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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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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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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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DUMMY

“에이~ 설마? 기억력 좋으신 대표님이요? 식사까지 하셨는데 기억을 못 하셨을 리가 있어요?”


조민준은 별명이 하나 있다. 숫자 대마왕! 숫자에 집착하고 한번 본 숫자는 모조리 외워버린다.


즉,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도 이제 늙었는지 최근 들어 깜박 깜빡하는 일이 잦았다.


“김준철도 대표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눈치던데요? 같이 밥 먹었으면 알아봤겠죠.”

“그런가? 이상하네.. 맞는데..?”


재호가 나섰다.


“자자! 시끄럽고, 누가 진짜 우노토도의 핵심인지 여기서 들 얼굴 익히고 빤스까지 털어 보고하라고!”

“네!”

“네!”


그들은 주위를 한참을 유심히 둘러보며 육개장을 입에 털어 넣었다.


***


“아키 저 자식들 왜 안 가고 남에 초상집에서 지랄들을 떨고 있냐?”


승연과 흡연장에서 담배 한대 물었다.


“모르죠. 염탐이라도 하려고 그러나?”

“저 범생이 같은 놈이 너 그렇게 만든 거 맞지?”


승연은 권련으로 재호를 가리켰다.


“네. 맞아요. 저런 샌님이 어떻게 그런 변태 성욕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니까요.”

“영상으로만 보다 실물로 보니 생각보다 더 범생이처럼 생겼네.”


재호는 누가 봐도 전교 1등할 것처럼 생겼다. 안경은 왜 그렇게 동그란 걸 쓰는지 인상이 진짜 선해 보였다.


“더군다나 홈캠을 활용해서 섹스테이프를 만들고, 찍힌 사람에게 협박까지 하고 있어요. 정말 미친놈이에요.”


승연이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악당이지만 머리 하난 좋네!”

“네?”

“그렇잖아 남들처럼 하나씩 낚싯대로 하나씩 잡는 게 아니라 그물로 잡는 거잖아. 발상도 진짜 독특하단 말이지? 실행력도 있고..”


승연은 준철의 뜨거운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재호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피해자가 영향력이 있으면 자기 수족처럼 부릴 수 있어서 좋고, 일반인이면 변태 성욕을 채울 수 있고 말이야. 이거야말로 일타 쌍피 아니냐?”

“허- 왜요? 사장님도 관심 있으십니까?”


헛웃음이 나왔다. 이승연 이 양반 지금 피해자 앞에 두고 가해자의 범행 방법을 찬양하고 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멀 그렇게 노려봐! 어쭈! 너 인마 좀 컸다고 이제는 형한테 눈 부라리고 그런다?”


승연은 담배를 입에 물고 나의 목덜미를 감고 주먹으로 배빵을 날리는 장난을 쳤다.


“그게 아니라··· 사장님이 이재호 칭찬을 멈추지 않으시니.. 제가 기분이 그래서 그랬죠.”

“내가 그랬나? 그것까지는 생각 못 했다. 쏘리 실수!! 헤헤헤”

“사장님! 저 근데 아까 문득 든 생각인데요?”

“뭔데? 돈 버는 거야? 풀어봐! 이젠 네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다.”

“그건 원래 콩으로 만드는 거고요."

“그런가 하하하”

“어머니 모실 생각하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레지던스 호텔 타운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요.”

“뭐? 이 시국에? 아무리 코로나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었어도 숙박 쪽은 아직 별로잖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는 21년 11월 1일부로 해제되었다. 그러나 쇼핑, 숙박, 영화 등의 소비재 경기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코로나로 소득은 줄었는데다가 빚까지 내가며 자산 투자에 열을 올렸기에 현금이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시민들은 매달 부과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맞죠. 근데 남들 다 별로라고 생각할 때 배팅하는 게 진짜 사업가 아니겠습니까?”

“그건 그렇지..”


승연이 담배를 깊게 빨았다.


후~


“그냥 레지던스 호텔은 아니고요. 일종에 실버타운인데요. 일반 집하고 똑같아요. 거기에 호텔 같은 서비스를 가미하는 거죠.”

“계속해 봐.”

“삼시 세끼 다 주고, 청소, 빨래 모두 해드리고! 아무래도 어른들은 업무 보시기 불편하니까, 그런 것 도와줄 수 있는 직원도 24시간 상주하죠. 특히 병원이 단지 내에 있는 게 가장 큰 메리트가 될 것 같아요. 언제든지 케어 받을 수 있으니 말이에요.”


나는 한참을 신이 나서 아이디어를 풀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많으신 노인들의 커뮤니티를 위해 배울 거리나 놀 거리도 제공해 주려고요”

“그런 거 이미 있잖아.”

“엥? 진짜요?”

“응! 이미 있어.”


준철의 신이 났던 입꼬리가 아래로 축 처졌다.


“역시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똑같다니까..”

“내가 듣기론 전용 25평 기준으로, 보증금 10억에 월 400씩 내야 한다고 들었어.”

“금액이 조금 세긴 하네요?”

“그래도 들어오고 싶어서 난리라더라? 돈 있는 노인들 입장에서야 집안일하는 것도 힘들고, 자연스럽게 격조 높은 사람들끼리 커뮤니티가 형성되니 심심하지 않고 좋지. 그 나이에 돈 많아봐야 차를 살 거야 뭘 할 거야~ 편한 게 최고지!”


하긴 나만 해도 아직 젊지만, 어렸을 때에 비하면 귀찮은 건 정말 싫어졌다. 요즘은 뭘 찾아보고 실행하려면 포기하는 것이 우선이 될 정도였다.


‘연세 드신 분들은 더 할 테지..’


“동의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어머니가 그런 타운에 들어가시면 딱 좋겠다 싶어서 사업 한번 해볼까 생각했어요.”

“무조건 동의!!! 앞으로 수요는 무조건 있을 거라고 봐!”


내가 이 사업을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광풍으로 불었던 트로트 열풍 때문이다. 앞으로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가 훨씬 돈을 많이 벌 것이다.


둘 째는, 상장으로 6조 원 넘는 돈을 끌어모았지만, 당장 마땅히 쓸 곳이 없었다. 사내 유보금 2조 원까지 합한다면 8조 원에 달하는 돈이 그대로 통장에 쌓였다.


공장을 증축하고 새로운 회사 인비저블에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춘다고 해도 4조면 떡을 쳤다.


“너 진짜 이제는 사업적으로 머리가 트였구나?”

“하하하.. 그런가요?”

“최초가 아닌 것이.. 조금 아쉽긴 하네요.”

“그게 뭐가 중요해! 돈만 벌면 장땡이지! 누가 먼저 한다고 상 준다 하더니?”

“맞아요. 지금까지 이 서비스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걸 거예요. 특히 최근 선진국 중심으로 노령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니, 잘 만들어서 수출하면 그것도 큰 부가될 거예요.”


승연도 어느새 나의 생각에 동조가 되어 돈 벌 생각에 입이 싱글벙글해 다물어지지 않았다.


"하여튼 난 찬성!”

“새로 지을 거야?”

“아니요. 사야죠.”

“아파트?”

“아시아 후스 매물로 나왔던데요?”


순간 승연의 인상이 팍 구겨졌다.


“이놈아! 너 또 왜 그래!”

“왜요?”

“그거 이부자대표가 침 발라 놨다고 이미 부동산 바닥에 소문이 쫙 났더구먼!"


평소라면 아시아그룹은 한국그룹에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2년이 그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아시아 그룹은 제조업 중심인 한국그룹과 YK그룹과는 다르게 쇼핑, 엔터, 숙박, 여행 등 소비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다른 산업보다 쉽게 돈을 벌었지만, 지금 같이 불황에는 돈만 잡아먹는 하마로 전락해 버린다.


“들어보니 요즘 아시아그룹 현금이 씨가 말라 단 몇 푼도 꽤나 급하다는데요? 수익성 안 좋은 것부터 빠르게 정리할 모양인가 봐요.”

“흠..”


승연이 내 오른손을 잡았다..


“준철아 그냥 하지 말어! 네가 아무리 잘났어도 이 나라에서는 한국그룹 건드려서 좋을 거 하나 없어!”

“사장님 왜 이러세요.”

“더군다나 인비저블 협업 건은 이진곤 부회장의 한국전자 쪽이었지만, 이번 일은 이부자 대표와 정면 승부하는 꼴이라고!!! 너 왜 이렇게 겁 대가리가 없어졌어!”


승연이 펄쩍 뛰었다.


“저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리고 저번 협력 건으로 확실하게 느꼈어요. 이부자 저 여자는 저를 자기 집 머슴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니까요.”

“설마.. 어후~ 나도 모르것다. 알아서 해!”


승연은 관자놀이를 양손으로 마사지하며 마지막 담배 한 모금을 빨았다.


“그놈에 똥고집!! 쯧쯧. 크게 혼나봐야 정신 차리지!”

“콜 하신 겁니다~ 에헷!”


준철은 이 자리가 자신의 부친상이라는 것도 잊은 채 해맑게 웃었다.


그때 검은 형상의 남자가 준철을 향해 다가왔다.


“으아악~!”


준철은 발을 헏딛여 뒤로 발랑 나자빠졌다.


“으···”

“의장님 괜찮으십니까?”

“으아~~”

“얌마 너 왜 그래?”

“사.. 살ㅡ”


준철이 겁에 질려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이 자식 진짜 왜 이래? 뭐 잘못 먹었냐?”


자세히 보니 공장 사람들이 조문을 온 것이었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요즘 통 잠을 못 잤더니. 들어가시죠.”


그들은 예전 무서운 얼굴과 다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마 우리사주 때문이겠지. 현재 기준으로 못해도 인당 12억씩은 남았을 것이다. 물론 우리사주를 팔 수 있는 2년 후에 주가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


준철은 코를 킁킁거렸다.


‘어디서 자꾸 지린내가 나는 것 같은데..’


“양비서!”

“네 의장님!”

“의장실 바닥 다시 깔고 소독 쫙~ 다 해놔요.”

“알겠습니다.”


잠시 후 현우가 들어왔다.


“템피스 쪽도 오케이 했습니까?”

“네. 좋아하던데요?”


나는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템피스부터 단도리 쳤다. 그들은 태클을 걸지 않고 승인해 주었다.


이미 상장으로 돈을 왕창 벌어 매우 신이 났고, 아시아후스를 내가 인수하면 그들의 매트리스를 사용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오케이 좋아 좋아! 가격만 맞춰준다고 하면 아시아후스에서는 우리 쪽으로 넘기고 싶겠지?’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경쟁자에게 사업체를 넘길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대표님! 이번 건도 대표님이 나서서 추진하시죠.”

“네! 안 그래도 내일 아시아후스 대표랑 만나기로 했습니다.”

“좋아요~”

“그 사람 오너 랍니까? 아니면 전문 경영인이랍니까?”

“전문경영인입니다.”

“그럼.. 차라리 우리 쪽으로 이직하라고 하세요. 어차피 경영할 사람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인수전이 쉬워지려면 내부인을 포섭하는 게 가장 좋다. 특히 대표급 정도 되는 인물은 매각되면 정리해고 1순위이기 때문에 대표라는 자리를 지키고 싶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쉽게 써도 될까요? 아시아후스를 제대로 말아 먹은 사람인데요?”

“칼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보검이 되기도 주방 칼이 되기도 하는 겁니다.”


풋-


“의장님! 요즘 명언집 같은 거 보십니까? 왜 이렇게 명언을 자주 뱉으세요.”


준철은 얼굴이 빨개졌다.


“아니.. 저기.. 아무튼 흠.. 나가봐요.”

“아차차!! 내 정신 좀 봐!”


현우가 자신의 머리를 콩콩 때렸다.


“이부자 대표가 이미 알아버렸습니다.”

“후~ 올 것이 왔네요.”

“이번에도 와서 깽판 친답니까?”

“아니요. 템피스 쪽도 오케이 한 거 알고 제대로 준비하려는 모양이던데요?”


그녀도 나의 성격을 알고 있다. 한번 정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야 만다는 것을 말이다.


‘가만? 이거.. 이재호랑 나랑 성격이 똑같잖아?’


“조금 늦게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게 되었네요.”

“예기치 않은 한 명의 경쟁자가 또 생겼습니다.”

“네?”

“아키요.”

“아키가 거기서 왜 나와요?”


류대표는 어깨를 으쓱하고 방을 나갔다.


“이재호 이 인간 너무 지더니 뭘 잘못 처먹었나?”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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