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승이계전생 (狂僧異界轉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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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金金
작품등록일 :
2023.10.0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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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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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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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DUMMY

자잘한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문도들은 성실히 구르고 또 굴렀다.


“뛰어! 새끼들아!”


“으아아악!”


아침부터 그들은 달리기 시작하였으며.


“다리 흔들린다.”


“끄으으으···.”


오후에는 마보자세를 통해 하체를 집중적으로 강화하였다.


“소림의 힘은 하체에서 비롯된다.”


어디서 구해온 것인지, 카일은 무거운 돌덩이들을 문도들의 앞에 손수 내려놓았다.


“들고 해.”


“······.”


“캬. 나 같은 참 스승이 어딨냐.”


“······.”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그들의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선 훈련하다 죽으나, 카일에게 죽으나 죽는건 매한가지였기에.


하지만 그들은 훈련하다 죽는 쪽을 택했다. 카일에게 죽는 것이 전자보다 몇 천배는 더 고통스러울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힘들지?”


“아, 아닙니다!”


최초이자 최후의 반란자. 브리튼이 경기를 일으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들어줄까?”


“아닙니다!”


“잘하자.”


“예!”


본보기가 생긴 탓일까. 문도들은 더욱 열심히 카일의 훈련을 받아들였다.


“끄어어어.”

“살려줘···.”


시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곡소리.


그들은 포기하고 싶었다.

게으름 피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흣차.”


그들을 굴리는 저 소년은 자신들에 비해 몇배나 큰 돌을 짊어진 채 마보를 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걸···.’

‘어, 어떻게···.’


어느정도 기혈을 다스린 탓에, 카일도 본격적으로 신체 단련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보다 몇 배 높은 강도의 훈련을 수행하면서도 단 한번의 신음소리도 내뱉지 않았다.


“으음. 맛있어.”


“······.”


“이 짜릿한 감각. 오랜만이야.”


“······.”


오히려 변태같은 소리만 해댈 뿐.


그들의 신체가 궤도권에 오르자, 카일은 문도들에게 후천지기를 쌓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왕초. 이리로 와봐.”


“네.”


카일은 우선 로커스에게 그것을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문도들 중 가장 머리 회전이 빠르거니와, 수련에 대한 의지도 강했기 때문이다.


“돌아 앉아.”


“네.”


로커스가 뒤돌아 앉자 카일은 그의 등에 손을 올려 놓았다.


“지금부터 잘 들어.”


“네.”


“세상에는 기(氣)라는 것이 있어. 인간도, 식물도, 하물며 바위에도 말이야.”


황당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로커스는 집중했다. 카일에 대한 로커스의 신뢰는 절대적이였기에.


“그것들을 끌어 모아서 몸에 집어넣는 방법을 알려줄거야.”


“···!”


로커스는 경악했다.


“서, 설마!”


“설마. 뭐.”


“오러를 쌓는 법을 가르쳐주신단 겁니까?”


“오러? 그건 또 뭔 소리야.”


로커스의 말에 카일은 기억을 뒤져 그것의 정보를 확인해 보려 했다. 하지만 오러에 대한 기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확인할 수 없었다.


“대륙의 이름난 검사들은 오러를 사용해 귀신같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들었습니다. 바위도 무처럼 썰어버린다고 하더라구요.”


“오 그래?”


이 대륙에도 기를 쌓는 방법이 존재한다니.


“그래서 카일님이 강하셨군요.”


“왜. 궁금증이 해소됐냐?”


“이해가 안됐거든요.”


카일의 강함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린 소년이 오우거를 맨주먹으로 때려눕힌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뭐 여튼. 비슷한거니까 열심히 배워.”


“네!”


로커스는 흥분했다.


‘오러를 쌓는 법을 익힌다면.’


분명 그들에게 복수할 수 있으리라.


“자 집중해. 한번만 알려줄거니까.”


“네.”


“단전에 조그마한 구슬이 하나 있다고 생각해봐.”


“단전이··· 뭡니까?”


“네 똥배. 새꺄.”


“아, 넵.”


로커스는 가상의 작은 구체를 하나 만들어 단전에 그려넣었다.


“그것이 숨을 들이쉴 때 커지고, 숨을 내쉴 때 줄어든다고 생각해봐. 마치 호흡하는 것처럼.”


“네.”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야 돼.”


로커스는 카일의 말처럼 천천히 심호흡했다. 그리고 가상의 구체가 호흡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따뜻한게 느껴져?”

“음···.”


한참을 심호흡했으나 쉬이 그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안 느껴집니다.”


“에휴.”


카일은 진기를 천천히 밀어넣어 로커스의 단전쪽으로 기를 유도했다.


“단전에 뭔가 느껴져?”


“오오! 느껴집니다!”


따스하고 포근한 무언가.


그것이 자신의 배 아래에 들어왔음을 로커스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자 이제 천천히 호흡해. 아까 알려준 것처럼.”


“네.”


로커스는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자 배 아래 있던 따스함이 커져감을 느꼈다.

천천히 숨을 내뱉는다.

따스함이 작아지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 느낌이야.”


“오 신기합니다.”


“그걸 네 배때지에다 차곡차곡 쌓아가면 돼.”


카일은 로커스의 몸에 주입했던 진기를 다시 끌어들여 거둬들였다.


“대충 무슨 느낌인지 알겠지?”


“네.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우선 그걸 만들어. 그래야 소주천이건 뭐건 가르쳐주니깐.”


“그럼 저도 카일님처럼···.”


강해질 수 있는거냐 묻는 로커스.


“그건 불가능이야.”


“아.”


“네가 한 오백년 살면 모를까.”


“······.”


“여튼 이제 쉴 때 그것만 해. 드러눕지 말고.”


“알겠습니다.”


로커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카일은 다음 차례를 불렀다.


“리오.”


“응!”


쉬면서 카일과 로커스를 지켜보고 있었던 리오. 덕분에 카일에 부름에 빠르게 응답할 수 있었다.


“들었지? 방금 왕초랑 한 이야기.”


“응. 들었어.”


“이구. 똘똘한 자식.”


카일은 리오를 돌아 앉힌 후, 로커스에게 했던 방식 그대로 리오의 등에 진기를 밀어넣었다.


“자 호흡해봐.”


“알겠어.”


천천히 호흡하는 리오. 호흡에 반응하듯 진기가 천천히 그 모습을 늘였다 줄인다.


“음?”


진기의 움직임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카일.


“뭐야 이거.”


“왜?”


갑작스런 카일의 반응에 리오는 하던 호흡을 멈추었다.


“리오. 잠깐만.”


“응.”


카일을 리오의 단전 속에 밀어넣었던 진기를 천천히 옮기기 시작했다. 


“으으.”


“조금만 참아.”


카일이 조금 급하게 진기를 움직인 탓에 통증을 느끼는 리오. 하나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짐작이 맞다면 누구라도 급히 진기를 움직였으리라.


“호오. 이것 봐라?”


구석구석 리오의 신체를 내관한 카일. 그의 표정엔 완연하게 함박웃음이 피어올라 있었다.


“재밌군. 재밌어! 크하하하하!”


“!”

“!”


카일의 광소에 세외림의 문도들은 대자로 뻗었던 몸을 황급히 일으켰다. 광소 후에 이어지는 미친 짓을 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 카일···.”


제일 당황한건 리오였다.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친한 친구이나, 저럴때마다 몸의 털이 쭈뼛쭈뼛 선다.


“이 소심한 녀석이 패왕지체라니! 크하하!”


“패왕··· 뭐?”


패왕지체(霸王之體).

힘만으로 산을 뽑아 낼 수 있으며 기운만으로 세상을 덮을 수 있다는 여겨지는 신체(力拔山氣蓋世).


본신의 힘만으로 만명을 능히 감당해냈다 전해지는 서초의 패왕, 항우가 가진 체질이라 여겨지는 것이 바로 이 패왕지체이다.


“그거 좋은거야?”


“좋은거냐고?”


외공을 익히는 무림인이라면 천하의 둘도 없는 무식한 놈이라며 핀찬을 줬을 만한 발언.

하나 리오는 무림인이 아니다. 그를 위해 쉬운 설명이 필요했다.


“네가 일국(一國)을 이루고자 마음 먹는다면.”


“능히 그것을 이뤄 제왕(帝王)의 위치에 오를 것이다.”


왕이 될 수 있다.

얼토당토 안한 황당무계한 이야기.

하나 카일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그리고 만약 네가 무(武)에 매진한다면.”


“······.”


“이 시대는 너를 천하제이인(天下第二人)이라 칭할 것이다.”


한자를 병용한 탓에 정확히 뜻을 이해하지 못한 리오. 하지만 자신이 뭔가 좋은 것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너는 좀 특별지도가 필요하겠다.”


“트, 특별지도?”


특별지도라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리오. 하지만 카일의 눈은 이미 반쯤 풀려있었다.


“패왕지체. 패왕지체라···. 흐흐흐!”


“······.”


“뭘 가르치지? 금강불괴(金剛不壞)? 인왕역사(仁王力士)? 생사박(生死搏)?”


“······.”


“신나! 너무 신나! 크히히힛!”


실성한 사람처럼 웃고 있는 카일을 바라보는 리오. 그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리오야···.’

‘힘내라···.’

‘어휴. 저 불쌍한 놈···.’

‘저거 어떡하냐···.’


오직 문도들만이 리오를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다.


“우힛! 우히히힛!”


***


그렇게 지옥훈련을 받은지 두 달.


“카일. 다녀올게.”


“내가 알려준 방식 잊지말고.”


“응!”


리오와 3명의 문도들은 손을 흔들며 쉼터 밖을 나섰다. 그들이 입은 복장은 그들이 평상시 입던 그것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행색이 영락 없는 수도승인데요?”


그들은 로브를 입고 있었다. 거친 옷감과 펑퍼짐한 형태가 마치 소림의 승복을 연상케 했다.


“잘 구해왔네. 탁발할 때 딱이겠어.”


“감사합니다.”


리오 무리가 로브를 입고 길을 나선 이유. 

바로 탁발 때문이었다.


“돈도 벌고. 수행도 하고. 좋잖아.”


카일은 소림처럼 세외림의 문도들에게 탁발을 수행시키기로 결심했다. 식량과 금전을 구해 문파의 재정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으나.


‘배 부르면 교만해진다.’


그것보다 큰 이유는 바로 탁발을 통한 자아(自我)의 통제(統制)에 있었다.

상황이 나아질수록 사람의 마음속엔 교만과 아집이 자리하게 된다.

그것을 다스리기 위해선 탁발만큼 좋은 수련법이 없었다.


“근데 수도승이라는거. 이 근처에 있나?”


“아뇨. 그들은···.”


로커스는 카일에게 이 세상에 있는 수도승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속세를 벗어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도를 닦는 자들이란 점은 소림의 승려와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부분도 존재했다. 만인중생을 구원하고자 하는 소림의 이념과는 달리, 이들은 라마승처럼 자신의 깨우침만을 중요시 여겼다.


‘언제 한번 찾아가 봐야겠어.’


이 세상에도 승려들이 있음에 호기심을 느낀 카일. 한번쯤은 그들을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저희도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


두번째로 출발하는 이들은 바로 로커스 무리였다. 그들은 가죽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양손에는 칼과 방패가 들려 있었다.


“오 제법 강해 보이는데?”


“아이구. 놀리지 마십시오.”


그들이 병장기를 들고 있는 이유.

바로 보호계약 때문이었다. 


상권에 금액을 받고 그들의 영업권을 지켜주는 행위. 중원의 대부분의 문파는 이것을 통해 부를 축적한다. 


“계약 못 따오면 밥 없다!”


“그건 좀 봐주십쇼!”


카일은 로커스의 수완을 믿었다. 잘만 한다면 세외림이 세를 불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리라.


“자. 그럼 우리도 이제 가볼까.”


“네!”

“옙!”


마지막 남은 무리를 이끌고 카일은 도시 외곽을 나섰다.


“두명당 나무 한개씩이다.”


“흐익!”

“안돼!”

“제발! 카일님!”


마지막 무리의 목적은 바로 벌목이었다.


도시에 장작을 공급해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이만한 훈련이 없지.’


주목적은 역시 문도들의 근력 향상이었다. 나무를 베고 나르는 행위를 통해 그들의 신체를 계속 담금질할 것이다.


“나보다 늦는 놈들은 한개 통째로 든다.”


“흐익!”

“헐!”

“안돼!”


정신 없이 스티아 숲으로 뛰기 시작하는 문도들.


“크크. 짜식들.”


오랜 준비는 끝났다.


이제 세외림이 기지개를 킬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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