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을 끊은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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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숲을보다
작품등록일 :
2023.05.10 17:50
최근연재일 :
2023.07.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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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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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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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가 하려는 것!

모두가 원하는 것!




DUMMY

“도환?”

“응, 그런 사람을 알고 있어?”

“알아, 전설이었지. 독에 중독된 상태로 8명을 죽였으니까···”

“그에게 아들이 하나 있다는 것도 알아?”

“알지, 호랑이가 토끼를 낳았으니까.”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살았다고는 생각지 않아?”

“그럴 일은 없어. 왜냐면 도환이 죽었을 때가 아마도 그 아들은 고2,3쯤 되었을 때였어. 의심이 많은 당시 ‘제왕’은 사람들을 보내 테스트했고, 결과는 소문 그대로였어. 그 후에도 몇차례 테스트했지만 결과는 같았어.”

“만약에 숨겼다면?”

“그랬다면 보통 인간은 아니겠지.”

“도환의 와이프에 대해서도 아는 게 있어?”

“응, 남편만큼이나 대단한 여자였지. 악어한테 손을 물리면 빼내는 것이 아니라 더욱 깊숙이 밀어 넣어서 악어 스스로 입을 벌리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실행할 만큼, 지혜와 용기도 가지고 있었어.”

“한달 전 죽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

“뭐?”

“누나도 몰랐나 보네?”

“왜 죽었고, 어떻게 알게 되었어?” 현정은 ‘정보상’답게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죽은 이유는 몰라, 그 아들이 나에게 말해줬어.”

“이유는 아들도 모르는 거야? 말하지 않은 거야?”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

“너에게 의탁하러 온 것이니? 복수를 위해서?”

“응.”

“네 말 대로 자신을 숨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위험 부담을 안고 가도 될 만큼의 가치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버려라.”

“누나 말대로라면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고, 자신을 능수능란하게 숨긴 것인지, 아닌지는 직접 테스트해보면 알게 되겠지...”

“’백화’에서 너를 죽이려고 했으면 이런 번거로움이 없이 바로 실행에 옮겼을 것이고··· 가만 있어봐. 사진을 가져올 테니 맞는지 대조해봐.” 인경은 뒤쪽 비밀문을 열고 들어가 사진한장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사진과 만났던 사람의 얼굴은 정확히 일치했다.

“여기 지문도 떴어. 확인 좀···”

“빨리 좀 말할 수는 없었니?” 현정은 밉지 않게 류하를 쏘아보았고, 류하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카페에서 도성을 먼저 내보낸 류하는 재빨리 커피잔에서 도성의 지문을 떴었다. 대조해본 결과 현정이 가지고 있던 것과 일치했으며, 동일인물이 맞았다.

볼일을 마친 류하가 막 나가려는 찰나···”주민아?” 현정이 불러 세웠다.

“응?”

“아! 류하라고 불러 달라고 했지? 쏘리··· 다른 건 아니고 테스트를 네가 직접 하지 말고 내가 한 사람 보내 줄게.”

“내가 직접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아니야. 넌 옆에서 보기만해. 너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 앞으로 어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음··· 알았어. 고마워.”

·························································································································································.

적당히 따뜻하게 비추는 햇빛, 가볍게 부는 바람, 푸른 옷을 입은 가로수들은 ‘강인아’에게 더욱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을 들으며 가볍게 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에는 지루한 강의가 기다리고 있었다.

몇시간 동안 졸음과의 사투를 벌인 인아는 교수가 눈앞에서 사라지자마자 자신이 승리했음을 알았다. 서둘러 자리를 정돈한 인아는 친구들의 부름에 대답도 하지 않고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오후에는 동아리활동이 있었지만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학점 때문에 반강제로 가입한 것도 있지만 요즘 유명한 ‘태위’라는 사람의 강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상이 아닌, 직접 만나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패스트푸드로 간단히 점심을 때운 인아는 서둘러 강연장으로 향했다.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대부분이 같은 또래였다. 가까스로 빈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10여분이 지나고 나서 그가 등장했고, 엄청난 환호소리와 박수소리가 내부를 채웠다. 인아는 순간 자신이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마치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목소리를 듣는 순간 수강생 비율이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은 것이 단번에 이해가 갔다. 잘생긴 얼굴과 ‘중 저음’의 귀에 쏙쏙 박히는 음성은 이성에게 가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튜브에서도 목소리가 좋다고 느꼈지만 직접 들으니 더 좋았다.

강연은 강연자 측에서 준비한 주제를 가지고 서로 토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여겼던 인아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다섯 번째 주제가 끝날 때까지 듣기만 하던 인아는 여섯 번째 주제를 듣자마자 손을 높이 들었다. 손을 든 것도 모자라 자리에서 일어나 양옆으로 크게 흔들었다.

드디어 강연자는 인아를 지목했고, 인아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주제는 “고기가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환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였다.]

“그 주제에 대해 토의하기전에 먼저 당신이나, 혹은 우리들 중 누군가가 그만한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해 토의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 아닐까요?”

“제가 제시한 주제에 대해 당신이 먼저 답을 하면 저도 그에 대해 답을 해드리겠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온화한 미소를 유지하는 태위를 보고 인아는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요. 그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교육시스템을 바꾸면 됩니다. 답이 되셨나요?”

“그걸 모르지는 않죠. 그 전에 먼저 지금 우리 세대가 처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입니다.”

“지난 수십년에 거쳐 부는 한 곳에 쌓였지만 이동과 순환이 거의 없고, 그들 만의 견고한 요새가 만들어졌습니다. 그걸 부수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근본을 해결하지 않고, 앞 돌 뽑아 뒤 돌 고이는 식의 어리석은 방식으로는 그 무엇도 해결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는 것 아니었나요?”

정곡을 찌르는 인아의 말에 태위는 순간 움찔했다.

“지금 우리 세대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보다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왜 그럴까요?” 인아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바뀌지 않을 것을 알고 있으며, 그렇다고 직접 바꾸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세상은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인터넷이 거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존 그 어느 세대 보다 욕심이 없고, 점점 삭막해지는 인간사회에 그 누구보다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서 태위님은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저는 이런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지금 이대로 시간이 흐른 다면 대한민국이, 아니 많은 국가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국민은 나라의 근본이며 이들이 없으면 국가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해서 우리들이 잃어버린 희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태위님의 말은 틀렸습니다. 국가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극소수의 가진 자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재력을 물려줄 사람을 원할 것이며, 그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의 극단은 요즘 영화에도 나오듯 상류층과 빈곤층이 극명하게 갈리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자신들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해주는 울타리와 수단으로 여기는 자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나라를 유지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위한 아니겠지만요. 아무리 글로벌 시대라고 해도, 울타리와 수단이 사라지면 위험할 지도 모르니까요.”

“그럼 인아님은 어떤 삶을 살고 싶습니까?”

“저는 저 혼자 자유롭게 살다가 죽을 것입니다. 이름을 남겨 무엇 하며, 불투명한 현실에 자식을 낳아서 무엇 합니까? 내 자식도 저처럼 이렇게 살다가 갈 것을··· 인간은 죽으면 끝이고, 살아 있는 동안은 오로지 나를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살 것입니다. 현대의 인간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자연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보다 스스로의 행복, 즉 정신적인 욕구를 더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자식을 낳아 기르는 행복이 가장 크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자식의 고통을 보는 부모의 고통만큼 큰 것도 없다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어떤 세상이 오면 지금의 생각을 바꿀 수 있습니까?”

“미래에 대한 확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직접 만드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제가 선거권을 가진지 4년이 지났지만 단 한 번도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투표하고 싶은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나타나면 투표는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정확히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시원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지금까지는 계속 이 나라를 바꾸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그 무엇도 말씀해 주시지 않으면 더 이상의 추종자를 만들기는 힘들 것입니다.” 태위는 인아의 말에서 왜 회원수가 더 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여러 차례 정곡을 찔린 태위는 인아가 무척 맘에 들었다.

“제가 하려는 일은 단순합니다. 사람을 바꾸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 있어서··· 저들이 검찰개혁을 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까? 바로 사람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며, 서로가 엉킨 실타래처럼 겹겹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하지만 명쾌한 답변이시네요. 하지만 저들이 과연 보고만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겠죠. 하지만 민심이 저희의 편이라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내일 태위님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거나, 갑자기 어디로 사라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재밌으신 분이시네요.”

‘농담이 아닌데···’ 인아는 자리에 앉으면서 자그맣게 속삭였다.




길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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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변수! 23.05.26 29 0 11쪽
15 오만은 파멸을 부르고... 23.05.25 30 0 9쪽
» 그가 하려는 것! 23.05.24 27 0 11쪽
13 물은 한 곳으로 흐르기 시작하고... 23.05.23 31 0 20쪽
12 가지 말아야 할 길, 인간의 의미! 23.05.22 32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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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간이 해결해 줘야 할 것들! 23.05.19 36 1 22쪽
9 다른 방법, 연속되는 불행! 23.05.18 34 1 14쪽
8 욕망은 지옥에 발을 들이게 하고.... 23.05.17 41 1 17쪽
7 고독한 자리 23.05.16 38 1 12쪽
6 '혀'는 화의 근원이다. 23.05.15 39 1 12쪽
5 첫 걸음! +1 23.05.13 49 2 16쪽
4 운명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하고... 23.05.12 48 2 17쪽
3 방황하는 자들! 23.05.11 51 2 16쪽
2 인연 23.05.11 84 2 15쪽
1 발버둥! +3 23.05.10 165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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