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이네 라디오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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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량학생
그림/삽화
Pixabay
작품등록일 :
2023.12.23 12:21
최근연재일 :
2024.01.06 11:2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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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71

작성
23.12.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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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DUMMY

BJ유철은 연필을 들고서 허공에 그림을 그리더니 사연을 뽑았다.



“구운 조기 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낚시가 취미입니다.



가끔 바닷가로 나가 하루종일 있다가 오기도 할 정도니까요.



평소에 같이 낚시를 하는 분이 계신데 어느날 제게 다가와서 선상 낚시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시더군요.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저는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배에 올라타게 되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배가 많이 흔들리더군요.



한참을 달리던 배는 이윽고 포인트에 도착한 것인지 멈추어 섰습니다.



저는 미끼를 끼우고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슬슬 하품이 나오려던 찰나 손에 느낌이 잡혔습니다.



저는 릴을 끌어올리며 낚싯대를 당겼죠.



무는 힘이 상당히 센 놈인지 허리까지 들썩여야 했습니다.



끝까지 감아올려 물고기의 정체를 확인하자 그건 고등어였습니다.



첫 경험으로 바로 물고기를 잡는 데 성공한 저는 자신감이 붙어 바로 다시 미끼를 걸고 바다로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로 큰 놈이었습니다.



물 위에서도 실루엣이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있는 힘껏 잡아당겼지만 끄떡도 없었습니다.



이러다가 제 허리가 나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저는 같이 온 그 분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제 허리를 잡으시더니 같이 당겨주기 시작하셨죠.



그 정도 되자 겨우 끌려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의 눈물이 날 지경으로 끌어올린 녀석의 정체는 해파리였습니다.



우연히 안쪽에 걸려서 찢어지지도 않고 걸려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평범한 해파리가 아니었습니다.



식용으로도 쓸 수 없는 아열대성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였기 때문이었죠.



저희는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바닷가로 돌아가자 경찰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상황이 마무리 되자 그 분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자네 처음인데 특이한 걸 낚아 올리는 재주가 있구만?



앞으로도 같이 다닐 의향이 있으신가?”



그 뒤로 저의 주종목은 선상낚시로 바뀌었습니다.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하는 거야..안 좋다고 해야하는 거야?“



BJ유철은 노무라입깃해파리에 대해 검색을 해보더니 곧 창을 닫고 사연을 들었다.



“라면살이 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했는데 길을 걸어가다보니 피아노가 보이더군요.



아이가 계속 한 번 쳐달라고 그러기에 저는 알고 있는 클래식 노래 하나를 연주했습니다.



아이가 무척 좋아했죠.



기쁜 마음에 저는 한 곡을 더 연주했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겁니다.



아무래도 제가 버스킹 공연을 하는 줄로 착각한 것 같았습니다.



더 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저는 그만 일어나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조금만 더 쳐달라고 보채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안 쳐줄 수가 없더군요.



결국 저는 해가 질 때까지 알고 있는 곡을 총동원하여 연주했습니다.



어느새 모여있는 사람의 수도 많이 줄어 있었죠.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려는데 피아노 옆에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깡통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20만 원이 들어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공연의 대가로 놔두고 간 것 같았죠.



저는 조심스레 돈을 품에 넣고서 그곳을 떴습니다.



나도 길거리 버스킹이나 해볼까?”



BJ유철은 마이크를 잡고 노래 부르는 시늉을 하더니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다음 사연을 뽑아들었다.



“우리집 콩콩이 님의 사연입니다.



세상은 바야흐로 매체의 시대입니다.



저도 거기에 뛰어들어 무언가를 건져내기 위해 너튜브를 시작했죠.



조회수는 놀랍게도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영상을 몇 십개를 올려도 항상 조회수 없음으로 떴죠.



저는 광고라도 해야하나 싶어 제 친구에게 너튜브 채널을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친구는 또 다른 지인에게 이야기했고 그렇게 퍼지고 퍼져 제 영상에도 드디어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죠.



저는 기대되는 마음으로 댓글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와..내가 만들어도 이거 보단 재밌을 듯’, ‘영상 끝까지 본 호구 있냐? 오프닝이랑 엔딩이 진짜 개 역겨움ㅋㅋㅋㅋㅋ’



저는 뒤의 댓글을 읽지 않았고 창작자의 길은 역시나 힘들구나 싶어 시청자로만 지내기로 했습니다.



원래 뭘 보기만 하다가 직접 만들라 그러면 힘듭니다..”



BJ유철은 코를 훌쩍이더니 연기를 그만두고 다른 사연을 집어들었다.



“요를레이호! 님의 사연입니다.



학원을 가기 싫어서 메소드 연기를 선생님께 보여드린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희 집은 잠금장치가 정말 특이한데 밖에서는 절대로 열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이 열어주어야합니다.



집에 엄마가 있긴 했지만 저는 학원을 째고 온 참이었기 때문에 몰래 들어가야했습니다.



아파트의 각 호마다 외부 복도로 향하는 창문이 있기 때문에 그 틈으로 기다란 물건을 집어넣어 잠금장치를 해제해야만 했죠.



마침 아파트 입구에 버려진 지팡이를 떠올린 저는 곧장 입구로 달려가 지팡이를 주워 왔습니다.



저는 지팡이를 창문 틈으로 조심스럽게 집어넣었습니다.



방범창이 있었기 때문에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방범창을 피해 지창이를 밀었습니다.



어느덧 문 앞에 도착한 지팡이를 저는 섬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문고리 쪽에 슬그머니 갖다대려는 순간 방 안쪽에서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는 주무시는 중이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무겁게 숨을 내뱉은 후 다시 문을 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잠금장치에 도착한 지팡이를 저는 잠금장치에 걸어서 꾸욱 눌렀습니다.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숨을 돌리며 지팡이를 빼내는데 방문이 열리더니 엄마가 나왔습니다.



저는 고개를 숙여 사각지대로 몸을 숨겼죠.



다행히 저를 눈치채지는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기척이 사라지자 저는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엄마가 서 계셨죠.



“다..다녀왔습니다···? 하하..”



“하하..? 학원도 안 가고 아주 웃음이 나오지? 응?”



결국 저는 학원으로 보내졌고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걸 실패합니까?



저는 너무 쉬워서 탈이었는데 말이죠.



거의 한 달 동안 안 나간 적도..흠흠!“



BJ유철은 자신감을 내비치다 샛길로 빠진다고 생각했는지 목을 가다듬고서는 다음 사연을 뽑았다.



“유유자적 님의 사연입니다.



지난 여름 별장에 놀러갔을 때의 일입니다.



고기를 구워먹고 TV를 보면서 쉬고 있는데 밖에 있는 숲에서 풀소리가 들렸습니다.



당시 별장의 위치는 산이었는데요.



바람에 의해서 자연스레 나는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의 움직임 때문에 나는 소리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별장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그때는 그 산에서 곰도 가끔 출몰했기 때문에 저는 진땀을 빼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손에는 땔깜으로 쓰려고 들고온 나뭇가지가 들려 있었죠.



그런데 제 우측에서 다시 한 번 풀소리가 들리더군요.



저는 나뭇가지를 위로 치켜들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소리가 난 곳을 찾아 나뭇가지를 휘둘렀죠.



“아악! 지금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그런데 제가 공격한 것은 곰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당황한 저는 바로 사과를 드렸죠.



“아유..이런..죄송합니다. 숲 속에서 풀소리가 들리기에 짐승인 줄로 알고 내쫓으려다가..”



“나 참! 살다보니 이런 재수없는 일이 다 있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여기서 뭘 하시는 겁니까?”



“오늘 날이 좋아서 야영하러 온 참입니다.



그런데 땔깜을 줍던 와중에 이렇게 변을 당했으니..”



“저..괜찮으시면 고기라도 조금 드시겠습니까?



사과의 표시로..마침 아까 구워먹고 남은 고기가 있거든요.”



그렇게 저는 사람을 공격한 대가로 들고온 고기를 나눠주고 이야기까지 들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신원 확인이 먼저입니다···“



BJ유철은 책상 위에 있는 램프의 조명을 더 밝게 밝힌 뒤에 다음 사연을 뽑아들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님의 사연입니다.



연휴를 맞아 친정집으로 향하는데 차가 너무 막히더군요.



저 혼자 가는 거라서 차에 아무도 없었기에 무료하고 피곤했습니다.



눈꺼풀이 무거워져 잠이 들기 시작하려는 찰나 오토바이가 차선 사이를 빠르게 치고 나가더니 라이더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서 차량들을 긁고 지나갔습니다.



다른 차량들은 모두 대책없이 당했는데 한 차에서 운전자가 문을 열어 오토바이를 막더니 라이더와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라이더에게 당한 다른 운전자들도 내려서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겠다고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죠.



차가 막혔었다고요.



게다가 아까부터 운전은 안 하고 다들 싸움만 하고 있으니 교통상황이 저 앞까지 안 좋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제 우려대로 경찰은 약 1시간 반 뒤에야 도착했습니다.



경찰관이 차에서 내려 사람들을 만류하자 그제서야 사태가 진정되었죠.



라이더에게 왜 차를 긁었냐고 물으니 라이더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왜 나만 억울해야 해!



너희들도 내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어.”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였죠.



결국 그 라이더는 별다른 처벌 없이 풀려났고 피해자들은 전부 보험이나 사비로 차를 수리해야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면 남의 차를 긁고 다니는 건지..“



BJ유철은 혀를 내밀고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다음 사연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구운 감자 님의 사연입니다.



회사에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저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고 판단했기에 구석에 박혀서 부족한 수면 시간을 보충했죠.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것인지 후배가 저를 깨우더군요.



“선배 정말 잘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무슨 말이냐?



나 자가지고 한도 못 들었거든. 좀 알려줄래?”



“하..진짜 다음 프로젝트 선배 부서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됐어요.



팀장이 그것도 모르면 어떡합니까?”



“엉? 에엥?? 그런 거였냐고..



그래서..다음 프로젝트가 뭐더라..?”



“진짜 하나도 안 들으신 모양이네요.



중요한 건이에요.



해외 수주에 관련된 거라고요..”



저는 그날부터 시일까지 커피를 1리터씩 부어가며 야근을 했습니다.



설명을 하나도 안 들은 덕분에 시간은 더 지체되고 말았죠..



예전에 학교 수업 시간에도 자고 그랬죠?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BJ유철은 혀를 차며 다음 사연을 집어들었다.



“노르스름한 동그랑땡 님의 사연입니다.



요즘 건강이 안 좋아서 운동이라도 하려고 헬스장을 끊어서 다니고 있습니다.



준비운동을 위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러닝머신부터 뛰었습니다.



몸이 풀리고 땀이 나기 시작하자 저는 근력 운동을 하기 위해 기구로 향했죠.



제 실력에 맞게 무게를 세팅해서 운동하고 있었는데 몸이 우락부락한 청년이 다가오더니 훈수를 두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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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특별편 : 지유철의 변화(3) 24.01.05 35 0 7쪽
19 특별편 : 지유철의 변화 (2) 24.01.04 32 0 7쪽
18 특별편 : 지유철의 변화 (1) 24.01.03 20 0 7쪽
17 특별편 : 지유철의 일상 (2) 24.01.02 19 0 7쪽
16 특별편 : 지유철의 일상 (1) 24.01.01 32 0 7쪽
15 15화 (마지막 화) 23.12.31 71 0 11쪽
» 14화 23.12.30 43 0 11쪽
13 13화 23.12.30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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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23.12.29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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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23.12.28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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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23.12.25 67 0 12쪽
2 2화 23.12.24 74 0 11쪽
1 1화 23.12.24 10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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