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이네 라디오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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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량학생
그림/삽화
Pixabay
작품등록일 :
2023.12.23 12:21
최근연재일 :
2024.01.06 11:2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877
추천수 :
0
글자수 :
95,571

작성
23.12.25 00:05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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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화

DUMMY

BJ유철은 종이를 세는 기계를 돌려서 딱 77번째의 종이를 뽑았다.



“간장게장 밥도둑 님의 사연입니다. 제게는 3년 간 사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군대에 있었을 때도 편지를 주고받으며 지냈죠.



제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영화를 본 뒤에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가는데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속이 안 좋았던 모양인지 소리 없는 가스를 방출했습니다.



저는 냄새와 상황 때문에 당황해서 여자친구를 바라보니 귀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때 놀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5명 정도 타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 수습은 해야 했죠.



마침 같이 타고 있던 아저씨가 타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습니다.



“아이..아저씨 이렇게 사람들 있는 곳에서 방귀를 뀌면 어떡해요.”



저는 아저씨가 부정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되면 범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다들 짜증만 나는 상황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었죠.



하지만 아저씨는 제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답변을 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아침에 고구마를 먹었는데 그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시더니 층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에서 후다닥 내리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은 그때 여자친구 뿐만이 아니라 아저씨도 방귀를 뀌었던 것이었습니다.



저와 여자친구는 아무런 일 없이 무사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에 성공했지만 왠지 가슴 한 쪽이 바늘로 찔리는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걸 구사일생이라고 말하는 거 아니겠어요?



좋게 생각합시다.“



BJ유철은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맛있다는 듯 추임새를 넣고서는 신문 펼치듯이 종이를 펼쳐 하나를 뽑았다.



“알랑방귀 님의 사연입니다.



제가 중학생 때의 일입니다.



저희 학교 화장실에는 지워도 지워도 계속 누군가가 대변기 문에 낙서를 그려놓았었는데요.



그날도 여느날처럼 새로운 낙서가 생겨서 봤더니 ‘만약’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일을 마치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화장실에 들르니 같은 자리에 ‘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아무렇지 않게 그날까지는 넘겼습니다.



그 다음날에 가보니 그 자리에 또 새로운 낙서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낙서를’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이 쯤 되니 이건 메시지를 전하는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흥미를 가지며 그 다음날도 화장실에 가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끝까지’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 것인지는 잘 몰랐으나 왠지 모르게 끝까지 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음날에도 낙서를 확인했습니다.



낙서는 이제 예쁜 글씨로 ‘본다면’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이 글씨 뒤에 나오는 내용이 정말 전하고자 하는 내용임을 깨닫고 이제는 잠도 설쳐가며 낙서를 궁금해지게 되었습니다.



다음날이 되자마자 저는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곧장 학교로 향했습니다.



낙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같은 자리에 낙서가 있었는데 ‘저와’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이 다음이 마지막 내용이란 것을 직감한 저는 그날 하루가 정말 집중되지 않았습니다.



수업 중에도 집으로 돌아갈 때도 항상 낙서 만을 생각하면서 그날 하루를 보내게 되었죠.



마지막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화장실에 들른 저는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곳에 ‘사귀어주세요♡’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저의 짝지인 여자애가 서 있었죠.



그 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누구보다도 행복한 부부로 살고있습니다.



와우..정말 로맨틱한걸요?



마치..드라마 같군요..”



BJ유철은 무언가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신중하게 종이를 골라냈다.



“슈크림 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은행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루 종일 창구에서 고객님들의 업무를 처리해드리는 거죠.



여느날처럼 자리에 앉아 고객님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고객님 두 분께서 제 앞에 와서 앉으셨습니다.



학생인 것 같았는데 쌍둥이 이기라도 한 것인지 완전 똑같이 생겼더군요.



“네~고객님 무슨 일로 오셨나요?”



“통장에 있는 돈을 좀 뽑으려고 왔는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학생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뻘쭘하게 숙이며 교복에 있는 명찰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명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사채중, 사채임’



작명센스가···“



BJ유철은 종이로 딱지를 접더니 혼자서 딱지치기를 하여 이긴 종이를 골랐다.



“정유재란 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현역 군인입니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지금은 모 중대의 중대장으로 일하는 중이죠.



저희 중대는 일 년에 한 번 소대마다 사병들이 공연을 펼치는데요. 3소대가 공연을 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연극을 하는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원시시대의 생활을 연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대원들은 몸에 무엇인가를 발랐는지 미끌거리고 반질반질 윤기가났고 상의는 탈의한 채였으며 하의는 속옷 하나만 착용한 채였습니다.



그런데 속옷이 이상했습니다.



기본으로 보급해주는 속옷이 아니라 무슨 풀로 만든 것처럼 초록 빛깔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게 너무 궁금했던 저는 공연이 끝난뒤에 3소대장을 불렀습니다.



“그 오늘 자네 소대에서 한 공연 말인데 무슨 주제였나?”



“중대장님께서 역사를 좋아하신다고 들었길래 선사시대의 인류 모습을 표현해보았습니다!”



“음..그럼 아까 소대원들 몸이 반질반질하던데 그건 뭔가?”



“아..눈에 띄게 하려고 몸에 식용유를 발랐습니다.”



“좋아..마지막 질문이네. 소대원들 팬티는 어떻게 된 건가?”



“원래 그 시절 사람들은 풀로 옷을 만들어 입었잖습니까?



중대에 잎이 넓은 나무가 없어서 작은 나무의 나뭇잎을 뜯어다가 엮어서 만들었습니다.”



“..그 혹시 사용한 나무가..?”



“넵! 중대 정원에 있는 나무를 사용했습니다.”



“···..”



“저..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아냐..아무 일 없네. 그만 나가보게.”



저는 소대장이 나가자 크게 신음했습니다.



왜냐하면 정원에는 제가 중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좋은 일들이 있길 바라며 직접 심은 나무들을 키워놨었으니까요.



새로 들어온 소대장이 그걸 알 리가 만무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1년에 소대 별로 하던 공연 행사를 없애버렸습니다.



뭐..자업자득 아니겠습니까?“



BJ유철은 사전에 해 놓았던 커뮤니티 투표를 확인하며 종이를 뽑았다.



“내 오른손에 너 있다 님의 사연입니다.



제가 사회초년생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 친구 중에는 잠을 한 번 자면 폭탄이 떨어져도 피로가 다 풀리기 전까지는 절대로 깨지 않는 녀석이 있습니다.



사건이 있었던 날 연장 근무를 하고 피곤해서 잠을 쓰러지듯이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새벽 2시 쯤 되었을 겁니다.



갑자기 폰에서 미친 듯이 채팅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에게서 온 것이었습니다.



내용을 확인해보니 한 이모티콘으로 도배가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자는 중이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폰이 해킹당했나 싶어 평소에 사용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아무 이상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 사태는 해결되지 못한 채로 아침 9시까지 지속되었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저는 다음날 회사에서 반 죽음 상태로 일했습니다.



그제서야 친구가 채팅으로 메시지를 보내더군요.



‘미안..졸았는데 버튼 눌린 듯..’저는 그 메시지를 보고 그저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ㅅㅂㅅㄲ···’



역시 이럴 땐 강렬한 한방이 필수죠.”



BJ유철은 로또 번호 뽑는 기계로 번호를 뽑아 해당하는 사연을 골라냈다.



“불량학생 님께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명절에 할머니 댁에 도착해서 큰아빠를 도우려고 같이 장을 보러갔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서 장을 본 뒤에 돌아오려는데 할머니 댁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 버스나 붙잡고 기사 님께 ㅇㅇ아파트에 가나요?”라고 여쭤보았습니다.



그러자 기사 님은 피곤하다는 듯 고개를 대충 끄덕이시더니 빨리 타라는 듯 손짓을 했습니다.



저희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버스는 할머니 댁과는 정반대인 지역 외곽 쪽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싸늘한 느낌이 든 저는 버스 경로를 확인해보았습니다.



불안한 예감은 왜 항상 틀린 적이 없는걸까요?



경로에는 할머니 댁 앞에 있는 정거장이 없었습니다.



저는 큰아빠께 말씀드린 뒤 재빨리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내리긴 했지만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었죠.



결국 큰아빠와 저는 할머니 댁을 지나는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2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금방 끝날 줄 알고 폰도 집에 놔두고 온 상황이었죠.



저와 달리 큰아빠는 별로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으셨는지 가까이 있는 편의점으로 가서 복권을 구매하셨습니다.



결국 저희는 다시 마트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감에 의존하여 1시간쯤 가자 그제서야 원래 있던 마트로 돌아왔습니다.



운이 참 없는 날이었습니다.



할머니 댁으로 가는 버스가 저희가 도착하자마자 떠나버렸거든요.



다음 버스까지는 무려 1시간이나 걸린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저와 큰아빠는 할머니 댁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그곳에서 또 2시간을 걸어 짐을 들고서 할머니 댁까지 겨우 도착했습니다.



노을이 질 때 출발한 탓인지 날은 이미 저물어 있었습니다.



발은 물집이 잡혔구요.



그리고 복권은 꽝이었습니다.



뻘짓 하며 사시는군요.“



BJ유철은 종이로 저글링을 하다가 종이가 떨어져 흩어지자 어깨를 으쓱하더니 그 중에서 하나를 집어들었다.



“4차원 예능캐 님의 사연입니다.



제가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전화하고 있는데 손에 무언가가 떨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따뜻한 감촉의 액체.



네 그렇습니다.



그건 비둘기 똥이었어요!



저는 잠시 통화를 중단하고 공중화장실로 달려가 급하게 손을 씻었죠.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하면서 걷는데 이번에는 머리에 무언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설마 하며 만져보니 이번에도 역시 비둘기 똥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다시 전화를 끊고 공중화장실로 달려가 머리를 정말이지 펑크가 생길 정도로 문질렀습니다.



이제는 전화도 하지 못하고 전방을 주시하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애석하게도 저의 이런 각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제 휴대폰 충전기 입구에 무언가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도 똥인가 싶어 보는데 똥이 아니라 물이었습니다.



곧이어 제 머리, 팔, 다리에도 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세차게 내리는 비가 제 몸을 적셔댔습니다.



그렇게 쫄딱 젖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저는 감기에 걸려 일주일 동안 고생해야 했습니다.



저런~흠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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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특별편 : 지유철의 변화 (1) 24.01.03 2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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