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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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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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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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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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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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DUMMY

 

 

35화

 

 

 

“바리야, 왜 거기 나와있냐?”

 

“..어잉? 아부지?”

 

“오냐. 내가 니 아비다.”

 

한참을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리되었다. 바리는 하늘을 한 번 쳐다보더니 어색하게 웃는다.

 

“하하... 아버지 오셨어요. 식사하실건가요?”

 

“아니다. 다시 나가봐야해.”

 

“..? 무슨 의료지원을 밤낮없이 하신답니까?”

 

“그게 아니고, 오늘은 아예 구씨네 가서 좀 자고와야 할 것 같아 말이다.”

 

“아! 구야 아저씨 아프신거 맞죠?”

 

아저씨 좀 봐달라고 한지가 언젠데! 바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팽 의원 등을 떠민다.

 

“어서 가셔요! 강림님 식사는 제가 챙기겠습니다!”

 

바리의 등쌀에 떠밀려 밖으로 가던 팽 의원. 무언가 생각났는지 도로 들어온다.

 

“어어잇, 이놈아. 장비는 챙겨가야 할것 아니냐”

 

“아 그렇지. 약재를 좀 챙겨드릴까요?”

 

“약은 무슨. 침이면 된다.”

 

약재방으로 가던 바리. 팽 의원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돌아본다.

 

“..? 그게 침으로 되는 겁니까?”

 

치매에는 보통 약재 쓰지 않나? 머릿속으로 약재를 고르고 있던 바리가 의문이 담긴 눈으로 팽 의원을 바라본다.

 

“약 까지 쓸건 없더만. 침 몇 대면 된다. 내 알아서 챙겨갈테니 들어가라. 손이 차다.”

 

제 손이 차다는 말에 괜히 손을 주물러보는 바리. 아버지가 괜히 그러시는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두기로 한다.

 

“알겠어요. 구야 아저씨 잘 챙겨주세요.”

 

“오냐.”

 

바리가 방으로 들어가는걸 눈으로 확인한 팽 의원. 방으로 가 의료도구함을 챙겨 도로 나온다. 바리 저놈도 오지랖은. 대장장이가 일하면서 다치는게 뭐 예삿일이라고. 뭐 치료는 핑계고, 팽 의원은 오랜만에 친우와 밤새 이야기 할 생각에 발이 빨라진다.

 

[글쎄, 내가 ‘이걸’ 발견했다네.]

 

그게 뭐라고... 심드렁한 속마음과 달리. 흥분을 가득 담은 발걸음이 집 밖을 나선다.

 

 

 

***

 

 

 

‘...근데 신기하지 않냐?’

 

강림이 머무는 방. 재미있는것을 발견했다는 듯, 이매가 눈을 밝히며 강림에게 치댄다.

 

“...”

 

‘화랑도 아니고.. 이승에서 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말이지?’

 

“...”

 

이매의 말에도 강림은 대답없이 서신만 읽는다.

 

‘여기 출신이 아니라지? 그럼 망국 귀족인건가? 그래야 말이 되잖아.’

 

화랑의 능력이 있는 평민이라면 그럴만도. 화랑은 보통 각국의 귀족들이기에 그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터. 하지만 어쩐지.. 강림은 팽 의원을 떠올리더니 고개를 젓는다.

 

“아닐거다.”

 

‘..그걸 어찌아나?’

 

“망국 출신이어도 귀족은 귀족.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귀족들 그 특유의 품행을 내가 못볼리 없지 않나. 이어지는 읊조림에 이매는 다시 추리하기 시작한다.

 

‘맞아. 그 재수없는게 없더라.’

 

“...예의범절이라고 하는거다.”

 

‘그러기엔 넌 예의 없잖아.’

 

“....”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제 부모님께 배운 걸 부정하긴 또 뭣하다. 강림은 이매의 말을 못들은 척 하기로 한다.

 

‘귀족은 재수없게 행동하는걸 예의라고 하는구나아~’

 

이를 모를리 없는 이매. 오늘도 강림을 놀린다. 강림은 읽던 서신을 내려놓더니 자는 척을 한다.

 

‘일어나봐, 나 말 아직 안끝났어!’

 

시끄러운 놈. 강림은 인상을 쓴 채 고개를 돌린다.

 

‘야아아아아!!’

 

아직 할 말이 많은 이매는 강림을 부르며 다시 치대기 시작한다.

 

‘강림, 강림, 강리임~’

 

“...”

 

‘가앙~ 리이임~’

 

“..그만,”

 

“강~림~ㄴ..”

 

“시끄럽다!”

 

“..에? 아뇨 전 그냥.. 밥 드시라구요오..”

 

“...”

 

‘히히히~’

 

하아.. 이매를 째려보는 강림. 안 그래도 좀 전 제가 예민하게 군 것이 못내 불편했는데. 하지만 바리가 저를 다시 한 번 부르는 소리에 밖으로 나간다.

 

 

*

 

 

“...”

 

제가 너무 큰 소리로 불렀나? 좀 전에 소리지른 일로 괜히 눈치가 보이는 바리. 밥을 먹으면서도 강림을 흘낏거린다.

 

“...”

 

그 눈치를 모르지 않는 강림. 하지만 말 주변이 없어 그냥 밥이나 먹기로 한다.

 

“저, 나으리이..”

 

하지만 정적은 못 참지. 바리는 말이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다.

 

“뭔가.”

 

계속 신경은 쓰고 있었는 듯. 강림은 바리의 말에 급히 화답한다.

 

“어, 그게.. 아! 아버지요.”

 

“어디 가셨나?”

 

“예, 그때 그 대장간 아저씨 기억나시죠?”

 

“....아,”

 

“그 대장간 아저씨네 집에서 하루 묵고 오신대요.”

 

그렇군. 강림은 팽 의원이 앉아있던 자리를 한번 보고는 다시 밥을 먹는다.

 

한편, 바리는 대화가 끊기자 심심한지 젓가락으로 반찬을 뒤적인다.

 

[왜 자네의 뿌리를 궁금해하지 않나?]

 

그러다 생각난 말.

 

“...”

 

바리의 젓가락질이 멈추자 강림은 고개를 들어 바리를 바라본다.

 

“...?”

 

“..아, 제가 너무 반찬을 뒤적거렸지요?”

 

“아니다.”

 

“..그렇죠?! 저희 아부지는 저보고 반찬 계속 뒤적인다고 뭐라 하시던데.”

 

하여간, 아부지가 별스러운 거라니까. 바리는 뭐에 만족했는지 웃음을 띈 채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강림.

 

“...반찬을 뒤적여서가 아니라 반찬을 뒤적이다 말아서 쳐다본것이다.”

 

사실을 말해준다.

 

“아하!”

 

뒤적인다고 생각하긴 하셨구나. 바리는 제 행동을 고치기로 마음 먹는다.

 

‘너네 뭐하냐?’

 

“뭐하긴요? 밥 먹지요. 근데 왜 아직도 안나가십니까?”

 

‘...얘는 뭐가 이렇게 자연스럽냐?’

 

“부자연스러울건 또 뭐랍니까. 사람 밥먹는거 보지말고 어서 나가십쇼.”

 

‘아니, 나 강림이 보호자라니까?’

 

“..누가 보호자인가.”

 

‘어허~! 너는 저승 나이로 치면 아직 애야. 거기는 약관(弱冠: 20세)부터가 성인이라고!’

 

“여긴 이승이다.”

 

‘난 저승 출신이야. 저승은 나이에 예민하다?’

 

어쩌라고. 강림은 이매 말을 무시하고 다시 밥에 집중한다.

 

“진짜 아는 사이셨군요?”

 

둘이 정말 아는사이였다니. 바리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연기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럼! 도깨비는 사실만 말한다고!’

 

그 시선에 괜히 쑥스러운 이매. 바리 눈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으면서 괜히 옷 매무새를 다듬는다.

 

“지금, 거짓말 하신거 같은데요?”

 

‘....예리하긴’

 

“제가 좀 그런 편입니다.”

 

‘그러네. 너 아주 크게 되겠다.’

 

“하핫, 별 말씀을~”

 

‘하하하~’

 

“....”

 

바보들. 강림은 둘을 한심하게 쳐다보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벌써 다 드셨습니까?”

 

“내 밥그릇은 내가 알아서 치우겠다. 둘이 놀아.”

 

‘좀 더 있다가 가! 나 얘랑 좀 잘 맞아.’

 

바리에게 흥미가 있던 이매는 강림을 조른다.

 

“따라오지 말고 놀아.”

 

하지만 어림없지. 강림은 시끄럽다는 듯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쳇, 나 없으면 망량한테 치이는 놈이 무슨..’

 

“망량이요?”

 

툴툴대며 강림을 따라가려던 이매. 바리의 말에 주변을 돌아보다 자리에 앉는다. 물건들이 죄다 벽사재료라 이 집에선 괜찮겠다.

 

‘야, 너는 뭐 이렇게 모르는게 많냐?’

 

“갑자기 왜 핀잔이십니까?”

 

제 지식이 모자라다니? 지식가지고 한 소리 들어본 적 없는 바리는 그 말에 발끈한다.

 

‘그야 너가 아는게 별로 없으니 그러지’

 

“저 어릴적부터 수재 소리 듣고 살았습니다?”

 

‘책만 잘 본다고 다가 아니란다. 아가.’

 

그놈의 아가소리. 제 아비가 해 줄 때랑은 또 다르다. 바리는 징글징글 하다는 듯 이매가 있는 쪽을 한 번 노려본다.

 

 

 

***

 

 

 

어느 가게,

 

벌컥-

 

“아오, 깜짝이야!”

 

갑자기 열린 문에 놀란 사내.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을 확인하고는 버럭 성을 낸다.

 

“너는 이 자식아. 좀 기척을 내고 열어라!”

 

“냈습니다.”

 

“좀 크게 내”

 

“형님이 간을 키우십쇼.”

 

“아주 한마디를 안지지...”

 

이놈 버르장머리.. 제 말에 따박따박 대꾸하는 여동생에게 한마디 하려던 사내는 그 뒤에 서있는 사내를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냐?”

 

“월화랑도 분이십니다.”

 

그 말에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사내. 한참을 무언가 찾는 듯 하더니 묘한 표정으로 제 여동생을 바라본다.

 

“거진데?”

 

“그, 행색이 이러시긴 한데....”

 

“월화랑도 비형이라합니다.”

 

제 화랑문양을 보여주는 비형. 그놈의 거지 소리는 지긋지긋했다.

 

“..어, 진짜네?”

 

그 문양을 유심히 보는 사내. 곧이어 확인이 끝났는지 몸을 바로 세우고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아~ 나으리. 까막이라고 합니다.”

 

“...까마귀?”

 

비형은 제가 잘못들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이름이.. 까마귀야?

 

“..까막, 입니다.”

 

“아 실례했습니다.”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앞니가 깨져서 발음이 좀 샙니다.”

 

제 깨진 앞니를 보여주는 까막. 비형은 괜히 미안해져 시선을 내린다.

 

“저 자는 신경쓰지마십시오.”

 

빨리 대화를 끝내려는 여인. 그러고보니 통성명도 안했다. 비형은 여인을 바라보며 묻는다.

 

“헌데, 그쪽은 이름이...?”

 

“...? 아직 통성명도 안하고 데려온거냐?”

 

“..그게, 그럴 새가 없었어요..”

 

“거 참... 얜 여귀라고 합니다.”

 

머쓱한지 바닥을 차는 여귀. 그를 본 까막은 대신 이름을 말해준다.

 

“그렇습니까. 정식으로 다시 인사드리지요. 월화랑도 비형입니다.”

 

악수를 청하는 비형. 하지만 여귀는 멀뚱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다.

 

“...?”

 

“야 이놈아, 비형님 손 무안하다.”

 

그 대신 악수를 받는 까막. 왼쪽 약지가 없다.

 

“...?!”

 

이 자도 독술사인가. 비형은 놀란 마음을 속으로 누르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악수를 나눈다.

 

“허어... 놀라지 않으시네요?”

 

그 모습이 영 수상하다는 듯, 까막이 말을 꺼낸다.

 

“..네?”

 

“손가락이요. 보통 분들은 놀라시던데.”

 

제 손가락을 들어보이는 까막. 그제야 다른 손가락에 있는 상처들도 같이 보인다. 비형은 무슨 말을 해야 의심을 피할지 말을 고른다.

 

“독술사를 말씀하시는거라면 이미 아실겁니다.”

 

빨리 이야기를 끝내고 비형을 지하실로 안내하려는 여귀. 자꾸만 말을 거는 까막이 귀찮다.

 

“엥? 통성명은 안했는데 그건 또 하셨습니까?”

 

그는 신경도 쓰지 않는 까막. 여귀의 인상이 험악해진다.

 

“하하..”

 

분위기를 읽은 비형은 애매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무슨 일인진 모르겠다만 저 지하실에 가야할것 같소..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모른 척 여귀를 따라 지하실로 가려는 비형. 그 앞을 까막이 가로막는다.

 

 

“지금 매부리(매를 길들여서 사냥하는 전문꾼)들 들어가 계신다.”

 

“젠장,”

 

“.....?”

 

영문을 모르는 비형. 하지만 여귀는 무언가 성가신 일이 일어났음을 알고 짜증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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