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을 끊은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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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숲을보다
작품등록일 :
2023.05.10 17:50
최근연재일 :
2023.07.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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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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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자리

모두가 원하는 것!




DUMMY

류하와 함께 일범을 만나러 온 태위는 소개가 끝나고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먼저 입을 열었다.

“요즘 사업은 잘 되고?”

“응, 성과도 조금 있고, 좀 있으면 신제품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

“조금 빠른 면이 없지는 않으나 연구방향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도 싶고··· 대량 생산은 하지 않을 거야. 이벤트로 조금... 잘 되면 좋고, 안되면 다시 연구에 돈을 쏟아 부어야지.”

“다른 사업은 더 하지 않고?”

“요즘 벤처기업들 몇개를 눈 여겨 보고 있어. 자본에 여유가 생기면 하나 인수하려고.”

“오~ 이번 투자가 크게 성공했나 보네?”

“그렇지, ‘삼양’덕에 많은 돈을 벌긴 했어.”

“어떻게?”

“다 방법이 있어. 아마 류하님은 아실 수도?” 멍을 때리고 있던 류하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급하게 등받이에서 몸을 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미 일범에 대한 뒷조사를 했고, 절친들의 대화에 끼고 싶지 않았었다.

류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일범에게 어색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일범은 조금 멍청해(?) 보이는 류하를 바라보며 친구가 잘 못된 선택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 불안해졌다.

일범은 태위에게 문자를 보내 잠깐 밖에서 보자고 했다. 태위는 손님을 두고 문자를 주고받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둘만 따로 나가는 것 또한 정말 무례한 행동이기에 나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범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람에 류하에게 거듭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따라 나갔다.

“아니, 손님을 두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미안, 하지만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뭔데?”

“조금 멍청해 보이는데 정말 괜찮은 거 맞아?”

“나도 저 사람의 능력을 직접 보거나, 체험한 것은 없어. 하지만 할아버지가 극찬했고, 느낌이 좋아.”

“정말로 네 할아버지가 극찬했다고? 진짜로?”

“그래.”

“알았어. 어차피 몇 마디 해보면 금방 알게 되겠지. 드가자.”

“야, 따로 들어가.”

“똑똑한 놈이라면 이해해 줄 거야.”

“그런가?” 태위는 반신반의하며 일범을 따라 들어왔다. 방에 들어온 일범은 의자에 기대 평화롭게 눈을 감고 있던 류하를 보고 다시 한번 의구심을 가졌다. 바보라는 것에 조금 더 의견이 기울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괜찮습니다. 이야기는 잘 되었습니까?”

“네. 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류하는 의자를 당겨 앉으며 질문을 던졌다.

“네. 그러시죠.” 어색함이 싫었던 태위는 서둘러 답했다.

불신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 일범과 그런 일범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류하의 사이에는 조금 기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아, 실례지만 태위님은 잠깐 밖에 나가 주시겠습니까?” 태위가 나가고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류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듣기로 일범님은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으면 무조건 투자하신다고 하시는데 그 가능성이라는 것이 정확히 몇 퍼센트 입니까?”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투자가 성공했을 때 이익이 엄청나면 투자할 수도 있고, 가능성이 백퍼센트라고 해도 이익이 적으면 투자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어찌 되었든 저는 감을 따르는 편이긴 합니다. 옛말에도 있지 않습니까? 일은 사람이 꾸미지만 결과는 하늘에 달렸다···”

“가능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죠. 느낌 대로 갑니다.”

“그럼, 태위님의 도움을 거절한 것도 느낌이 안 좋았기 때문인가요?”

“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였을 것입니다.”

“그러면 단도직입 적으로 묻겠습니다. 얼마의 이익이 생기면 태위님을 도울 수가 있습니까?”

“음··· 만약 제가 태위를 후원한다고 하면 후원금의 50~60배의 순수익이 있으면 하겠습니다.”

“그 정도면 되겠습니까?”

“순수익이 만약 1억이라 치면 자본금이 적어도 10~20억은 있어야 합니다. 작은 돈이 아닙니다. 더욱이 정치후원에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습니다.”

“만약 월 5억 정도를 후원한다고 보시면 자본금이 어느 정도 필요하십니까?”

“어떤 사업에 투자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3000억은 있어야 합니다.”

“만약 당신에게 그 만한 자본을 드리면 도우시겠습니까?”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깨끗하지 않은 돈입니까?”

“네.”

“저를 통한 세탁입니까?”

“네.”

“그렇게 당당해도 되는 것입니까?”

“돈의 출처에 대해 당당할 수도 없고, 당당해서도 안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저와 당신이 오물을 뒤집어쓰면 태위님은 순결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그렇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 온 세상사람들이 알게 될 터인데 뒷감당을 어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물론 더러운 돈으로 명예를 샀다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살아 있는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자에게 돈을 대줄 양지의 인간들이 몇이나 있으며, 그들의 돈이 과연 청정수일 가능성이 몇 퍼센트일까요? 그리고 그들이 나중에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권력의 이익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능력이 있는 자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그렇지 않다고 장담하실 수 있으십니까?”

“해서 제가 앞서 질문을 드린 겁니다. 저에게서 무엇을 바라는지?”

“···. 만약 권력을 원했다면 어찌 하려고 했습니까?”

“포기하려고 했죠.”

“저를 포기한다면 과연 당신이 바라는 사람을 찾을 수는 있을까요?”

“당연합니다. 다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죠.”

“오~ 저 에게도 강요는 하지 않겠다···?”

“그렇습니다. 하기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맡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의 ‘감’을 믿습니다.”

“좋습니다. 지금부터 1주일 안에 충분한 자본금을 가지고 오신다면 태위를 돕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일범님도 1주일 안에 무엇에 투자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

“회장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선우철은 갑자기 나타난 황이혁을 보고 몹시 당황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대응했다.

“내가 오지 못할 곳에 왔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장이 너무 지저분해서···”

“여기 직원들 몇 명이 있지?”

“지금 현장에는 34명이 있습니다.”

“요즘 고생도 많고, 격려차 들른 것이니 창고에 모이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았기에 은근슬쩍 창문 밖을 바라본 선우철은 다리가 떨려 제대로 서있을 수가 없었다. 창고 주변에는 황이혁의 친위대라 불리는 ‘검은 늑대’ 들이 진을 치고 개미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회장님 죄송하지만 화장실에 잠깐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김주일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하지만 황이혁은 놓아주지 않았다.

“잠깐이면 되니 이따 가게.”

5분후 외부창고 건물에 직원들이 빠짐없이 모이자 황이혁은 휴대폰을 압수하게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가 웅성이며 불안에 떨었다. 특히나 선우철과 그에 동조한 무리들은 땀을 비오 듯 흘리고 있었다.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조직내에 배신자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자수하는 자는 살려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법도대로 주동자는 바다속에 처넣을 것이고, 동조한 자는 손목을 자를 것이다. 셋까지 세겠다.

하나, 둘, 세···”

“회장님, 그런 자가 있을 리 없습니다.” 선우철은 급히 나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벌기 시작했다.

“나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어. 너는 친동생만큼이나 아꼈으니까··· 하지만 네가 바다에 던져 버렸다던 마약이 이곳 지하 창고에서 나왔고, 가두어 두었다던 자들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더 할 말이 있나?”

이제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선우철은 발목에 숨겨두었던 칼을 뽑아 들고 벼락 같이 황이혁에게 달려 들었으나 닿지는 못했다. 이혁의 양 옆에 서있던 거인들에게 양손이 잡히고 명치와 턱에 강타를 맞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우두머리가 쓰러지자 여기저기서 자수하는 자들이 나타났다. 김주일에게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창고에 가두어 놓고 그대로 차를 돌려 김주일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 시각 김주일은 새로운 지부보스들을 합법적으로 인정받게 만든 자신의 공을 축하하는 수하들과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김주일은 천성이 여자와 술을 지나치게 밝혔고 황이혁은 그런 주일에게 항상 술과 여자를 조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주일은 앞에서만 그렇게 하겠다 답하고 뒤에서는 정신을 잃을 때까지 음주를 즐겼다. 이번 일을 벌인 계기도 술과 여자 때문이었다. 주색을 좋아하는 약점을 알고 있는 ‘백호’파가 여자를 심어 주일의 허영심을 자극하여 반기를 들게 만든 것이다.

밖이 소란해지자 주일은 감히 어떤 놈이 자기 구역에서 시끄럽게 하냐고 큰 소리를 치며 문을 여는 순간 눈앞으로 날라 오는 주먹에 깜짝 놀라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황이혁과 대등한 싸움 실력을 가졌다고 평가를 받고 있었고, 그 덕에 주색을 좋아하지만 제2인자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기에 아무리 급습을 당하고, 술에 취했다 해도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보스가 공격을 받자 주일의 수하들도 제각기 몸에 지닌 흉기와 술병을 손에 들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여인들은 악! 악! 소리를 지르며 방을 빠져나갔으나 남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게 싸움을 준비했다.

방해꾼들이 빠져나가고 아수라장이던 곳이 한 순간 정적을 찾았다. 이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두 무리는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과연 김주일의 실력은 명불허전이었고, 방안의 인원이 황이혁쪽이 분명 우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서있는 사람은 김주일과 처음 보는 얼굴 4명이었다.

이 상황을 문 앞에서 지켜본 황이혁은 뒤쪽의 수하들이 먼저 나서려 하자 손을 들어 저지시키고 혼자 앞으로 나섰다.

황이혁이 직접 나서는 것을 본 김주일은 망설이지 않고 옆의 수하들에게 죽이라는 눈빛을 보냈다. 주일은 자신의 실력을 너무나 잘 알았다. 자신은 이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혁이 칼에 자잘한 자상을 입기는 했지만 넷 중 하나를 먼저 쓰러트리자 남은 셋은 당황하여 뒤로 물러났다. 수하들이 겁먹은 것을 본 주일은 이번에는 자신이 앞장서서 황이혁에게 달려 들었다. 다구리를 치지 않으면 승산이 없음을 알기에 나머지도 이를 악 물고 덤벼들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이혁이 손에 묻은 피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나가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리들이 우르르 들어와 정신을 잃은 이들을 포박하여 뒷문으로 업고 나갔다.

기습으로 내란을 손쉽게 제압한 이혁은 수하들에게 회식하라고 카드를 건네 주고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

이혁의 옷이 찢어져 넝마가 되었고, 그 위에는 피가 굳어 있는 것을 본 와이프는 잔소리를 하려고 했지만 남편의 눈빛을 보고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이혁은 양주 한 병을 선 자리에서 다 마시고 그대로 소파에 쓰러져 잠에 들었다. 너무나 힘든 하루였다.




길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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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오만은 파멸을 부르고... 23.05.25 31 0 9쪽
14 그가 하려는 것! 23.05.24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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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간이 해결해 줘야 할 것들! 23.05.19 37 1 22쪽
9 다른 방법, 연속되는 불행! 23.05.18 34 1 14쪽
8 욕망은 지옥에 발을 들이게 하고.... 23.05.17 42 1 17쪽
» 고독한 자리 23.05.16 39 1 12쪽
6 '혀'는 화의 근원이다. 23.05.15 39 1 12쪽
5 첫 걸음! +1 23.05.13 50 2 16쪽
4 운명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하고... 23.05.12 49 2 17쪽
3 방황하는 자들! 23.05.11 52 2 16쪽
2 인연 23.05.11 85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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