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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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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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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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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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화 당삼채 (8)

DUMMY

172화 당삼채 (8)



장가요로 돌아온 은창 유성은 날이 밝자, 나이 든 장가요의 하인을 불러 물었다.


"그동안 장가요에서 만든 물건들은 어찌 처분되었느냐?"


"낙양으로 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상인들이 들어와 사 갔습니다."


"요즘도 부장품을 만드느냐?"


"예전에는 많이 만들었지만 수년 내에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부장품으로 쓰이던 것이, 요사이는 장식용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니, 용도만 다르지 만드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가 있다는 말이더냐?"


"예, 나으리.

부장품으로 들어가는 물건은 그리 품질이 좋지 않습니다. 대갓집에서 특별히 주문해 만드는 물건이 아니라면, 부장품은 새로 배우는 도공들이 만들곤 했습니다."


"짐승들 모양이 많다 들었다."


"어디 짐승들뿐이겠습니까? 부처도 만들고 원시천존도 만들지요. 요사이는 원앙이 많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항아리와 짐승 어느 것이 만들기 쉬우냐?"


"그야 당연히 항아리가 어렵습니다. 짐승을 비롯한 장식용 물품은 속이 들어차 있어 잘 터지지 않지만, 항아리는 조금만 열을 달리 해도 터져 나갑니다."


"서역 상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들었다. 어떤 경로로 전해지는지 아느냐?"


"소인이 그걸 어찌 알겠습니까? 장가요에서 만든 물건은 다른 곳보다 뛰어나 찾는 곳이 많습니다. 낙양 시전에만 저희 물건을 취급하는 곳이 수십 곳입니다. 이곳으로 드는 중상들 대부분이 그곳으로 내고 있습니다."


"양노의 솜씨가 좋다고 들었다."


"당삼채를 만드는 도요가 수십 곳이지만 양노가 만드는 물건들은, 다른 곳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비싸게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대병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언제 어찌해서 대병을 만들게 되었는지 아느냐?"


"그때도 진상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남성에서 청해 왔고 황실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끌려간 도공이 몇이나 되느냐?"


"쉰두 명입니다."


"그리 많다는 말이더냐?"


"당삼채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흙을 고르는 일부터 흙을 개는 일에 반죽하는 일, 반죽이 끝나면 덩어리를 나누는 일이 이어지고, 그 덩어리로 형을 잡는 일이며 다듬는 일, 거기에 채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리는 화공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과정을 거치고서야 가마에 넣어지지만, 가마에 넣고서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가 가장 중요하지요.


가마에 불을 붙이고 나면 그때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드는 것이야 십여 년 배우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어도, 불을 다루는 것은 쉽게 배우지 못합니다. 수십 년을 배운 도공들도 어려워하는 일이 불을 지키는 일입니다.


양노가 하는 일이 바로 그 불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도기들이지만, 양노가 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깨 버립니다. 그때마다 지켜보는 모두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양노가 망설이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양노가 깨 버리는 물건도 좋다는 말이더냐?"


"들어온 상인들이 깨지 말고 내주면 높은 값으로 사 간다 해도, 양노는 이런 물건을 팔 수 없다고 하면서 깨 버리면, 상인들이 아깝다며 통탄하는 것을 많아 봐 왔습니다."


"이칠이라는 놈을 아느냐?"


이칠을 아느냐 물으니 하인의 표정에 분노가 서려 나왔다. 장가요를 나가 황가요로 들어갔다더니 뭔가 큰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찌 그놈을 아시는지요?"


"죽었다 하더구나."


"그놈이 죽었다는 말씀이십니까?"


"목이 잘려 죽었다고 했다."


"하하하

놈이 벌을 제대로 받은 모양입니다. 그놈은 재주는 있으나 늘 마음이 급해 양노에게 꾸중을 듣곤 했지요. 황가요 놈들의 꾐에 빠졌는지 가마의 연통에 흙을 부어 가마를 망쳐 놓고, 본가의 유약을 훔쳐 황가요로 달아난 놈입니다."


"장가요 식구들은 머지않아 구해 낼 것이니 그리 알고 돌아가거라."


"예, 나으리.

가주께서 돌아오시면 이 은혜는 반드시 갚으실 겁니다."


장가요 사람들은 마음이 급했지만, 지원을 나온 무림맹 대원들은 도무지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소가주 장호는 그런 무림맹 대원들에게 원망스런 마음이 들자 오 조장 전어보를 찾아와 물었다.


"나으리,

이곳에 오신 지 벌써 나흘째입니다."


"무슨 말이더냐?"


"어찌 아버님과 식구들을 구하러 가시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우리가 황가요로 가면 그놈들이 장가요 사람들을 풀어 주기라도 한다는 말이더냐?"


"그럼 언제 구하러 가신다는 말씀이신지요?"


"네 마음은 알지만 기다리거라. 놈들의 수가 이백을 넘는다 하지 않았더냐?"


"그럼 무림맹에서 그만한 무인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씀이신지요?"


"놈들을 쳐 내는 것이야 우리들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여기 식구들을 살려 와야 하지 않겠느냐? 잡혀 있는 사람들을 살려 와야 하기에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늦어지면 큰일이라도 당할까 우려해 드린 말씀입니다."


"죽이려 했다면 뭐 하러 끌고 갔겠느냐? 지금은 네가 식솔들을 다독일 때지 그리 걱정할 때가 아니다. 모두 살려 올 것이라 장담은 못 하지만, 머지않아 움직일 것이니 그리 알고 있거라."


"예, 나으리.

다시 한번 간절히 청합니다. 아버님과 식구들 모두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일 조가 신시(오후 3시부터 5시 사이) 말에 장가요로 들어왔다. 무림맹에서 지원을 더 나온다는 말에 장가요 사람들은 희망을 가졌는데, 들어온 일 조 대원들의 수 역시 오 조와 다르지 않은 것에, 대놓고 말은 못 해도 표정들이 어두워졌다.


일 조가 들어오자 오 조장 전어보는 일 조장 도명오와 부조장 공승에게 물었다.


"어찌 이리 늦은 것이냐?"


"서둘러 왔더니 그 무슨 개소리냐?"


"원주님께서는 이틀 전에 오셨다."


일 조장 도명오와 부조장 공승은 나름 쉬지 않고 왔는데, 은창 유성이 이틀 전에 도착했다는 말에 크게 놀랐다. 은창 유성이 출발하고 즉시 움직였는데도 이틀이나 늦었다니, 은창 유성이 거의 반나절 만에 이곳까지 왔다는 말이었다.


"이틀 전에 도착하셨다고?"


"그래 이틀 전."


"우리도 원주님이 나가시고 바로 뒤를 따라왔다. 네놈 말은 원주님께서 반나절 만에 이곳까지 오셨다는 것인데···."


"반나절만이라고?"


이번에는 오히려 오 조장 전어보가 놀랐다. 전어보는 은창 유성이 머무는 곳을 돌아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댔다.


"어찌 되었느냐?"


"뭐가 어찌 되었느냐는 것이냐?"


"이곳에 있던 놈들은 모두 쳐 냈다 하던데, 원주님께서 오신 지 이틀이나 되었으면 일이 어찌 되었느냐는 말이다."


일 조장 도명오의 말은 은창 유성이 이틀 전에 도착했으면, 이미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끝난 것이라 여겨 물은 것이었다.


"놈들의 수가 많고 끌려간 장가요 사람들을 살려 와야 하니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잘 됐구나. 공연히 헛걸음한 줄 알았더니, 이번에야말로 원주님의 무위를 볼 수 있겠구나."


"도가야,

원주님께서 그깟 놈들을 치는 데 진신 무위를 보이시겠느냐? 잡힌 사람들을 살려오시려 기다리신 게지."


"그럴까?"


"당연하지 않느냐? 네놈은 시전 각다귀를 상대하며 전력을 다하느냐?"


"하긴 네 말이 옳긴 하다만 여기서 잡은 놈이 절정이라 하셨는데, 황가요에는 그런 무인이 더는 없다는 말이더냐?"


"두셋 정도 있다고는 하더라."


"절정 무인이 두셋이면 원주님께도 쉬운 일은 아니질 않느냐?"


"수천문 이 공자께서도 이곳에 계시다는 말씀은 듣지 못했느냐?"


"어떻더냐?"


"보지 못했다."


"그리 강하더냐?"


"무슨 소리를 하는 게야? 보지 못했다니까?"


"암습으로 잡은 것이냐?"


"이놈이 무슨 망발을 내뱉는 것이더냐? 우리는 밖에 있었고 놈은 안에 있어, 대결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 않았느냐?"


"그런 것이었더냐?"


"가자."


"원주님,

일 조 도착했습니다."


"충,

일 조장 도명오 원주님을 뵙습니다."


"오느라 수고하셨소이다. 장 군사께 이곳 사정을 들으셨소이까?'


"자세히 듣지 못했습니다. 그저 서둘러 가라 하시기에 자세히 듣지 못하고 바로 왔습니다."


은창 유성은 일 조장 도명오와 부조장 공승에게 시운룡을 소개했고, 서로 수인사를 나누자 탁자 위에 시운룡과 황가요를 그린 그림을 놓고 상의했던 것을 다시 설명했다.


"이리들 가까이 와서 보시오."


은창 유성이 다가와 보라 하자 모두 탁자 위에 올려진 그림에 눈길을 두었다.


"보시면 아실 것이나 이곳 장가요와 황가요는 주변 환경과 그 구성이 아주 흡사하외다. 은창 유성은 그저 황가요를 나누고 구분해 둔 것에 불과했지만, 나누어진 곳곳을 짚어 가며 말했다.


"오른쪽이 가마가 있는 곳이오. 끌려간 장가요 도공들 대부분이 이곳에 있지 싶소이다. 끌려간 사람만 서른둘이나 된다 하니, 들어가면 서둘러 황가요 사람들과 구분하고 인원을 파악해 알리시오. 가마는 오 조가 맡아 처리하도록 하시오."


"예, 원주님."


"이곳이 본채인데 이수채 놈들이 아직 다 모인 것이 아닌지, 머무는 놈들의 숫자기 그리 많지 않았소이다. 본채는 일 조가 맡아 처리하는데, 이수채 놈들과 황가요 사람들을 구분해 잡아 놓으시오."


"죽이면 안 되는 것입니까?"


"반항하거나 위협이 되면 당연히 죽여야겠지요. 그렇다고 모두 죽이지는 마시오 무공을 익히지 않은 놈들도 많으니, 뒷말이 나오지 않게 처리하시라는 말씀이외다."


"예, 원주님."


"이곳 별채는 운룡 사제가 처리하시게."


"대사형,

별채에는 누가 있습니까?”


"광동성에서 온 놈들이 별채에 머문다 들었다."


"소제 혼자 처리하라고요?"


"차사라는 놈의 무위가 어떤지 모르지만 사제라면 충분하지 싶다. 가서 보고 필요하다 싶으면 도울 것이나 우형은 모두를 돌봐야 하니 그리 알거라."


"예, 대사형."


은창 유성은 별채에 있다는 차사의 무위를 살피지 않았지만, 은창 유성이 황가요를 둘러보는 것을 알지 못했고, 시운룡의 내공이 연화봉에서 알던 것보다 크게 늘었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시운룡에게 강호를 알게 해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


"내일 인시 말(오전 5시)에 출발해 묘시 중(오전 6시)에 칠 것이다. 조장들은 구해야 할 장가요 사람들의 인상을 알아보고, 대원들에게 맡겨진 임무를 전하고 인시 중(오전 4시)까지 모두 나와 있으라 하거라."


"예, 원주님."


소가주 장호는 지원을 나온 무인들의 수가 생각 외로 적은 것이 조금 불안했지만, 내일 황가요를 치러 간다는 말에 하인들에게 음식을 마련하라 이르고, 보이는 무인들 모두에게 감사하며 식구들을 무사히 돌아오게 해 달라 청하고 다녔다.


"대사형,

절정 무인 둘을 소제가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 없는 것이냐?"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미 겪어 보지 않았더냐? 우형도 광동성에 그리 많은 절정 무인이 속해 있다는 세력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마도 사해련 놈들이 관여한 곳으로 여겨진다만, 사파가 힘을 쓰지 못한 세월이 이미 수십 년도 더 지났다. 무슨 수작을 부려 무위를 높였는지는 모르나, 그렇게 빠르게 무위를 높여서는 제대로 힘을 쓰기 어렵다.


사제가 잡은 놈도 사일 검법을 썼다지만 위력이 대단해 보였더냐? 비급과 미약으로 높인 무위는 제대로 힘을 싣지 못한다. 사자라는 놈이나 차사라는 놈도 다르지 않을 것이야. 공연히 구파일방의 무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사파 놈들은 괴이한 수법을 쓰는 일이 많으니, 놈들을 상대하며 암수를 조심할 필요는 있겠지. 오 조가 정탐을 나갔을 때 천룡 표국이 관여하는 것을 알았고, 어제 황가요에서 놈들의 근거지가 어디인지 알아냈으니, 사로잡으려 하지 말고 기회가 되는 대로 베어 버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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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180화 사천당가 (2) 24.07.09 882 14 14쪽
179 179화 사천당가 (1) 24.07.08 814 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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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176화 무왕자 +1 24.07.05 933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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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174화 당삼채 (10) 24.07.03 999 13 13쪽
173 173화 당삼채 (9) 24.07.02 993 13 17쪽
» 172화 당삼채 (8) 24.07.01 993 12 12쪽
171 171화 당삼채 (7) 24.06.30 1,035 13 15쪽
170 170화 당삼채 (6) 24.06.29 1,071 12 15쪽
169 169화 당삼채 (5) 24.06.28 1,076 12 12쪽
168 168화 당삼채 (4) 24.06.27 1,109 13 17쪽
167 167화 당삼채 (3) +1 24.06.26 1,132 15 16쪽
166 166화 당삼채 (2) 24.06.25 1,128 12 14쪽
165 165화 당삼채(唐三彩) (1) 24.06.24 1,226 13 13쪽
164 164화 운남행 +6 23.10.19 2,629 20 12쪽
163 163화 나한진 +3 23.10.18 2,249 26 12쪽
162 162화 소림과 무림맹 +2 23.10.17 2,242 23 13쪽
161 161화 허허롭다는 것 (2) +2 23.10.16 2,296 21 14쪽
160 160화 허허롭다는 것 (1) +3 23.10.15 2,391 22 13쪽
159 159화 우려(優慮) +5 23.10.14 2,341 22 13쪽
158 158화 누구에겐 쉬운 일 +2 23.10.13 2,322 21 15쪽
157 157화 백수촌(白壽村) (2) +2 23.10.12 2,304 24 12쪽
156 156화 백수촌(白壽村) (1) +2 23.10.11 2,300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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