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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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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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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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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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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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개미굴

DUMMY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되지 않았다.

모든 점수는 9점이상으로 상위성적을 유지해야 했다.


그런데 가사한은 없었다.

임무가 직접 성과라 해도, 서포트를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의 차이는 극명했다.


“역시, 가사한님이 안 계신다는 건 거짓말이었군.”


독고윤이 나를 밀치더니, 미어캣처럼 훈련실 안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고윤아, 이거 오류냐?”

“내 이름은 독고윤이다. 성이 독고, 이름은 윤.”

“그러니까 고윤아. 이거 오류냐고.”

“그러니까 성이 독고··· 됐다. 잡종이랑 무슨 대화를···”


연신 두리번거리던 독고윤.


“가사한님이 정말 안 계신다고?”


독고윤은 몇 번이고 훈련실 내부를 눈으로 뒤졌다.

공간이 넓긴 했지만, 일부러 숨지 않는 이상 사람의 기척이 느껴져야 정상이었다.


“임무 알림이 울리는 걸 분명 들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고윤아.”


이상하다?

초은하씨에게 듣기론 가사한이 회복하는 동안 임무는 보류될 거라 했는데?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고, 마음이 타 들어 갈 것 같았다.


삐──.


【A조 가사한님이 부재중인 관계로, 신백야님은 임무를 수행할 독충 헌터를 한 명 지목하여 주십시오.

지목 된 대상은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마침내 추가 알림이 도착했을 때, 오류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고개를 드니, 내 앞에는 독고윤의 얼굴이 보였다.


* * *


부아아앙──!


“내가 왜 같이 가야 하는 거냐!”


보조석엔 멱살 잡고 끌려온 독고윤이 앉아있었다.

딴 건 모르겠고, 당장 차가 필요했다.


그래서 독고윤이 가지고 있던 차 키를 빼앗아 들고 무작정 E조의 SUV가 대기해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독고윤은 엉겁결에 도둑맞은 차 키를 쫓아 나를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서포터즈 헌터 등록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내가 멋대로 지정할 수 있었다.


“딱 하나만 물어보자, 고윤아. 넌 랭크가 뭐냐?”

“내가 왜 그걸 말해줘야 되지?”

“그럼 닥치고 따라와.”


처음으로 컴퍼니 차량 운전대를 잡고 되는 대로 엑셀을 밟았다.

최대 시속 300km.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력이였다.


강남에서 고속터미널까지 도로가 꽉 막혀 있었지만, 재해 벨을 울리자마자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뚫렸다.


그렇게 단 1분도채 안 되는 시간에 도착한 고속터미널역.


- 꺄아아아!


다급하게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귀를 찢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역 주변은 개미떼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곳곳엔 1cm도 되지 않은 작은 개미떼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저들이 군집해 있는 모양새를 표현하자면, 마치 ‘블랙홀’ 같았다.


“어이 잡종. 이왕 이렇게 된 거 얘기해준다.”

“···?”

“난 회사에 입사한지 이제 겨우 3개월차고, 랭킹은C다.”


독고윤은 눈빛은 불안에 가득 차 있었다.


“난 이딴 무식한 임무는 해본 적 없다고···”

“어이, 고윤아.”

“···?”

“난 C도 안 돼. 가사한 아니, 선임 때문에 최하위 랭킹임에도 불구하고 S급 임무를 받는 중이다.”


작은 개미떼들이 순식간에 뭉치더니 인간의 몸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전신에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괴로워하며 팔다리를 휘적거렸다.


“잡종. 탐탁치 않지만 내 능력을 알려준다.”

“···?”

“인간에게 레이저 건을 직접 분사하면 즉사다. 하지만 내 ‘초음파’는 벌레를 유인할 수 있어. 그 때를 노려라.”


초음파?


금방 오줌이라도 지릴 것처럼 벌벌 떨던 놈이, 드디어 이성을 찾은 모양이다.


“박쥐 나방의 능력 중 하나인데, 체태 컴퍼니에 와서 독 의술을 통해 얻었다.”

“너 많이 쫄았구나? 설명이 길어지는 거 아니냐?”

“아니, 전혀. 너 따위 최하위 랭크도 할 수 있는 걸 내가 왜 겁내야 하지?”


독고윤의 트리거를 건드린 모양이다.


“그럼 빨리 해.”

“잘 봐 둬라. 내가 너와 다르단 걸···”

“닥치고 서둘러!”


독고윤이 내 성화에 못 이겨 급하게 두 손을 들었다.

그리고 마치 지휘라도 하듯 알 수 없는 손동작을 해댔다.


“···네가 마에스트로인지 아냐고.”


헌데, 정말 독고윤의 지휘에 따라 벌레가 순식간에 흩어지기 시작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문제?”

“박쥐 나방의 초음파는 성적 유인을 위한 초음파야···”

“···?!”


잠깐 그 말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초음파라고?

몰려드는 벌레 떼의 목적은 ‘교배’였다.


“조금만 버텨주라, 고윤아···”

“으악!”


놈들은 일순간 독고윤에게 달려들었다.

숫자는 가늠할 수 없었지만, 뭉쳐 있는 크기가 독고윤을 10명쯤 합쳐 놓은 듯했다.


나는 도망치는 독고윤 뒤를 따르는 벌레에게 사정없이 레이저 건을 분사했다.


지이이잉!


그들은 ‘군대개미’ 와 유사한 생김새가 가졌다.

군대개미는 황소 뿔처럼 생긴 턱뼈가 있었고, 입에서 둥근 액체를 뿜어냈다.


둥근 액체의 정체는 혈액 독.


혈액 독은 혈액 응고와 혈관에 영향을 미쳐, 출혈과 장기 손상을 불러일으키는 치명적인 독이었다.


겨우 사람들에게서 떼어낸 개미는 전체의 약 80%정도. 눈으로 가늠했을 때 그 정도 돼 보였다.


이미 사람의 몸 속에 침입한 벌레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사람의 눈구멍, 입 구멍, 콧구멍.

인간의 신체기관에 존재하는 구멍이란 구멍엔 모조리 비집고 들어갔다.


- 꾸엑!

- 콜록콜록!

- 사, 살려줘!


그들은 거칠게 구토하며 벌레를 뱉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구토물에서 묽은 피가 섞여 나왔다.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벌레도.


독에 감염돼 장기출혈이 시작한 것이다.


“고윤아, 넌 지금처럼 해주라. 난 갈 데가 있으니까.”

“뭐?! 야 잡종! 안 돼, 날 두고 가지마!”


이미 벌레에게 점령당한 지하상가.


개미 떼는, 수분이 증발해 내부가 텅텅 빈 인간의 육체를 자신들의 주거지로 들어 옮기고 있었다.


타다다닥!

스무 걸음도 되지 않아 도착했다.


단순한 개미굴의 사이즈가 아니었다.

성인남성의 머리통보다 약 2배가량 큰 입구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 안엔 거대 벌레가 드글거릴 것이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달리 방법은 없었다.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기에.


깊이는 가늠할 수도 없었다.

무작정 다이빙을 했다간 머리뼈가 부러질지도 몰랐다.


‘거미줄.’


내겐 거미 독에 의해 얻게 된 능력이 하나 있었다.

손바닥 가득 끈끈한 액체처럼 근력을 지지해주고 있는 거미줄이었던 것이다.


.

.


차아아악!

벽을 잡은 손에 마찰이 지속되자, 손바닥이 타는 것처럼 아팠다.


“왜 이렇게 깊은 거냐!”


보통 1,2층 높이의 계단만 내려가면 지하상가가 있었다.

그런데 이 무서운 벌레새끼는, 콘크리트 바닥까지 뚫고 약 20m에 근접한 높이까지 굴을 파 놓은 것이다.


대략 6층 또는 7층정도의 깊이였다.


타악.


“젠장,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문제는 내려온 다음이었다.

지하 굴 안에 조명 같은 게 설치되어 있을 리 없으니 앞이 안 보이는 건 당연했다.


스스스스──.

주변은 벌레가 기어다니는 소리로 그득했다.

시야를 확보할 수 없으니 청각에 의지해야만 했다.


이대로 가면 싸움에서 불리해질 것이다.


“···킁킁.”


어디선가 독의 냄새가 진동했다.

혈액 독.

이건 독개미의 냄새였다.


피식! 푸식!


허공에 단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걸리는 건 없었다.

녀석이 가까이 온 건 맞지만 거리를 가늠할 수 없던 것이다.


그 순간.


스스스슥.


개미가 집게 같은 이빨로 내 등허리를 물었다.


톱으로 몸이 갈리는 기분이었다.


푹!

단검을 냅다 꽂아버렸다.

어디에 찔러 넣었는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타격감은 전달됐으니, 어쨌든 공격은 제대로 먹힌 것 같다.


사사삭!

녀석이 괴로웠는지 물고 있던 나를 놓쳤다.

속박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무기를 잃어 후속공격을 날릴 수 없었다.


그런데.

아주 얕지만 녀석의 독에서 빛이 세어 나왔다.


“이쪽이다.”


퍼억──!


냅다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독에서 나는 미약한 빛이 공격찬스를 만들어 준 것이다.


- 끼유우우우!


벌레주제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했다.


철퍼덕.


육중한 몸이 바닥과 부딪치는 마찰소리를 냈다.

즉사한 것이다.


개미의 몸체에서 나오던 독이 빠르게 흘러 지면을 적셨다.

그건 야광 불빛처럼 순식간에 주변을 밝혔다.


그제서야 내가 싸운 벌레의 덩치가 가늠이 됐다.

황소 뿔 만한 턱뼈를 가지고 있던 독개미는 불곰정도의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놈의 머리는 몸뚱이와 분리되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0분도 안 지났는데, 개미굴 안이 이따위로 크다고?”


도저히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곳은 누가봐도 지하신전이나 거대동굴 같았다.


철퍽, 철퍽.


이곳에 오래 있어도 어둠에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바닥을 적시던 독이 마르기 전에 두 손을 담갔다.


동시에 손이 어둠에서 빛났다.


“냄새가 역하네.”


독에서는 썩은 계란냄새가 났다.


겨우 불빛을 얻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앞에 뭐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일분일초가 급했다.

여왕개미의 본거지를 찾아야 했으니까.

하지만 여왕개미를 만나기도 전에, 얽히고 설킨 미로 안에서 미아가 될 것 같았다.


대충 벽에 야광독을 묻혀 동선을 체크했다.


스스스.


앞쪽에서 또다시 벌레 소리가 들렸다.


나타난 건 병정개미들.

위험을 깨닫고 집을 지키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존나 바쁘니까, 제발 방해하지 말아줄래?”


방금 덤볐던 녀석과 다르게 확연히 작은 크기였다.

숫자는 많았지만 자신 있었다.


찐뜩.

함정을 파듯, 2m쯤 되는 구멍의 지름 전체를 거미줄로 발랐다.

달려오던 녀석들이 투명한 거미줄에 보기 좋게 걸려들었다.


“이쪽은 막혔고.”


한 눈에 봐도 숫자가 많았다.

레이저 건으로 처리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해도, 끊임없이 진로를 방해할 것 같았다.


아래를 쳐다봤다.


“이거 구멍인가?”


- 반드시 살아남아서, 그 년을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


어디선가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귀를 기울여보면, 그것은 작은 구멍 안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조심스럽게 손으로 흙더미를 파냈다.

다행히 구멍이 넓어졌다.

지체없이 점프했다.


타악!


이윽고 도착한 곳은─개미의 식량 창고였다.


썩은 내가 났다.

시체가 썩어 가는 냄새였다.


“씨발, 내 가게··· 내 옷··· 내 커리어를 다 망쳐? 가만 안 둔다. 내가 가서 꼭 죽인다고.”


시체더미 안에 살아있는 인간이 보였다.


“···거기, 괜찮으십니까?”

“···?!”


그가 내 목소리를 듣고 반응했다.

눈빛만으로 알 수 있었다.

저건 구원을 바라는 게 아니라, 혐오였다.


“그 쪽은 누구슈?”

“저는 체태 컴퍼니 소속 독충 헌터입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내 꼴이 괜찮아 보이유?”


심드렁한 표정.

조금도 공포를 느끼고 있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나이가 들어 보이는 중년의 아주머니였다.


“도와드리겠습니다.”


내가 아주머니에게 가까이 가자, 그녀가 난폭할 정도로 미간을 구기며 나를 제지했다.


“도와줄 필요 없고, 여기 뭣하러 왔어?”

“뭐하러 왔냐니, 독충 헌터라고 했잖아요?”

“아, 그러니까 네가 여기 벌레들 싹 다 박멸하고 뭐 그러는 갑제?”

“···그런데요?”

“그럼 부탁 하나 허자.”

“···?”

“여왕개미. 내가 죽이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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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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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스카라브 23.12.14 35 3 12쪽
28 독충 유포자 관련 정보 23.12.13 41 3 12쪽
27 추적 23.12.12 40 3 12쪽
26 경기를 시작합니다 23.12.11 42 3 12쪽
25 지하세계로 가는 길 23.12.10 51 3 12쪽
24 포상휴가 23.12.09 49 3 11쪽
23 최후 23.12.08 52 4 12쪽
22 동상이몽(同牀異夢) 23.12.07 54 4 11쪽
21 환영(幻影) 23.12.06 54 4 12쪽
20 독이 든 보석 23.12.05 61 5 11쪽
19 손바닥의 독니 23.12.04 71 4 11쪽
18 독충헌터 VS 특수부대 (2) 23.12.02 74 4 12쪽
17 독충헌터 VS 특수부대 (1) 23.12.01 82 6 12쪽
16 세상에 밝혀지면 안 되는 진실 23.11.30 90 6 11쪽
15 지하세계 23.11.29 94 6 12쪽
14 조건 23.11.28 114 5 12쪽
13 비공식 지원 23.11.27 138 6 12쪽
12 기생충 +2 23.11.25 161 7 11쪽
11 정체불명의 아주머니 23.11.24 149 6 11쪽
» 개미굴 23.11.23 173 7 11쪽
9 목적 23.11.22 200 7 12쪽
8 사연 23.11.21 249 9 12쪽
7 라이벌 +1 23.11.20 315 8 12쪽
6 괴물 23.11.17 449 10 12쪽
5 원한 +1 23.11.17 544 13 11쪽
4 독거미 +1 23.11.16 708 11 12쪽
3 훈련 +1 23.11.15 913 19 11쪽
2 독(毒)으로 각성하다 +1 23.11.14 1,135 20 12쪽
1 체태 컴퍼니(Chetae Company) +1 23.11.13 1,39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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