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을 끊은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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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숲을보다
작품등록일 :
2023.05.10 17:50
최근연재일 :
2023.07.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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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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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모두가 원하는 것!




DUMMY

류하를 뒤자석에 태운 이들은 눈과 귀를 가리고 몸에 흉기가 있는지 검사했다. 안전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이내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했고, 류하는 옆 사람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태평하게 잠을 청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용이한 곳이었다. 안내자들을 따라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건물로 들어간 류하는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방안은 양 옆면이 아름답지만 조금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 그려진 대형병풍이 둘러싸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이 따라주는 향긋한 차를 두 모금 정도 마셨을 때 집주인이 나타났다. 앞쪽 커튼 뒤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마치 동굴에서 말하는 소리처럼 들려왔다.

“생각보다 많이 젊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손님을 맞을 때에는 얼굴 정도는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예의 아닐까요?”

“당돌하십니다. 제 얼굴을 보면 죽어야 하는데··· 보시겠습니까?”

“아뇨.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하하, 현명하시군요.”

“저를 여기까지 부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죽이려고 불렀습니다.”

“굳이 여기서요?”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서 황이혁을 인질로 당신을 부른 것입니다.”

“죽기 전에 하나만 물어도 됩니까?”

“말씀하십시오.”

“저를 죽여 얻는 이득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살려 달라고 하지 않고, 이유를 말해 달라··· 죽는 것이 두렵지 않나 봅니다.”

“두렵기에 살고자 이렇게 몸부림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당신을 죽여서 얻는 이득보다 더 큰 것을 줄 수 있다 이 말이십니까?”

“네.”

“오호~ 흥미롭군요. 태위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얻은 순간부터 날아오르기 시작했죠. 해서 날개를 부러트려 땅에 떨어트리려는 것입니다.”

“태위가 두렵습니까?”

“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이 질서가 무너지면 혼란이 생길 것이고, 혼란은 피를 부르니까요.”

“제가 죽는다 해도 태위는 계속하여 날아오를 것입니다. 지금은 갓 태어난 새끼 독수리가 아니거든요.”

“틀렸습니다. 저는 투자금을 회수할 것입니다.”

“황이혁을 버리시려고요?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맞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죽일 수 있습니다.”

“제가 없는 ‘다흰’을 원하시는군요?”

“정답입니다.”

“저는 오늘 죽이고, 태위는 언제 죽일 생각이십니까?”

“당신이 죽고 나서도 우리가 생각한 이상의 힘을 가진다면 생각을 해봐야겠죠.”

“깔끔하게 저와 당신이 손을 잡으면 만사가 형통할 수도 있는데 어떠십니까?”

“하하하, 솔깃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

“두개의 태양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저나 당신이 죽어야 끝나는 싸움에, 제가 굳이 당신의 힘을 키워주고 싸울 이유는 없지 않을 까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를 죽이시려면 차에서 죽이시지 굳이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첫째는 오랜만에 제 심장을 뛰게 만든 호적수에 대한 마지막 예의이고, 둘째는 당신의 과거를 전혀 알지 못하기에 확실하게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어설프게 움직였다가 다시 올지도 모를 기회를 날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너무나 신중하셨습니다. 오늘은 누군가를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말을 마친 류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빠른 속도로 커튼 뒤의 실루엣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도 류하의 말을 듣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빠르게 뒤로 몸을 날렸지만 방을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보스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수하들이 병풍을 걷어차고 빠르게 뛰쳐나왔지만 보스에게 향하는 류하를 막지는 못했다. 류하를 저지하지 않으면 뒤문으로 나갈 수 없음을 안 ‘그’는 돌아서면서 류하에게 소도를 휘둘렀다. 간발의 차이로 피한 류하는 왼손에 쥐고 있던 찻잔을 ‘그’의, 아니 ‘그녀’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본능적으로 머리를 기울여 피하는 틈에 거리를 좁힌 류하는 왼손으로 상대의 오른팔목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목을 공격했다. 하지만 공격은 빗나가고, ‘그녀’는 류하의 ‘그곳’을 향해 발을 뻗었다. 위기를 느낀 류하는 손목을 놓고 뒤로 물러났다.

물러나는 순간 뒤에서 베어오는 칼에 옷이 찢기기는 했지만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이제 류하는 10여명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보스의 안전을 위해 수하들은 둥글게 둘러싸고 앞쪽으로 유도했다.

얼굴을 들킨 ‘그녀’는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류하에게 최후의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변조기를 끼고 있어 여자의 얼굴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이상했지만 딱히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걸 아는지 ‘그녀’도 굳이 변조기를 빼려고 하지는 않았다.

“말하면 살려주나요?”

“아니요.”

“그럼 말하지 않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류하가 제일 가까운 적에게 달려 가려는 순간 경보기가 소란스럽게 울기 시작하고, 아래층에서 비명소리와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류하를 둘러싼 이들은 ‘그녀’를 바라보며 어찌해야 하는 지 묻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침입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재빠르게 판단을 내려 “저 사람을 산채로 잡으세요.” 라는 명을 내렸다.

무기가 없었던 류하는 ‘그녀’의 말을 듣자 마자 손을 들고, 순순히 항복했다.

아래층에서 들리던 비명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잠시 후 방문이 열리고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쓴 키 크고, 마른 체형의 사내가 양손에 검을 쥐고 나타났다.

둘은 류하를 지키고 나머지 8명이 도성에게 달려 들었지만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방안은 순식간에 배설물냄새와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 류하의 목에 칼을 들이민 자들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그녀’도 낯익은 얼굴과 압도적인 무력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흐르는 정적을 깨고 류하가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죄송합니다. 전파방해가 있어서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이제 놓아주시죠. 살려고 저를 인질로 잡으신 것 아닙니까?” 류하는 무릎 꿇고 앉은 자세로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손짓으로 수하들을 뒤로 물렸다. 살아남은 둘은 조용히 방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너무나 쉽게 침입을 허용한 것에 의문이 생긴 ‘그녀’는 도성에게 질문을 던졌다.

“GPS를 몸에 심었다고 해도 1Km 밖에서부터 신호가 잡히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찾으셨나요?”

“신호가 사라진 마지막 장소에는 도로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위치한 감시자들과 CCTV는 어떻게 피하신 것입니까?”

“차를 버리고, 도로를 벗어나 산으로 달렸습니다.”

“반경 1Km인데 그게 가능한 것입니까?”

“저에게는 불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답이 되었습니까?”

“············”

“의문이 모두 풀렸으니 이제 당신의 몸값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입장이 바뀐 류하가 말했다.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아시지 않습니까? 모른 척하지 마십시오.”

“몇몇은 자연사했고, 아직 살아있는 대부분도 은퇴를 했습니다. 자식이 뒤를 이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정확히 복수의 범위가 어디까지 입니까?”

“아빠의 시해에 가담한 모든 자들, 그리고 엄마를 죽인 자들입니다.”

“그들의 대한 정보를 줄 수도 있고, 제 권한으로 이곳에 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은퇴를 했다고 해도 든든한 빽이 있고, 자식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모친을 살해한 이들은 현역으로 당신의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서 드리고 싶은 말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자는 것입니다.”

‘그녀’의 대답에 류하는 도성을 바라보았고, 도성은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류하의 심정은 복잡했다. 지금 그들 모두를 죽인다면 ‘제왕’의 세력은 약해지고 음지는 혼란에 빠질 것이며, 그 여파는 태위에게도 미칠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류하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녀’의 너무나 쉬운 ‘항복’이었다. 류하의 계획은 자신을 인질로 잡은 ‘제왕’과 도성사이의 원만한 합의를 통한 적당한 선에서의 마무리였다. 하지만 결과는 도성의 완승이었다. 도성이 만약 고집을 부린다면 다른 선택을 하리라 마음먹은 류하는 마지막 설득을 했다.

“오늘 손쉽게 모두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저를 찾아온 이유는 복수를 손쉽게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 후의 안식을 얻기 위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만큼의 힘은 제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일을 크게 벌이면 그 뒷감당을 하기 쉽지 않기에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들도 죽이고, 이 여인도 죽이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 아닙니까?” 도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류하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악당이 맞지만 함부로 죽일 수는 없습니다. 측은지심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음지의 억제기역활을 하는 이들을 한 순간에 죽여버리면 피바람이 불게 됩니다. 이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서 말이죠.”

“············.” 한참을 생각한 도성이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은 둘만 넘겨주십시오. 한 명은 전대 ‘제왕’, 만약 죽었다면 그 아들, 다른 한 명은 엄마를 살해한 주동자입니다.”

“전대 ‘제왕’에게 아들은 없고, 딸이 한 명이 있습니다. 다른 한 명은 이곳으로 불러 드릴까요?”

“당신인가요?”

“네.”

써걱! 하는 소리와 함께 툭! 하고 팔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잘린 부위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오고, 떨어진 부위는 경련을 일으키며 파닥였다.

“엄마를 살해한 놈의 사진과 주소를 알려 주십시오. 만약에 그 자가 없다면 당신의 목은 붙어 있지 않을 것입니다.”

여인은 비명소리조차 내지 않고 담담하게 잘려 나간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았다. 류하는 속옷을 찢어 지혈을 하고 얼음이 있는 위치를 물었다. 여인은 “2층 주방” 이라 짧게 대답하고 도성에게 줄 사진을 찾기 위해 뒤문으로 나갔다.

류하가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박스를 챙겨 들고 올라왔을 때에는 이미 도성은 사라지고 난 후였다. 류하는 잘린 부위를 스크랩으로 감싸 아이스박스에 넣은 다음 과다출혈로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여인을 들춰 업고 재빠르게 건물을 빠져나왔다.

류하는 이 여인을 살려야 했다. 아직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얻지 못했으며,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길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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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욕망은 지옥에 발을 들이게 하고.... 23.05.17 41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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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첫 걸음! +1 23.05.13 49 2 16쪽
4 운명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하고... 23.05.12 48 2 17쪽
3 방황하는 자들! 23.05.11 51 2 16쪽
2 인연 23.05.11 84 2 15쪽
1 발버둥! +3 23.05.10 165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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