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querad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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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49
최근연재일 :
2024.08.20 16:5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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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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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밖으로 나가자 햇빛이 쨍쨍히 비췄다. 덕분에 눈이 부셨다.


날씨는 화창하다 못해 쾌청했다.


비밀기지 안에서 논지 꽤 된 것 같았는데 해는 아직도 중천에 떠 있었다.


'찜통 안에 있으면 이런 기분일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서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


날씨는 덥지만 저 너머에서 불어오는 미지근한 산들바람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사귀는 바람 따라 춤을 추며 이리저리 흔들렸다.


......


마을 회관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지하에 있다고 한다.


마을 회관에 들어서고 나서 왼쪽으로 향하면 지하로 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


계단을 거쳐 지하로 향했다. 그러고 나서 식당 내부로 향했다.


......


"음식들이여 내가 왔다!"


프랭키가 신난 듯 말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왼쪽으로 향했다.


"세나가 없네?"


나는 주위를 두리번댔다.


"세나는 아마 지금 저기에서 일하고 있을 거야."


토마스가 어딘가를 가리켰다.


나는 그곳을 바라봤다.


세나가 주방 안에서 머리카락을 묶고 앞치마를 메고 일하고 있었다.


......


저마다 급식 판에 음식을 배급받고 나서 오른쪽으로 향했다.


......


오른쪽 두 번째 줄에 착석했다. 그러고 나서 식사를 시작했다.


"잭은 여기에서 처음 먹어 보는 거지? 맛은 어떤 것 같아?"


"괜찮은 것 같아!"


나는 옆자리에 앉은 토마스를 보며 대답했다. 실로 먹을 만했다.


......


"잘 먹었다!"


식사를 가장 먼저 마친 프랭키가 말했다.


"다들 잘 먹었어?"


누군가가 이쪽으로 와서 말했다.


세나였다.


"세나!"


"일 끝났어?"


"어서 와!"


토마스, 프랭키, 샹들레가 세나를 보며 말했다.


"식사는 했어?"


"이제 슬슬 할 거야."


세나가 날 보며 대답했다.


"고생했어..."


아이라가 낮게 말했다.


......


"마을이 그렇게 돼서 바쁘기는 해도 덕분에 이런 것도 하고 보람은 있네..."


세나는 먹거리를 들고 자리로 왔다.


"이제 놀러 나갈 테니깐 천천히 먹고 나와!"


프랭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알겠어."


나는 토마스를 보며 대답했다.


......


마을 회관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 나서 이곳에서 놀고 있는 다른 애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놀았다.


나는 비밀 기지에서의 한 때와는 또 다른 즐겁고 재미있는 한때를 보냈다.


......


주변에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두 손에 공을 든 채 주위를 둘러봤다.


......


어느새 날이 저물어 있었다. 이제 슬슬 어두워질 것 같다.


"잭, 이제 돌아가자!"


토마스가 내게 다가와서 말했다.


"알겠어. 그런데 넌 다른 애들처럼 회관에서 안 지내는 거야?"


"여기는 불편한 것도 있고 만약 내가 없으면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외로울지도 모르잖아!"


"그러네!"


나는 씩 하고 웃었다.


나, 토마스, 샹들레는 함께 귀가 했다.


정신없는 하루가 지났다.


......


하늘에서 비추는 뜨거운 햇살... 울창한 숲... 흙길... 나무... 메마른 강길... 다리... 저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신전...


......


눈을 뜨니 주변이 파랗고 적막하고 조용하다.


나는 지금 어딘가에 둥둥 뜬 상태 혹은 가라앉은 상태인 것 같다.


나는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봤다.


햇빛이 어렴풋이 비췄다.


이곳은 아무래도 물 속인 것 같다.


물 속인데 숨을 쉴 수 있었다.


기분이 묘하다.


......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잭, 나를 만나러 와..."


"넌 누구야?"


......


눈을 뜨자 아직 어둡고 창문 너머로 별이 보였다.


친구들은 아직 자고 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물 속이었고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는데...


'뭐였더라?'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다시 이불을 덮고 자리에 누웠다.


......


잠이 오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고 찜찜하다.


'날씨가 더워서 그러는 건가?'


새벽 시간이라서 덜하기는 해도 더웠다.


나는 몸을 일으키고 나서 집 밖으로 향했다.


......


고요한 산속의 새벽... 귀뚜마리 소리... 어두운 하늘... 별들... 큼지막한 달...


......


나는 숨을 크게 들이키고 나서 내쉬었다.


산속의 공기는 정말 상쾌한 것 같다.


난 토마스랑 할아버지, 할머니, 친구들도 그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한때가 그리웠었던 것 같다.


지난번에도 이런 적은 있었고 그 때도 밤하늘에는 별과 달이 보였지만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또한 지금처럼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었으니 그런 사실이 새삼 와 닿고 체감됐다.


그게 설령 같은 상황일지라도 주변이나 현재의 마음가짐에 따라 사물이나 현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


'지난번에도 뭔가 안 좋은 내용의 꿈을 꾼 적 있었던 것 같았는데 아까 꿨었던 꿈은 과연 뭐였을까?'


이 꿈이 그렇게까지 안 좋은 내용 같지는 않았는데 뭔가 자꾸만 찜찜했다.


보기 싫은 장면을 본 것 같았다.


만나선 안 될 것을 만난 것 같았다.


마주해선 안 될 것을 마주한 것 같았다.


모른 채 지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그런 기분...


난 집 안으로 향했다. 그러고 나서 잠을 청했다.


......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자 어느새 아침이 되어있었다.


창문 너머로 따스하기보다는 쨍쨍한 햇빛이 비쳐 들어왔다. 덕분에 푹푹 찌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아직 이른 오전 도중이라서 그런 느낌은 덜 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내버려 뒀다가는 익어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하품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토마스가 근처에서 엔비랑 놀고 있었다. 샹들레는 보이지 않았다.


......


나는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일어났네?"


"일어났어?"


토마스랑 엔비가 날 바라봤다.


토마스의 손에는 풀처럼 생긴 게 들려있다.


"방금 일어났어. 샹들레는 어디 있어?"


"저기."


엔비가 부엌을 가리켰다.


할머니랑 함께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곧 음식이 완성되니깐 식사하러 가자!"


배가 고팠는데 마침 잘 됐다. 그런데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든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늘은 오전 일을 하지 않았다.


"알았어. 그런데 토마스, 오늘은 아침 일 하러 가지 않아도 돼?"


"아침 일?"


"이미 아까 다 해 놨어."


엔비가 토마스 대신 대답했다.


'그랬구나...'


"다들 식사해!"


저 너머에서 샹들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침 식사를 하러 주방으로 향했다.


......


음식...


구운 네모난 빵 조각들... 계란 후라이... 치즈... 채소... 얇게 썰린 고기... 햄... 샐러드... 과일... 드레싱... 소스... 참깨... 음료...


......


음식은 저마다 종류별로 상 위에 따로 놓여 있었다.


"이게 뭐야?"


나는 상에 놓인 음식을 보며 물었다.


"잠깐 기다려!"


샹들레가 씩 하고 웃었다.


......


샹들레는 따로 흩어진 재료를 모아서 뭔가를 만들었다.


"낯이 익는 음식이네..."


나는 완성된 음식을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오늘 아침은 토스트네?"


톰이 웃으면서 말했다.


"맛있겠다!"


엔비가 기대에 찬 듯 말했다.


"어서 먹어 봐. 아마 맛이 좋을 거야."


샹들레가 자신만만해 하면서 권했다.


"잘 먹을게!"


나는 완성된 토스트의 냄새를 한번 맡아봤다.


토스트에선 좋은 냄새가 났고 따끈따끈한 열기도 함께 느껴졌다.


아침에 이렇게 간단하게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나는 토스트를 양손으로 집었다. 그러고 나서 입을 크게 벌리고 한 입 베어 물었다.


......


다양한 재료가 함께 어우러져 섞이며 가지각색의 맛이 저마다 조화를 이뤘다.


이것을 먹다보니 감칠 맛이 서서히 났고 소스 맛도 함께 섞여 났다.


"맛 괜찮아?"


샹들레가 물었다.


'맛있네...'


"이거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


"엔비, 그래도 죽으면 안 되지!"


토마스가 엔비에게 태클을 걸었다.


"그건 그렇지..."


다들 오전부터 맛있는 토스트를 먹으면서 왁자지껄하고 유쾌한 한때를 보냈다.


......


나는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나서 할아버지가 시킨 심부름을 하려고 혼자 시장에 들렀다.


"요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물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더군..."


"그러게 말이야. 최근 들어본 얘기로는 신전에 무슨 일이 생겼다나 뭐라나..."


상인들이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 나갔다.


나는 심부름을 마치고 나서 귀가 하기 전 잠시 주위를 둘러봤다.


......


뭔가 아늑한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 그립기도 정겹기도 했다.


'난 이곳에서 처음엔 홀로 방치되어 있었지...'


그런 채로 영문도 모른 채 떠돌다가 우연히 철창 안에 갇힌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나게 된 장소...


......


'이런저런 많은 일이 여기에서 시작됐지. 이제 그만 돌아갈까?'


나는 볼일도 끝났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느긋이 귀가하고 싶었지만 날씨가 더워서 얼른 오두막집으로 향해야겠다.


......


저 너머로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그곳에는 붉은 눈빛에 무녀 복장을 한 여성이 서 있었다.


......


"오랜만이에요."


나는 무희 복장을 한 여성에게 다가갔다.


"당신이었군요. 이번에 본 건 여름 축제 이후로 처음이죠?"


그녀가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 물었다.


"그러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 축제는 잘 즐기셨나요?"


"네, 도중에 잠깐 난감한 일이 한 번 있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정말 친절하셨죠."


"그런 걸로 친절하다니요..."


"그렇지 않아요. 남이 방관하고 주저하던 일을 홀로 망설임 없이 풀어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걸요."


'그런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마치 내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처럼 눈웃음을 지었다.


......


"지난번에 알 수 없는 얘기를 하셨잖아요. 그것에 관해 여쭤 봐도 될까요?"


"그거 말이군요? 그녀들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런데 사실 그녀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원래 당신이 아니에요. 그저 우연스럽게 또는 불행하게도 당신이 이 게임의 희생자로 선택되었을 뿐..."


'게임? 선택? 이게 무슨 말이지?'


"선택받았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그녀들은 또 누구죠?"


"그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조금씩 알아가게 될 겁니다. 결국에는 마주하게 될 테니 조급해하지 마세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전 인도자.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어린 양에게 길 안내를 해 주고 있습니다. 저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이정표 같은 존재라고 알면 돼요. 아마 조만간 또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지 몰라요. 그러니 그때까지 무운이 함께 하시길..."


저 너머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


눈을 뜨자 무희 복장을 한 여성은 사라져 버렸다.


나는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


나는 오두막집에 도착하고 나서 바로 씻었다. 그러고 나서 거실로 향했다.


......


다들 저마다의 모습으로 자고 있다.


'아까 오전에 일했다고 했었지...'


다들 아마 피로에 지쳐서 잠든 것 같다.


나는 기지개를 켜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창문 밖으로 여전히 햇빛이 쨍쨍히 비춰 들어왔다.


이곳은 숲속 한 가운데 있는 오두막집이라서 그런지 밖이 한산하면서도 조용했다.


'이제 뭘 하는 게 좋으려나?'


이제 볼 일도 마쳤고 뭔가 할 만한 일도 없었다. 덕분에 몸은 근질근질하고 심심했다.


하지만 점심쯤이 되니깐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


'따분하다...'


나는 자리에 앉아서 저마다 잠자는 모습을 바라봤다.


토마스는 다소곳하게 자고 있다.


엔비는 엎드린 상태로 자고 있다.


샹들레는 옆으로 누워 있다.


나는 이들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다.


난 예전에는 혼란스럽고 심란하고 걱정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둘 만한 장소가 주변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잠자는 이들을 뒤로한 채로 주방으로 향했다.


......


주방이 가까워지자 누군가가 보였다.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지금 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다.


"저 왔어요."


"잭이구나? 수고했다. 날씨가 깨나 더웠지?"


할아버지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나를 보며 웃었다.


"네, 그래도 씻고 나오니깐 괜찮더라고요!"


나는 의자에 앉아서 대답했다.


날씨는 씻고 나와도 더운 건 똑같았지만 적어도 이곳은 도시에 비해선 나은 것 같았다.


밖에서 매미가 울지도 않았고 선풍기 없이도 그럭저럭 버틸 만 하다.


난 이곳에 놀러 온 게 차라리 잘한 일 같았다.


앞으로 여름에는 이런 곳에서 머물러야겠다.


"잠시만 기다리거라..."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할아버지는 컵에 뭔가를 따르고 나서 그것을 내게 건네줬다.


......


검은색 음료...


......


"이게 뭔가요?"


난 컵에 담긴 액체를 보며 물었다.


"커피란다."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고 나서 다시 하던 일을 마저 해나갔다.


나는 커피를 식히고 나서 그것을 마셨다.


......


쓴맛이 났다.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쓰지? 그러면 이것을 한 번 넣어서 먹어 보거라."


할아버지가 그릇에 놓인 작고 네모난 뭔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뭐에요?"


나는 그릇에 놓인 것을 보며 물었다.


"각설탕이란다."


"한 번 넣어서 먹어볼게요."


나는 커피에 각설탕 몇 개를 넣었다. 그리고 수저로 조금 젓고 나서 마셨다.


......


쓴 맛은 여전했지만 이번에는 괜찮았다.


"맛 괜찮니?"


"네, 이제 괜찮아요."


"그거 다행이구나..."


......


"와 있었네?"


엔비가 이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일어났어?"


"방금 일어났어. 배고프다..."


엔비가 배를 움켜쥐었다. 그러고 보니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시간이 깨나 지난 것 같다.


"이제 슬슬 점심 식사를 준비해야겠구나..."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난다!"


엔비가 양손을 들어 올리면서 환호했다.


할아버지는 하고 있었던 뭔가를 챙기고 나서 방으로 향했다.


......


엔비가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 나서 나를 멀뚱멀뚱 쳐다봤다.


"왜 그래? 혹시 뭐 묻었어?"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지금 뭐 마시는 거야?"


엔비가 컵을 보며 물었다.


"커피 마시고 있었어. 너도 마실래?"


"커피? 그거 맛있어?"


......


"맛있는 것 같아..."


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 나도 줘!"


"잠시만 기다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아까 할아버지가 한 것처럼 새로운 컵에 커피를 담았다.


난 커피가 담긴 컵을 엔비에게 건네줬다.


엔비는 그것을 들이켰다.


......


엔비가 인상을 찡그렸다.


"이걸 넣어서 먹어야 하는데 깜박했네..."


나는 엔비가 마시던 커피에 각설탕 몇 개를 집어넣었다.


엔비는 그것을 수저로 몇 번 저었다. 그러고 나서 커피를 마셨다.


......


"괜찮아?"


"아직도 쓰기는 한데 아까보다는 낫네..."


......


"잭, 왔어? 엔비도 여기 있었네?"


샹들레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너도 이리 와서 이거 마실래?"


엔비가 샹들레에게 커피를 권했다.


"그게 뭐야?"


"커피!"


"커피?"


"이런 게 있었어."


"그랬구나..."


......


아까 상황 반복.


샹들레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넣어서 먹어야 하는데 깜박하고 말 안 했네..."


엔비가 샹들레가 들고 있는 컵에 각설탕을 몇 개를 집어넣었다.


샹들레는 수저를 들고 컵에 담긴 커피를 저었다.


......


"이제 괜찮네!"


샹들레가 살짝 웃었다.


점심을 먹기 전 저마다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눴다.


......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토마스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잘 잤어?"


"왔어?"


나, 샹들레, 엔비가 토마스르 보며 말했다.


"다들 여기에 있었구나!"


토마스가 자리에 앉았다.


"배고픈데 점심 식사는 언제 하는 거야?"


엔비가 물었다.


"넌 식사를 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러는 거야?"


"맞아. 그렇게 먹을 것만 밝히다가는 금세 살이 쪄 버릴 거야!"


토마스가 샹들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웃었다.


"이 몸은 부지런해서 살은 안 쪄. 살은 게으르고 나태한 것들이나 찌는 거야!"


엔비가 토마스를 보며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이제 곧 먹겠지."


나는 엔비를 보며 웃었다.


......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서 계셨다.


"다들 일어났구나? 이제 점심 먹자."


할아버지가 이쪽을 보며 말했다.


......


음식...


빨간 국물... 채소... 생선...


......


음식이 뚝배기 안에 담겨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음식 안에는 내가 아까 시장에서 산 생선들이 들어가 있었다.


'이게 뭐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번에도 이것과 비슷한 음식을 먹은 적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생선탕을 준비해 봤어!"


샹들레가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생선탕을 먹고 나서 거실로 향했다.


......


"잘 먹었다."


엔비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정말 맛있었어..."


나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생선 요리는 구워 먹어도 튀겨 먹어도 삶아 먹어도 졸여 먹어도 날로 먹어도 다 맛있는 것 같아..."


......


"그러게..."


나는 씩 하고 웃었다.


"엔비."


"왜?"


"오늘은 뭐라고 안 했네?"


"그게 무슨 말이야?"


"지난 번에는 날씨도 더운데 어째서 탕 요리를 먹냐고 했잖아?"


"안 그래도 아까 그 말이 목까지 차올랐었는데 여기가 거기보다는 덜 더워서 군말 하지 않고 먹기로 했지."


엔비가 씩 하고 웃었다.


엔비 말대로 산골짜기에 있는 장소라서 그런지 도시 보다는 덜 더운 것 같았다.


"잘 생각했어."


'배불리 식사했으면 그걸로 된 거지...'


엔비랑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졸렸다.


또한 지금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른하다.


'오늘은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배가 불러서 그런 건가?'


나는 눈을 감았다.


......


나는 눈을 떴다.


주변은 고요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낯선 숲속이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누워 있는 거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앞을 바라봤다.


연못이 하나 보였다.


뭔가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예전에도 한 번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이런 곳에 방문한 적이 없다.


......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


"잭..."


......


"잭..."


"누구야?"


나는 그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


하얀색 민무늬 원피스를 입은 하늘색 단발머리를 한 소녀...


......


여성은 지금 날 바라보고 있다.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낯익었다.


'누구지?'


나는 여성을 가만히 바라봤다.


......


"날 보러 와..."


......


나는 눈을 떴다.


얼굴에선 땀이 흘러내려고 심장은 쿵쾅 거렸다.


'꿈이었구나...'


기분이 안 좋고 뭔가 찜찜하다.


가위에 눌린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천장을 바라봤다.


노을이 저무는 풍경이 눈에 비췄다.


어느새 저녁이 된 모양이다.


'여태껏 잠을 잔 건가?'


나는 이대로 더 자려고 했는데 배가 고팠다.


나는 주방으로 향했다.


......


"잭!"


토마스가 주방 바닥에서 한 손에 장난감을 든 채로 나를 바라봤다.


"다들 여기 있었네?"


"이제 곧 저녁 시간이라서 깨우려고 했는데 마침 왔네?"


나는 토마스의 대답을 듣고 나서 주방을 바라봤다.


샹들레랑 할머니가 함께 요리하고 있었다.


좋은 냄새가 났다.


엔비는 지금 토마스가 한 손에 든 장난감을 부여잡은 채로 놀고 있다.


"마침 다 됐는데 잘 맞춰 왔네!"


샹들레가 고개를 살짝 돌리고 말했다.


"오늘 저녁은 뭐야?"


나는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


"그건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샹들레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할아버지 모셔 올 게!"


토마스는 방으로 향했다.


......


상 위에 음식들이 하나, 둘씩 나열됐다.


"냄새 좋다!"


나는 식탁에 놓인 음식 냄새를 맡았다.


"맛도 아마 좋을 거야!"


샹들레가 나를 보며 웃었다.


"이게 뭐야?"


엔비가 식탁을 바라보면서 감탄했다.


"문어로 된 해산물 요리야!"


"그랬구나? 그러면 맛있게 먹어주도록 하지!"


엔비가 식사를 시작했다.


"체할지도 모르니깐 천천히 먹어."


"내가 애도 아니고 걱정하지 마."


"혹시 애 취급했다고 기분 상한 거야?"


"시끄러워. 어린애한테 설교 듣지 않아도 난 알아서 잘해!"


"어른 엔비님 알겠습니다. 그것보다는 엔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낫나?"


"난 아저씨가 아니야!"


"난 아저씨라고 한 적은 없어."


"나는 젊다는 소리야!"


"젊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넌 쪼그마한 어린애잖아."


"나보다는 네가 더 쪼끄맣지 않아?"


"둘 다 거기까지 해..."


나는 이들을 중재했다.


할아버지도 자리에 앉았다.


난 샹들레가 만든 갖가지 문어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즐겼다.


......


'무슨 문어로 된 요리가 이렇게 많은 거지?'


식사 도중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맛있었다.


......


문어발처럼 문어 요리로 한가득했었던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서 밤이 됐다.


다들 지금 저마다 꿈나라를 헤매는 중이다.


'아까 잠을 자서 그런지 잠이 안 오네...'


한밤 도중인데도 눈이 초롱초롱하다.


내 예상으로는 아마 밤하늘에 빛나는 그 어떤 별들보다도 지금 내 눈망울이 더 밝게 빛날 것이다.


'일어날까?'


나는 집 밖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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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querade Project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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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프로젝트를 중단합니다. 24.05.03 10 0 3쪽
76 Another Memory... 24.04.12 8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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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3 Plus 24.03.18 10 0 22쪽
58 3 - 2 Plus 24.03.17 10 0 24쪽
57 3 - 1 Plus 24.03.16 13 0 21쪽
56 2 - 5 Plus 24.03.15 11 0 20쪽
55 2 - 4 Plus 24.03.14 12 0 23쪽
54 2 - 3 Plus 24.03.13 23 0 22쪽
53 2 - 2 Plus 24.03.12 18 0 22쪽
52 2 - 1 Plus 24.03.11 11 0 21쪽
51 반 피오스의 과거 24.03.10 11 0 8쪽
50 1 - 9 Plus 24.03.09 10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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