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21,025
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작성
23.10.11 19:34
조회
99
추천
3
글자
11쪽

과대평가

DUMMY

자정이 넘어가는 밤에 시작된 화끈한 기습 공격.

아무런 전조도 없이 돌발적인 공격이 무색하게.

견왕과 부하들의 위치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 속보. 동부에 골리앗 떴음. 금역에서 장군과 접선함.


골리앗을 추격하다가 검은 늑대에게 죽임당한 유저의 글.


- ㄷㄷ이제 세력전 시작이냐?

- 당연히 구라겠지. 이걸 속냐?

- 놉. 진짜임.


긴가민가하던 소문은 이윽고 진실임이 밝혀졌다.

유저들의 목격담이 잔뜩 올라온 것이다.

-

- ㅋㅋㅋㅋ 와 진짜였네. 멀리서 뛰어가는 거 다 보인다.

- ㄹㅇ?

- 쟤들 금역에서 벗어날 수 없던 것 아니냐? 왜 저기 있냐?

- 밖에 나오면 너프 먹어서 그렇지 나올 수는 있음.

- 앨리온드 서버에서 그렇게 두더지 잡았잖아.


한 덩치 하는 갯과 짐승들이 한곳에 모여서 달려가는데.

금역을 통해 빙 둘러서 가는 것도 아니었다.

시야가 탁 트인 외곽을 당당히 일직선을 주파했으니.

알고만 있다면 외곽을 질주하는 녀석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 이 거리를 뛰어오고 있네. 저래서 어느 세월에 오겠냐?

- 저게 느린 것처럼 보임? 저거 존나 빠른 거임.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 속도면 적어도 내일 오전 경에는 도착할 듯.


도착 예정 시각이 밝혀지자 의문과 짜증이 쏟아졌다.

대다수가 세력전에 참가할 유저들의 글이었다.


- ??? 아직 멀었다고 들었는데 이게 뭔 솔?

- 아오, 맨날 늦는다고 말하니 이번에는 한발 빠르게 하는 거냐!


그들은 서둘러서 일정을 점검했지만.

그런다고 당장 내일 하루가 비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듣고 놀란 건 운영진들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던 김 팀장은 견왕의 돌발행동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분명 그가 정한 시간에 맞춰서 싸우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이것도 골리앗 때문인가···. 설마 시시하게 끝나진 않겠지?”


오염군주의 힘을 제대로 선보이는 이벤트.

부디 그에 걸맞은 웅장한 대결이 펼쳐지길 바랐고.

이왕이면 전쟁이 길게 이어지길 원했지만.

상황은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 * *


리안은 저택으로 빠르게 복귀했다.

다윈은 취침에 들었지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만났고.

그는 리안이 꺼낸 발언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잠이 확 달아났다.


“...전쟁이 시작됐다고요?”


리안의 입에서 나온 간략한 설명.

다윈은 그가 너무 내용을 압축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리안은 거기서 더할 말이 없었다.


“리발드 경! 저택의 기사와 병사를 전부 집합시켜.”


다윈은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병사들을 소집하고 당장 남부로 향할 채비를 마쳤다.

모든 채비를 마친 그가 정문을 통해 저택을 나간 순간.


“가주님. 여기···.”


“고맙네.”


집사가 금화 상자로 가득 채운 마차 한 대를 전해주었는데.

급한 대로 마련한 다윗 가문의 자금이었다.

빠짐없이 챙긴 일행은 텔레포트를 이용해 곧장 남부로 직행했고.

남부 외곽 도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새벽임에도 도시의 삼엄한 경계태세.

평소라면 이 시각에 성문을 통과할 수 없었겠지만, 경비대장은 그들의 기꺼이 성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다윈 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일행이 가지고 온 금화가 가득한 마차를 본 경비대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다윈이 가져온 금화가 어떤 식으로든 이 도시를 위해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환대를 마친 경비대장은 헐레벌떡 반대쪽 성문으로 향했다.

도시의 모든 병사가 그쪽으로 집결하고 있었다.


“전시 상황 같군요. 이쪽도 소식을 들은 모양입니다.”


도시에서 모험가들이 견왕의 침공이라며 유난을 떨어댔으니.

사령관은 이를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곧장 용병들이 있을 주점으로 향했다.

주점에서는 술을 마시는 이는 없었다.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고용주를 기다리는 용병들이 보였다.

언제든 전투를 할 수 있는 믿음직한 모습.


“비용이 얼마나 되든 상관없다. 전부 털어서 이곳에 있는 용병들을 고용해.”


다윈은 리발드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몇 개의 주점을 더 다녔지만.

급하게 고용한 병력들.

그 수는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나···? 방향을 틀 수밖에.’


그도 이러고 싶진 않았지만.

두 번째 플랜을 실행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견왕, 네가 죽어줘야겠다.’


신전은 누굴 사살하든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이길 생각이 없다는 것도 알았으니 어렵게 견왕의 승리를 도울 이유가 없었다.


‘제대로 싸울 생각만 했어도 이런 짓은 안 했을 텐데.’


리안은 찝찝한 기분을 털어내며 어떻게 활약할지 고민했다.


‘다행히 이점은 있다.’


유저들도 현재 급하게 준비하는 것은 동일했다.

그쪽은 숫자가 많은 만큼 행동이 굼뜰 터.

리안 일행이 먼저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용병들은 바로 당장이라도 돌입할 수 있었다.


“숫자가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다들 시작하세요.”


미리 지시를 내려둔 것일까.

다윈은 다소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명령한다.


“휘장 받아가지 않은 사람 있나?”


“없습니다.”


“그럼 명령대로 행동하도록!”


견왕과 장군들이 올 때까지 대기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그들은 행동을 개시했다.


‘뭘 하는 거지?’


리안은 의아한 심정으로 그들을 지켜보는데.


“맡겨만 주십쇼. 기사 나리!”

“이런 건 우리가 전문이지!”


용병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도시 전역으로 삼삼오오 흩어졌다.


“얼마나 모일 수 있데?”


“대충 집계해봤는데 이천도 안 된다고 하더라.”


“하, 아예 반 토막이 나버렸네.”


“시골 서버가 그렇지 뭐.”


세력전을 대기하는 한 파티.

용병들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희, 금역으로 가기 위해 대기 중이냐?”


“응? 뭐야?”


“이것들 왜 이래?”


파티원들은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그사이 용병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대기 중이냐고 물었다.”


“어···. 네, 그런데요.”


대표로 보이는 모험가가 위축된 목소리로 대답하는데.


“그래?”


용병은 험상궂게 웃으며 멱살을 틀어잡았다.


“이, 이거 놓으세요.”


“단체로 미쳤나? 죽고 싶어?”


파티원 하나가 호전적인 태도로 무기를 꺼내 드는데.

파티장은 그를 제지했다.


“잠깐! 멈춰 봐. 이 NPC들 귀족 병사들이야.”


“엥, 진짜잖아?”


“걔네들이 왜?”


그들은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불온한 모험가들은 도시에서 쫓아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장 꺼져라.”


용병이 모험가를 거칠게 밀쳐내며 말했다.


“귀족의 병력이 어째서···.”


“우리 어떻게 해?”


기가 팍 꺾인 모험가들.

리안이 여태껏 봐왔던 유저가 맞나 싶었다.


‘골리앗 님은 모험가를 과대평가하고 계신다.’


다윈은 반박할 수 있었지만, 골리앗을 배려해서 의견에 딴지를 걸지 않았다.


‘그건 그분이 기억을 잃으셨기 때문이겠지.’


어쩌면 평생 전투만 해왔기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해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모험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다윈은 그들이 엄청난 성장을 이룩한 먼 미래에도 딱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모험가는 집 한 채 구하기도 까다롭지.’


리안은 주거에 집착하지 않고 정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모험가는 정착하고 싶어도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신전에서 그들을 영웅이라고 떠받들지만.

정작 취급은 쓸만한 노동자였으며.

한 집에 수십이 모여 사는 부랑자들이었다.


‘무엇보다 생식 활동이 불가능하고.’


다윈은 그들이 자녀를 가졌단 소리는 듣지 못했다.

모험가는 몇백 년이 지나든 대륙을 지배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말귀를 못 알아듣네. 귀먹었어?”


“꺼지란 말 안 들리냐? 앙?”


“...이게 무슨 상황이래. 우리만 이래? 다른 쪽은 어떻대?”


용병들에게 굴욕을 당한 유저가 파티원에게 물었다.


“똑같아. 귀족 병사가 시비를 걸고 있대.”


“우선 기다려보자. 태하님이 접속하고 있다니까.”


모험가들은 모욕을 견뎠다.

억울했지만, 이 방법이 없었다.

사령관과 연줄이 닿은 인물들이 접속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씨발, 더는 못 참겠다!”


물론 모두가 그런 인내심을 지니고 있진 않았다.

반항하는 유저가 있었고.

용병은 오히려 이걸 기다렸다는 듯이 대응했다.


“어쭈. 까부네.”


“악! 이거 놔!”


“볼온한 자들을 전부 잡아들여라-!”


용병들에게 바로 제압당하고.

그뿐만이 아니라 주변 모험가들에게 확산되었다.


“으악!”

“왜 이러는 거야?”

“탈출해!”

“밖에서 모이는 거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유저들은 발 빠르게 대처하는데.

인원수가 부족한 용병들이 그들을 전부 잡아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서둘러서 시작한 터라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이게 무슨 행패입니까!!!”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비병이 날뛰는 용병들을 꾸짖는다.


“살았다!”

“이것 좀 풀어줘!”

“너흰 뒤졌다.”


붙잡힌 유저가 기세 좋게 소리쳤다.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모험가를 멋대로 제압한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였고.

그들은 잘못하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다윈은 이것 또한 대비하고 있었다.


“당신은 이들이 떠드는 소릴 듣지 못했나?”


“그게···.”


“이들은 후왕의 편에 가세할 계획이다.”


경비병 또한 귀가 있으니 모험가들의 대화를 인지했다.


“오염군주의 편에 서는 것이 옳다고 보는가?”


“그것이···.”


오염군주의 편을 드는 기괴한 행각.

물론 궤변이라 할 수 있었지만. 다윈이 직접 확고하게 외치는 탓에 무어라 항변할 수 없었고.


“협조할 생각이 없다면 방해하지 마라.”


언변으로 깨끗하게 물리치며 경비병은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 다윈은 리안에게 말했다.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골리앗 님은 먼저 출발해서 그들과 합류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다윈은 이곳에 남아서 유저들을 최대한 지체시키겠다 선언했다.

적은 수로도 상상 이상의 활약.

리안은 그를 믿고 도시를 떠났다.


이후 경비병을 설득하여 도시의 감옥을 대여한 다윈.

용병들이 유저들을 잡아넣고.

유저들은 용병을 피해 도시를 바깥에서 재집결하는데.

그들을 멀리서 구경하는 자들이 있었다.


“귀족이 어째서 계시에 훼방놓는 거지?”


“그거야 모를 일이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합시다.”


비밀리에 도시에 머물렀던 사도들이 몸을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완결 예정 공지 23.10.26 40 0 -
공지 연재 시간은 오후 7시 20분입니다 23.05.10 100 0 -
121 후기 +1 23.11.01 85 1 2쪽
120 새로운 손님맞이 (완) 23.10.31 92 2 14쪽
119 저는 당신들과 다릅니다. 23.10.30 84 2 11쪽
118 더이상 부럽지 않았다. 23.10.27 77 2 10쪽
117 처음 뵙겠습니다. 23.10.25 81 2 10쪽
116 이대론 끝이 없다. 23.10.24 81 2 12쪽
115 더는 성스럽게만 보이진 않았다. 23.10.23 83 4 10쪽
114 이 머저리가 나라고? +2 23.10.20 84 4 10쪽
113 못 들었어? 걔네들 불러오라고. 23.10.19 87 4 11쪽
112 앞으로 길어야 1년이겠네 23.10.17 89 3 11쪽
111 어떻게든 해봐! 23.10.16 88 3 10쪽
110 이게 이렇게 된다고? 23.10.13 88 3 10쪽
» 과대평가 23.10.11 100 3 11쪽
108 트롤 새끼들 23.10.10 103 3 12쪽
107 그건 조금 곤란한데 23.10.09 105 3 12쪽
106 괜찮겠지. 아마도. 23.10.06 100 3 9쪽
105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고 23.10.05 101 3 11쪽
104 다윗의 후손 23.10.04 104 3 11쪽
103 가일스 23.09.27 101 3 12쪽
102 너만 오면 시작이다 23.09.26 103 3 11쪽
101 다시 찾아올게 23.09.25 102 2 12쪽
100 해결 23.09.18 103 2 10쪽
99 인정 23.09.15 103 2 10쪽
98 척살령 23.09.14 100 2 11쪽
97 너는 얼마나 알고 있지? 23.09.13 106 3 12쪽
96 시나리오 실패 23.09.12 106 3 11쪽
95 규칙 23.09.11 109 3 11쪽
94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23.09.08 114 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