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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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3.10.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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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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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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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나의 직업은...

DUMMY

그때 한가지가 떠올랐다.


‘아 맞다. 이거 생각하려고 노트 챙겨 왔었지.’


나는 가방을 열고 돈 뭉치 뒤에 놓여져 있는 노트를 꺼냈다.


방구석에 틀어 박히기 전까지 내가 꾸준하게 썼던 아이디어 노트가 하나 있었다.


일부러 집에서부터 이 노트를 챙겨 왔었다.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거나 해야 할 일을 이 노트에서 과거의 나와 함께 찾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백구원 노트]


표지에는 나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매일 쓰는 일기는 아니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할 때 순서 상관없이 조금씩 끄적이며 써왔던 노트였다.


나는 노트를 폈다.


첫 페이지에는 성장기 시절부터의 꿈을 적어 놓은게 있었다.


나의 꿈

중학생 : 영화 감독

고등학교 : 만화가

대학교 : 소설가

직장 : ______


직장시절의 꿈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고 비어 있었다.


'허허... 그렇지. 이런 꿈을 꿀때가 있었지...'


영화감독, 만화가, 소설가.


학창시절의 꿈이 다 창작과 관련된 방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창작 관련한 일을 하지 못했다.


대충 점수 맞춰서 선택한 지방의 작은 대학.

대충 좋아 보여서 선택한 사회복지학과를 다녔다.

대학 졸업하고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중소기업을 다녔다.

그렇게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다.


심지어 직장인 때는 꿈이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꿈이 없는 직장인...


일이 딱히 재밌지도 않았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며 일을 하고 지냈을 뿐이었다.


그 후 직장을 그만 두었고 방에서 생활하며 그에 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꿈으로부터 완전 멀어진 것을 받아 들였다.


백구원 노트를 보니 그림 하나가 눈에 띄었다.


중학생 시절의 꿈인 「만화가」라고 적힌 옆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한 때 그림 그리는게 재밌어서 유명 만화를 모방해서 그려본 그림이었다.


‘만화가라... 이걸 지금 내 직업으로 해볼까?’


중학교 때 내 꿈이었던 만화가도 시대가 변화며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만화 시장 자체가 인터넷이 발전하며 종이책 시장에서 웹툰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럼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웹툰 작가를 하면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내 그림 실력을 잘 알고 있다.


형편없는 실력이다.


만화가라고 썼지만 사실 눈코입 밖에 그릴 줄 모른다.


중학생 이후로 나의 그림 재능은 그대로 멈추었다.


‘실제 웹툰작가를 하려면 이제부터라도 웹툰 학원 같은데 다니면 되긴 한데’


이제 돈과 시간은 나의 것이니까 중학교 때 꿈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돈이 있으니 꿈에 쉽게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배우고 싶은걸 배우고 하고 싶은 걸 원없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삶.


로또 1등에 당첨 됐으니까 할 수 있는 그런 삶이었다.


‘돈이 만들어 주는 삶의 기회’


그래도 웹툰은 그림 실력이 중요할 것 같았다.


‘웹툰은 일단 보류’


노트를 다시 보니 고등학교 때의 꿈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감독」


’그래. 그런 시절도 있었지.’


고등학교 때의 꿈인 영화감독.


꿈도 참 거창했다.


돈도 없고 영화 관련 지인도 연줄도 없으면서 내 주제에 영화감독이라니.


내가 막 세계적인 엄청난 감독이 되길 바란 것은 아니었다.


단지 나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

사람들과 더 나은 작품을 향해 토론하며 작품을 쌓아가는 것.


그 자체가 재밌을 것 같았다.


그 때 머릿속에 한가지가 떠올라 핸드폰에서 사진첩을 열었다.


최근 몇 년동안 사진을 찍지 않았다.

내 얼굴을 내가 찍을리는 없었고, 외출을 한 적도 없으니 사진을 찍은 것도 없었다.


그래도 나의 폰 사진 앨범에는 옛날에 찍은 사집첩 어딘가에 박혀 있는 사진과 영상이 있었다.


예전에 영화처럼 연출을 하며 찍어 본 것이다.


당시 나름 영화감독을 꿈꾸며 여러가지 시도 해보려고 할 때 찍었던 것들이었다.


교육기관에서 정식으로 배운적은 없었다.


구도나 각도 분석, 촬영 기법 등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유명한 영화에서 본 씬들을 대충 흉내 내며 찍은 짧은 영상들이었다.


영상을 보니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났다.


“야, 백구원, 뭐하노? 빨리 가자.”


“아, 잠시만 방금 뭔가 재밌는게 생각이 나서”


“아 쓸데 없는 짓 좀 그만하고 빨리 온나”


“잠깐만 있어 봐봐. 아니 먼저 가라. 이것만 좀 찍고 금방 따라갈게”


"아이참 이상한 놈이네"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자주 있었던 일이다.


누군가와 길을 걸어가다 분명 아무것도 아닌 타이밍에도 갑자기 떠오른 번뜩이는 영감 때문에 갑자기 뭔가에 꽃혀서 사진을 찍던가 메모하기도 하고 뭔가에 꽃혀 상상을 하기도 했었다.


옆에 있는 사람은 나의 행동이 갑작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니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혼자 다니면서 그 이상해 보이는 행동을 내 맘대로 하고 다니는게 더 편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도 나는 그게 재미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그런 번뜩이는 것들이 모이면 언젠가는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 해왔다.


그렇게 노트에는 떠오르는 단편적인 아이디어들을 적어서 모아왔다.


하지만 33살이 되어 사진첩을 보며 지난날을 돌아보니 제대로 완성된 적이 한번도 없는 아이디어 조각들만 모여 있을 뿐이었다.


이 모든 것들은 그냥 취합되지 않은채 스쳐 지나가버리는 것이 되버렸다.


언젠가는 제대로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아서 이 아이디어들을 모아서 구체화, 현실화 한 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 내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노력 부족으로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낙서된 종이 쪼가리들로 되버렸다.


결국 나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만 했지, 그것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려는 원래의 목표는 이루지 못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럼 뭐, 이상한 놈 맞네.'


내 노력 부족이라기보다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다.


우리 집에 돈이 없어서 학창 시절에 예술 관련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나의 창의력을 살려줄 제대로 된 그런 교육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그런 교육 환경이 구성이 되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을 늘 갖고 살아왔었다.


예술은 돈이 없는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돈이 있었다면?


진로를 아예 영화쪽으로 선택해서 영화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정규 수업을 듣고 영화업계에서 일하는 선배들과 교류를 하고 기획을 하며 전문가들에게 교육도 받는 등 돈으로 다양한 기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잔액이 23억 있는 상태에서 노트를 보니 과거의 돈 없이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그때 이 돈이 있었더라면'


이 돈이 진작 있었더라면 지금은 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인생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떠올랐다.


물론 돈이 없더라도 창작 활동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책이나 영상을 보며 배울 방법도 있고 핸드폰으로 영화를 찍어서 완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애초부터 특별한 지출 없이 집에서 글만 열심히 써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옛날처럼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와는 달리 요즘엔 언제든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요튜브 같은 곳에서 단편 영화를 찍어 올린다던지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재미가 있든 없든 그냥 취미의 영역이라도 나의 꿈에 쉽게 도전 할 수 있는 그런 시대.


다 노력 부족이고 환경 탓, 돈 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후회는 여기까지 하고! 앞으로는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그걸 해나자!’


지금 가진 돈이면 다시 나의 꿈에 대한 새 출발이 가능해 보였다.


이 로또 당첨금이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럼 지금이라도 고등학교 때 꿈이던 영화감독에 도전?'


돈이 있어도 감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영화감독이란 크리에이터 처럼 간단하게 기획하고 영상 만들어서 올리고 잘안되면 개인이 그걸 부담하는 정도로 끝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내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제작자, 투자자, 배우, 스텝 등 각종 관계자를 만나며 이해관계와 돈이 엮이고 현장에서 촬영 및 편집을 진두지휘 하고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여러 가지 소통이 필요한 그런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그런것을 하고 싶지 않다.


영화가 돈이 더 많이 들고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못하겠다는 것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과 협업 그 자체가 힘들 것 같았다.


더 이상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조용히 살 것이다.


‘아쉽지만 감독의 꿈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접고...

아니면 요즘 시대와 트렌드에 맞게 크리에이터를 시도해볼까?'


크리에이터라는 명분은 좋다고 생각했다.


‘여차하면 나의 수익은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명분도 되고 실제로 수익도 나올 수 있고.'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요즘엔 내 개인 신분을 다 드러낼 필요도 없이 얼굴 공개나 목소리를 직접 넣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컨텐츠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콘텐츠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런 직업이었다.


다시 오랜만에 마음속에 작은 열정의 불꽃이 조금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뭐... 한다면 로또 1등 당첨자의 삶. 이라는 컨텐츠도 괜찮을 것 같군,..’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을 검색했다.


카메라, 마이크, 조명, 삼각대, 짐벌같은 장비들도 다 사야 했다.

촬영에 편집 기술도 배워야 하고 스크립트도 직접 써야 했다.


'창작하는 직업이라는 것도 좋고, 혼자 할수도 있고, 돈도 있어서 장비도 다 살 수 있지만 기획,촬영,편집 이거 다 배워야 되고 실제로 손도 너무 많이 갈 것 같은데?'


금방 접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전혀... 쉽지 않군.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었네'


영상 크리에이터도 포기하고 다른걸 생각해 봤다.


노트에 적힌 내용 중에 대학교 때의 꿈이 보였다.


<소설가>


크게 돈 나갈일도 없고, 당장 장비를 살 필요도 없고, 전문 기술을 배울게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과 얽히지 않고, 소통도 그닥 필요없이 혼자 그냥 글 쓰고 전달, 공유해버리면 되는 직업이라 생각했다.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사람들이 재밌게 읽어주면 즐거운 그런 직업.


‘그래!’


대학교 시절의 꿈인 소설가 이게 내 임시 직업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요즘 트렌드에 맞추면?’


답은 어렵지 않게 금방 떠올랐다.


'웹소설 작가지 뭐'


웹툰 시장이 커진 것 처럼 웹소설 시장도 커져있다.


'시대적 흐름에도 딱 맞고'


재미 위주의 가벼운 글을 올릴 수 있는 그런 장르를 쓸 수 있는 웹소설 작가.


소설을 씀으로써 돈 벌고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집안에서 주로 생활하는 내가 할 법한 일이고, 내가 실제로도 할 수 있는 그런 일이었다.


그리고 나의 수익에 대한 직업으로 내세울 명분으로도 소설 작가가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이거면 내가 로또 당첨 사실을 얘기하지 않고 월급으로 살아가는 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 부터의 창작 활동을 하고 싶었으니 실제로도 글을 쓰며 내 꿈도 펼쳐 나갈 수 있으니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로또 1등 당첨금 외에 밝힐 돈의 출처에 대한 명분과 그리고 실제 내가 하고 싶은 것 모두 충족한다.


나는 이제 남은 여생을 웹소설 작가로서 살아갈 것이다.


로또 1등 당첨되어 23억이 있지만 그걸 숨기고 웹소설 작가로 살아가는 나.


재밌을 것 같았다.


'휴... 그래. 이거다.'


뭔가 앞으로의 방향이 정리가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됐다... 당분간은 집에 박혀있자... 집에 있으면서 이 들뜬 마음부터 진정시키고 안정되면 나중에 조금씩 돈을 쓰는걸로 생각하자...'


큰 돈 생겼다고 함부러 과소비 하거나 계획없이 돈 쓰는 것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때 열차칸 내의 모니터에서 현재 이동 현황이 표시되고 있었다.


KTX는 대전을 지나 대구로 향하고 있었다.


'벌써 반 정도 지났네.'


다리 밑에는 여전히 현금 3천만원이 들어있는 가방이 있었다.


긴장으로 힘이 들어가 있는 다리에 힘을 살짝 풀었다.


'이제 부산가서 일단 급한 문제인 전세 연장부터 하고 엄마 병원 왔다 갔다 하는 것 빼고는 당분간 집에 있자...'


엄마 생각을 하니 엄마가 최근에 한 말 하나가 생각났다.


'아 맞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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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산해울림 +3 23.10.25 387 10 12쪽
20 작가체질 +1 23.10.24 443 9 12쪽
19 자아실현 +1 23.10.23 484 13 12쪽
18 본격 작업 시작 +2 23.10.22 516 15 12쪽
17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2 23.10.21 536 18 12쪽
16 효자 아들 +2 23.10.20 547 16 12쪽
15 백구원식 기부 +3 23.10.19 571 12 12쪽
14 버킷 리스트 +1 23.10.18 575 17 12쪽
» 나의 직업은... +3 23.10.17 618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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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부산행 +3 23.10.15 653 19 12쪽
10 실지급액 : 2,485,524,020원 +4 23.10.14 682 20 11쪽
9 로또 1등은 처음이라 +2 23.10.13 682 18 11쪽
8 과거 그리고 다짐 +3 23.10.12 688 22 11쪽
7 인생 쫌망 테크트리 +2 23.10.11 708 21 12쪽
6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4 23.10.11 729 22 11쪽
5 이번주 당첨자는 7명 +3 23.10.10 759 24 11쪽
4 줘도 못먹나 +1 23.10.10 757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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