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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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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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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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너만 오면 시작이다

DUMMY

이제는 리안이 접속 불가능한 커뮤니티.

그곳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잡다한 소식이 난무했다.

신규 레이드로 풀린 고대 아이템과 다양한 종류의 펫에 대한 이야기.

유저들은 계속해서 각 지역의 장군들을 사냥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로 인해 플래티넘 유저 수가 족히 두 배로 껑충 뛰어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라스트 월드 사상 역대급 전성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가운데.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부류가 있었다.


- 다 좋은데···. 업데이트가 살짝 늦네ㅎㅎㅎ

- 게임사가 언제 유저와의 약속 제대로 지키는 거 봤냐ㅋ.


이들에겐 불만을 성토하는 이유가 있었다.


때아닌 배신자와 골리앗 떡밥이 생기며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했었다.

그리고 이에 관하여 게임사의 해명이 나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 그래서 언제 되는 건데ㅅㅂ

- 업데이트될 때까지 숨 참음.

- 주님 곁으로 한 명 올라가겠네.


라스트 월드는 공지로 대륙마다 시나리오를 가속해줄 특수 NPC의 등장 예고했었다.

더욱이 앞으로 있을 업데이트로 오염군주에 협력한 유저에 대한 의문 또한 해소될 것이라 전했지만.


- 이 정도로 늦을 일인가? 리안은 계속 버젓이 돌아다녔잖아.

- 걔는 준비되어 있는데, 나머지가 아직 준비가 안 되었나 봄.

- 그럼 골리앗부터 쇼케이스 시작할 것이지. 뭘 이리 뜸 들여?

- 공평하게 같이 시작해야지. 골리앗이 등장한 대륙만 축제일걸.

- 시나리오는 앨리온드 서버에서 먼저 시작해놓고 이제와서ㅋㅋㅋ?


계속 미뤄지기만 할 뿐, 이렇다 할 행동이 보이지 않았고.

이에 대한 옹호와 비난 글이 마구 쏟아졌다.


- 근데 리안이 골리앗 맞음?

- 오피셜 떴잖아 ㅂㅅ아.

- 아니, 이름이 다르잖아.

- 와, 이거 순진한 새끼네. 넌 사기당하지 않게 조심해라.

- 왜?

- 저 사람 말 맞음. 모르나 본데 NPC도 가명을 쓰는 경우가 허다함.

- 헐. ㄹㅇ? 그걸 어케암?

-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ㅅㅂ


아직 허무맹랑한 소리로 여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점차 골리앗에 대해 받아들이는 추세였다.


- 일단 골리앗은 확정이고 나머지 두 명은 누구 같음?

- 튜토리얼 섬에서 건너오지 않을까?

- 의외로 대륙에서 나올 수도 있지.


튜토리얼 섬에 있는 NPC부터 퀘스트를 주는 인간형 몬스터까지 다양하게 거론되었는데.

유저들은 그중에서 특히나 서버를 이동하고 다닐 정도로 자유분방한 골리앗의 관심이 많았다.


- 그것보다 어디로 가려나?

- 팔론데 서버가 유력해보임.

- 어째서?

- 그거야 다른 대륙에서 한번씩 나타났으니까?

- 뇌피셜ㄴ.


유저들은 의견 교류를 통해 몇 가지 단서만으로도 리안의 위치를 추정해냈다.


- 근데 앨리온드 서버는 절대로 아닐 듯.

- ㅇㅇ거긴 아이린 있잖아.

- 오염군주한테 줘 털렸다는 애? 걔가 왜?

-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대. 꿈에서 천사의 부름을 받고 각성했다나 뭐라나.

- 신전에서 성녀가 나타난 것 아니냐면서 난리 났잖아.


그리고 앞으로 업데이트가 예정된 신규 컨텐츠, 세력전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 누구랑 누구 붙을 거 같음?

- 운영자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아냐.

- 글쎄. 적어도 팔론데 서버는 대충 알 거 같은데.

- 개소리ㄴ.

- 너는 견원지간도 들어본 적 없냐?


여러 가지 설화를 토대로 추측하며 유저들은 업데이트를 기다렸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운영팀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 * *


“아직도 튜토리얼 섬이라고? 그놈은 거기서 뭘 하는 거야?”


운영팀의 사무실.

김 팀장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마음 같아선 라스트 월드에 접속하여, 리안을 소환해서 당장 가라고 재촉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겐 그럴 겨를이 없었다.


“이 대리, 거기 정리한 것 좀 가져와 봐.”


“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커뮤니티에서는 대차게 까이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현장은 어때, 확인해 봤어?”


“순조롭습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바쁜 상황인데.

리안이 의도치 않게 진행을 늦춰준 덕분에.

다소 여유가 생겼으며, 이전보다 더욱 견고하게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세력전은 운영실의 계획대로 엇나가는 일 없이 정확히 이뤄질 것이다.


“그거 다행이네. 그럼 처음부터 천천히 브리핑해봐.”


김 팀장이 이 대리가 가져온 문서를 덮었고.

등받이에 기댄 자세로 그녀의 보고를 기다렸다.

문서를 받았으면서 굳이 말로 설명하라는 지시.

이 대리가 눈썹을 올리며 불만스럽게 입을 열었다.


“...먼저 앨리온드 대륙의 설명과 함께 전체적인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각 대륙의 왕국들은 외곽을 침범하며 국경을 넓혔다.

금역을 제외한 지역이 전부 인간들에게 넘어간 현황.

그로 인해 수인들은 살 곳을 잃었다.


“터전을 빼앗긴 수인들은 호랑이 굴로 도망쳤습니다.”


남부의 오염군주, 성정이 난폭한 호왕은 의외로 수인들이 본인의 보금자리에 들어오는 것을 순순히 허락해주었다.


“하지만 금역은 굉장히 위험하고 생명체가 살기 힘든 지형이죠. 수인들은 살기 좋은 땅으로 이동하길 원했습니다.”


환경을 견디지 못한 수인들은 ‘온통 돌투성이인 이곳을 떠나 서쪽의 정글로 향하겠다고.’ 호왕에게 말했다.

호왕은 무신경한 태도로 그들이 어떻게 사든 별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수인들이 떠나겠다는 말에도 흔쾌히 보내주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떠나간 수인들이 금방 호랑이 굴로 돌아왔어요. 그것도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단순히 몬스터 때문이 아니었겠군.”


비록 인간들에게 쫓겨났지만, 수인들은 전원이 강인한 전사들.

그들은 금역의 몬스터라도 능히 감당할 수 있었다.


“네, 서부에 먼저 자리 잡은 수인들에게 쫓겨났습니다.”


축왕은 호왕과 다르게 수인을 가차 없이 대했다.

금역 어디에 자리를 잡든 상관없지만.

자신의 정원에 출입하는 것만큼은 허용하지 않았다.

수인들은 상당한 구역을 차지하는 축왕의 정원을 피해서 자리를 잡았는데.


“아무래도 외부인이 들어설 만큼 풍족하진 않죠.”


한정된 자원을 두고 생존 경쟁에 들어간 것.

지치고 숫자도 부족한 남부의 수인들은 희생만 치른 채 쫓겨나고 말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호왕은 매우 분노했고요.”


“흠, 생각보다 정이 깊은 놈이었나? 굳이 더 손쓸 필요도 없겠군.”


전부 운영팀이 발에 땀이 나게 뛰어다닌 덕분이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들의 암약으로 계획한 대로 상황이 흘러갔다.


“다음은?”


“팔론데 대륙입니다.”


“이리아스는?”


“살짝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서,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김 팀장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팔론데 대륙의 일을 설명하는데.

사실 보고라고 할 것도 없었다.


“예정대로 견왕과 후왕이 지속적으로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충직한 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긴 앞으로도 걱정할 필요 없겠지.”


견왕은 별다른 명분을 주지 않아도 운영자의 말을 제대로 이행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그는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리아나 대륙인데···.”


이 대리가 주저하며 말끝을 흐리는데.


“뭔데 그래? 편하게 말해.”


이리아스 대륙에서는 본래 마왕과 미왕을 싸움 붙이는 실행할 예정이었는데.

약간의 차질이 생긴 모양이었다.


“그게, 조금 전에 사왕이 직접 진왕에게 선전포고를 날렸습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내용은, 그도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사왕이 진왕에게? 정확해? 언제 했는데.”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요.”


“...그걸 직접 말했단 말이지.”


운영자에게 저항하는 투쟁심을 놓고 보면 오염군주 중 톱을 다툴 사왕이 이런 일에 참여하다니.

정말이지 뜻밖의 소식이었다.


‘마음대로 무를 수도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어째서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만약 스스로 선언했다면 철회할 수 없을 테니까.

사왕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 시스템이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모든 보고를 들은 김 팀장이 이 대리에게 무심하게 명령했다.


“분석팀으로 가서 승패 예측 결과표 좀 다시 작성해달라고 해.”


사무실을 빠져나간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되돌아왔다.


“벌써 왔어?”


“저희 팀 덕분에 데이터가 준비되어있기도 하고, 팀장님이 하도 닦달하셨잖아요.”


그가 만족스럽게 웃으며 문서를 살폈다.


“어디, 뭐라 써놨는지 구경해볼까.”


결과표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랬다.

우선 첫 번째 앨리온드 대륙의 축왕과 호왕의 매치.

분석팀은 축왕의 우세를 점쳤다.


“...객관적인 전력은 호왕이 앞서나 그는 호승심이 너무 강하다. 섣불리 영역을 침범하고 정원에 있는 축왕과의 싸움에서 패배할 것이다···. 맞아, 그렇지.”


그가 추임새를 곁들이며 다음 페이지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이어지는 진왕과 사왕의 전투.

분석팀은 이번에는 자신 있게 사왕의 압도적인 승리라고 주장했다.


“뭐, 여기까진 예상대로고.”


진왕이 오염군주 중에서 강한 편이긴 하나.

휘하장군이 하나도 없으니, 사왕의 가뿐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팀장은 다소 내용이 부실하게 느껴졌지만, 부랴부랴 만든 것일 테니 이해하고 넘어갔다.

이 매치는 그조차 조금 전에 들었으니 말이다.


“개와 원숭이는 어떨지···. 이건 나와 다르군.”


후왕과 견왕의 싸움은 애매하게 후왕의 손을 들어주었다.


“비슷하지만 협력자 태하의 존재. 유저가 규합될 가능성이 크다라···. 발상은 나쁘진 않아.”


최초로 엠페러를 달성한 유저, 월드 랭커 태하.

그도 들어본 네임드 유저였다.


”얼마 전에 복귀했다더니 동대륙으로 갔군. 빠르게 협력자 자리까지 꿰차다니 확실히 난 놈은 난 놈이야.“


그는 분석팀이 작성해준 내용에 대부분 동의하는데.

특히 두 번째 대결에 대한 의견은 정확히 일치했다.


‘NPC가 참전한다면 모르겠지만···. 대놓고 오염군주의 편을 들어주긴 힘들지.’


이리아스 대륙의 세력전은 가장 빠르고 시시하게 끝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설마 그걸 노린 건가···?’


사왕의 목적은 짐작한 김 팅장이 허탈하게 웃어넘겼다.

운영자를 골탕 먹이는데 진심인 사왕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


”다른 건 다 좋았는데 마지막이 아쉽군. 하긴, 변수는 고려하기 힘들겠지.“


그가 리안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리안이 무슨 해괴한 짓을 벌이고, 또 시스템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기대가 되었다.


‘아마 불리한 견왕의 편을 들어주도록 유도할 테지.’


만약 리안이 거부하고 반대로 행동해도 문제가 없을까.

시스템이 어디까지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이 부분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된다면.

그의 가치는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수준이 될 것이다.


‘너만 오면 시작이다. 골리앗.’


감상할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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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척살령 23.09.14 10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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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규칙 23.09.11 109 3 11쪽
94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23.09.08 114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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