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연재수 :
150 회
조회수 :
76,687
추천수 :
693
글자수 :
806,248

작성
24.02.08 21:55
조회
200
추천
3
글자
12쪽

148.

DUMMY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내가 누구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낮인지 밤인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공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고, 자지 않아도 졸리지 않았다. 깊은 심해 안에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때 한줄기의 빛이 저 멀리에서 보였다.


“천국인가...”


나는 그곳을 향해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준철 씨 정신이 드세요!”

“으..음!!”


내 오른쪽 동공에 강한 한줄기 빛이 들어왔다.


“정신이 드세요?”


흰옷을 입고 있는 무리들...


‘백의민족이라더니.. 죽으면 다 흰옷을 입는구나..’


“정신이 드시면 눈을 한번 깜박여 주세요.”


그의 지시대로 힘을 주어 눈을 깜박였다. 그러자 정신이 완전히 돌아왔다.


“저.. 죽은 건가요?”

“아니요! 잘 살아 계십니다. 한국병원입니다.”

“처.. 천사님들 아니세요? 저 흰빛은 뭔데요?”


흰 가운을 걸친 사람들이 나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건 아닌 것 같으니 좀 더 지켜보자고!”


우두머리가 한 젊은이를 지목했다.


“이럴 땐 어떻게 처치해야 하지?”

“아미설프리드 400mg가 적당한 처방일 것 같습니다.”

“좋아! 그렇게 하라고!”


그러자 다른 젊은이가 내 발끝으로 가 무언가를 집어 들더니 적어 내려갔다.


‘뭐.. 뭐지..? 여기가 천국이 아닌가?’

‘진짜 안 죽었다고??’

‘그럼.. 설마···?’


준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흑흑흑 미안해! 내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스페로 스페라 게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때, 미릴리아가 보였다. 무서운 여신의 모습으로.. 다시 유럽의 대성당처럼 성스러운 음악이 깔렸다.


곧이어 여러 사람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분명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다.


“죽어!!!”

“사퇴하라!!!”

“너 때문에 우리 다 굶어죽게 생겼어!”

“네가 우리 이렇게 만든 거야!”

“죽여 버릴 거야~ 네 옆에 있는 모두 다~!”

“넌 아무와도 함께 할 수 없어!!”


나 때문에 파산하여 자살한 밝은 가구 사장도,

나를 잡아 족치겠다고 닦달하던 노조 놈들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정리 해고한 공장직원도.

거기에 마약 먹여 죽인 고인서,

테러리스트에 잡혀 죽은 백재욱,

온몸에 총상으로 피투성이가 된 이재호까지..


“죽어!!! 죽어!!! 죽어!!!”


미릴리아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나는 그것들을 뿌리치고 미릴리아에게 달려들었다.

“이 씨발년아!! 반드시 이뤄주는 거라며!!!”

“이게 뭐야!! 나 가지고 놓은 거야?!!”

“너 이 씨발년!! 내가 죽여버린다.”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


쿵-


그러나 그녀의 몸은 주먹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오른손이 아파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벽면에 정권이 박혀 있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너 처음부터 나한테 거짓말했지!!! 내가 무슨 장난감이야? 이 새끼나 저 새끼나 나를 못 잡아먹어서 왜 안달이냐고!!”


준철은 건물 전체가 떠나가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냥 죽여!!!! 죽이라고~ 흑흑흑흑”


울면서 스스로를 자해하기 시작했다. 양팔 모두 부러진 것 같았지만 괘념치 않았다. 사정없이 얼굴을 가격했다. 급기야 창문이 보였다. 힘껏 창밖으로 내달리려 발을 움직이는데..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환자분!!!”


괴력을 가진 사내 여럿이 내 사지를 붙잡았다. 그들을 뿌리치고 창문으로 뛰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놔! 놓으란 말이야!”


우웩- 우웩-


헛구역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빠.. 빨리 잡아! 그러기에 왜 묶어두지 않았어!”

순식간에 나를 막아선 건장한 사내들이 내 몸을 감쌌다. 힘이 어찌나 세던지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내 팔과 다리. 내 힘으로는 절대 풀릴 것 같지 않은 족쇄가 채워졌다.


“이게 무슨 짓이야!!! 풀어!!!”


“깔깔깔깔깔!”


미릴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큰 소리로 깔깔대며 웃었다.


"너희들 뭐 하는 놈들이야!!! 내가 누군 줄 알아!!”


몸부림을 쳤지만 속박된 내 육신은 힘만 뺄 뿐이었다.


“저년 좀 제발 닥치라고 하세요!!! 나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그러나 그들은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환자분! 일단 재워 드릴게요. 한숨 자고 일어나시면 괜찮아지실 거예요.”


혈관을 타고 무언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지더니 급기아 시야가 흐려졌다.


***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어두운 밤이었다. 그저 달빛만이 방안을 비추었다.


철컹! 철컹!


손발은 여전히 침대에 묶여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내 코 바로 앞까지 미릴리아의 얼굴이 바싹 다가와 있었다.


나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처럼 과격하지는 않았다.


“뭐야!!! 너!!!”


우웩- 우웩-


그녀의 얼굴을 보니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드르륵-


그때,


“오빠 깼어?”


문이 열리며 담희가 들어왔다.


‘나 진짜 죽은 건가?’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좀처럼 파악되지 않았다.


분명 이재호가 담희의 등에 총을 쐈다. 담희는 폭포수처럼 많은 피를 흘렸고 그녀의 몸은 차가워지며 이내 정신을 잃었다.


스페라 스페로 게임 룰에 의하면 우리 둘 다 살아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내 앞에 있다니...


“오빠.. 괜찮아?”

“담희야? 너 죽은 거야? 여기 저승 맞지? 미안해.. 흑흑흑 나 같이 형편없는 놈만 만나지 않았어도.. 정말 미안해...”


담희는 미릴리아의 몸통을 관통하여 나를 않아 주었다.


“아니야 오빠! 나 살아있어! 으윽..!!”

”정말? 진짜 다행이야. 근데 정말 살았다고?”


가슴속 저 깊숙이에서 안도감이 밀려 들어왔다. 온몸에 미세 전기가 흐른 듯 전율이 느껴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지? 담희가 살아 있다면.. 스페라 스페로 게임이 실현된 건데? 나는 왜 살았지? 내가 살아 있는 건 맞나?’


미릴리아는 나의 모습이 웃기다는 듯 배꼽을 잡고 깔깔대며 웃었다.


“으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빠 왜 그래? 머리 아파?”

“너 저 여자 안 보여?”

“응? 무슨 여자?”


담희가 방안을 두리번거렸다.


‘귀신이라도 본 건가? 미릴리아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나?’


그러고 보니 한 번도 다른 사람이 미릴리아를 봤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크크크 이 멍청한 놈아!’


미릴리아의 목소리가 내 마음속까지 들려왔다. 혼자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미릴리아는 다시 무서운 얼굴로 방안 전체가 가득 찰 만큼 자신을 크게 만들었다.


“....”

“....”


그러자 담희도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그 존재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정확히는 느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미.. 미릴리아.. 설마.. 너.. 나야?”

“....”


그녀는 미소만 지을 뿐 대꾸하지 않았다.


“넌 나라고!!!”


미릴리아는 그제야 얼굴을 나의 밝았던 어린 시절로 바뀌었다.


“맞아. 난 너의 빛이자 욕망이야.”


순간,


몸이 부르르 떨렸다. 입에서는 게거품도 흘러나왔다.


삐! 삐! 삐! 삐-


심장 박동을 체크하던 바이탈 머신이 시끄러운 소음을 내었다.


순식간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200줄 차지!”


삐잉~


“샷!”


또 한참을 자고 일어났다.


이번엔 엄마가 침대 맡에 기대어 쪽 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를 깨울까 하다 그대로 두기로 했다.


30분쯤 지났을까? 엄마가 잠에서 깨어났다.


“준철아!!! 괜찮니?”

“네 이젠 괜찮아요.”

“엄마 이것 좀 풀어주세요.”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볼게.”


엄마는 밖으로 나가 간호사를 데려왔다.


“환자분! 정신이 좀 드세요?”

“네. 이것 좀 풀어주세요.”

“저랑 어머니 외에 또 보이는 것 있으세요?”

“아니요. 지금 저희 셋밖에 안 보여요.”

“혹시 뭔가 보이려고 하거나 헛구역질이 올라오면 꼭 이 버튼을 누르세요.”


간호사가 나의 팔다리의 결박을 풀어주었다. 얼마나 세게 몸부림을 쳤는지 팔목과 발목에 시커멓게 피멍이 들어 있었다.


“엄마 혹시 다이어리 못 봤어?”

“다이어리?”


엄마가 침대 옆 서랍 위에 올려져 있는 다이어리를 건네주었다.


나는 한 장씩 다이어리를 넘겨보았다. 거기엔 빽빽하게 계획들이 적혀져 있었다.


『 2015. 3. 12. 목

1. 아침 7시 기상 _완료

2. 알바 할 곳 찾아보고 이력서 세 군데 이상 넣자 _완료

3. 산책하며 돈 줍기 ㅋㅋㅋ _완료

4. 방 청소도 하고 _완료

5. 책 읽기도 보자 _완료 』


첫날 스페로 스페라 다이어리를 얻은 날부터 며칠 전 일까지.. 매일매일 나의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계획을 성공한 건 성공이라, 실패한 건 실패라고 적는 것도 잊지 않은 듯했다.


그러고 보니 다이어리가 꽤나 두껍게 느껴졌다. 적어도 손가락 하나 정도의 충분히 될 만한 두께였다.


“이 다이어리가 원래 이렇게 두꺼웠나?’


드르륵-


“김준철 씨! 이제 좀 괜찮으십니까?”

“네.. 여기 병원이라고 했죠?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보호자분께는 설명 드렸는데.. 나중에 들으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니요. 선생님! 지금 듣고 싶어요. 어찌 된 건지 궁금해 미칠 것 같아요.”


엄마는 고개를 돌려 말없이 흐느껴 우셨다.


“어머님은 잠시 나가주시죠.”


의사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알약 한 알을 주었다.


“이 약을 먹으면 미릴리아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겁니다.”


나는 물도 없이 목구멍 안으로 털어 넣어 버렸다.


꿀꺽-


“이제 말해주시죠.”

“흠...”


의사는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조현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네...?”

“예전에는 정신분열이라고 불렀죠. 조현병은 현실을 왜곡해서 지각하고.. 망상이나 환각을 보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환자분의 경우에는 10년 넘게 환각을 보신 것 같습니다.”

“네? 그게 무슨..?”


“아마 미릴리아라는 그 존재가 주요 증상인 것 같습니다. 병원에 같이 실려 오신 소담희 환자에게 들어보니, 최근 들어 누군가 환자분을 공격하려고 한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더군요. 그렇죠?”


“그.. 그그건! 노조 놈들이 저를 죽이려고 해서 그런 거예요.”

“그게 환각입니다. 담희씨에게 들어보니, 실제로는 노조는 거의 와해되었다고 하던데요?”

“말도 안 돼요. 며칠 전까지 저 죽이겠다고 본사 앞까지 달려와 데모하던 놈들인데..”

“환각입니다.”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넌 나다!’


“그럼 미릴리아.. 아니 그게 제가 만든 또 다른 저의 인격체라고요?"

“맞습니다!”

“그래도 환자분은 비교적 잘 받아들이시니 다행이네요.”

“도대체 제가 왜!! 왜!! 그러는 겁니까?”

“원인은 아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이라는 설도 있고.. 어떠한 충격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의사가 스페로 스페라 다이어리를 가리켰다.


“아마 환자분의 경우 억울하게 감옥에 다녀오신 게 트리거가 된 것 같더군요. 헛구역질도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고요.”


“흐흐흐흐흐”


준철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의사는 준철이 또 발작하는 것 아닌지 준철의 양손을 잡을 준비를 했다.


“그동안 슈퍼 멘탈인 줄 알았더니.. 유리 멘탈이었네.. 미친 채로 살고 있었어.. 흐흐흐흐흐”


주의를 둘러보니 창문은 쇠창살로 막혀져 있었고, 깨지지 않을만한 간단한 몇 가지 물건만 있었다.


“그럼 제가 있는 이곳도 정신 병동이겠군요.”

“맞습니다.”

“그럼 꿈에서 본 담희가.. 제가 아는 소담희가 맞군요?! 괜찮습니까?”

“다행히도요.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잘 회복하고 계십니다.”


준철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눈물이 흘렀다.


‘됐어.. 모두 살았으면.. 그걸로 된 거야.. 감사합니다... 흑흑흑’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능력자 재벌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0 150.(마지막 화) +4 24.02.10 299 4 12쪽
149 149. 24.02.09 210 4 12쪽
» 148. +1 24.02.08 201 3 12쪽
147 147. 24.02.07 200 1 12쪽
146 146. 24.02.06 197 2 12쪽
145 145. 24.02.05 201 1 12쪽
144 144. 24.02.04 206 0 12쪽
143 143. 24.02.03 199 2 12쪽
142 142. 24.02.02 201 0 12쪽
141 141. 24.02.01 198 1 12쪽
140 140. 24.01.31 201 0 12쪽
139 139. 24.01.30 196 2 12쪽
138 138. 24.01.29 195 1 12쪽
137 137. 24.01.28 199 2 12쪽
136 136. 24.01.27 202 2 12쪽
135 135. 24.01.26 206 2 12쪽
134 134. 24.01.25 196 1 12쪽
133 133. 24.01.24 200 1 13쪽
132 132. 24.01.23 196 1 12쪽
131 131. 24.01.22 206 1 12쪽
130 130. 24.01.21 203 0 12쪽
129 129. 24.01.20 219 1 12쪽
128 128. 24.01.19 207 0 12쪽
127 127. 24.01.18 204 1 12쪽
126 126. 24.01.17 216 0 12쪽
125 125. 24.01.16 226 1 12쪽
124 124. 24.01.15 217 0 13쪽
123 123. 24.01.14 209 1 12쪽
122 122. 24.01.13 212 0 12쪽
121 121. 24.01.13 215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