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querad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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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49
최근연재일 :
2024.08.20 16:5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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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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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배고프다..."


나는 낮게 중얼댔다.


"이제 슬슬 뭐라도 차려서 먹을까?"


"그러자."


"카레, 양고기..."


잠자고 있는 엔비가 대화를 들은 건지는 몰라도 잠꼬대했다.


나랑 샹들레는 그런 엔비를 보며 웃었다.


엔비를 깨우고 나서 간단히 밤참을 마치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섰다.


......


지금은 램프를 불을 켜고 나서 짐칸에 매단 채로 야반도주를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을 타고 길을 나서는 중이다.


나는 처음에는 램프를 켜도 야밤 도중에 다니기 불편하거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 주변 길은 완만하고 평평하고 일직선으로 쭉 이어져 있는 구도라서 그다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덥지 않은 것까지는 좋은데 이거 몸도 찌뿌둥하고 시차 적응이 안 되네..."


엔비가 반대편 자리에서 하품을 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이어서 샹들레가 말을 몰면서 하품했다.


시차 적응이 안 되는 건 샹들레도 마찬가지 것 같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나는 엔비를 보면서 피식했다.


"그건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괜찮아지고 싶지는 않네. 그러니깐 어서 이 재미 없는 일을 마치고 나서 돌아가자."


엔비는 대답하고 나서 반대편 방향을 바라봤다.


"너네는 왜 날도 안 더운데 내 양쪽에 앉아서 가는 거야?"


샹들레가 말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물었다.


"난 바람 쐬고 싶어서 나왔어."


"위와 같다."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자리가 좁아서 불편하네..."


"살이 쪄서 그러는 거 아니야?"


"뭐!?"


말이 잠시 경로를 이탈하고 나서 다시 제자리를 되찾았다.


"살이 쪄서 그런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 거 아니야!"


"아니면 마는 거지 왜 말을 더듬는 거야? 혹시 어딘가 아픈 곳이라도 찌른 건가?"


엔비가 실실 쪼갰다.


"시끄러워. 숙녀한테 살이 쪘다고 하다니 비신사적이야!"


"쪼끄만 게 무슨 숙녀야?"


"내 생각에는 네가 더 쪼끄만 것 같아."


"난 고양이가 아니야!"


"누가 뭐라고 했어?"


다들 이렇게 한밤 중에서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갈 길을 계속 나아갔다.


아직 시차 적응도 잘 안되고 졸리고 피곤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의 떠들썩한 모습을 보니 즐거웠다.


......


저 너머로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


"벌써 오전인가 보네..."


"그러네? 오전이네..."


난 건너편 자리에 앉아있는 샹들레를 바라봤다.


샹들레는 지금 뾰로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아직도 저러고 있네...'


......


햇빛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더워진다..."


"그러네..."


엔비가 자리에 늘어진 채 신음했다.


나도 지금 엔비랑 비슷한 모습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인 것 같네..."


샹들레가 인상을 찡그렸다.


......


전날 계획해둔 것처럼 주변의 그늘진 자리에 적당히 터를 잡았다.


다들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에겐 하루가 시작됐지만 누군가에겐 하루가 지났다.


......


나는 지금 자리에 누워 있다.


'잠이 안 오네...'


지금 피곤한 건 맞는 것 같은데 막상 점심시간에 잠을 자려고 하니깐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또한 이 시점 사방에선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네..."


엔비가 자리에 누운 채로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그러네..."


나는 엔비를 보며 씩 하고 웃었다.


샹들레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나름 잘 적응한 건지는 몰라도 지금 가만히 누워서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자는 중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어디 갈 거야?"


"잠이 안 와서 이 주변이나 잠깐 돌아보려해."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같이 가자. 그나저나 쟤는 잘만 자네..."


엔비가 샹들레를 바라봤다.


나랑 엔비는 이렇게 의도치 않게 햇볕이 쨍쨍한 점심시간 도중의 숲속을 거닐게 됐다.


......


"열매가 있네?"


나는 나무에 매달린 열매를 바라봤다.


주위를 둘러보자 여기저기 나무에 열매가 잔뜩 매달려있었다.


"나중에 돌아가면서 열매나 따서 갈까?"


엔비가 날 보며 씩 하고 웃으면서 물었다.


"그러자!"


나는 엔비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자 눈앞에 연못이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연못에선 어떤 동물 한 마리가 느긋이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저게 뭐지?'


나는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사슴처럼 생겼다.


"엔비, 저거 사슴 맞지?"


"사자는 아닌 것 같다."


엔비가 그것을 보며 대답했다.


......


사슴을 붙잡고 나서 잠시 연못에서 수영하기로 했다.


......


엔비가 옆에서 몸을 풀며 소리를 냈다.


나는 빤스만 입은 채 몸을 풀었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네..."


"뭘 말이야?"


"샹들레를 깜박하고 있었어. 데리고 올까?"


"잘 자는 애를 왜 깨워? 자는 애는 그냥 두고 어서 씻기나 하자!"


"그건 그러네..."


엔비는 연못 속으로 퐁당 소리를 내며 입수했다.


나는 연못 속으로 풍덩 소리를 내며 입수했다.


나랑 엔비는 한참 동안 연못 속에서 헤엄치고 놀았다.


......


잠시 햇볕을 쬐며 몸을 말리고 나서 지난번처럼 연못 안에 있는 생선들을 어느 정도 잡고 나서 짐칸 안에 저장해 놓았다.


겸사겸사 나무 열매랑 붙잡은 사슴도 함께 말이다.


"오늘은 먹을 게 많네!"


엔비가 씩 하고 웃었다.


"그러네? 먹을 복이 터진 것 같아!"


나는 씩 하고 웃었다.


......


나랑 엔비는 일사불란하게 조리 과정을 마치고 나서 사슴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나무 열매는 잘 씻고 후식으로 먹기로 했다.


"냄새 좋다. 역시 이 세상에서 고기 익는 냄새만큼 좋은 냄새는 또 없는 것 같아."


엔비가 두 눈을 감고 말했다.


......


자고 있는 샹들레를 깨우고 나서 사슴고기를 함께 먹었다.


......


엔비가 갑자기 인상을 찡그리고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그래?"


"뭔가를 깜박한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


"혹시 소스가 없어서 그러는 거야?"


내 질문에 대답한 엔비에게 샹들레가 물었다.


"뭔가 자꾸만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게 그게 없어서 그러는 건가? 확실히 고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소스가 빠지면 섭섭하지!"


"그건 그래."


"소스 꺼내서 찍어 먹자!"


잠시 그런 얘기를 나누고 나서 짐칸 안에 있는 소스를 꺼내 채소랑 함께 즐겼다.


저마다 즐거운 점심 식사를 즐겼다.


......


나랑 엔비는 정말로 깜박한 게 뭔지 그때는 몰랐다.


......


지금 말을 몰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지금은 오후 시간이라서 햇빛이 어느 정도 사그라진 상태다.


"피곤하다..."


엔비가 말을 몰며 중얼댔다.


"그러네. 피곤하네..."


난 멍하니 앞을 응시했다.


"넌 말을 몰고 있지는 않잖아? 말을 몰면 오히려 덜 피곤하지 않아?"


"피곤한 건 마찬가지야. 그나저나 아까까지만 해도 씻고 나와서 기분도 좋고 뽀송뽀송했었는데 잠깐 뿐이네..."


"씻고 나왔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게 있어. 별일 아니니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엔비가 샹들레의 질문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


이번에는 샹들레가 말을 몰았다.


엔비는 반대편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피곤해서 잠에 든 모양이다.


'피곤할 만도 하지...'


나랑 엔비는 잠자는 걸 깜박했다.


아까 엔비가 자꾸 뭔가를 깜박한 것 같다고 하더니 이거였나 보다.


"잭, 짐칸에서 생선 냄새 같은 게 나는 것 같지 않아?"


"아까 생선 잡아서 통 안에 넣어 놨어!"


나는 샹들레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랬구나..."


"아까 너 자고 있을 때 이리저리 부지런하게 다니면서 사냥했다."


잠든 줄 알았던 엔비가 눈을 감고 말했다.


......


저 너머로부터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날은 이제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다.


오늘도 일찍 잠자기 위해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나랑 엔비는 샹들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기로 했다.


"이러다가 눈 아래 그늘이 생기겠네..."


'피곤하다는 거겠지?'


나는 엔비를 바라봤다.


"오늘은 일찍 자도록 해!"


"그래야겠다. 식사가 다 되면 말해..."


엔비는 대답하고 나서 눈을 감았다.


......


주위에서 매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저놈의 매미들은 나랑 과거에 원수라도 진 건가?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네..."


엔비가 눈을 감고 인상을 찡그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평소에는 그다지 듣고 싶지도 들을 만한 소리도 아닌 매미 울음소리였지만 이런 날, 이런 순간에 듣게 되니 재미있었다.


......


한쪽에선 엔비의 코골이 소리, 다른 한쪽에서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서로 부조화를 이루며 섞여 들렸다.


나는 점점 밤을 향해 가는 하늘을 잠시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


눈을 뜨자 더웠다. 게다가 아래쪽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나는 아래를 바라봤다.


엔비가 그곳에서 자고 있었다.


'왜 여기에서 자는 거지?'


난 하늘을 바라봤다.


날씨가 어두컴컴하고 저 너머로 별이 보인다.


여름은 덥고 공기도 미지근하고 땀도 나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숲에서 은은히 불어오는 바람과 그런 것들에서 묻어나오는 냄새는 싫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런 때가 괜찮기도 했다.


저 시끌벅적하게 우는 매미 소리 빼고 말이다.


저 너머에서 샹들레가 이쪽을 보며 소리쳤다.


이제 식사 준비가 다 된 모양이다.


"지금 갈게!"


나는 샹들레를 보며 대답했다.


난 엔비를 깨웠다. 이후 현장으로 향했다.


......


"날씨도 더운데 뜨거운 음식이네..."


엔비가 자리에 앉은 채 불평했다.


"지난번에 더위는 더위로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


샹들레가 한 손엔 그릇을 들고 다른 손에는 국자로 음식을 담으며 말했다.


"굳이 뜨거운 음식을 챙겨 먹을 필요가 있어?"


엔비는 샹들레가 건네준 그릇을 받고 나서 대답했다.


"더울 때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게 더 낫지 않아? 그렇게 해야 더운 기분을 덜 느낄 거 아니야."


"더운 건 어차피 마찬가지인데 그런 게 뭐가 중요해?"


"이건 뭐야?"


나는 샹들레가 건네준 그릇을 받고 나서 물었다.


"생선찜이야. 원래는 구워서 먹으려고 했었는데 이제 슬슬 밤이니깐 쪄서 먹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만들어 봤어."


"그랬구나..."


"좌우지간 배 고프니깐 자잘한 건 넘어가고 이제 슬슬 식사를 시작해 볼까?"


엔비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생선찜 냄새를 맡았다.


......


"냄새 좋다."


"그렇지?"


"이거 보니깐 술이 마시고 싶어지네."


"여기까지 와서 무슨 술이야?"


"술을 마실 수 있는 거 아니야?"


"내일쯤이면 현장에 도착할 텐데 참는 게 낫지 않겠어?"


"참는 건 더위만 해도 이미 원 없이 참고 있는데 말이지."


"그만하고 이제 식사나 하자."


난 이 둘을 중재했다. 이렇게 생선찜을 배불리 먹었다.


......


"잘 먹었다."


엔비가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자리에 누웠다.


"아까는 덥다고 뭐라 하지 않았어?"


"지금은 아까보다는 덜 덥잖아. 그러니 이 마음이 하늘같이 넓은 엔비가 참고 넘어가 줘야지."


엔비가 날 보며 대답했다.


......


주변 정리를 하고 나서 잠자기 위해 자리에 누웠다.


......


눈을 뜨자 하늘이 어둑했다.


아무래도 새벽쯤인 것 같다.


주변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엔비랑 샹들레는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둘 다 피곤했던 모양이다.


나도 어제 잠을 못 자기는 했지만 이들에 비해선 노고가 그다지 심한 편은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덜했다.


나는 더 누워서 잘까 했는데 새벽이라서 그런지 날씨도 선선하고 멀리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아서 주변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산책에 나섰다.


......


난 별생각 없이 숲 여기저기를 거닐면서 다녔다.


새벽이라서 그런지 역시 어두컴컴했다.


이건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오로지 하늘에서 비추는 달빛에 의지한 채로 걸어 다녀야 했다.


'랜턴을 들고 올 걸 그랬나?'


......


눈을 뜨자 아까 자고 있었던 그 장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엔비랑 샹들레가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넌 뭘 했다고 온종일 자고 있어? 출발하게 얼른 일어나!"


엔비가 멀찌감치에서 소리쳤다.


'꿈인가?'


기분이 뭔가 이상했다. 왜냐면 꿈치고는 생생해서 그렇다.


'뭐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잠 깨게 물이나 한 잔 마셔."


엔비가 내게 수통을 건네줬다.


......


"잠깐 있어 봐."


"왜 그래?"


샹들레가 말고삐를 쥔 채 물었다.


"이쪽으로 가면 더 일찍 갈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숲을 가리켰다.


"그게 무슨 말이야?"


반대편 자리에 앉아있는 엔비가 물었다.


"숲길로 가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그런 건 아니야..."


난 샹들레를 보며 대답했다.


"멀쩡한 길을 내버려 두고 왜 숲속으로 가자는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급할 것도 없으니깐 잭 말대로 한 번 저리로 가 보자."


샹들레가 엔비에게 제안했다.


"난 얼른 볼 일 다 보고 나서 귀가한 뒤 푹 쉬고 싶어."


엔비가 팔짱을 끼고 나서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 고기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겠지?'


난 엔비를 보며 피식했다.


결국 지도에 적힌 정상적인 길이 아닌 숲속 길로 향하게 됐다.


......


"일찍 도착했네?"


엔비가 눈앞의 거대하고 웅장한 하얀색 신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 지금 예정보다 훨씬 일찍 물의 신전에 도착했다.


신전의 바로 앞에는 메마른 채로 움푹 파여서 갈라진 땅이 보였다.


"그러네..."


나는 피식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신전을 보며 중얼댔다.


"볼 일은 이걸로 다 끝난 거 아니야?"


엔비가 신전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잠깐 살펴보러 가자고 했잖아? 잠깐 살펴봤으니깐 볼 일은 다 끝난 거지!"


"그게 아니라 무슨 일이 생겼나 보러 온 거였잖아!"


샹들레가 엔비에게 태클 걸었다.


"어차피 살펴본다는 점에선 같잖아? 그러니깐 이제 돌아가자!"


엔비가 보챘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깐 잠깐 주변을 둘러만 보자."


나는 이들에게 제안했다.


"정말 귀찮다..."


엔비가 중얼댔다. 이후 신전 주변을 잠깐 둘러봤다.


......


마지막으로 물의 신전 문 앞에 다가섰다.


"이제 둘러볼 건 다 둘러본 것 같아."


엔비가 주위를 두리번댔다.


"남은 건 이제 이 안이네?"


샹들레가 입구를 바라봤다.


이곳의 입구는 지금 굳게 닫혀 있다.


문고리 같은 건 따로 달리지 않았다.


또한 미닫이식으로 돼 있지도 않아서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이것을 입구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냥 부수고 들어가자!"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냥 부수면 되는 거지."


엔비가 날 보며 별일 아닌 듯 대답했다.


"안에서 지내는 사람이 화내면 어쩌려고 그래?"


샹들레가 엔비를 말렸다.


"이런 곳에서 사람이 지내기나 하나?"


"더는 확인할 것도 없는 것 같고 이쯤하고 돌아가자."


나는 그렇게 말하며 신전 입구에 손을 기댔다.


문이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


'뭐지?'


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문이 열린 신전 내부를 바라봤다.


어두컴컴했다.


"아무래도 들어오라고 하는 것 같네?"


엔비가 신전 내부를 바라봤다.


"한 번 들어가 보자!"


샹들레가 씩 하고 웃었다.


물의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


신전 안으로 들어가자 열려 있었던 신전 문이 닫혔다.


난 주위를 둘러봤다.


온통 새카맣고 조용했다.


나는 손을 앞으로 내밀고 주변을 더듬거렸다. 그러던 중 한 손에 뭔가가 붙잡혔다.


'뭐지?'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난 다른 손으로 그 물체를 붙잡았다. 그러고 나서 쥐었다가 폈다를 했다.


......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은 부드러웠다.


내 키 보다는 조금 더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또한 어떤 천 같은 것에 감싸져 있는 것 같았다.


그 시점 주변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


내부...


신전 내부 일 것이다.

밖에서 보이던 것과는 달리 안은 그렇게까지 넓지 않았다.

천장만 조금 높을 뿐이었다.

주변은 온통 칙칙했다.

회색에 가까웠다.


기둥...


양쪽에 몇 개 서 있다.


횃불...


건물 양쪽에 매달려 불타오르고 있다.


......


앞에서 기침 소리가 났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내 앞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


붉은 눈빛...


......


"오랜만이네요. 이번까지 합해서 만난지 세 번 정도 됐나요? 그나저나 만난지 얼마 안 된 아녀자의 몸에 손을 대다니 정말 과감하신 것 같네요..."


나는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나서 약간 아래 쪽을 바라봤다.


내 양 손은 지금 그녀의 몸에 매달린 커다란 수박 두 개를 붙잡고 있는 상태다.


'친구들은 어디 있는 거지?'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


"이제 손을 놓아주시겠어요?"


나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깜박했다.


여인은 다시 기침했다.


......


"제가 방금 전까지 친구들과 함께 있었는데 여기는 어디인가요?"


"이곳은 보시다시피 물의 신전 내부랍니다."


그녀는 주위를 잠시 둘러보고 나서 대답했다.


이곳은 아무래도 물의 신전 내부가 맞나 보다.


여기서 궁금한 건 나는 분명 자동으로 열린 문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이곳으로 들어왔는데 정작 친구들은 온데 간데 없고 내 앞에는 커다란 수박이 두 개 있었다는 점이다.


"당신은 왜 이곳에 있는 거죠?"


나는 지금 내 친구들이 어디 있는 지도 궁금했지만 이 여인이 왜 이 순간, 이 장소에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건 앞으로 있을 그녀들과의 만남 전에 당신이 이런 현실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방향성을 잡아 진행시켜 나갈지 지켜보기 위해서죠. 이건 일종에 간단한 예행 연습 정도라고 보면 돼요."


"그게 무슨 말이죠?"


"자세한 건 직접 겪어 보면 알 게 될 겁니다. 세상엔 그것 만한 게 또 없으니까요. 그럼 즐거운 게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녀가 살짝 웃었다.


나는 눈이 스르르 감겼다.


......


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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