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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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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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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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최후

DUMMY

“아, 시끄러···”

“···?!”


신백야는 귀찮은 듯 중얼거렸다.

시간을 낭비하는 건 싫었다.

그래서.

더 이상 최국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어이, 신입. 내가 왜 이렇게 해야만 했는지, 너한테는 살짝 얘기해줄 수 있는데? 꽤 흥미로울 거라고. 어때, 한 번 들어볼래?”

“···”


최국은 자신이 곧 죽을 수 있다는 걸 직감했다.

그래서 더욱 서둘렀다.


“백설공주 프로젝트.”

“···”

“체태 컴퍼니를 설립한 대표가, 정부와 짜고 헌터를 육성하기 위해 백설공주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무려 30년전에 말야.”

“···그래서?”

“그, 그래서 라니? 그게 뭐냐고 묻는 게 순서 아냐?”


신백야가 그걸 궁금해할 리 없었다.


“지능을 가진 벌레. 본래 개발 목적은 전쟁 병기였어. 각국의 정부는 전쟁벌레의 통제가 불가능 할 경우를 대비해야만 했고. 그래서 전세계 적으로 헌터를 육성하기로 계획했다. 그 중 우리나라는 무려 1살도채 안 된 어린 아이들에게 백설공주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

“공식 명칭은 ‘독감주사’였지만, 비공식 명칭은 ‘각성을 위한 독 주사’였다고.”

“그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냐? 네놈은.”

“···실효성이라니? 애초에 그 독주사를 맞고 죽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지 알기나 해?”

“그래서? 복수를 위해 컴퍼니의 독충 헌터들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던 거냐?”

“···하, 이거. 공감능력이 좀 많이 낮은 신입이네.”

“···”

“복수라면 복수겠지. 당시 그 주사를 맞았던 어린 내 동생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으니까. 독 부작용으로 인해서.”

“···”

“주사를 맞자마자 죽었던 아이들이 더 많았지. 하지만 내 동생에게 부작용이 나타난 건, 7살이 지나서였어.”

“흐음.”


그러니까.

최국의 동생이 독주사의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그게, 체태 컴퍼니를 향한 최국의 복수 이유였다.


“어릴 적에는 그저 슬프고 원통하기만 했어. 그런데 체태 컴퍼니 입사 후, 우연히 그 비밀들을 알게 됐다.”


신백야는 여전히 최국의 사연이 지루했다.


“할 말 다 끝났나?”

“···?!”

“아쉽게도, 숙주 놈이 인간은 죽이지 말라고 해서. 다른 방법을 써야겠군.”

“···숙주? 너 진짜··· 기생충인 거냐? 네 놈이 진짜 지능을 가진 괴 벌레라고?”

“크흐흐.”

“이거 봐. 나도 너한테 재밌는 걸 알려줬으니까, 너도 알려줄 수 있나? 대신, 반드시 널 돕겠다고 약속할 게. 난 절대 배신 같은 건 하지 않으니까.”

“아, 그건 말야. 지금부터 알려줄게.”


딱.

신백야가 손가락을 퉁겼다.

그러자 최국의 몸을 포박하고 있던 연가시가 일순간 그의 몸체를 압박했다.


최국의 입 안으로 거대 연가시가 침입했다.

그러자.

최국의 몸이 연가시와 중합되어 갔다.


괴 벌레.

그 자체가 되어 가던 것이다.


“···크헙!”


푸쉬이이익!


최국의 골절된 뼈들은 살결을 찢고 튀어나와 뒤틀렸다. 내부장기는 찢어져 나가면서 출혈을 일으켰다.

신체는 엄청난 충격에 의해 압도당했고 상당한 고통을 느꼈다. 심장은 천둥처럼 고동치고, 폐는 괴로운 숨결을 토해내며 의식은 사라져 갔다.


최국은 교통사고를 당한 것과 맞먹는 타격으로,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사라졌다.


그리고.

연가시에게 흡수되었다.


신백야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연가시에게 ‘자멸’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다.


독을 주입당한 괴 벌레는 속수무책으로 신백야의 명령만을 따르고 있었다.


그래서.


- 크아아아아!


그들은 서로를 끊임없이 먹어 치우며 사라지고 있었다.


【A조 임무는 성공입니다.

남은 시간은 17 : 46 : 58

점수를 측정합니다.


가사한 – 90점

신백야 – 90점】


【A조 신백야님이 빠른 시간 임무를 처리하여, 가산점 +1천점이 추가됩니다.

또한 가사한님의 임무 서포트를 인정하여, 가산점 +650점이 추가됩니다.


가사한 최종점수 1,090점

신백야 최종점수 740점】


특수임무의 점수는 스케일부터 달랐다.


그렇게.

임무는 끝이났다.


연가시 몸 속에 있던 독 물은 사방으로 튀었고, 여전히 신백야의 자아를 점령하고 있던 기생충은 그것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흡수했다.


얄궂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이다.


* * *


잠시 후.

신백야는 다시 자아를 찾았다.

하지만─.


과다한 독을 흡수한 충격으로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뚜벅뚜벅.

신백야는 의식을 부여잡고 최선을 다해 걸었다. 곧 이어, 눈앞에 쓰러져 있던 초은하씨와 독고윤이 보였다.


그들은 독가스에 중독되어 의식불명 상태였다.


주변엔 독의 부서원들뿐만 아니라 제화람씨의 얼굴도 보였다.


그녀는 어딘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이었다.


“제화람씨···”

“···”


평소 같았으면 먼저 인사를 건네 왔을 그녀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주춤 뒤로 물러서며, 나를 피하고 있던 것이다.


“가까이 오지 마십시오.”

“···?!”

“왜 구하지 않았던 겁니까?”

“···”


제화람씨가 멀리서 내 행동을 봤던 모양이다.


“뻔히 초은하씨가 인질로 붙잡혀 있단 걸 알면서도, 신백야씨는 전투를 속행했습니다. 초은하씨가 이렇게 될 걸 예상했을 텐데요?”

“···죄송합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핑계를 댈 것도 없다는 말이다.


“두 사람은 괜찮은 건가요?”

“독고윤씨가 구조를 위해 몸을 날린 덕분에, 초은하씨의 목숨은 건졌습니다만. 빠른 구조로 이어지지 않아 당분간 무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해 의식이 돌아오지 못할 겁니다. 독고윤씨의 상태도 비슷합니다.”


살아있다는 게 기적이었을까?

끝까지 내 의식만 가지고 싸웠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섣부르게 기생충에게 통제권을 맡긴 건 잘못이었다. 쉽게 선택해선 안 될 문제였지.


관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대량의 독을 삼켰던 기생충이 잠깐 사이 더욱 강해져 버리는 바람에, 자아를 되찾는 게 더욱 어려워지고 있었다.


“훠이 훠이. 그만, 그만.”

“···?”


조용히 나타난 한 사람.

목소리의 정체는 마천태 팀장님이었다.


“제화람 너, 그렇게 성난 이빨로 으르렁거려도 소용없어. 이미 이렇게 되어 버린 걸 어쩌라고? 그리고. 임무가 반나절도 안 돼서 끝난 덕에, 더 많은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었으니 천만다행이지. 막말로 저 두 사람, 죽은 것도 아니잖냐.”

“···가산점 획득 축하드립니다. 신백야씨.”


팀장님의 설교를 듣던 제화람씨는 석연치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아무런 제스처도 취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


“독을 다루는 헌터나 독의들이 독에 감염돼 정신을 잃은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생난리 좀 치지 말았음 좋겠네.”


마천태 팀장님은 정말로,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어이, 신백야.”

“···예?”

“나 좀 따라와라.”


팀장님의 귀찮은 표정이 금세 바뀌었다. 어딘가 모르게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으니 말이다.

.

.


팀장님이 나를 초대한 곳은─여의도 공원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군용 텐트였다.

독의들이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영등포구 일대에 쳐 놓은 임시 거처인 듯 보였다.


“어쨌든 이번 일은 수고했고.”


마천태 팀장님이 내 앞으로 따뜻한 차를 놓아주었다.

주황색 빛을 띄던 물의 정체.

다름아닌 보리차인 듯했다.


그게 뭐였든.

팀장님이 호의는 어색하다.


“독충 헌터 대다수는 특수임무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도망쳤고. 비찬놈은 말라카이트 섬광 한방에 저 멀리 나가 떨어져서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가사한놈은 감염으로 신체 일부가 소실돼 변태 중이고···”


마천태 팀장님은 후루룹 소리를 내며 차를 마셨다. 그리고 여유롭게 현재 상황에 대해 읊었다.


“독고윤은 뭐, 아직 신입이니까. 이번 일에 성과를 내기엔 역부족··· 제화람은 임무보다 구조가 먼저였고.”

“···팀장님.”

“엉?”

“그래서 하실 말씀이 뭡니까?”

“본론부터 말하리?”

“···”


다른 헌터들의 실패 같은 걸 듣자고 여기 앉아있는 건 아니었다.


“최국은 3개월 전. 체태 컴퍼니에서 탈주한 독충 헌터야.”

“···”


들었다, 이미.

독고윤에게 말이다.

하지만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았다.


“뭐, 너한테 구구절절 뭔가를 떠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복수를 위해 이번 일을 준비한 것 같긴 하다.”

“네. 대충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

“네놈 생각은 어떤데, 신입?”

“생각이라니요?”

“넌 컴퍼니 정식 헌터도 아니고. 맘 먹으면 얼마든지 이 회사를 그만 둘 수 있잖냐, 안 그래?”


정말 몰라서 저렇게 묻는 걸까?

내가 괴물로 변한다는 사실 말이다.

아니라면 단순히 떠볼 작정인가···


“무슨 일이 있어도, S랭크를 찍고 싶습니다.”

“호오.”

“그리고 정식 헌터가 되면, 남극기지에 지원해 가고 싶습니다.”

“···응?”

“말씀 그대로입니다.”

“가사한과 비찬처럼 말이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3년동안 누적점수를 쌓는 건 너무 오래 걸립니다.”


나는 똑바로 내 의사를 전달했다.


“그래서?”

“비공식 지원을 준비중입니다.”

“···음. 지원 방법은 알고?”

“네.”


이번엔 굳이 모른 척하지 않았다.


“새끼. 입사한지 24시간 좀 지난 놈이 벌써부터 이런저런 정보를 캐고 다니네?”

“이번 임무를 통해, 제가 대표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까요?”

“허허, 참.”


마천태 팀장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곧, 그의 입속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어디까지 알고 있냐? 신백야.”

“···어디까지요?”

“네 몸속에 기생충. 지능을 가진 괴 벌레에 대해서 말야. 아니다. 그 이상, 뭔가 알고 있는 거라면 다 말해.”


역시.

팀장님도 기생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구나.


“···자세한 건 모르지만─제 부친이 과거 최강 헌터였다는 사실과, 제 몸 속에 존재하는 기생충이 제 부친의 연구결과라는 사실. 이 정도입니다.”

“이미 다 알고 있었네.”


연기가 어느새 텐트 안을 가득 메웠다.


“남극기지로 가면? 그 다음엔 뭘 어쩌려고?”

“아버지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임마. 만나면 어쩌겠다고?”

“모르겠습니다.”

“하, 이새끼 대책 없는 놈이네.”

“···”

“방금 전에 싸운 거. 네가 아니라 기생충이냐?”

“예?”

“최국과 최후의 격돌을 펼친 거. 신백야 네 의지가 아니라 몸 속에 기생충이었냐고. 신백야 네 놈. 괴물로 변하고 있던 이유, 다 그 기생충 때문이었잖아. 이제 겨우 헌터가 된 놈이 그렇게까지 잘 싸운다고? 말도 안 되지.”


잠시 생각을 정리하느라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어디까지 진실을 밝혀야 할까?

내가 위험해지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제가 강해질 때마다. 아니 더 정확히 독에 의해 각성할 때마다 기생충의 자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놈은 너와 함께 강해지고 있을 거니까.”

“만약 제가 이 기생충을 막지 못한다면, 저는 숙주로서 삶을 마감할 뿐이겠지만─더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겁니다.”


그러나.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거짓말을 해봤자 금방 들킬 거다.


마천태 팀장님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테니까.


뻑, 뻑.

마천태 팀장님은 썩은 동태 눈깔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내뿜는 도넛 모양의 연기를 감상하면서 말이다.


“부친을 만나면 뭔가···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답? 글쎄? 똥을 쌀 줄만 알았겠지. 애초에 통제방법이 있었다면, 굳이 이 개같은 상황이 벌어졌을까? 나는 모르겠다.”

“···팀장님은 제 부친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는 건가요?”

“당연히 졸라 모르고 있지. 새끼야.”


팀장님은 애써 거짓말하지 않았다.


“딱 한 번이지만. 컴퍼니 대표님을 통해서 접견을 한 적이 있었어. 뭐, 오래전이라 사실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어떤 분이십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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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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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독충 유포자 관련 정보 23.12.13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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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경기를 시작합니다 23.12.11 43 3 12쪽
25 지하세계로 가는 길 23.12.10 51 3 12쪽
24 포상휴가 23.12.09 49 3 11쪽
» 최후 23.12.08 53 4 12쪽
22 동상이몽(同牀異夢) 23.12.07 54 4 11쪽
21 환영(幻影) 23.12.06 55 4 12쪽
20 독이 든 보석 23.12.05 61 5 11쪽
19 손바닥의 독니 23.12.04 71 4 11쪽
18 독충헌터 VS 특수부대 (2) 23.12.02 74 4 12쪽
17 독충헌터 VS 특수부대 (1) 23.12.01 82 6 12쪽
16 세상에 밝혀지면 안 되는 진실 23.11.30 90 6 11쪽
15 지하세계 23.11.29 94 6 12쪽
14 조건 23.11.28 114 5 12쪽
13 비공식 지원 23.11.27 138 6 12쪽
12 기생충 +2 23.11.25 161 7 11쪽
11 정체불명의 아주머니 23.11.24 149 6 11쪽
10 개미굴 23.11.23 173 7 11쪽
9 목적 23.11.22 201 7 12쪽
8 사연 23.11.21 249 9 12쪽
7 라이벌 +1 23.11.20 315 8 12쪽
6 괴물 23.11.17 449 10 12쪽
5 원한 +1 23.11.17 544 13 11쪽
4 독거미 +1 23.11.16 708 11 12쪽
3 훈련 +1 23.11.15 913 19 11쪽
2 독(毒)으로 각성하다 +1 23.11.14 1,135 20 12쪽
1 체태 컴퍼니(Chetae Company) +1 23.11.13 1,39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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