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따위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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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개나리
작품등록일 :
2023.07.24 21:35
최근연재일 :
2024.09.19 17:00
연재수 :
1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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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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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117,753

작성
24.07.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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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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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쪽

우리의 마지막

이 땅 위에 믿을 사람은 오직 나 하나. 나에게 다가오지 마.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그냥 그렇게 이해해.




DUMMY

그리고 창문 앞에 가만히 서서 눈을 감는다. 심란한 내 마음과는 다르게 창문 밖 세상은 참 평온하다.

평온한 세상에 나를 맞추고 싶다. 하지만 그 기회는 너무 짧게 주어진다. 핸드폰 진동 소리가 그 기회를 앗아간다.


"010-XXXX-XXXX"


가끔은 좋은 머리가 불편할 때가 있다.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 순간, 물건을 잊어버리지 못하고 꼬박꼬박 기억하고 만다. 지금이 그 불편한 상황이다.

핸드폰에 뜬 번호를 안다. 기억한다.


'서은우'


------


"여보세요?"


"미지야. 나야. 서은우. 잘 지냈어?"


"어떻게 잘 지낼 수 있겠어."


"미안.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어떻게 너에게 용서를 구할지 모르겠다."


"이유가 어떻게 됐든 난 쉽게 너 용서 못해."


"알아. 쉽게 용서 못할 거라는 걸. 내가 너였어도 쉽게 그러지 못할 거야. 근데... 미지야... 혹시... 우리... 아니... 만나줄 수 있어?"


"응. 만나자. 그때 제대로 얘기도 못 마치고 나와버렸잖아. 우리 마지막 모습이 그런 모습인 걸 나도 원하지 않아."


그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은우를 만나는 것 보다는 피하는 것이 더 편할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그와의 매듭을 짓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싫다.

나의 목표는 '안녕. 잘 지내.' 라고 말끔하게 끝을 맺고 겉으로라도 그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다. 물론 그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줄 자신은 없다. 그래도 마지막 모습은 10년 전 그가 사랑했던 그때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웠으면 한다.

서은우와의 마지막. 끝.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그와 어떤 대화와 감정이 오고 갈까. 잘 모르겠다. 몰라서 궁금하지만 궁금하면 안 될 것만 같다.


------


TP전자 앞 카페. 그와의 약속 장소다. 사람이 없다. 이번에도 역시나 이 카페를 통째로 빌린 건가.

멋진 양복을 빼 입고 기다리고 있는 그가 보인다. 10년 전 교복을 입고 만난 그때가 떠오른다. 지금 성숙함이 꽤 베어있지만 그때 가지고 있던 어리고 순수했던 그 시절 그 모습을 소환해 떠올릴 수 있다. 서은우는 나에게 그렇게 기억되고 있으니까.







결국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다. 상처는 결국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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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보고싶었어 24.07.19 10 0 3쪽
82 내 옆에 있어줬어야 해 24.07.17 10 0 3쪽
» 우리의 마지막 24.07.16 10 0 3쪽
80 피하기 24.07.15 11 0 3쪽
79 다행이다 24.07.13 13 0 3쪽
78 부치지 못한 편지 24.07.11 13 0 3쪽
77 사실은 24.07.10 12 0 3쪽
76 그때와 지금 24.07.09 13 0 3쪽
75 전화 너머의 눈물 24.07.08 11 0 3쪽
74 기다림 24.07.05 13 0 3쪽
73 물음표 24.07.04 10 0 2쪽
72 긴장 24.07.03 10 0 3쪽
71 바보 같은 자식 24.07.02 11 0 3쪽
70 문을 열어주지 않을 거야 24.07.01 16 0 3쪽
69 그 사람 만났어 24.06.30 15 0 3쪽
68 나쁜 놈 24.06.28 16 0 3쪽
67 날 찾는 상무 24.06.27 15 0 3쪽
66 고마운 상무님 24.06.26 14 0 3쪽
65 광고 24.06.25 11 0 3쪽
64 아직 준비가 안됐어 24.06.24 13 0 3쪽
63 기자회견 24.06.20 15 0 3쪽
62 화이팅 24.06.19 14 0 3쪽
61 나쁜년 24.06.16 16 0 3쪽
60 갑질 논란 24.06.15 14 0 3쪽
59 너가 좋아 24.06.14 17 0 3쪽
58 그와의 두 번째 경험 24.06.13 19 0 2쪽
57 솔직한 고백 24.06.11 16 0 3쪽
56 날 구해준 묵직한 팔 24.06.10 16 0 3쪽
55 빗속에서 24.06.09 14 0 2쪽
54 넌 단지 매니저일 뿐 24.06.08 18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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