야 지금 이거 줄려고 눈 감으란 거였어?"

"네.. 왜요?"

"아.. 아니 뭐.. 눈 감으라길래 난 또 뭐.."

"뭐요? 그리고 선물 받은 사람 표정이 왜 그래요? 이씨.."

"아.. 아냐 하하.. 우와 이거 뭐냐 근데?"

"시계에요. 커플 시계.. 홍홍.."

"시계? 오.. 이거 이쁜데?"

"그쵸? 엄마가 남자 친구 생기면 주라고 생일 선물로 준거에요.."

"그래? 하하.. 너도 그럼 이거야?"

"네.. 제건 여기.."

"아.. 그러네 똑같구만.. 하하 고마워. 잘 받을게.."

"선배님은 뭐 선물 없어요?"

"나?"

"네.. 저도 줬으니까 선배님도 선물 줘야죠.."

"난 미쳐 준비 못했는데.."

"그래요? 흠.. 그럼 내일까지 봐드릴게요. 내일 이 시간에 저한테 멋진 거 하나 부탁해요.."

"하하.. 그래.."

"근데 아까 무슨 생각 했던 거에요?"

"어? 뭐가?"

"눈 감았을 때.."

"............."

"그거 기대했어요?"

"그거? 뭐?"

"홍홍.. 안돼요. 꿈도 꾸지 마요."

"뭐래.. 나는 그냥 뭐.."


쪽~


"헛.. 야.."

"일단 이걸로 참아봐요."

"어.. 뭐.. 그.. 그래.. 근데 뭐 난 딱히.."


쪽~


"............."

"이건 그냥 써비스.."


쪽~


"야.. 너.."

"왜요 싫어요?"

"아.. 아니.. 좋아.."

"..............."

"..............."

"선배님.."

"어.."

"일루 와봐요."

"응?"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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