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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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2.11.30 22:05
최근연재일 :
2013.06.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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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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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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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오로치마루

DUMMY

뚜벅뚜벅.


얼마나 안으로 들어갔을까?

복도의 길은 일직선의 단일통로였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안으로 들어간다면 보통닌자들은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흉험한 길이었다.


조금만 안으로 걸어가도 바로 발동되는 수많은 기관함정과 인법트랩들.


독이 발려진 수리검과 화살이 날아오는 건 기본이고, 갑자기 벽이 솟아나 움직임을 막거나 바닥이 훅 꺼지며 그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가 모습을 드러내 다가오려는 침입자를 배제하려 한다.


방심하고 있으면 인성을 망가뜨리는 환술이 피어올라 정신을 희롱하고, 이미 통과한 지점에도 다시 또 다른 함정들이 발동되어 아까 경험했던 마비독에 버금가는 지독한 독들이 연달아 뿜어져 나오는 살인적인 기관진식들이 2중 3중으로 설치되어 퇴로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복도에 잔뜩 설치되어 있는 함정들의 위력은 충분히 내 목숨을 노릴만한 흉수(兇手)들. 이러한 위협적인 함정들을 직접 해체하느라, 정작 석실 안으로 들어온 지 시간은 꽤 지났지만 그 안쪽으로 진입한 거리는 그리 길지 않았다.


“곤란해. 이대로는 너무 진행이 더디군...아무래도 나대신 대타들을 내보내야겠어.”


아무리 내게 여유가 생겼다고 해도, 이 석실을 공략하기 위해서 몇날며칠 하루 종일 마을을 비울 수는 없는 일이다. 이리 귀찮은 함정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었다간 곤란해지는 나뿐이기에, 나는 나대신 빠르게 함정을 통과시켜줄 대타들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피잉-


“소환술.”


예토전생(穢土転生).

쌍령강림(雙靈降臨).


바위마을 형제(岩の村 兄弟).


쿠르릉.


내가 만든 예토전생의 인에 따라 천천히 바닥에서 올라오는 두 개의 목관.

그리고 그 목관 안에서 옛날 나뭇잎마을을 향해 테러를 일으킨 바위마을의 두 형제들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시펄. 이렇게 다시 저놈의 명령을 들으러 오게 되다니...”

“그러게요. 형님. 또 저놈이 싸버린 거나 뒤치다꺼리 하게 생겼어요.”


자신들을 소환한 주체가 여전히 자신들의 원수인 오로치마루인 것을 알아차리고는 투털투덜거리면서 목관 밖을 엉기적 걸어나서는 형제들.


죽은 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피식 실소가 새어나왔다.


“후후후. 이거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잘들 계셨습니까?”

“뭐? 잘들 계셨습니까아? 뒈져버린 놈들에게 무슨 마음에도 없는 안부인사냐? 다시 우릴 노예처럼 부려먹으려고 부른 거 다 알고 있는데. 빌어쳐먹을 자식아.”

“흐음.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 입은 험하기 그지없군요.”

“시펄! 왜? 내가 이렇게 된 것에 보태준 거 있냐!? 아아. 하긴 니 지랄 맞은 수리검이 내 배때지에 칼빵을 놔줬지? 두고 봐! 나중에 네 놈 배때지에도 내가 손수 하트모양으로 칼빵을 놔줄 테니까!!...커억!”


내 가벼운 인사에서 심사가 뒤틀린 뚱땡이가 또 다시 길길이 날뛰려는 것을 보고 뚱땡이의 영혼을 얽매고 있는 심령금제를 발동시킨다. 그러자 영혼이 깨져나갈 것 같은 고통에 바닥을 벌레처럼 뒹굴뒹굴 구르는 뚱땡이.


“그때도 말했지만 반항은 용서 못합니다.”

“커억...! 이, 이...길가다...똥통에 빠져 버려라...이 재수없는 뱀 대가리!...크어억!”

“아이고. 형님. 그러게 괜히 시비걸지 말자구 했잖아요.”


고통스런 심령금제의 속박에서도 그 걸걸한 입은 멈추지 않고 나불대는 뚱땡이.


그렇게 앞 뒤로 드럼통이 구르는 것처럼 바닥을 뒹굴거리는 뚱땡이의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길쭉이는 빨리 용건만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내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또 우리들에게 뭘 시키려고 부른 거야?”

“호오? 그래도 성질급한 형님 쪽보단, 여기 있는 동생분이 더 말이 잘 통하시는군요. 참 다행입니다.”

“잡설은 됐고요. 용건은요?”

“후후후. 뭐 좋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저 대신 여러분이 길 찾기를 해달라고 해야 할까요?”

“에엥? 길 찾기?”

“네. 여러분들께서 이곳의 지리 좀 알아봐 주셔야겠습니다.”


나대신 이곳의 지리를 살펴봐달라고 말하자,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었던 길쭉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다시 내게 묻기 시작했다.


“저기...? 여기 그냥 외길이잖아? 그냥 걸어가면 될 것을 무슨 길 찾기를 한다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럼. 지금부터 절 안내해주시겠습니까?”

“뭐어?”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외길이시니 더 안내하시기 편하겠지요? 그냥 나들이 왔다고 생각하세요. 그냥 저보다 먼저 앞장서서 길을 안내해주시면 됩니다.”

“...뭐. 일단 하라고 하니 하겠지만. 이게 대체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지?”


철컥!

푸푸푹!


“어라?”


난데없이 이 복도의 길을 안내해달라는 내 요청을 의아해하던 길쭉이는 나대신 앞으로 한걸음을 더 옮기자마자, 순식간에 날아와 자신의 복부에 수북이 꽂혀있는 화살과 수리검들을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

“...”


그렇게 길쭉이가 자신의 복부와 날 번갈아 보기를 몇 초.


...


“이, 이게 뭐여!”

“별거 아닙니다. 그저 화살과 수리검이예요.”

“그, 그걸 몰라서 물어?? 까딱하면 죽을 뻔했잖아!”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절대로 죽지 않으니까.”

“뭐어?...그런...말도 안되는...”

“크아아악! 야 이 쌍놈아!! 금제는 언제 껴줄생각이야!?”


복부에 수북이 박혀있는 화살과 수리검에 얼이 빠져버린 길쭉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깜박하고 내가 심령금제를 해제하지 않아 고통에 못 이겨 이리저리 바닥을 구르고 있던 뚱땡이가 이윽고 아직 해체하지 않은 함정지대 안쪽으로까지 뒹굴뒹굴 굴려가 버린 모습이 내 눈에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뚱땡이를 향해 작동되기 시작한 함정들.


콰앙!


“케에엑!!”

“혀, 형니이임!!”

“이런. 금제를 풀어준다는 것을 깜박했군요.”


함정지대로 들어가자마자, 천장에서 벼락처럼 내려찍는 거대한 돌기둥에 그대로 뚱땡이는 육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찌브려진 뚱땡이의 육신은 눈 몇 번 깜짝일 시간 만에 이내 다시 본래보습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고, 수초도 되지 않아 다시 처음 모습 그대로의 형상으로 되돌아 왔다.


“...커허억!”

“혀, 형님 괜찮아요?”

“크윽...이게...대체 뭐다냐?”

“큭큭큭. 자, 제가 왜 여러분들을 부른지 알겠지요?”


너무나 갑작스런 변란에 정신을 못 차리는 형제들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제가 너무 할 일이 많아 시간이 없어서 말이지요. 그래서 저 대신 여러분들께서 수고를 해주셔야겠습니다.”

“수, 수고라면...? 히익!”


싸악!


길쭉이는 이내 내가 말하고자 했던 의미를 빠르게 알아차리고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점점 뒤로 발을 물렸다.


“시, 싫어! 이미 죽었지만...아픈 건 똑같다고!”

“죄송하지만 여러분들의 반론은 필요 없습니다. 그럼 여러분.”


피잉-


“억!?”

“커억!?”


내 손가락에 따라 뒤로 발걸음을 옮기던 길쭉이도.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뚱땡이도.


전부 차렷자세로 똑바르게 몸을 세우고는 석실 전방으로 앞장선다.


“그럼. 수고해주십요. 저는 앞으로 이틀 뒤에 오도록 하겠습니다.”

“크윽...이런 똥물에 튀겨버릴 놈아아아!!...커헉!”

“이런 제기라라라아알!!..케엑!!


콰쾅!

콰콰앙!


타앙!

푸쉬쉬쉬--


내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있는 힘껏 전방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두 형제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해 날아오는 엄청난 함정들을 바라보며 나는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



작가의말

이번껀 좀 가볍습니다. 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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