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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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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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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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DUMMY

삑.


초은하씨가 빔프로젝트를 이용해 스크린으로 띄운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지네의 독으로 인한 초월능력

-초월신체 : 신체능력의 한계를 끌어올림

-재생 : 다치고 부숴진 몸을 재생시킴


*거머리의 독으로 인한 초월능력

-잠수 : 물 속에서 잠시동안 숨을 쉴 수 있음

-흡수 : 독을 흡수할 수 있음


*거미의 독으로 인한 초월능력

-거미줄 : 포획은 불가능하나, 근력을 지지해줌

-속도 :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음. 최대 시속 120km】


“예상은 했겠지만, 신백야씨에 대한 건 전부 모니터링 되고 있어요. 다양한 지표와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니 너무 기분 나빠하진 마세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임무 완료 후 즉각 점수를 측정하기 위해서예요.”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그보다도─아직까지 저 능력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게 쉽진 않습니다.”

“입사한지 24시간도 되지 않았으니 당연하겠죠. 백야씨의 선임인 사한이는, 체태 컴퍼니에서 엘리트였어요. 그럼에도 S랭크를 찍는데 6개월정도가 걸렸고요.”


──내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일주일.

스스로 납득할 만큼으로 도달하기엔, 매우 짧다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알죠? 하룻동안 주어진 임무 중 단 한개라도 실패해선 안 돼요.”

“모든 임무를 9점이상 기록하면 된다고 들었습니다.”

“맞아요. 물론 사한이의 궁극적 서포트가 있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죠. 아닌 척해도 그 녀석, 자신을 희생하면서 도와줄 놈이니까. 잘 만난 거예요.”


이번엔 초은하씨가 다른 리모컨을 들더니,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20인치 TV를 틀었다.


삑.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있는 파보건물 내부를 장악했던 ‘독거미’는, 체태 컴퍼니의 독충 헌터들로 인해 무사히 진압이 가능했습니다. 이후, 소방당국에서 수습과 마무리를 진행하며 한차례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연이어 끔찍한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달무드IT회사 소속인 ‘이 모 씨가, 거미 독에 중독되며 괴물로 변해버리는 등 혼란이 확산된 것입니다.


이 모씨는 파보건물에서 약 10km정도 떨어진 올림픽광장까지 달아났고,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불안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상부에서 서둘러 독충 헌터들에 대한 불미스러운 기사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SNS상에서도 논란이 커지는 바람에 수습하기엔 늦어버렸네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독거미의 독에 중독된 또다른 피해자가, 바로 체태 컴퍼니의 독충 헌터라는 사실이 전해지며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독에 중독된 헌터는 30층 규모의 건물을 단번에 붕괴시켰고, 뒤늦게 도착한 체태 컴퍼니의 의료진들이 다량의 마취제를 투여하며 사태를 종결시켰습니다.

더불어 내부 파벌로 인해 서로의 목숨을 노리며 격투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하며···】


“사람들이 백야씨가 괴물로 변했다고 믿는 듯하죠? 물론 틀린 말이 아니지만요.”


뉴스를 보면서 잘못을 반성했다.


“다른 조 헌터끼리 하나의 임무를 두고 싸우던 문제는,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예요.”

“징계위원회요?”

“비찬씨요. 다행히 사한이는 해당없음이네요.”


초은하씨가 TV를 종료했고, 나를 쳐다봤다.


“비찬씨는 원래 비정상적인 행동을 자주 해왔기 때문에,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일은 비일비재해요.”


광장근처에 블랙맘바를 뿌리는 것부터···? 아니, 그냥 처음부터 알 것 같았다.


“백야씨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건물 붕괴로 인한 손실은 회사에서 처리할 거니까요”


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잠깐동안 깊은 고뇌에 빠졌다.


“통제가 가능했었습니다.”

“···?”

“파보 건물 내부에서, 괴물이 된 이현백이 아니라 거대 벌레와 싸울 때··· 그때도 저는 날뛰고 있었거든요.”

“두 번째였다고요?”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제 몸을 뺏은 듯한··· 아니, 제가 누군가의 몸을 뺏은 듯한 그런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어서─.”


몇 번이고 독에 절여지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이 튀어나오곤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게 말을 걸기까지 했다.


“그건 그렇고··· 선임은 어딨습니까?”


이성이 끊기기 전 기억하고 있던 선임은 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변태(變態)중입니다.”

“···?!”

“오해하지 말고요···”

“오, 오해한 적 없는데요?”


곤충에게나 쓰는 단어를 사람한테 쓰니까 기분이 이상한 것뿐이었다.


“사한이는 변태를 통해서 다친 몸을 재생시켜요. 경지까지 갔을 땐 소생도 가능했고요. 살면서 딱 한 번 봤네요.”


초은하씨는 아까부터 선임을 ‘사한이’라며 친근하게 부르고 있었다.

선뜻 물어볼 수 없었지만, 둘은 꽤 친해 보였다.


“물론 탈피를 할 때마다 강해지는 것도 맞아요. 하지만 많은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이번엔 거의 하체가 날아갔으니까, 자칫 죽기 직전이었죠.”

“어딨습니까?”

“긴급의료실은 지하 4층이예요. 여긴 1층이고.”

“···가서 선임의 상태를 살펴봐도 됩니까?”


어찌됐건 함께 싸우는 동료인데,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초은하씨가 입을 꾹 다물고 나를 쳐다보다 이내 입을 열었다.


“번데기 상태라 가서 인사해도 못 알아먹을 걸요? 2시간 뒤면 완전 회복할 거니까,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돼요. 그리고 이거.”

“···?”


그녀가 내게 넘긴 건, 빼곡한 글자가 적힌 서류였다.


【독충 헌터 A조 신백야의 동생 신백설】


그것도─동생 백설에 대한 내용이 적힌 서류.


“안정을 취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모친의 장례식을 준비하는데 백설씨도 참여할 거예요. 물론 백야씨가 체태 컴퍼니의 정식 헌터로 등록된다는 전제하에 지원되기 때문에, 장례식은 정확히 일주일 뒤에 진행될 겁니다.”


나는 그 서류를 받고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

.


망설이다가 슬쩍 초은아씨를 보았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있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세요.”


그녀가 눈치챈 모양이었다.


“비찬··· 아니, 비찬씨요.”

“피곤하니까 스킵하죠? 아주 궁금한 내용이라면 들어보고 판단할게요.”


그녀는 질렸다는 표정이었다.


“비찬씨의 목적은 뭡니까?”


그는 우리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싸우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글쎄요? 괴물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

“──괴물이라니, 그게 무슨···”

“비찬씨가 어떤 방식으로 싸우는지 봤겠죠?”


독을 마셨다.

유리병 안에 든 독을.


그 안에서 ‘플루토늄’의 냄새가 났다.


“비찬씨는 신백야씨와 비슷하게 독을 삼키면 각성해요. 다른 점이라면 특정 독에만 반응하며, 초월능력이 제한되어 있어요. 또한, 독을 마실 때마다 수명이 단축되고 있고요. 아마 헌터 일을 지속한다면,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을 겁니다.”

“···”


비찬은 어딘가 나를 원하는 눈빛이었다. 어쩌면 내 신체를 원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그래서 남극기지로 가고 싶어 해요. 그곳엔 자신의 초월능력이 영원히 지속될 강력한 독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남극기지 발령 지원자격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뭡니까?”

“누적점수요.”

“총 누적 점수가 높으면 남극기지에 갈 수 있습니까?”

“우선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다음 순위로 넘어가고요. 점수는 총점 30만점이고 딱 한 명씩 선정해요.”


딱 한 명.


“신입에게도 공평하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3년에 한 번씩 누적점수를 초기화합니다. 두 사람은 올해까지 딱 3년째이니, 사활(死活)을 걸고 싸우고 있는 거겠네요.”


이번엔 가사한이 남극기지에 가려는 이유가 궁금했다.

애써 질문을 이어가려 했을 때, 초은하씨가 예상했는지 나를 제지했다.


“사한이가 왜 남극기지로 가고 싶어 하냐 묻는 다면, 그건 나중에 직접 물어보세요. 굳이 내 입으로 남의 사생활 끄집어 내는 건 원치 않아서요.”


* * *


선임이 몸을 회복시키고 있는 동안 임무는 보류될 거라고 전달받았다.

그동안은 휴식 시간이었다.


【톡메시지 999+】


나는 몰래 개인 폰을 확인했다.

그러자 개인 톡이고 단체 톡이고 할 것 없이, 휴대폰에 불이 나고 있었다.


친구1 – 미친놈아. 뉴스에 나오는 거 너 맞지? 모자이크 처리해도 보이던데? 해명 ㄱ

친구2 – 헐???

친구1 – 왜 전화기 꺼 놓음?

친구3 – 신백야 찐이냐? 체태 컴퍼니 입사한 거임? 어떠케? 나도 좀 데려가.

친구 4 –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말이라도 좀 해줘. 백야.

【그 외 메시지 +】


소리소문 없이 종족을 감췄으니, 다들 걱정하고 있을 만하지.

게다가 얼굴이 모자이크 된 상태로 뉴스에 나왔지만, 나를 오랫동안 봐왔던 친구들은 모를 리 없을 것 같았다.


업무시간에 개인 휴대전화는 사용할 수도 없었고, 회사 내부에서 일어난 일 모두 대외비라 언급은 불가능한데··· 이것들한테 뭐라고 해명해야 할까?

이대로 그냥 잠수 타다가 별 일 없었다고 나타나면, 천하의 몹쓸 놈이 되어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아니라고 잡아 떼는 방법 말곤 없나?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였다.


쿵쿵.

A조 훈련실 문 밖에서 누군가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사한이 돌아온 것일까?

그냥 들어오면 되지 뭘 노크까지.


내심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조금의 의심도 없었다.


달칵.


“선임아 몸은 좀 괜찮···”

“···”

“···?”


내 기대와 다르게, 문 앞에 있던 건 선임이 아니었다.

처음보는 남자였다.


“누구냐?”

“너냐? 그 괴물 잡종이.”


잡종?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소개도 없이 면전에 대고 불쾌한 개소리를 한다고?

이거 예의가 아주 쌈싸먹은 놈이네.


“넌 누군데?”

“이 몸은 E조에 독고윤님이시다.”


게다가 본인에게 극존칭까지?


“야, 잡종.”

“내 이름은 신백야다. 이름 똑바로 불러라.”

“너 따위에게 관심있어서 온 게 아냐.”

“아, 그러십니까? 문 닫습니다.”


더 대화할 것도 없이 문을 닫으려는 제스처를 취하자, 독고윤이 다급하게 손으로 문을 막았다.


딱, 철딱서니 없는 귀족 집 막내아들처럼 생겨서는.


“이래서 교양 없는 놈들은 질색이라니까.”

“그건 내가 할 말인데?”


먼저 시비 턴 건 그쪽이거든요.


“네놈에게 볼 일 없고, 가사한님을 만나러 왔다.”

“가사한? 미안하진 않지만, 지금 안 계신다.”

“거짓말하지 마. 임무 중이 아니라면 여기 없을 이유가 없다.”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궁금하면 안으로 들어와서 확인해보던가.”

“필요없다.”


말 안 통하는 놈이네.


내가 뜬금없이 찾아온 독고윤과 한참 의미없는 실랑이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삐──


갑작스럽게 임무 알림이 울렸다.


【A조의 임무를 알려드립니다.

고속터미널 역에 위치한 룩스 지하상가 내부에 수십 마리의 독개미가 출현했습니다.


최초발견으로부터 약 10분만에 지하상가가 개미로부터 잠식되었고, 현재 독개미들은 그 곳에 지하 땅굴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시민들이 독개미에게 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필요한 장비를 챙겨 1시간 내로 여왕개미를 죽이는 것이 임무의 목표입니다.


빠른 시간 임무를 완료할 시 가산점이 부여되며, 1초라도 시간이 지체될 경우 점수가 차감됩니다.

남은 시간 00 : 59 : 59】


지금 내 옆에 선임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나는 메시지 내용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


하지만──


【00 : 59 : 58】


【00 : 59 : 57】


【00 : 59 : 56】


시간은 분명 카운터 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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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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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머리가 아홉 개 달린 괴물 23.12.15 38 3 11쪽
29 스카라브 23.12.14 35 3 12쪽
28 독충 유포자 관련 정보 23.12.13 41 3 12쪽
27 추적 23.12.12 40 3 12쪽
26 경기를 시작합니다 23.12.11 43 3 12쪽
25 지하세계로 가는 길 23.12.10 51 3 12쪽
24 포상휴가 23.12.09 49 3 11쪽
23 최후 23.12.08 52 4 12쪽
22 동상이몽(同牀異夢) 23.12.07 54 4 11쪽
21 환영(幻影) 23.12.06 55 4 12쪽
20 독이 든 보석 23.12.05 61 5 11쪽
19 손바닥의 독니 23.12.04 71 4 11쪽
18 독충헌터 VS 특수부대 (2) 23.12.02 74 4 12쪽
17 독충헌터 VS 특수부대 (1) 23.12.01 82 6 12쪽
16 세상에 밝혀지면 안 되는 진실 23.11.30 90 6 11쪽
15 지하세계 23.11.29 94 6 12쪽
14 조건 23.11.28 114 5 12쪽
13 비공식 지원 23.11.27 138 6 12쪽
12 기생충 +2 23.11.25 161 7 11쪽
11 정체불명의 아주머니 23.11.24 149 6 11쪽
10 개미굴 23.11.23 173 7 11쪽
» 목적 23.11.22 201 7 12쪽
8 사연 23.11.21 249 9 12쪽
7 라이벌 +1 23.11.20 315 8 12쪽
6 괴물 23.11.17 449 10 12쪽
5 원한 +1 23.11.17 544 13 11쪽
4 독거미 +1 23.11.16 708 11 12쪽
3 훈련 +1 23.11.15 913 19 11쪽
2 독(毒)으로 각성하다 +1 23.11.14 1,135 20 12쪽
1 체태 컴퍼니(Chetae Company) +1 23.11.13 1,39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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