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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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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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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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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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DUMMY

23화





다음 날 아침,


“형님- !”


몇 번째냐아.. 녹두는 잠만 재워주면 되겠거니 했던 어제의 자신을 한대 치고 싶었다.


끼-이익-


“형님, 바리가 왔습니다~”


“아 좀... 잠 좀 자자!!!”


“아침인데 밥을 먹어야지요!!”


“난 지금이 새벽이야!”


“해 떴으면 아침입니다!! 너무 늦게 일어나시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누가 의원 딸 아니랄까봐. 바리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주 모범생이었다.


“니가 의원이냐!! 내가 괜찮다는데 왜 그러느냔 말이야!!”


“거진 의원이죠!! 뭐, 불의의 사건으로 떨어졌지만... 나름 수습의까지 달았던 사람입니다!”


지금도 의원에서 일한다구요. 바리는 과거 일은 다 잊은 듯 씩씩하게 말한다.


“!!!!!!”


의원? 벌떡 일어나서 바리를 바라보는 녹두. 의원이라는 말이 반갑다.


“아이코, 형님! 그렇게 번쩍 일어나면 저혈압 올 수 있습니다! 조심하셔야죠!”


“의원은 그런것도 아냐?”


“당연하죠, 제가 의원 집 ㄸ.. 아니, 우리 아버지가 의원입니다!”


녹두는 이제 바리가 구원자 같이 보였다. 지금 다친 사람들이...


“꾸엑-!!”


이놈아, 팔 빠진다. 녹두가 잠시 생각에 빠진 사이 바리가 녹두를 잡아끈다.


“얼른 나와보시라니까요!!”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인상을 찡그리는 녹두. 바리는 제가 준비한 걸 녹두가 보았으면 했다.


“....? 이게 뭐냐?”


“밥이지요!”


“...그건 나도 안다. 근데 왠 밥이냐 이거다.”


사내 놈 하나 사는 집이라. 식재료같은게 그리 마뜩치도 않을텐데.


“여기저기 먹을 거 천지인데 왜 안드십니까?”


“...어디?”


“저기 있는건 가죽나물, 저기는 취나물... 뭐 많은데요?”


아, 산나물. 잘 안다고 했지.


“....?”


“헉! 혹시 아끼시던 겁니까?”


녹두의 눈빛을 보고 오해한 바리. 제가 뭘 잘못 건드렸나 공연히 불안하다.


“아니... 그건 아니고.”


“...? 다행입니다! 어서 드십쇼!”


“...그래”



*



“...그런데 말이다.”


냐앙. 크게 한 입 뜨던 바리는 입에 들어갔던 수저를 도로 뱉는다.


“왜 그러십니까?”


“...거.. 먹고 말할걸 그랬다.”


“아닙니다! 말씀하셔요! 저 이거 두그릇째입니다!”


형님 일어나시기 전, 새벽에 너무 배고파서 한번 먹었습니다. 바리가 생글거리며 말을 잇는다.


“...어, 그래..”


얜 몇시에 일어나는거야. 나름 아침 잠 없는 축에 속한 녹두도 혀를 내두르는 부지런함이다.


“아무튼... 너 이런 산나물 잘 아냐?”


“...? 형님은 모르십니까?”


악의 없이 제 무식을 꼬집는 바리. 녹두는 ‘애는 착해...’ 라며 애써 땀을 닦는다.


“...보통은 모르지.”


“...왜 그걸 모르십니까?”


왜 내가 무식한지, 왜 나한테 물어. 녹두는 괜히 부끄러움에 밥이나 먹는다.


“....?”


“...보통 사람들은 다 모른다.”


녹두는 밥을 비우고 말을 잇는다.


“그래서, 다들 흉년이 들면 나무껍질이나 씹지.”


“나무껍질...?! 그것도 약재로 치긴하지만... 그렇다고 그거만 먹으면 탈이 날텐데요..”


그게 맹점이 아닌데. 녹두는 바리의 주의를 다시 돌린다.


“아니, 그것보다.”


“...?”


“...혹시 우리 좀 도와줄 수 있겠느냐?”


“뭔데요?”


“...여긴 음식이 궁하다. 산나물을 알면 좀 끼니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좋습니다! 어제 형님들한테도 좀 알려드렸는데, 금방 구분을 하시더라구요!”


애가 착한게 맞네. 녹두는 고마움에 코끝이 찡해진다.


“...그리고 혹시 가능하다면, 환자들좀 봐 줄 수 있겠냐?”


“..? 환자요? 어제 이 마을 전부 돌아다녔는데, 환자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못 봤는데요?”


얘는 몸이 철인인건가. 어제 왔는데 이 마을을 다 돌았어?


“..아마 이 마을안에는 없을거다.”


“그럼 어디 계십니까?”



*



화전민 마을 근처 동굴,


“...이런 곳에 환자들을 모아놨단 말입니까?”


바리는 환자들이 있다는 말에 녹두를 닦달해서 급히 달려온 참이다.


헌데, 상황이 좋지 않다. 햇빛 한 점 없는 동굴에 환자들을 모아놨다니.


바리의 눈빛을 받은 녹두는 시선을 피한다. 저도 환자를 이렇게 대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아는 모양.


“어쩔 수 없지. 마을 내에는 언제고 도망칠 수 있는 사람들만 있어야 하지않나.”


“어르신,”


동굴에서 나오는 한 노인. 한쪽 다리가 성치 않은 듯 다리를 절며 나온다.


“... 아이고, 할아버지 다리 괜찮으셔요?”


“오냐. 나는 괜찮다. 그냥 장애가 남은겨.”


“그렇군요. 그래도 한 번 봐드리겠습니다.”


바리는 한숨을 삼킨 채 팔을 걷어붙인다.




***




터덜- 터덜-


제가 이게 무슨 꼴인지. 상급의원은 아침 댓바람부터 중앙관 뒤치다꺼리를 하는 중이다.


[어제 그 놈, 데려와]


저도 눈이 달렸다는거지. 바리가 미색이 뛰어나긴 하다. 그래도 그렇지...


[엊저녁에 여인들 옥사를 전부 비웠습니다.]


비워도 왜 하필 어제 비우는지. 성실한 놈들 덕에 제 할일이 늘었다. 조운선에는 왈패놈들이 상주해 있어서 직접 가고싶지 않았다.


“아후, 신우 혼자서 일하게 놔둘 것을 뭐하러 바리를 데려와서...”


상급의원은 궁시렁거리며 조운선으로 향한다.


터덜- 터덜-


터-터 덜-덜-.


“...?”


발자국 소리가 이상하다. 상급의원은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본다.


“...으어억!”


갑자기 나타난 신우. 다짜고짜 상급의원 멱살을 끌고 어두운 곳으로 들어왔다.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너, 이놈. 뭐하는게냐!”


“....하?”


“...‘하아?’ 이놈아, 너 지금 네가 뭘하는지 알고나 그러는거냐!”


“...모르는것 같나?”


살벌한 표정을 짓는 신우. 상급의원은 신우의 기백에 눌려 말을 잇지 못한다.


“조운선으로 가는건가?”


“...그, 그래..”


“그 놈이 바리를 데려오라던가?”


“!!!!!”


“대답”


“...그러..ㅎ.”


타앗-


신우는 상급의원 멱살을 거칠게 내려놓고 돌아선다.


이 놈이 미친건가. 상급 의원은 신우에게 한마디 하고 싶지만, 왜인지 모르게 입을 떼기 어렵다.


휘릭-, 움찔-!


신우는 다시 한 번 상급 의원을 돌아본다. 상급의원은 지레 찔린다는 듯 몸을 움츠린다.


진심인지 가늠하는 모양새. 신우는 저 치는 아무것도 모르겠구나 싶어 다시 가던 길을 간다.



-



어젯밤,


신우는 조운선으로 갔었다. 왈패가 있다고 하였으니 조심하면서.


그런데,


“......?”


늦은 밤 이어지는 사람들 행렬. 다들 어디서 오는 거지? 신우는 지나가던 사람 한 무리를 붙잡는다.


“..저 선생님들?”


“...”


“여기 무슨 일 있습니까?”


“...조운선에서 일이 있었네.”


“...?! 일..이 라니요?”


“위험하니, 그리로 가지 말고 돌아가게. 아직 왈패들이 있을지도 몰라.”


“...제가 찾는 여인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갇혀있던 사람들은 전부 내렸네. 오는 길에 못 봤으면 뒤에서라도 올 걸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풀려난 사람들 치고는 태도가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주저하던 신우는 제 눈으로 확인해보기로 한다.


“허어.. 저 친구 결국 가는구먼”


“놔두고 얼른 갑세. 우리가 도망치려 했던게 소문나면 마을이 더 흉흉해질걸세.”


사람들은 저마다 한숨거리를 안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들을 뒤로한 채, 신우는 조운선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 사이 바리를 만나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


조용한 선착장. 왈패들..이 조운선을 지키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여기, 누구 안계십니까?”


탁-


“계십니까?”


배 안쪽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신우의 고개가 돌아간다. 어두운 사위 속에서, 한 사내의 발이 눈끝에 걸린다.


- 한 놈한테 여기 있는 놈들 전체가 털린게 말이 되냐?

- 얘네 그냥 돈 먹고 튄거 아니야?

- 이번 중앙놈은 돈 만지던 곳 출신이라 수금 빡빡히 걷는다던데..?


갑자기 들리는 왈패들 목소리에 신우는 급히 풀숲으로 몸을 숨긴다.


“···?”


그런데 누가 먼저 숨어있었나보다. 신우는 그 옆에 몸을 구겨 넣는다.


“형은 누구세요?”


“어, 넌 누구니?”


“저는 해야라고 합니다!”


“···? 왜 여기 있는거야?”


“저 나으리께서 숨어있으래요.”


제가 숨는 동안 배에서 나온 사내. 검을 들고 있는 걸로 보아 무인인가.


“아는 분이시니?”


“아뇨.”


“···?”


“형은요?”


“아.. 형은 신우라고해. 누굴 좀 찾고있어.”


“저 배에 이제 남은 사람 없는데···”


“그거 확실하니?”


쉬이—


조용히 하라는 듯한 소리. 신우는 왠지 사내와 눈이 마주친것 같았다. 제가 있는 곳이 보일리 없을텐데.


눈. 가려. 애.


꼭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신우는 저도 모르게 아이의 눈을 가린다.


“···? 형 왜그래요?”


“잠깐만 이러고 있자.”


“답답해요.”


나도. 신우는 목 끝까지 올라온 말을 삼킨다.


!!!!!


순식간이었다. 사내는 왈패들을 일격에 베어버렸다. 신우는 저도 모르게 아이를 꽉 안았다.


“혀영! 좀 놔봐요.”


“···말 듣자.”


히잉. 순한 아이인건지, 조금만 무섭게 말하니 바로 조용해진다. 신우는 제가 방금 본 것을 곱씹는다.


의원을 준비 하면서 죽은 자는 많이

보아왔다. 그 중 검에 죽은자도 많았다. 하지만···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그런데 쉽게는 죽지 않아.]


아버지, 그 말이 아닌 경우도 있나봅니다. 신우는 저도 모르는 새, 팽 의원 말에 처음으로 반론을 했다.


“일어나시오.”


신우가 충격에 잠긴 사이 지척으로 온 강림. 아이가 시체들을 보지 못하도록 몸으로 조금 가리고 있다.


“감, 감사합니다.”


“나으리 완전 멋집니다! 나, 소리로 다 들었지요!!”


“···”


지그시 신우를 보는 강림. 신우는 애써 눈을 피한다.


하아. 한 숨을 쉰 강림은 검집을 정리한다.


“누구신진 모르겠지만. 아이를 데리고 돌아가시오.”


“싫어요! 난 내 가족들 찾아야해요!! 이 형도 찾는사람 있댔어요.”


“여기 없지 않았나.”


“···”


해야는 진작에 배를 다 뒤져서 제 가족을 찾아봤던 터. 강림의 말에 달리 반박은 못한다.


“당신도. 누굴 찾는진 모르겠으나, 이 배에는 더이상 사람이 없네.”


“...그렇습니까?”


그 말대로 배에 인기척이 느껴지진 않았다. 신우는 화전민 마을에 가보기로 한다.


“그럼 아이를 부탁하지.”


강림은 이참에 해야를 떠넘기고는, 산속으로 서둘러 발을 옮긴다.


“...해야야.. 일단 마을로 가서...”


“시러요!”


“...그래도 여긴 너무 위험해. 왈패들이 올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은 다 똑같아요. 차라리 외지인이 낫다구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


어린 아이들은 희한하게도 어두운 곳에서 밝다.


똑똑한 녀석. 신우는 강림을 따라가는 아이를 우두커니 보기만 한다.



-



상급의원은 아직 사정을 모르는 모양. 그 전에 화전민 마을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곳은 꼭꼭 숨어있다고 들었는데. 우선 왈패들 뒤를 밟아야 하나?? 신우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렇게 한참을 산길을 서성일 무렵,


“저기 있다!”


“...?”


상급의원이 지르는 고함소리. 신우는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보는 순간.


퍼-억-!


“허억, 허억.”


“이보슈. 이 자가 맞나?”


“...맞게 해야지.”


쓰러진 신우 앞에 모여있는 왈패들. 상급의원은 조운선에 갔다가 상황을 파악하고 온 참이었다.


야단도 이런 야단이 없었다. 누군가 책임은 져야 할 터.


이 이상은 중앙관 눈 밖에 나고싶지 않다. 그 때 신우가 생각났던건 제 업보리라.





.


작가의말

바리 미라클모닝..


저는 다음주에 또 들고 오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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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1 23.12.06 22 1 11쪽
25 25화 +1 23.12.05 18 1 12쪽
24 24화 +1 23.12.04 1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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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1 23.11.26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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