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승이계전생 (狂僧異界轉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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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金金
작품등록일 :
2023.10.0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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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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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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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DUMMY

“으으···."

“살려줘···."


좁은 공터에 가득한 곡소리. 그곳에선 여러명의 성인들이 기마자세를 취한 채 다리를 부들거리고 있었다.


“새끼들아! 똑바로 안해!?”


그 곡소리를 잠 재우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한 소년.


“고작 2각(30분)정도 밖에 안했다!”


“다, 다리가···.”


“죽을 것 같습니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는지 문도들은 하나씩 자리에 주저 앉았다. 허나 그들의 상태는 카일에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아하. 죽을 것 같아?”


“네, 네!”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갑작스럽게 호의적으로 나오는 카일.


“그럼 있잖아.”


“예!”


“지금 죽자.”


“무슨··· 으아아악!”


카일은 생글거리며 쓰러진 문도의 풍시혈을 지긋이 눌렀다.


“아악! 아아아악!”


“지금 뒈질래. 하다가 뒈질래.”


“하, 하겠습니다!”


“바로 일어나.”


“옙!”


생존본능으로 몸을 억지로 일으킨 문도는 다시 마보자세를 취했다.


“다음은 누구를 주물러 줄까.”


“히익!”


카일의 초특급 마사지(?)를 확인한 문도들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으이구. 약해 빠져가지고.”


다리를 부들거리는 문도들을 보며 카일은 혀를 찼다. 호기롭게 문파를 세웠지만, 문도들이 하나같이 이 모양이니. 앞 길이 구만리였다.


“······.”


‘호오.’


그래도 개중에 쓸만한 녀석들이 몇몇 있었다.


“어때. 왕초.”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왕초였다. 용병생활을 하며 다져진 근력 덕분인지, 몸을 부들거렸으나 꽤나 잘 버텨내고 있었다.


“버, 버틸만 합니다.”


땀을 비 오듯 쏟아 내면서도 자세를 유지하는 왕초.


그런 그를 바라보며 카일은 씨익 웃었다. 전부터 느꼈지만 제법 써 먹을만한 녀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로커스라 불러 주십쇼.”


“로커스?”


“본명입니다···. 으윽.”


로커스는 항상 불편했다. 문파에 대한 개념을 이해한 후부터, 아니 그 전부터 카일이 자신을 왕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알겠어. 왕초.”


“끄응.”


그러거나 말거나 제멋대로 불러버리는 카일.


그는 걸음을 옮겨 잘 버티고 있는 또 한명의 인물에게 다가갔다.


“버틸만 해?”


“죽을거 같아···.”


바로 카일의 친구인 리오였다.


몸이 통통하여 오래 버티지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근력이 뛰어난 탓인지, 성인들도 버거워 하는 마보자세를 여지껏 버텨내고 있었다.


‘좋아. 이쯤이면 된 것 같고.’


카일은 거의 죽기 직전인 문도들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이제 휴식!”


“으하!”

“살았다!”

“아악! 쥐! 쥐났어!”


카일의 말이 신호탄이 되어, 기마자세를 하던 모든 문도들이 모두 허물어졌다. 어찌나 힘들었는지 딱딱한 맨바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자로 뻗어버렸다.


“으으···.”

“죽을거 같아···.”

“아! 아! 다리!!”


제멋대로 팔딱거리는 그들의 다리. 과도하게 근육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근육경련이 그들을 엄습했다.


“똑바로 누워봐.”


카일은 누워 있는 문도들에게 다가가 손수 다리를 주물러 주기 시작했다.


“으아악!”


“하. 새끼들 진짜. 엄살은.”


카일은 종아리에 있는 승산혈을 자극하였다.


꾸욱.


“아아악!”


꽉!


“으갸갸갹!!”


아랑곳하지 않고 문도들의 다리를 주무르는 카일.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혈자리였으나.


“오. 좀 괜찮아진거 같기도?”


“어, 너도? 야, 나도!”


이 곳을 주무르자 버거웠던 다리가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영광인 줄 알아라. 이것들아.’


무려 전(前) 고금제일인의 추궁과혈(推宮過穴)이다.

소림의 비전(秘傳)과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자신만의 추궁과혈.


아마 자신이 추궁과혈을 해주겠다고 한다면, 줄을 설 인물들이 숭산을 한바퀴 두르고도 남을 정도이리라.


“다들 좀 어때.”


한명씩 정성(?)스럽게 돌봐준 카일이 문도들의 상태를 물었다.


“이제 좀 살 것 같습니다.”

“약간 나아졌습니다.”


생각보다 효과 있던 탓인지 금새 표정이 밝아진 문도들.


“그래? 그럼 안 일어나고 뭐해.”


“······.”

“······.”


10초.


카일이 그들의 얼굴을 다시 어둡게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


카일은 그들의 훈련을 지도하면서도 틈틈히 자신의 회복에 주력했다.


‘기혈이 엉망이다.’


선천지기를 급속도로 끌어다 쓴 탓에 뒤틀린 기혈들. 몇년은 족히 정양 해야하는 부상이었으나, 카일은 빠른 회복을 자신했다.


‘우선 내기부터.’


카일은 석존보리수심법을 통해 자연의 기운을 단전에 끌어모았다. 석가모니의 정수가 담긴 심법답게 자연의 기운을 쉽게 끌어 당길 수 있었다.


‘기운도 농밀해.’


뿐만 아니라 중원에 있을때보다 자연에 흩어진 기의 농도가 훨씬 짙었다. 덕분에 내력을 채우기가 훨씬 더 용이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고.’


카일은 단전으로 몰아넣은 기운을 조금씩 압축시켰다. 커다랗던 기운들이 조금씩 압축되고, 지저분하고 탁한 기운들을 뽑아내다보니 그 크기가 처음에 쌓아둔 내력보단 한참이나 작아져있었다.


‘후우.’


준비는 끝났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을 할 차례다.


경문혈. 천주혈. 곡지혈. 신맥혈.


카일은 뭉쳐진 기운을 뽑아내 전신의 기혈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크윽.’


뒤틀려 있던 기혈들에 내기가 주입되자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다.


‘천천히···.’


비틀려 있고 꼬여있던 기혈들을 다시 돌려 놓는다.


하나씩. 또 하나씩.


내력으로 기혈들을 원래의 모습으로 붙들어 둔 카일. 이내 내기에 날을 세우더니 그곳에 자잘한 생채기를 내기 시작했다.


‘으으으.’


불안정한 기혈에 또 다시 상처를 내다니. 


무림인들이 봤다면 대경하며 미친 짓이라 할 만한 일. 하지만 카일은 망설이지 않았다. 고통스러우나 이것이 가장 빠르다.


‘끄어어어···.’


신체는 본디 상처 입은 곳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재생과 회복을 이뤄낸다. 상처 입은 피부가 새살이 돋아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


카일은 바로 이 점을 노렸다. 

신체가 기혈의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물론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회복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 이 작업을 통해 회복기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후우. 이제 마지막.’


기혈들 하나하나에 생채기를 낸 카일은 마지막 남은 혈자리에 집중했다.


‘백회혈.’


선천지기가 뽑혀 나오는 관문.

상단전과 연결된 곳이기에 극히 주의를 요하는 혈자리.


‘후우.’


카일은 백회혈만큼은 생채기를 내지 않았다. 과도하게 부풀어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단전을 잘못 건들였다간 광인이나 백치가 될 지 모른다.


“······.”


조심스럽게 매만지다보니, 그것을 다스리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됐다. 극도의 정신력을 쏟아낸 탓인지 카일의 몸에선 땀이 한가득 흘러내리고 있었다.


“···휴우.”


무사히 백회혈까지 다스린 카일. 내기를 갈무리하며 운기조식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몇 달동안은 이 짓거리를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카일은 두렵지 않았다.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전생부터 이골이 나 있었다.


***


그렇게 몇 일이나 지났을까. 


“시발 안해!!”


순조롭던 훈련의 이탈자가 나온 것은 그날의 오후였다.


“매일 개고생만 시키고! 나아지는게 하나도 없잖아!”


“······.”


이탈자의 말에 세외림의 문도들은 동요했다. 호기롭게 카일과 함께 한다곤 했으나, 그는 정작 그들을 괴롭히기만 할 뿐, 어떠한 것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럴바에 차라리 거지로 살고 말지! 카악! 퉷!”


거지는 무복을 벗어던졌다. 더 이상 세외림의 문도로 살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카일.


‘그냥 냅두려나?’

‘가만히 냅두겠냐.’

‘근데 자기가 안하겠다잖아.’


세외림의 문도들은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 의사를 소통했다. 그들의 관심사는 단 한가지.


카일이 그를 어떻게 할 것인가.


마귀와도 같은 카일이 두려워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들이다. 누가 이처럼 고통스러운 순간을 경험하고 싶겠는가.


“흐음.”


카일의 굼뜬 반응은 그들의 마음속에 모반이란 작은 불씨를 피어오르게 만들었다. 이 지옥같은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


“···!”


하나 카일의 입에서 순순히 가라는 말이 나오자 거지들은 당황했다.


진짜 가도 되는 것일까.

보복은 없을까.

또 뺨따구를 맞진 않겠지.


당황하던 그들의 마음에 확신을 주려는 듯, 카일은 이탈자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


저지르고 보긴 했으나 이탈자도 카일이 두려운건 마찬가지였다. 하나 순순히 보내준다고 하자 반신반의 하면서도 황급히 서둘러 자리를 뜨려 하였다.


“어···.”

“저, 저도!”


반란이 성공하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손을 들기 시작하는 거지들.


“근데 말이야.”


하지만 그들의 손은 카일의 말에 의해 가로막힐 수 밖에 없었다.


“채무정리는 하고 가야지?”


“무슨···.”


그들간에 무슨 채무를 정리할 것이 있단 말인가.


“그동안 먹이고 입히고 재워준 돈은 내고 가야지.”


“······.”


“설마 입 싹 닦고 간다. 뭐 그런건 아니겠지?”


“······.”


“에이 아니지? 그지새끼도 아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손을 들려던 문도들은 황급히 자신의 손을 감추었다.


“네가 여태까지 먹었던 고기, 너 때문에 산 옷, 널 가르쳐준 수강료. 합쳐서 딱 10골드만 받을게.”


“나, 나는 돈이 없소!”


“아 맞다. 그지새끼가 10골드가 있을리가 없지.”


카일이 생글생글 웃음지으며 이탈자를 향해 다가갔다. 


“좋아 그럼. 여태껏 먹었던 거라도 뱉어내.”


“이, 이미 먹어버린걸 어떻게 뱉어낸단 말이오!”


“아 걱정마. 그건 내가 꺼낼테니깐.”


“무슨···.”


퍽!


“꾸웨엑!”


이탈희망자의 입에서 카일이 원하던(?) 그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건 다 나온거 같고.”


“자, 잠! 끄억!”


말을 마칠새도 없이 또 한번의 주먹을 복부에 맞은 거지는 무릎을 꿇으며 주저 앉았다.


“어제껀 생각보다 안 나오네.”


“그, 그···.”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은 이탈희망자.


“잠깐만. 금방 꺼내줄게.”


“꾸웩!”


털썩.


하지만 세번째 주먹을 견디지 못한 채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부들부들.


의지를 상실한 이탈포기자는 경련이 일어났는지 몸을 부들거렸다. 그리고 몸을 부들거리고 있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

“······.”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문도들 역시 몸을 부들거렸다. 원흉은 같으나 다른 이유로 말이다.


“언제든지 이야기 해.”


카일은 천천히 몸을 돌려 거지들을 바라보았다.


“나가고 싶은 놈은 말이야.”


“······.”


“먹은 것만 토해내도 나가게 해줄테니깐.”


“······.”


“봤지? 금방 꺼내는거?”


카일이 천천히 다가오자 문도들은 몸을 잔뜩 움츠렸다.


“그리고 아까 손을 들던 놈들이 있던데.”


“!”


카일과 눈이 마주친 문도 한명.


“아, 아닙니다!”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그것을 부정했다.


“뭐가 아니야.”


“제가 잘못생각했습니다!”


“무엇을?”


“제가 은혜도 모르고 경솔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냐. 넌 이미 최선을 다한거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하자.”


“넵!”


“마보 실시.”


“실시!”


카일의 구령에 무섭게 문도들은 칼각으로 마보자세를 취했다. 공포에 이성과 감성이 마비된 탓인지, 요란하게 떨리던 그들의 몸이 귀신같이 차분해져 있었다.


자리로 돌아가 가부좌를 튼 카일.


“가입불가출(可入不可出).”


문도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이 날의 사건.


브리튼의 난(亂)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최초이자 최후의 반란으로 세외림 역사에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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