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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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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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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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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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새로운 인연의 시작

DUMMY

"라울, 아직 덜 익은 거 같은데?"


라울이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베어 물자 기름과 함께 핏물이 살짝 흘러나왔다.


고기를 속까지 바싹 익혀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었던, 시기는 인상을 찌푸리며 라울을 타박했다.



"아니야. 이것도 너무 익힌 거야. 더 익히면 질겨서 못 먹어."


오늘 잡아 온 멧돼지를 바로 도축해서 그런지 고기의 신선도가 좋았다.



과거에는 신선도가 떨어져 날파리가 들끓던 고기도 없어서 못 먹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인지.


라울의 기준에서는 이런 신선한 고기는 이 정도 익혀 먹는 게 맞았다.



"그러다가 배탈이 나도 난 몰라!"


"하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너도 어서 먹어. 그러다가 고기 한 점 못 먹겠다."


과거보다 잘 먹고 있기는 했지만, 고기는 이런 날이 아니면 배부르게 먹기 쉽지가 않아서인지.


정말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리아, 천천히 좀 먹어라. 그러다 시집도 안 간 처녀가 배가 나오겠구나."


"호호호. 할아버지, 괜찮아요. 이미 임자가 생겼는데요 뭐..."


"할아버님, 복스럽게 먹는 모습이 보기만 좋습니다. 아직도 너무 깍 말라서 저는 걱정입니다."


"이 녀석들이!!"


아리아는 울릭의 구박에도 꿋꿋이 버티며, 거의 흡입하는 속도로 고기를 먹었고.


하콘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좋다며,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하콘은 결국 울릭에게 등짝을 한 대 맞았지만, 오히려 울릭이 손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오..맛잇는데!"


"이번에 새로 들어온 주민 중에 요리 솜씨가 좋은 아줌마가 있더라고."


"그래? 빈말이 아니라 살짝 매콤하면서 달달한게 정말 맛있어."


"그래서 앞으로 저택 식구들 음식들은 그 아줌마에게 맡겨 보려고."


"난 찬성!"


새로운 주민들을 마을 식구로 받아들인 할란드 마을은 이제는 제법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포도 과수원은 간격을 맞춰 설치해서 그런지 체스판처럼 반듯한 모양의 거대한 포도 농장으로 조성되었다.



"대장님, 시기양. 함께 하시죠."


"언니, 같이 마셔요."


라울과 시기의 오붓한 시간은 자신들을 찾는 일행들 덕분에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자, 한잔들 해요."


"장원주 님, 제가 먼저 따라 드리겠습니다."


울릭은 라울의 빈 술잔을 채워 주고는 자신의 잔을 스스로 채웠다.



"자자, 주목! 일단 한잔 마십시다. 할란드 마을의 부흥을 위하여!"


"위하여!"


"할란드 마을을 위하여!"


"오늘 이 자리까지 함께해 준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 표한다."


"앞으로 더욱더 발전해 나갈 영지를 위해서 직책을 맡기려 한다."


조금 전까지 화기애애하던 라울과 일행들의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콘, 마을의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는 경비대장직을 맡아 주세요."


"글쎄요."


"하콘!"


"하콘씨!"


하콘이 경비대장직을 바로 수락하지 않았다.


울릭과 아리아는 라울과 하콘 사이에서 몹시 난처한 표정으로 지었다.



"먼저 제 질문에 대답해 주겠습니까?"


"말해 보세요."


"라울님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라울은 하콘이 자신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혈랑족의 마지막 생존자로서 부족을 다시 부흥시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하콘은 오러 엑스퍼트 최상급의 실력자였다.


그의 실력이라면, 어느 세력 어느 나라에서도 환영하며 크게 쓰일 그런 능력자였다.



"제 목표는 이곳에 풍요로운 영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라울의 목표를 듣게 된 하콘과 일행들은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거렸다.



"라울님이 지닌 이능이 매우 특별하다는 것은 나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


"그 덕분에 사랑하는 아리아와 이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하콘씨..."


하콘과 아리아는 끈적한 눈빛을 서로 교환하였다.


누가 보아도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연인사이였다.



"이곳을 풍요로운 영지로 키워내고 싶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생각하고 계신 건가요?"


"인족이나 아인족 구분 없이 권력과 금력에 수탈당하지 않는 그런 행복한 세상을 제 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곳을 중심으로 그런 나라를 세우고 싶습니다."


"라울!"


"대장님.."


라울은 그동안 생각해 온 자신의 이상을 거칠 것 없이 털어 놓았다.


나라를 세우겠다는 말을 듣자 다들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럼, 세금을 어떻게 하실 겁니까?"


"각종 세금을 폐지하고, 처음에는 40%에서 시작해서 점점 줄여 나갈 생각입니다."


"40%라고요!"


"그게 가능한가요?!"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너도나도 몰려들겠군!"


라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일행들은 모두 충격을 받은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기존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기본세, 교육세, 벽지세, 창문세,결혼에, 우물세, 벽돌세 등등 다양한 명목으로 세금을 걷고 있었다.


그래서 모든 국가의 평균적인 세금은 70%~80%였고, 그 이상 가혹할 정도의 세금을 걷는 곳도 흔하였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영지 민은 풍년이 들어야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궁핍하게 살아왔다.


그들은 보통 양질의 농산물과 공예품, 특산물등은 모두 내어주고, 귀리, 호밀, 순무 등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정말 파격적인 계획이군요. 정말로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라울은 자신을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일행들을 이해시켜야 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서 마을에 대규모 포도 과수원을 조성한 겁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자신 있는 태도로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자, 그제야 다들 수긍하는 눈치였다.



"라울님!"


"다들 갑자기 왜 이러시나요?"


하콘이 라울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자 다른 일행들도 마치 말을 맞춘 것처럼 라울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혈랑족의 마지막 계승자 하콘! 앞으로 평생 마음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저의 주군이 되어 주십시오!"


"저희 형제도 주군의 목표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늙은 몸이지만, 미력이나마 주군이 만드실 새로운 세상의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주군의 손과 발이 되고 싶습니다."


"....."


"라울, 다들 기다리잖아."


라울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 상황에 당황한 나머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나처럼 별 볼 일 없는 사람을 믿고 따라 준다니 너무나 고맙다."


"부와 명예를 너희와 함께 나누고, 항상 앞에 나서서 너희들을 이끌겠다!"


"주군!"


"할란드 만세!"


"와아!!!!"


이제야 진정한 주군과 신하 관계가 된 일행들은 뜨겁고 격한 감정에 휩싸여 환호를 질렀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라울을 따르거나 용병단 일원으로 충성을 해왔지만.


오늘부터는 라울을 진정한 주군으로 섬기고 따르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라울은 아직 작위를 줄 만한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신 한명 한명에게 직분을 한가지씩 맡겼다.



마을의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는 경비대장 직에 가신 중 가장 무력이 강한 하콘을.


마을을 운영하며 관리할 집사장 자리는 상업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아리아를..



영지와 외부 도시들을 오가며 상행을 책임질 상단장에는 가장 나이가 많고, 다양한 경험을 지닌 울릭을...


강인한 육체와 뛰어난 전투 능력을 갖춘 쌍둥이 형제에게는 상행 중 상단을 보호할 호위 단장과 부단장 직분을 내렸다.



"에엑, 나는?"


"너는 내 애인 겸 경호실장. 크크크..."


"뭐야 그게!"


"그럼 마나님?"


"으음, 쳇! 완전 엉터리야!!"


라울의 장난스러운 태도에 심통이 났는지 시기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저택으로 들어가 버렸다.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라울은 정말 시기와 항상 함께하고 싶었다.



주민들은 숯불 주위에 모여 밤늦도록 떠들썩하게 먹고 마셨다.


커다란 포도주통속 포도주가 점점 줄어들며, 술이 들어가자 주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가고 표정에서 행복한 미소가 한가득 올라왔다.



* ***** *



라울과 수부타이는 느긋하게 정원 풍경을 즐기며, 마을에서 생산한 포도주와 코냑 맛을 보는 중이다.


말이 좋아 맛을 보는 거지 벌써 두 사람 주변에는 빈 병들이 가득하게 쌓여 있었다.



"이 코냑이 자네 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거라고?"


"네, 아직 작업자 실력이 떨어져서 상등품은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상 과실주와 맥주만 마셔 왔었던, 수부타이는 생전 처음으로 마셔본 코냑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향긋한 포도 향과 어우러진 진한 알코올의 목 넘김이 애주가인 그에게는 코냑은 정말 최고의 명주였다.



"어허, 지금도 이렇게 맛이 좋은데, 욕심이 너무 과한 거 아닌가?"


"하하하, 그런가요? 조만간 상등품 코냑도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기대하고 있겠네."


"네."


두 사람은 마지막 남은 코냑 한 병을 천천히 비워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아 나갔다.



수부타이는 분지 밖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라울은 분지에 살고 있는 여러 종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곳에 수많은 아이족들이 연합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니!'


'우선 하이오크들과 친분을 쌓고, 그들과도 접촉을 해보자.'


분지에는 하이오크족과 동맹 형태의 연합을 맺은 수많은 아이족들이 존재 하였다.


이제 대륙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엘프족, 드워프고,호빗족등 여러 종족들이 살고 있었다.



"내가 자네의 무술을 지도해 준다면, 나를 사부로 모실 마음이 있나?"


"네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자네들과 우리 종족이 좋은 이웃이자 동맹 관계가 되었으면 해서 말이야."


"....."


"내가 그동안 닦아온 무술중 일부를 자네에게 전수해 주겠네. 어떤가?"


라울은 수부타이의 말을 듣고는 혼이 빠져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네! 하겠습니다! 스승님, 모자란 제자가 인사 올리겠습니다."


이내 정신을 차린 라울은 말문을 열고는 서둘러 허리 숙여 인사를 하였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열심히 돕도록 하겠습니다! 스승님!"


"허허허, 이 친구 점점 더 마음에 드는군."


수부타이는 스스럼 없이 자신을 대하는 라울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자신과 가깝게 지내온 부족원들도 라울 처럼 스스럼 없이 자신을 대하는 자들은 없었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존경심, 경외심, 질투심, 이기심 등을 지니고 있었다.



* ***** *



"사부님, 정말로 죽을 거 같습니다!"


"하하하. 제자야, 엄살 부리지 말아라. 자 다시 가마!"


짜릿한 통증 때문에 라울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수부타이는 그런 제자를 향해서 다시 한번 수련용 목검을 휘둘렀다.



퍼억! 퍽! 퍽! 빠아악!!!


수부타이는 인정사정없이 연이어 공격하였고, 라울은 그중 단 한 번도 막지 못한 채 온몸으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끄으읔, 사부님..."


털썩!


훈련 도중 머리를 가격당한 라울은 결국 오늘도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역시 제자 놈이 맷집이 좋아. 내일은 조금 더 몰아붙여도 되겠군.'


수부타이이는 혼절해 쓰러진 자신의 첫 번째 제자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만약 라울이 수부타이의 속 마음을 들었다면, 기겁했을 것이다.



요즘 라울은 날마다 오늘과 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중이다.


아침 일찍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중에 하루가 멀다고 기절 하기가 일수였다.



새로운 스승으로 모신 수부타이는 이론적 교육보다는 몸으로 가르치는 실전형 훈련을 중시하였고.


그 덕에 라울은 괴롭고 고통스러운 훈련을 견뎌 내야 했다.


그렇다고 불평할 수도 없었다.


대련으로 인해 나날이 몸에 상처가 늘어날수록 자신의 실력이 부쩍 늘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부타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악착같이 자기 수련을 따라오는 라울을 매우 흡족하게 생각하였다.


그는 사랑스러운 제자를 위해서 더욱더 검에 자비를 두지 않았다.



"라울, 바보..."


"영감탱이 내가 아주 뜨거운 맛을 보여 주겠어!"


시기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쓰러진 라울에게 힐링 포션을 먹여 주었다.


몸 이곳저곳을 젖은 수건으로 닦아 주며,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요즘 수부타이는 거의 매일 같이 저택에서 식사를 즐기곤 하였다.


시기는 오늘 음식으로 수부타이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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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아시리사막의 기적 23.06.17 867 16 13쪽
43 진실, 보상, 슬픔 +1 23.06.16 879 16 12쪽
42 고대 드래곤 유적2 23.06.15 886 17 13쪽
41 고대 드래곤 유적1 23.06.14 916 17 13쪽
40 가면 속 얼굴 23.06.13 929 16 12쪽
39 확장하는 할란드 23.06.12 942 14 13쪽
38 드워프족과의 협상 23.06.11 947 15 13쪽
37 유목민과 연합 23.06.10 964 16 13쪽
36 처벌과 보상 23.06.09 990 18 12쪽
35 떠난자와 남은자 23.06.08 1,005 19 13쪽
34 울부짖는 작은거인 23.06.07 1,021 20 13쪽
33 악연의 고리2 23.06.06 1,028 17 12쪽
32 악연의 고리1 +3 23.06.05 1,044 18 13쪽
31 이어지는 인연 +1 23.06.04 1,056 19 12쪽
30 뜻밖의 방문자 23.06.03 1,075 18 12쪽
29 고된 훈련 23.06.02 1,089 18 12쪽
» 새로운 인연의 시작 23.06.01 1,125 21 13쪽
27 시작된 마을의 발전2 +1 23.05.31 1,160 21 13쪽
26 시작된 마을의 발전1 +1 23.05.30 1,221 23 13쪽
25 오러 마스터의 인정 +2 23.05.29 1,267 25 13쪽
24 예상치 못한 이별과 만남 +3 23.05.28 1,345 28 12쪽
23 마나존 +2 23.05.27 1,398 29 12쪽
22 뱀파이어 로드 2 +1 23.05.26 1,413 29 12쪽
21 뱀파이어 로드 +2 23.05.25 1,447 30 12쪽
20 아리아2 +4 23.05.24 1,483 35 12쪽
19 아리아1 +1 23.05.23 1,542 35 12쪽
18 마지막 혈랑 +2 23.05.22 1,561 33 13쪽
17 대규모 토벌의뢰2 +3 23.05.21 1,599 35 12쪽
16 대규모 토벌의뢰1 +1 23.05.20 1,668 33 13쪽
15 용병단 +3 23.05.19 1,778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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