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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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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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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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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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상개벽세

DUMMY

一.




홍무기는 흑사문까지 길잡이를 자처했다. 선두에 거지 하나, 그 뒤편에 절세의 미남 둘이 따르는 요상한 조합이었다.


조휘와 남궁진천은 가는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더럽게 살벌하네.’


조휘와 남궁진천 모두 첫인상에서 호감을 주는 잘생긴 얼굴이었다. 그런 둘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었는데, 정색하면 무척이나 무서워진다는 것이었다.


조휘도 남궁진천도 얼굴에 표정이 없다.


‘이럴 때 나서는 자가 일류지.’


홍무기는 딱딱하게 굳은 기류를 풀어볼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흑사문주의 무공이 꽤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자신 있나?”


조휘에게 한 말이었지만 대답은 남궁진천에게서 돌아왔다.


“흑사문주 구룡(丘龍). 초절정의 벽을 두들기는 흑도의 걸출한 무인. 방천화극 같은 기형병기를 사용하며, 매서운 권각술이 특기.”


남궁진천이 조소했다.


“세 합이면 충분하겠군.”


이번에는 조휘가 말했다.


“두 합이면 충분하겠군.”


“······.”


남궁진천이 눈을 가늘게 뜨고는 조휘를 노려봤다. 조휘는 그를 흘긋 바라보곤 피식 웃었다.


말은 안 했지만, 홍무기의 눈에는 남궁진천에게 ‘왜. 뭐. 어쩌라고.’ 따위로 말하는 조휘가 보이는 것 같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한 합이면 충분할 것 같군.”


조휘가 덥썩 말했다.


“남궁대협의 무시무시한 일검. 기대하겠소.”


순간 남궁진천의 눈에 차가운 귀화가 타올랐다 사라졌다. 홍무기는 둘의 유치한 기싸움을 지켜보다가 속으로 말했다.


‘부랄친구냐?’


오늘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둘의 합이 무척이나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하. 오랫동안 갈고 닦은 절대의 일검을 보여줄 기회가 찾아왔군. 자네 같은 재인을 얻기 위해서라도 진심을 다해서 펼쳐보겠네.”


명백히 조휘를 아랫사람으로 보는 듯한 말투였다. 그러나 조휘도 지지 않았다.


“천검제의 검은 하늘도 가른다고 들었소만. 그분의 명성에 걸맞은 검을 기대하겠소.”


그래봤자 니 할애비한테 배운 검이 아니냐는 말이었다.


남궁진천이 차분하게 말했다.


“내 무공의 근간이 할아버님인 것은 맞네. 그러나 나는 자신이 있어.”


그의 몸에서 웅장한 기파가 퍼져 나왔다. 하늘을 푸르게 물들일 것만 같은 장대한 기파였다.


“나는 머지않아 그분의 모든 것을 뛰어넘을 것일세. 더 나아가 세상의 정점에 설 것이야. 나의 검 아래에 모두를 둘 것이네. 백도, 흑도 할 것 없이.”


조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오.”


“······.”


홍무기는 절로 자신이 뻘쭘해지는 것을 느꼈다.


‘혓바닥 하고는.’


만약 조휘의 무공이 그의 독설의 반만큼이라도 따라갔다면, 아마 이 자리의 그 누구도 조휘를 이길 수 없었으리라.


홍무기가 새삼스럽게 조휘를 대단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분명히 실력이 모자라지만, 계속해서 남궁진천의 심기를 거스르는 놈이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한 두 번이 재밌지, 그 이상은 재미없는 법.


그러나 조휘는 끊임없이 남궁진천을 자극하고 있었다.


‘난놈은 난놈이야. 확실히.’


아마 홍무기 자신은 남궁진천과 같은 경지에 오르더라도 그에게 저따위로 말하진 못했을 것이다.


‘이놈. 이번에는 뭘 더 보여줄 것이냐.’


조휘를 바라보는 홍무기의 눈이 일순 반짝 빛났다.






二.



세 사람 모두 말이 없어졌다. 어느덧 흑사문의 세력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태주의 거리보다 유달리 활기가 없는 거리를 거닐던 홍무기는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여기는······.’


홍무기가 개방의 강소 지부로 파견 나온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다. 사부의 명으로 파견 나온 강소였지만, 홍무기는 생각했다.


아마 사부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강소에 왔을 것이라고.


‘이 시발놈들이.’


좌판을 정리하는 아낙의 눈에 초점이 없다. 멍한 눈빛으로 능숙하게 판을 정리하는 그녀에게서 희망이라고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건 홍무기의 시선이 향한 여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모두가 절망적이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무언가에 잔뜩 겁을 먹은 듯, 주눅 들어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아이들의 볼이 움푹 패였다는 것. 필히 밥도 잘 먹지 못했으리라.


‘이 개새끼들이!’


거지에게 밥 굶는 정도,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자라나는 아이들이 밥 굶는 것은 말이 달랐다.


‘심각한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중원 전체를 놓고 보면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다. 물론 홍무기도 번번이 봐왔다.


그러나 흑도 세력에 수탈당한다는 의미를 몸소 체감한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후개라는 직책을 달고도 이리 아둔했단 말인가.’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홍무기는 그의 선한 심성과 타고난 무재를 인정받아 어린 나이부터 용두방주의 제자로 들어간 거지였다.


그가 천하로 눈을 돌릴 틈도 없이 무공을 익히고 실무를 익히기에 바빴던 것이다.


더욱이 개방의 후개가 가지는 이름의 무게는 무척이나 무겁다. 혹여나 흑도 세력에 후개가 사로잡히기라도 한다면, 그건 무척 큰일이다. 그렇기에 홍무기의 무공이 어느 수준을 벗어났을 때 세상으로 내보낸 용두방주였다.


‘제길!’


강소의 민초들이 흑도 세력에 수탈당하는 것은 홍무기의 탓이 절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을 보면서 자책하는 사내가 바로 홍무기였다.


용두방주는 홍무기의 이런 면모가 마음에 들었기에 제자로 삼았다.


그리고.


홍무기의 선한 마음을 좋아한 사람은 용두방주 뿐만이 아니다.


“후개.”


조휘의 묵직한 목소리가 홍무기의 상념을 끊었다.


“내가 왔소.”


홍묵기가 조휘를 바라봤다.


“강소 무림은 오늘로 완전히 달라질 것이오. 내가 그러기로 마음먹었으니.”


홍무기는 생각했다.


네가 뭔데. 무슨 힘이 있어서 그런 개소리를 지껄이느냐.


그러나 생각과 별개로 입이 저절로 움직였다.


“······부탁하오.”


조휘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말을 믿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그 힘은 처절한 사선을 넘기 위해 맹원들을 한데로 모았던 무림맹주의 염원이고 그 한 몸을 불살랐던 무림맹주의 희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홍무기는 그때도, 지금도 무림맹에 소속되었던 무사. 시간을 거슬러 온 무림맹주의 목소리에 항거할 수 없는 느낌을 받은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부탁하오.”


“부탁이라니.”


조휘가 싱긋 웃었다.


“같이 하는 것이오.”


순간 홍무기는 그의 뒤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인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오히려 내가 부탁하겠소, 후개. 나를 도와 강소 무림을 바꿔주시오.”


홍무기는 목이 메어 오는 것을 느꼈다.


“오는군.”


남궁진천의 싸늘한 한마디가 홍무기의 감상을 산산이 부쉈다.


서서히.


일대의 공기가 서늘해졌다.





三.



스르릉.


검집은 없지만, 분명히 그런 소리가 난 것 같았다. 남궁진천이 등에 패용한 검의 손잡이를 잡은 직후였다.


번쩍! 쩌저저적!


어느새 검을 종으로 휘두른 남궁진천이 휘두른 자세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미친.”


홍무기는 순간 남궁진천의 무공에 압도당하는 것을 느꼈다. 그가 휘두른 궤적을 따라 숲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검 끝이 향한 곳에 남아있는 것은 없다. 나무, 돌, 사람. 그 모두 시체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간혹 보이는 핏자국이 그곳에 사람이 있었음을 유추하게 해줄 뿐.


다만 그것뿐이었다면 홍무기를 놀라게 하기엔 부족했을 것이다.


‘이자는 대체.’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다. 부동의 극치다. 벼락같은 일검으로 일대를 초토화시킨 검사의 모습이라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이다.


스스로의 힘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남궁진천. 차기 천하제일검이 헛소문은 아니었군. 근데······.’


홍무기가 옆을 흘긋 바라봤다.


“······.”


무심한 표정으로 남궁진천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조휘. 그러나 홍무기의 눈에 비친 조휘는 남궁진천을 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보며 무언가를 추억하는 듯했다.


‘신기한 놈이야.’


남궁진천의 벼락같은 일검은 무인이라면 가슴이 불타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조휘의 일검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갈 생각조차 들지 않는 압도적인 완벽함. 홍무기는 암습자들을 상대하는 조휘의 자격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한없이 완벽하다.


물 흐르듯이 휘둘러져 적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련의 과정에 낭비라곤 찾아볼 수 없다.


만약 홍무기가 검을 쥔 검수였다면, 조휘의 찌르기를 보고는 그대로 강호를 은퇴했으리라.


‘이상하게 저자의 검보다 조가놈의 검이 더 무섭게 느껴진단 말이지.’


순간 홍무기의 등줄기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생각해보니······ 조가놈은 아직 경지에 이르지도 못했는데?’


극성은 아니었지만, 나름 성의있게 펼친 추풍신보를 절정의 벽도 넘지 못한 애송이가 따라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검에 대한 깨달음은 무공의 경지와는 별개라고 하더라도, 조휘가 휘두르는 수준의 검을 펼치기 위해선 경지가 어느 정도 뒷받침해줘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짜악!


홍무기의 상념을 깬 것은 조휘의 박수소리였다. 내공을 담은 것인지, 일대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청아했다.


“훌륭한 일검이었소. 남궁소협.”


“고맙네.”


자신보다 한참 하수의 칭찬이다. 별 감흥이 없을 법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그였다.


“다만, 조금 낭비가 보이는군.”


조휘가 허리춤의 세검을 뽑았다. 대충 기수식을 잡은 뒤, 진각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쎄에에엑!


무척이나 얇은 검이라 들려오는 파공성이 볼품없었다. 그러나 조휘를 바라보는 남궁진천의 눈은 이전과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보았소?”


“보았네.”


조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납검했다.


“그 검은 대체 뭔가?”


“거기까지는 알려줄 의무가 없을 것 같은데.”


“그렇지.”


남궁진천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방금 조휘가 펼쳐낸 한 번의 휘두름을 복기하는 듯했다.


일각의 시간이 지난 뒤, 남궁진천이 눈을 떴다. 이전보다 눈빛이 더 깊어진 것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고맙네. 오늘의 빚은 나중에 배로 갚도록 하지.”


“알려준다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오. 물론 보답을 원하고 알려준 것도 아니지. 그러나 은혜를 갚겠다면 거절하지는 않겠소.”


무인 대 무인으로 깨달음을 전하는 것.


강호 무림에서 이것만큼 큰 은혜가 어디 있을까. 그 깨달음을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내가 지니지 못한 심득을 얻게 되는 것만으로도 무인은 크게 성장한다.


조휘가 남궁진천에게 보여준 검은 그런 검이었다. 강하고 패도적인 검법에 한없이 부드러움을 섞었다. 얼핏 들으면 검력이 약해질 것만 같지만, 부드러움을 섞음으로써 검에 여유가 생긴다.


그 생긴 여유는 다른 말로 무긍무진한 가능성이다. 검에 여유가 많을수록 더 많은 무리(武理)를 담을 수 있다.


조휘는 일전의 휘두름으로 남궁진천에게 그리 말한 것이다.


너는 너무 조급하다.


한 번의 휘두름으로 깨우침을 전하는 조휘도 달리 조휘가 아니라면, 한 번 보고 깨달음을 얻은 남궁진천도 달리 남궁진천이 아니었다.


괜히 차기 천하제일검이라고 불리는 기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역시.’


조휘가 눈을 빛냈다.


‘내가 휘둘러야겠다.’


키울 필요도 없다. 조금씩 다듬어주기만 한다면, 마교와 명천을 상대하는 일이 무척이나 수월해지리라.


‘그걸 위해서라도 내가 뭔가를 보여줘야겠지.’


남궁진천을 완전히 사로잡아야겠다.


그리 다짐한 조휘는 자신이 펼쳐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일검을 떠올렸다.


개벽유성검의 최후의 비기.


만상개벽세(萬象開闢勢).


‘일단 흑사문에 도착하면 냅다 처박아버려야겠군.’


개벽유성검은 그 검법 자체의 검력이 강력한 검법이지만, 진정한 위용은 검에 기운을 씌울 수 있는 경지에 돌입하고 나서 발휘할 수 있었다.


‘길어야 3초다.’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조휘의 수준으로 검기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나 예전에 이룩했던 경지와 그의 초월적인 기공에 대한 깨달음으로 아주 짧게는 펼쳐낼 수는 있었다.


‘3초면 충분하지.’





四.




흑사문까지는 금방이었다. 남궁진천의 파멸적인 검과 홍무기의 추풍신보에 이른 강룡십팔장 덕에 조휘는 떨거지들을 상대할 필요가 없었다.


“여기가 흑사문이오.”


그 이름에 걸맞게 칙칙한 검은 지붕의 전각들이 가득했다. 장원은 무척이나 넓었는데, 강소성에서만 주름잡는 흑도 무리의 장원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대했다.


이것이 다 평범한 사람들의 고혈을 빼먹어서 일궈낸 부라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미는 홍무기였다.


“······조휘. 어떻게 하고싶은가?”


남궁진천은 심상치 않은 기세를 피워내는 조휘의 눈치를 살폈다. 홍무기도 마찬가지였다.


일대의 모든 것이 조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바람도, 대자연의 기(氣)도.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 공간에서 오롯한 존재감을 뽐내는 것은 조휘뿐이었다.


일대를 숨죽이게 만든 것은 초절정 고수인 남궁진천도, 개방의 후개인 홍무기도 아니다.


천천히 눈을 뜬 조휘가 앞으로 한 발자국 나섰다.


시공을 넘어 혼에 새겨진 유구한 살업(殺業)이 머리를 추켜세웠다. 하단전에서 치솟은 심원공의 순후한 진기가 상단전을 파고들었다.


상단전이 자극받음과 동시에 검붉은색의 유형화된 살기가 흑사문의 전체를 뒤덮었다.


전설 속 천살성의 살기가 이러할까.


일대가 숨죽인 그 순간 조휘가 세검을 빼들었다.


스르르르르릉!


‘박차를 가해봐야지.’


심원공의 육성 경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느리다. 이번 일이 끝나면 곧바로 무림맹으로 향해야 하는데, 지금 수준의 무위로는 모자란 감이 없잖아 있었다.


‘오늘 중단전이랑 하단전을 하나로 잇는다.’


만상개벽세는 시전자의 내공력과 검법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그 범위가 천차만별로 나뉘었다.


실제로 조휘는 무림맹주 시절, 산봉우리 하나 정도는 거뜬히 날렸었다.


지금은 그 정도로 펼쳐낼 순 없었지만, 선천진기를 조금이나마 끌어 쓰면 이 장원의 절반 정도는 통째로 지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중단전을 개방하고, 하단전과 단박에 잇는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선천진기가 새어 나오는데, 그 진기를 주워 모아서 검법을 펼친다.’


나지막이 숨을 들이쉰 조휘가 한 발자국 앞으로 뻗었다.


저벅.


검면에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붙인 검결지를 가져다 대고는 조휘가 중얼거렸다.


“만상개벽세.”


검결지가 검면을 타고 쭉 뻗어졌다. 검결지를 만든 오른손으로 앞으로 쭉 뻗고 검을 쥔 왼손을 가능한 한 뒤로 당겼다. 마치 활에 화살을 건 듯한 자세였다. 검결지가 훑고 지나가자 엄청난 검명이 터져나왔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앙!


검명에 호응하듯 세검 위로 하얀 빛무리가 스며들었다. 조휘 주변의 기운이 소용돌이치며 세검으로 빨려 들어갔다.


휘요오오오─


점차 강해지는 소용돌이. 그 탓에 조휘의 검 끝이 세차게 흔들렸다. 그러자 조휘가 거세게 진각을 밟았다.


쿠우우우웅!


진각과 함께 지력을 끌어올렸다. 한쪽 무릎을 살짝 굽히고 뒷다리는 쭉 뻗는다. 양발을 땅에 단단하게 고정하자 하체가 안정된다.


흔들리던 검 끝이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그 순간. 하얀색 소용돌이를 휘감은 세검이 정면으로 올곧게 찔러졌다.


상고시대의 거인 반고(盤古)가 펼쳐냈다던 만상의 개벽검이 현세에서 펼쳐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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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남궁진천일세. +5 23.08.08 5,592 6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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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황익루주, 나 조휘요. +4 23.08.04 7,316 94 15쪽
3 다음에는 누구를 썰어줄까. +8 23.08.02 7,957 93 14쪽
2 내가 왔잖소. +8 23.08.01 9,401 9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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