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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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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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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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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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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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실현

DUMMY

'너무 많이 샀나? 책을 한번에 이렇게 많이 산 적은 태어나서 처음인데...'


주문 내역을 다시 보며 부분 취소를 할까 생각 했다.


'아니야... 그래도 이렇게 사두면 언젠가는 볼거니까...

이게 다 공부지 뭐.

내가 쓸데 없는곳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나의 큰 소비에 대한 합리화를 했다.


'이건 단순 지출이라기보다 나의 꿈을 위한 투자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모니터 화면에 메모장을 펼쳤다.


'다시 나의 재밌는 소설을 써보자. 작품 하나 만들어 보는거야!'


어떤 내용을 쓸지 진지하게 고민 했다.


하지만 잠시 주제를 생각해보다가 금방 멍때리기 모드로 빠져버렸다.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군...'


한참을 허툰 시간을 보내니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에라이'


침대로 가서 드러누웠다.


그렇게 한참을 편하게 누워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머리 아프게 소설을 써야되지? 계좌에 23억이 있는데? 굳이...?'


이제는 아무것도 안하고 돈 걱정을 할 필요없이 하고 싶은거 하면서 평생 놀고 먹어도 상관이 없을 정도의 돈이 나에게 있다.


'굳이 왜 머리 아픈 짓을... 나는 하고 있는거지...'


웹소설, 만화, 영화는 시간날때 재미로 즐기는 문화생활만으로 충분한 것이었다.


'사서 고생을...할 필요 없지 않나?'


나는 내려놓고 핸드폰으로 웹툰을 켜서 무표정으로 화면을 넘겼다.


웹툰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대사를 쓰고, 스토리를 써나가는 것을 정식 직업으로써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생계로 하는 일을 내가 취미로 하는 것은 그들을 기만이 아닐까'


'그건 예의가 아니지. 남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하는 일을 취미로 하면 안되지'


이번엔 웹소설 앱으로 들어가 재밌어 보이는 제목을 찾아 뒤적거렸다.


AI 관련된 소설들이 많이 있었다.


'아, 그래 요즘에는 AI가 소설을 쓸 수 있다던데... 근데 내가 굳이...'


기술의 발전으로 AI가 나같은 신인 작가보다 더 재밌는 내용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아직까지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어느새 그럴듯한 작품이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 같다고 느껴졌다.


세상에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쉽고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창작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세상에는 이제 나의 글과 그림이 필요 없는것 같은데?"


짧은 인생, 로또 1등 당첨자로서 소비만 하다가 가면 되지 굳이 쓸데없는 스트레스 받는 과정을 겪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래... 글쓰기는... 여기서 이제 그만... 접는게... 나을 것 같다..."


나는 웹소설을 읽던 폰을 내려두고 천장을 바라봤다.


'휴......'


머리속이 혼란 스러웠다.







지난 날들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지인에게 돈 빌려주고 실망하고 투자실패하고 이 방에 처박혀 사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엄마가 사고났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당첨금을 찾기 위해 서울-부산을 왕복한 그 여정 동안에 내내 초조해 하던 모습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서울까지 가서 당첨금을 수령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내 방에 도착하기 까지 머릿속에 돈만 생각하는 돈에 미친놈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가지 짧고 강렬한 기억도 하나 떠올랐다.


부산으로 내려오던 중 기차 안에서 패드로 자기 작품을 자유롭게 그리며 본인의 작품세계를 펼쳐 나가는 그 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는 과정.


그 작업에 빠져 집중하는 모습.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즐기고 본인의 작품에 대해 고민하는 재미를 느끼는 표정.


완성된 후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다음 작품을 구상해보고 고민하는 과정.


그 모습이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반면에 나는?'


투자 실패 후 사회와 완전히 단절하고 방구석에 처박혀서 게임이나 하고 인터넷 세상 속에서 살았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방에서 처박혀 지내다가 이제와서 운좋게 돈 생겼다고 이 돈을 펑펑 쓰고 살다가 죽어도 되는건가. 그런 삶 괜찮은가?'


그냥 단순히 요행으로 로또 1등에 걸린 나보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여학생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이 실망 스러웠다.


나의 과거에는 돈이 없어서 도전을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


초중고등학교도, 학원도, 대학교도, 해외 유학의 기회도 돈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더 나은 길을 선택을 했을 것이다.


돈이 없어서 더 나은 기회를 얻지 못했고,

돈이 없어서 선택지가 없었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길을 선택했고 내가 타고난 예술적 재능을 살리지 못한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현실을 선택하고 그러다 나이 먹고 꿈을 잃고 그러다 적당히 죽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현실에 적당히 적응해서 적당히 꿈을 접고 적당한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돈도 여유도 생겼고, 삶의 방향도 스스로 정할 수 있고 상상을 현실로 실현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글이 바로 나오지 않자 바로 빠르게 포기해버리는 나의 모습이 한심하고 실망스러웠다.


'돈 문제가 아니었나'


그동안 집에 쳐박혀 살다가 돈이 생기자 소설을 써서 돈 벌었다고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빚을 갚아 드렸는데 그런 나에게 엄마는 효자 아들이라고 불러줬다.


'여기서 포기하면 진짜 엄마를 속인게 되는데...'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다.


'이미 속였지만...... '


이 상황에서 어디선가 본 글도 생각이 났다.


「여러분은 죽기 전에 무엇이 생각이 나겠습니까?

먹지 못한 음식? 입지 못한 옷? 사지 못한 집?

가지지 못한 자동차가 생각이 나겠는가?

이루지 못한 꿈이 생각날 것 입니다.」


예전에는 그 얘기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곧 죽는데 뭔 꿈을 생각하고 자빠졌냐. 이제 죽는데 맛난거 하나 먹고 가면 되지. 이루지 못한 꿈같은 소리하고 있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요행으로 얻어 걸린 복권 당첨금을 다쓰고 편하게 살다 죽은 사람보다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첨금 수령 후 돈이 생겼다고 앞뒤 안가리고 펑펑 써댄 내 모습이 잠시 나 스스로에게 부끄러워 졌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엄마에게 당당히 나의 창작의 결과물을 보여 주고 싶다.'


이루지 못한 꿈을 이제라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의 과거의 시간들.


꿈의 방향을 잡지 못한 시기.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시기.


꿈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시기.


돈이 너무 없어 빚에 허덕이며 가난했던 시기.


'비록 돈이 없었고 능력이 없었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 스스로 이겨내고 극복한 내가 되고 싶다.'


이제 막 시작한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었고 단기적으로 완결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패드도 사고 나 스스로 돌아보며 글을 쓰기로 다짐한 거잖아’


나는 폰을 힘차게 집어들었다.





'근데 배고프니까 일단 밥부터 좀 먹고...'


배가 고파서 배달앱을 켰다.


배달이 빠른 급행 주문으로 골라 음식 목록을 뒤지기 시작했다.


두루치기가 보였다.


'이거다!'


지금 딱 땡기는 메뉴였다.


'두루치기 세트 선택하고... 고기 추가하고, 찌개에 내용물 업그레이드 하고... 추가 메뉴에 떡, 전, 계란찜, 만두, 김, 산적, 스팸을 추가하고 콜라 큰 사이즈 하고... 사리 추가에 혹시 모르니 밥하나 추가를 하자...'


하고 싶은대로 다 추가하니 6만원이 나왔다.


'아니 뭔 추가 몇 개 했다고 6만원이냐... 흠... 괜찮은가?'


배달에 익숙해져 있는 나였지만 한번에 6만원짜리를 시킨 적은 없었다.


'생각해 보면 한끼에 6만원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것을 점심, 저녁 계속 나눠서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럼 세끼로 나눠 먹는데 한끼에 2만원 정도면 괜찮지 않나? 그래. 일단 시키자...'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며 과감히 주문했다.


주문을 한지 15분 정도가 지나자 음식은 바로 도착했다.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영화를 보며 두루치기와 밥을 맛있게 먹었다.


분명 빈 화면에 글을 쓰려고 할 때는 머리가 멍해졌는데 재밌는 영화를 보며 밥을 먹으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두루치기와 반찬 그리고 밥 한공기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후아.'


3끼로 나눠먹기로 한 것을 한끼에 뚝딱 다 먹어버렸다.


'그래도 먹는건 잘 먹어야지'


배를 두드리며 먹고 난 잔해들은 책상 옆 한 구석으로 다 밀어버렸다.


'자, 이제 바로 다시 한번 소설 쓰기를 시도해볼까...... 의지가 타오를때 바로 진행 해야지.'


나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우선 웹소설 관련한 팁을 좀 찾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움이 될 영상을 찾으려고 웹소설 강의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니 스토리 마이 프렌드라는 채널이 나왔다.


의사 출신 웹소설 작가인 두산세가 그리고 강의 경력이 많은 싸울아비풍이라는 작가가 나오는 채널이었다.


그들은 웹소설 업계와 각종 글쓰기 작업 팁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두 작가 모두 많은 작품을 이미 완성한 적이 있는 작가들이었고 현재에도 작품을 연재중이었다.


판매 부수만 봐도 이미 성공을 한 작가들이었다.


'부럽다...'


그들이 성공한 작가라 돈을 많이 번 것이 부럽다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성공을 했다는 점이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는 이들처럼 사람들이 즐기는 완결작을 낸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만날 기회는 없지만 이렇게 방 안에 앉아서 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실제 강의에 참여하려면 집 밖으로 나가야 되는데 온라인 웹소설 강의가 있어서 좋군'


당분간은 이 영상과 책을 보면서 원래 생활하듯 지내면서 돈 쓰지 말고 웹소설 공부하고 지내기로 했다.


'그것이 나의 자아실현을 위한 첫발이니까.'


나는 혼자 끄덕거렸다.


'1등 당첨으로 들뜨는 감정을 최대한 가라 앉혀야 한다.

그리고 계획 없는 소비를 하지 않아야 한다.

평정심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당분간은 나대지말고 집에서 글이나 쓰자는 것이다.


이어서 본 영상에서 두산세가 작가는 하루에 4편을 쓴다고 말을 했다.


'하루 4편...?'


나는 아직 하루에 창작물 '한페이지'도 제대로 완성한 적이 없었다.


'대학교 레포트 복사 붙여넣기 한거 그건...내가 쓴게 아니고... 백구원 노트에 쓴건 그냥 낙서 수준이고... 순수 내 생각만을 정리한 글을 한페이지 이상 적어본 적이 없는데...'


웹소설 형태가 아니라 무슨 글이든 진지하게 한 페이지 이상 적어 본 적이 아직까지 한번도 없었다.


그냥 떠오르는 짧은 아이디어를 백구원 노트에 써내려 갔을 뿐이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하루에 4편이면 타이핑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가?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가? 미리 초안을 다 잡아 두는건가?'


타이핑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하루에 4편을 완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았다.


댓글 분위기를 보니 다른 기성작가도 그 정도는 쉽지 않은 것 같았고 두산세가 작가의 재능으로 보였다.


'프로가 돼서라도 성공한 작품이 몇 개나 나와도 저렇게 꾸준히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건 대단하군. '


두산세가 작가처럼 웹소설 글을 하루에 4편씩 쓰는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는 그 루틴만 몸에 익혀도 충분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루틴, 패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 집중모드 등은 정말 배울만한 자세인 것 같았다.


'일단 많이 쓰기보다 꾸준히 하는걸 목표로 하자'


그렇게 나 스스로 의지를 한번 다졌다.


'나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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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화 +1 23.10.26 379 11 12쪽
21 산해울림 +3 23.10.25 387 10 12쪽
20 작가체질 +1 23.10.24 443 9 12쪽
» 자아실현 +1 23.10.23 484 13 12쪽
18 본격 작업 시작 +2 23.10.22 516 15 12쪽
17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2 23.10.21 536 18 12쪽
16 효자 아들 +2 23.10.20 547 16 12쪽
15 백구원식 기부 +3 23.10.19 571 12 12쪽
14 버킷 리스트 +1 23.10.18 574 17 12쪽
13 나의 직업은... +3 23.10.17 618 16 13쪽
12 하고 싶은 것 +4 23.10.16 651 16 12쪽
11 부산행 +3 23.10.15 653 19 12쪽
10 실지급액 : 2,485,524,020원 +4 23.10.14 682 20 11쪽
9 로또 1등은 처음이라 +2 23.10.13 682 18 11쪽
8 과거 그리고 다짐 +3 23.10.12 688 22 11쪽
7 인생 쫌망 테크트리 +2 23.10.11 707 21 12쪽
6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4 23.10.11 729 22 11쪽
5 이번주 당첨자는 7명 +3 23.10.10 759 24 11쪽
4 줘도 못먹나 +1 23.10.10 757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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