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승이계전생 (狂僧異界轉生)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金金金
작품등록일 :
2023.10.04 21:05
최근연재일 :
2023.11.05 20: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086
추천수 :
65
글자수 :
124,017

작성
23.10.25 22:50
조회
64
추천
3
글자
12쪽

018

DUMMY

 두두두두!


이른 새벽부터 세외림은 달리고 있었다.


“빨리 달려 새끼들아!!”


“아악!”

“으아아아!”


그들의 어깨엔 커다란 통나무가 올려져 있었다.

그것도 인당 한개씩.


“발 보인다.”


“아오오오!”


그 동안의 훈련은 그들을 통나무를 매고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배에 힘 빡 주고! 진기를 뽑아내!”


더구나 후천지기까지 형성한 덕분에 그들의 수행력은 한차원 높은 단계에 진입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편해질 수 없었다.


“편해보이네?”


어느새 통나무 위로 올라간 카일이 천근추(千斤錘)의 수법으로 그들을 찍어눌렀기 때문이다.


“으갸갸갸!”


“어? 발 멈춘다?”


“시바아알!!”


욕이 절로 나온다.

통나무로 대갈통을 찍어버리고 싶다.

온 힘을 다해 주먹으로 아가리를 갈기고 싶다.

하지만.


“왜, 패고 싶어?”


“아, 아뇨!”


“가서 지도 좀 해줄까?”


“괜찮습니다아아!”


저 괴물에게 맞설바에 차라리 폭풍우에 맞서리라.


카일은 계속해서 그들을 몰아 붙였다.


“왜 이렇게 느려 새끼들아!”


“해뜨기 전에 가야한다고!”


성과는 확실했다. 왕복 두시간이나 걸리던 길을 한시간만에 주파해냈으니.


“더 빨리 안달려?”


“으아아악!”

“제기랄!”


하지만 카일은 그들을 더욱 채근했다.


“나 급해! 이 새끼들아!”


사실 카일이 그들을 채근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니들 때문에 늦으면 다 뒈진다!”


“흐익!”


그것도 아주 중요한 이유.


- 늦으면 나 혼자 갈거야!


카일이 그들을 달달 볶은 이유.


바로 오늘이 수아와 함께 출근하기로 약속했던 날이기 때문이었다.


***


“카일!”


저 멀리서 손을 흔드는 수아.


“빨리 왔네?”


“응.”


문도들 열심히 조진(?) 덕분에 카일은 약속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것도 한참 전에.


“···음?”


수아의 얼굴의 무언가 이상하다.


“얼굴이 왜 그래?”


무언가에 맞은 것마냥 볼이 부풀어 올라 있다.

더구나 입술도 터졌는지 피딱지가 앉아 있었다.


“아. 별거 아냐.”


수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냥. 가다가 넘어졌어.”


“넘어졌다고?”


“응.”


넘어졌다고 하기엔 미심쩍다.

아무래도 볼떼기를 맞은 것 같은데.


“왜?”


“···아냐.”


하지만 카일은 캐묻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숨기는데는 이유가 있을터.


“근데 너 어제 잘하더라?”


수아는 화제를 돌렸다.


“뭐가?”


“그릇 나르는거 말이야.”


수아는 어제 밤 카일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떻게 그렇게 그릇을 높이 쌓고 걸을 수 있지?”


“아아.”


그거였나.


“서커스를 보는 줄 알았다니깐?”


수 많은 그릇을 정리해야 했던 마감시간.

카일은 그릇들을 탑처럼 쌓아 그것들을 주방으로 날랐다.

빠른 정리를 위해 한 행동이었으나, 범인(凡人)들이 보기에 그것은 충분히 기예라 할 법한 모습이었다.


“한꺼번에 나르는게 편할거 같아서.”


“그거야 나도 알지.”


수아는 빙글 돌아 카일의 앞에 멈춰섰다.


“근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거지.”


“그거야···.”


소림에서 많이 해봤으니깐.


카일은 전생의 유년 시절을 떠올렸다. 

손에 조약돌을 여러개 쌓아올린 채, 한다리로 그것을 버티던 자신.

소위 석탑쌓기라 부르던 이 훈련을 사부는 지겹도록 반복시켰다.

부동(不動)을 익히려면 중심(中心)을 느껴야 한다나 뭐라나.


“왠지 될 것 같았어.”


하지만 카일은 그것을 숨겼다.

진실을 말하기엔 과정이 너무 길다.

물론 말하더라도 믿지 않겠지만.


“뭐야. 너 잘난 척 쩐다.”


수아가 눈을 치켜떴다.


“그럼 오늘도 너가 날라.”


“······.”


“왜 대답이 없어?”


“···알겠어.”


카일은 군말 없이 답했다.

사실 시키지 않아도 그리 하려 했다.


“어서 가자. 늦겠다.”


“응.”


발걸음을 시작한 소년과 소녀.

그들은 걸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어떻게 그렇게 힘이 쌘거야?”


“다른데서 일해봤지만 버몬 아저씨가 제일 좋은거 같아.”


“가끔 보너스도 챙겨준다고.”


대화라 하기엔 일방적일 정도로 말들을 쏟아내는 수아.


‘그때도 그랬지.’


무림대연. 

남궁수아와의 일면식.

그날의 그녀는 분명 일방적인 발신자였으며.

그날의 자신은 분명 일방적인 수신자였다.


하지만.


“나도 버몬씨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


“보너스가 뭐야?”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넌 그것도 몰라?”


이제는 서로가 수신자이자. 


“모를수도 있지.”


서로가 발신자였다.


- 당신이 유륜인가요?


그 순간이 지금까지 기억난다.


- 우리 걸을래요?


그 순간을 아직까지 되뇌인다.


“카일! 빨리 가야겠다.”


그리고 이 순간을 오롯이 감각한다.


- 우리 악수나 할까요?


그때 숨겼던 그 감정.

그때 감췄던 그 감정.


- ······.


감추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도려내는 것이 너무나 힘겨웠다.


“우리 늦겠어.”


“그래.”


그렇기에 지금이 좋았다.

그렇기에 지금이 행복했다.


그녀가 살아 돌아왔다 믿고 싶다.

그녀의 환생이라 믿고 싶다.


‘꿈은 아닐까.’


그런들 어떠한가.

그저 꿈에 취해 행복하면 그만인 것을.


‘아니면 윤회의 장난인건가.’


그런들 어떠한가.

이런 장난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빨리 달려!”


그녀가 날 보며 미소 짓는다.


“알겠어.”


나도 뒤따라 달린다.


그녀와 달리며 행복을 느낀다.

이 순간을 경험함에 감사하다.


“나보다 느린데?”


“뭐?”


이 순간이 영원하길.


“카일! 기다려!”


다시 만난 그녀를.

이번엔 놓치지 않길.


***


“아이고 델론씨! 안녕하십니까!”


“하하하! 안녕합니다.”


상점 주변을 돌며 점주들에게 깍듯하게 인사하는 카일. 수아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본업도 충실히 해야했다.


“크레톤씨!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로커스가 카일에게 계약한 상점과 점주들의 정보를 알려준 덕분에, 카일은 그들의 이름을 외울 수 있었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보이시네요. 카일님?”


“그렇습니까? 하하하!”


뿐만 아니라 점주들도 카일을 알고 있었다.


“그놈들 오면 또 때려눕혀 주십시오!”


“당연합니다! 크하하하!”


붉은 바람 용병길드와의 사건이 워낙 임팩트가 컸던 탓에, 카일에 대한 소문이 대대적으로 퍼진 상황이었다. 그렇다보니 그들이 카일을 몰라 볼리 없었다.


“와! 붉은머리 형아다!”


카일을 가리키며 환히 웃음짓는 한 꼬마아이.


“힐튼! 말 조심해야지!”


“하하! 괜찮습니다.”


이미 카일은 점주들뿐만 아니라 동네 꼬마들에게 까지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진짜 형아가 걔네들 다 이겼어?”


“당연하지.”


“와!”


워낙 이런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이 바로 남자아이들이다. 


드래곤을 무찌르는 용감한 전사의 이야기.

대군을 홀로 상대하는 충직한 기사의 이야기.

무서운 악마들을 퇴치하는 용사들의 이야기까지.


남자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라며 힘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품는다.


“진짜 대단해!”


그런 아이들에게 카일에 대한 소문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분명했다.


그런 소문의 주인공이 바로 눈 앞에 있으니.


“밀러한테 자랑해야지!”


눈이 돌아갈 수 밖에.


‘다행이야.’


카일은 안도했다.

바로 이들에게서 자신에 대한 호의와 신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호계약.


이것은 상호간의 신뢰를 기본으로 한다.


계약자는 그들을 지켜주고, 피계약자는 그들에게 나눠주고.


이것을 통해 그들은 ‘상생’한다. 


‘거머리 같다 느끼게 해선 안돼.’


거머리 같이 피만 빨게 되면 숙주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거머리는 다른 숙주를 찾을때까지 배를 주려야 한다.


인간사도 마찬가지.


한쪽을 빨아먹는 ‘착취’의 개념으론 세외림은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없다.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해.’


구대문파도 이런 방식으로 세를 불렸다.


정도(正道)와 협(俠)을 걷는 정파의 세력들.


이들은 분명 상생을 기조로 세력을 키워 나갔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세력을.


반면 착취를 기조로 하는 사파의 세력은 구파일방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기껏해야.’


백련과 패검문정도.


하지만 이들에겐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다. 바로.


‘끊임없이 빼앗아야만 한다는 점.’


그렇기에 이들은 적이 많다.

그렇기에 이들은 희생 된다.


이들은 빠른 길로 가는게 왜 나쁘냐고 한다.

약자를 병탄하는 것이 무에 그리 문제냐 한다.

범이 토끼를 잡아먹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당위하려는 사파놈들의 어설픈 주장일 뿐.


빠른 길이라 생각했던 그 길의 종착지는.


분명 낭떠러지이리라.


“아 왜 이렇게 비싸!”


“음?”


순간 들려오는 고성의 목소리.


상념에 들었던 카일은 소리의 근원지로 신형을 옮겼다.


“어이, 주인장.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무슨···.”


“나 외지인이라고 등쳐먹으려 하는거 아니야?”


“아, 아닙니다···.”


그곳엔 험악하게 생긴 남성 한명이 상점 주인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엔 바스타드 소드가 매어져 있었다.


“이딴게 무슨 1골드야.”


“그 목각 인형은 루비가 2개나 박혀 있어서···.”


“아 됐고.”


남성이 상점 주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10실버에 줘.”


“10실버는···.”


10실버.

1골드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그말은 즉.


“너무 적습니다···.”


이 자는 얼토당토 안하는 가격에 물건을 사가려 하고 있었다.


“아나 시발.”


“······."


“그래, 기분이다! 15실버!”


“그, 그게.”


“많이 쳐줬지?”


상점 주인을 겁박하며 흥정하려는 남자.


“이 정도면 내가 진짜··· 꾸엑!”


하지만 남자는 하던 말을 끝마치지 못한 채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철퍼덕!


“커, 커헉!”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으며 땅바닥에 쳐박힌 남자.


“괜찮으세요?”


카일은 넋이 나가있던 상점 주인의 상태를 살폈다.


“예··· 예? 아, 예!”


“다행입니다.”


상점 주인의 안부가 안녕한걸 확인한 카일은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이 시벌놈이···.”


흉악하게 얼굴을 일그러트린 카일.

순식간에 남자의 지척에 다가간 그는 발을 높이 들어올렸다.


“생긴 것도 좆 같이 생겨가지고.”


퍼억!


“아악!


“가격을 후려쳐도 정도껏 쳐야지.”


퍼억!


“케헥!”


“어디 감히 우리 점주님한테 지랄이야!”


퍼억! 퍼억! 퍼억!


카일은 남성을 신명나게 밟고 또 밟았다.


“젤렌 점주님.”


갑작스레 젤렌을 부르는 카일.


“···예?”


“같이 밟으실래요?”


다소 신나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참여를 권유했다.


“아, 아뇨···.”


“화가 좀 풀리실텐데?”


“아닙니다···.”


젤렌은 당혹스러웠다. 아니, 당혹스럽다기보다 오히려 공포스러웠다.


‘저러다 죽는거 아냐···.’


이 공포는 비단 젤렌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어, 어떡해···.’

‘말려야 되나···.’


광경을 바라보는 상점 주인들도 마찬가지.


그들은 저 남자가 죽는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야 일어나.”


그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남자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카일이 진기를 주입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어, 어라?”


“어라는 새꺄.”


카일은 남자의 뒤통수를 한대 갈긴 후, 멱살을 잡고 젤렌의 앞으로 끌고 왔다.


“많이 놀라셨죠?”


“···네.”


놀라긴 했다.


“이 새끼 때문에 얼마나 놀라셨겠습니까.”


이 남자 때문은 아니었다.


“새꺄. 사과드려.”


“죄, 죄송합니다.”


역시 만국공통, 망나니한텐 매가 답이다. 어느새 남자는 공손한 자세로 젤렌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으니.


“잘못했어요, 안했어요?”


“잘못 했습니다···.”


“그렇지?”


“네···.”


“그럼 열개 사가.”


“···네?”


갑작스레 물건을 강매하는 카일.


“점주님. 저쪽에 저건 얼맙니까.”


“아, 저건 10실버입니다.”


“아니 저기···.”


남자는 손을 내저으며 그것을 거부하려 했다. 하지만.


“더 비싼건요?”


“아 그건 저쪽에···.”


“비슷한거 10개만요.”


순식간에 목각 인형들이 자신의 눈 앞에 놓여져 있었다.


“······.”


“자 손님?”


“···예?”


“돈.”


“······.”


말이 없어진 남자. 그는 교역을 위해 가져왔던 돈 전부를 털어 목각인형들을 살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손님! 안녕히 가십시오!”


“······.”


눈물을 훔치며 돌아서는 남자. 그의 양손엔 목각인형이 가득 담긴 바구니가 들려있었다.


“저 카일님···.”


“네?”


카일은 뒤를 돌았다. 그러자 세명의 점주가 눈에 들어왔다.


“계약하고 싶습니다.”

“저도요!”

“저도!”


확실한 판촉행위.


덕분에 카일은 오늘 3곳의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광승이계전생 (狂僧異界轉生)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022 +1 23.11.05 32 1 12쪽
22 021 +1 23.11.04 36 1 12쪽
21 020 +1 23.10.27 59 1 13쪽
20 019 +1 23.10.26 65 2 12쪽
» 018 +1 23.10.25 65 3 12쪽
18 017 +1 23.10.24 72 3 14쪽
17 016 +1 23.10.23 79 3 12쪽
16 015 +1 23.10.22 85 2 11쪽
15 014 +1 23.10.21 102 4 12쪽
14 013 +1 23.10.20 92 3 12쪽
13 012 +1 23.10.19 100 2 11쪽
12 011 +1 23.10.18 108 3 12쪽
11 010 +1 23.10.17 110 2 12쪽
10 009 +1 23.10.16 134 2 12쪽
9 008 +1 23.10.15 131 2 12쪽
8 007 +1 23.10.14 143 2 13쪽
7 006 +1 23.10.13 159 2 13쪽
6 005 +2 23.10.12 185 3 14쪽
5 004 +1 23.10.11 193 4 13쪽
4 003 +1 23.10.10 226 4 15쪽
3 002 +2 23.10.09 296 5 13쪽
2 001 +2 23.10.09 310 5 12쪽
1 프롤로그 +2 23.10.09 305 6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