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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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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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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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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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8화 흑마법 연구소(8)

DUMMY

놈의 미간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간 창.


전신의 힘을 모두 모아 힘껏 던졌건만,

놈의 머리통을 꿰뚫지 못하고 마치 과녁에 박힌 다트처럼 놈의 미간에 붙어있다.

부르르르 떨고 있는 창대.


사시처럼 눈을 가운데로 모으고 창을 바라보던 놈.

손을 들어 창대를 움켜쥐었다.


아픔을 느끼지도 않는지 창을 쥔 손을 비틀며 우악스럽게 놈이 뽑아냈다.

한 손은 창날에 쥔 놈이 다른 손은 창의 다른 끝부분을 쥐었다.

있는 힘껏 힘을 주지만 신의 힘을 빌려 제조된 탄력이 강력한 창.

활같이 휘어진 후, 계속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놈이 괴성을 지르며 한쪽 구석으로 힘껏 내동댕이쳤다.


- 부우웅


허공을 가르고 휘두르는 놈의 주먹이 일으키는 파공음이 매섭게 귓속에 울렸다.

몸을 숙여 피하자 강한 바람이 댄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몸놀림은 둔해 보이나 공격하는 순간적인 속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빠르다.


거대한 덩치가 다시 양손을 마주 잡고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콰쾅!


뒤로 몸을 날려 허공에 떠오른 댄.


공격 범위에 휘말린다면 그 누구라도 커다란 부상을 피할 수 없을 터.

가능한 다른 헌터들로부터 떨어진 곳으로 놈을 유인한다.


다행히 놈도 댄 이외에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댄에 집중하며 따라오고 있다.

마치 댄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듯, 입맛까지 다시며 덤벼든다.


또다시 놈이 댄을 향해 거세게 맨주먹을 휘둘렀다.

몸을 굽혀 아크로바틱하게 피하는 댄의 시야에 옆에 서 있던 종유석의 윗부분이 터져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뭔 놈이 저렇게 강한 거지?’


한순간,

어디에선가 거대 거미의 발 한 토막이 날아와 놈의 가슴에 부딪혔다.

헌터 중 한 명이 댄에게 시간을 벌도록 하려는 의도로 한 행동인 듯.


툭!


바닥에 떨어진 토막을 내려다본 놈이 천천히 상체를 숙이고 손을 뻗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놈의 등 위로 빗발치는 화살들.


파파파파팟!


마치 고슴도치처럼 등에 빼곡하게 화살이 박혔다.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놈이 게 발 조각을 집어 들었다.


코에 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은 놈.


- 우두둑 우두둑


입 안에 통째로 집어넣고 강철 껍질째 씹어먹고 있다.




댄의 맞은편에서 서 있던 제니스.

가늘게 뜨고 놈의 등을 응시하고 있던 그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저럴 수가.’


등에 박힌 화살 주변의 피부가 둥글게 주름이 져 흐르고 있다.

마치 잔잔한 호숫물 표면 위에 빗방울이 떨어져 동심원을 그리는 모양과 흡사하다.


다음 순간,

툭툭 뽑히며 바닥에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화살들.

마치 몸속에서 힘껏 밀어내기라도 하듯 깊숙이 박혔던 화살조차도 힘없이 밀려 나와 마침내는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어느새 다리 한 토막을 꿀꺽 삼켜버린 괴물.

주위를 휘휘 둘러본다.

놈도 알아챈 것이다.

그렇게 큰 발 한 토막이 있다면 그것의 몸통과 다른 부분도 있을 거라는 사실을.


놈이 제 시야를 가리고 있는 성인 크기의 바위를 가뿐히 들어 올렸다.

댄을 돌아본 놈.

두 날개를 펴고 허공에 떠 있는 그를 향해 냅다 내던졌다.


쿠쿠쿠쿵!


날아온 바위가 벽에 부딪히자 석벽 전체가 심하게 흔들린다.

조각난 바위의 파편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며 흙가루와 먼지가 뽀얗게 시야를 가렸다.


어쩐 일인지 놈에게 거대 거미의 몸통을 내주면 안 된다는 느낌이 자꾸 들던 댄.

놈보다 앞서 게의 몸통을 낚아챈 후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던전 입구의 공간에 떨군 후 돌아오는 시야에 쌤의 뒤를 쫓고 있는 놈의 모습이 들어왔다.


댄의 의도를 알아챈 쌤이 놈보다 먼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게의 다리 2개를 움켜쥔 것.

놈에게서 달아나 보지만 지름이 겨우 30미터의 둥근 던전 안에서 도망칠 곳은 없다.


한쪽 벽에 있는 철문 앞에 모여있는 헌터들.

온갖 재주를 부려 보아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저 괴물 몸속에 열쇠가 감추어있는 것이 틀림없는 듯.


다른 헌터들에게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쌤을 향해 괴물이 주변의 바위를 집어 들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바윗덩어리를 피한 쌤.


창을 횡으로 쥐고 놈의 옆을 비호처럼 스쳐 지나갔다.


슈욱!


마치 긁듯이 놈의 허리를 가르고 지나간 푸른 오라를 뿜은 창.

하지만 돌아보는 그의 시야에 놈의 허리엔 아무런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틈을 주지 않고 놈이 쌤에게 달려들었다.

그를 향해 내리치는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쌤이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콰쾅!


다행히 그 순간 아래에서 위로 놈의 주먹을 맞받아친 댄.

놈의 주먹은 막았으나 몸 전체가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었다.

재빨리 몸을 빼고 옆으로 피하는 쌤을 본 댄이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손에 쥔 네뷸라의 송곳니의 검날에 서리는 기운.


푸른 검기의 빛줄기가 놈의 몸을 정통으로 가르고 지나갔다.

검의 칼날은 쉼 없이 연거푸 놈의 몸을 횡으로 그어댔다.


휘둘릴 때마다 검의 끝에서 터져나간 기운이 주변의 바위벽에 날카로운 상흔을 남긴다.

스쳐 지나가기만 한 바위가 마치 두부같이 썰렸다.

하지만 찢어지고 갈라졌던 놈의 몸은 순식간에 본모습으로 돌아간다.


마치 놈의 몸은 그저 복원력이 최상인 강력한 고무로 만들어진 듯 어떠한 공격도 먹히지 않았다.


- 퍼펑!


놈에게 마석 구슬을 던져 시야를 흐리게 만든 댄.


“써먼 어어어업!”


마치 괴성을 지르듯 입 밖으로 고함을 터뜨렸다.

신의 군사를 소환하는 주문.


손에 쥔 검을 고쳐잡고 온몸의 감각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어떤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었다.

다급해지고 조급한 마음에 되든 안 되든 주문을 한번 외워본 것일 뿐.


이 주변에는 신의 군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이유.

신의 영역을 벗어난 변종들만 득시글거릴 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네뷸로리안족에 의해 이곳에 끌려온 신의 피조물들.

생체 실험 도중 헛되이 목숨을 잃고 스러져간 생명체가 부지기수.

살아남은 놈들은 이제 더 이상 생명이 깃든 존재라고 부르기도 걸맞지 않다.

‘마수’라는 말이 그런 놈들을 지칭하도록 만들어진 것.


허공으로 뛰어올라 놈의 목을 베어버린다.


분명 절반 가까이 잘려 나갔건만 역시 금세 아물어버린다.

표면에 푸른 핏물의 흔적만 남긴 채, 마치 피부 자체가 강제 봉합이라도 당하듯 서로 달라붙어 버린다.

놈의 몸뚱이 이곳저곳을 한참을 베었건만 상처는커녕 티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검을 허공 속으로 집어넣은 댄이 뒤로 돌아섰다.

황금빛 아이언 건틀렛의 주먹을 굳게 쥐자 팔뚝의 근육이 불끈거리며 부풀어 오른다.


“이야아아아!”


놈의 복부를 향해 댄이 주먹을 휘둘렀다.

그를 향해 날아오는 놈의 오른손을 무시하고 댄이 연거푸 놈의 배에 연타를 가했다.


쐐애애애액!


놈의 주먹이 댄에 닿기 일보 직전.

세 명의 남녀가 같은 방향으로 놈의 팔에 검을 꽂았다.


파파팟!


시퍼런 불꽃이 놈의 삼각근 주위에서 폭발했다.

일순 주먹을 떨군 놈이 손바닥을 폈다.

고통을 느껴서라기보다는 순간적인 반작용일 터.


마치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것처럼, 놈의 복부에 난타를 날리던 댄.

온 힘을 다해 분노를 담은 주먹으로 놈의 턱을 강하게 올려졌다.


뻐어억!


비틀거리던 놈이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시뻘건 불꽃을 폭발하는 주먹으로 다시 놈의 복부를 가격하는 댄의 왼쪽으로 이번엔 네 남녀가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놈이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주먹 뒤로 네 명의 그림자가 번개같이 스쳐갔다.

한순간 팔목의 절반이 잘려 나간 놈.


“...으응?”


덜렁거리며 매달린 주먹을 내려다보는 놈의 명치에 불을 뿜는 댄의 주먹이 박혔다.


크으!


여전히 대단한 급소는 아니었던 듯, 그저 짧은 침음을 흘린 놈.

하지만 충격으로 몸의 균형을 잃고 뒷걸음질 치던 놈의 발꿈치가 바위에 걸렸다.


쿠쿠쿵!


바위 뒤로 자빠져 무너져내린 놈.

공중에서 나선형으로 몸을 뒤틀며 날아내려 오는 댄이 온 힘을 실어 놈의 안면을 가격했다.


뻐어억!

한순간 안면이 완전히 틀어져 넓적한 밀가루 반죽처럼 되어버린 놈.

댄을 포함, 주위 헌터들이 언뜻 놈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놀랄만한 복원력으로 순식간에 얼굴의 형태를 되찾은 놈.

양 주먹을 휘두르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놈을 처리할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난감한 상황.


-푸드드득


언뜻, 그들의 뒤 바위 위로 누군가 가볍게 내려앉았다.

검은 망토로 전신을 휘감은 사내.


본능적으로 모든 헌터들이 경계 태세로 들어갔다.


“늦었습니다.”


뜻밖에 사내의 입 밖으로 나오는 공손한 말투.

손을 들어 후드를 벗자 적안의 은발을 한 사내의 모습이 드러났다.

횡으로 길고 뾰족하게 선 귀와 검은 회색빛의 피부.

곱슬거리는 앞 머리카락은 이마를 덮고 한쪽 눈마저 가리고 있다.


그가 손을 허공에 쳐들자 주먹을 휘두르려던 놈이 한순간 얼어붙었다.

45도 각도로 들어 올려 내려치던 팔이 그대로 멈춘 것.


놀라 똥그래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헌터들을 돌아본 사내.

고개를 돌려 다시 댄에게 시선을 주었다.


“놈에게서 에너지 스위치를 꺼버린 겁니다. 로봇에서 건전지 연결선을 끊은 것과 같은 원리죠.”


의심의 눈초리로 자신을 주시하는 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내. 고개를 숙이고 다시 깍듯이 인사한다.


“테즈마라 제사장님이 보내셨습니다. 바로 저놈하고 저 아래에 있는 한 놈을 잠재우라고요.”

“정말 대단하시군요.”


허공으로 들었던 창을 옆에 세우며 감탄스러운 표정으로 쌤이 언뜻 입을 열었다.


“마력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놈들은 물리 공격으로 제거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놈들만 처리가 가능할 뿐. 물리 공격하는 적에겐 전 그냥 독수리 앞의 병아리일 뿐입니다.”

“먼 길 제때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게 되어 오히려 제 기쁨입니다.”


다시 한번 댄을 향해 깍듯이 고개를 숙인 사내.


그리고 이것...”


그가 품 안에서 성인 주먹만한 붉은 핵을 꺼냈다.


“거대 거미의 핵이 남아있길래...”


고개를 돌려 그가 손을 들고 위쪽을 가리켰다.


“...아!”


두 명의 헌터가 목숨을 잃고 긴급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거미를 잡고도 댄은 핵을 챙길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가 건넨 핵을 댄이 받아들었다.


“..어?”


손안에 쥔 핵의 표면이 순간 차가워졌다.

손바닥의 세포가 올올이 일어나는 감각.

서늘하고 짜릿한 느낌과 함께 댄의 몸은 핵의 빛을 남기지 않고 모두 흡수하기 시작한다.

핵을 쥔 손바닥은 여전히 차갑지만, 한순간 온몸의 감각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손안에 쥐어져 있던 핵이 곧 하얀 입자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지구에서 온 헌터님도 이제 순간이동이 가능해지셨군요.”


입꼬리를 올리며 사내가 댄을 향해 웃음을 흘렸다.


“그걸 어떻게....”

“거대 거미의 핵은 이곳 주술사에게는 순간이동 마법을 습득하는 데 필수 재료입니다. 그리고 저놈이 바로...”


사내가 여전히 멈춰있는 괴물을 가리켰다.


“강철 거미 보스의 에너지원입니다.”

“......”

“보스 거미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근처에 거미줄을 칩니다. 그리고 저런 동력원이 될 수 있는 놈들을 누에고치처럼 꽁꽁 묶어두죠. 그리고 놈들에게 먹이가 되는 거미알을 그 안에 부화시킵니다. 계속해서 알에서 깨어나오는 먹잇감을 먹으며 놈의 몸에 축적한 에너지를 보스 거미가 정기적으로 흡수하며 힘을 유지하는 거죠.”


설명을 마친 사내가 한쪽 바닥에 놓여있는 2구의 시신에 시선을 돌렸다.

1인용 천으로 덮다 보니 양옆으로 뼈만 남은 팔과 옆구리가 완전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허리까지 깊이 숙여 조의를 표한 사내. 다시 댄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분들을 이곳에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 저희가 제를 지내드리면 어떻겠는지요?‘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숙인 댄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사내가 다시 괴물에게 시선을 돌렸다.


”우선 놈을 완전히 분해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가 허공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렸다.

그리고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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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20화 배신(4) +1 23.09.14 10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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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2화 지하요새 잠입(4) +1 23.09.04 110 5 11쪽
112 111화 지하요새 잠입(3) +1 23.09.01 104 5 10쪽
111 110화 지하요새 잠입(2) +1 23.08.31 106 5 10쪽
110 109화 지하요새 잠입(1) +1 23.08.30 120 4 10쪽
109 108화 흑마법 연구소(18) +1 23.08.29 118 4 10쪽
108 107화 흑마법 연구소(17) +2 23.08.28 121 4 13쪽
107 106화 흑마법 연구소(16) +1 23.08.27 125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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