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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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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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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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단

DUMMY

남궁강.

남궁세가의 장남으로 무림의 후기지수를 논할 때 이름이 거론되는 유명인이다.

하지만 남궁세가가 있는 안휘성에서는 천하 제일가는 난봉꾼으로 유명했다.


남궁세가에서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서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궁강은 완전 망나니였다.

약관이 되기 전부터 기루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무공 공부는 뒷전이고 매일 술판을 벌렸다.


기루에서조차 술버릇이 고약한 남궁강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했다.

술만 마시면 기녀에게 손을 올려 붙였고 강간을 일삼았다.


그가 안휘성을 지배하는 남궁세가의 장자가 아니었다면 벌써 기루에 출입을 금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궁강은 돈이 많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루에서 돈을 물 쓰듯 하니 기루에서는 기녀들을 달래서 남궁강의 술 시중을 들게 했다.


당진명은 저녁 시간이면 웬만하면 남궁강이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남궁강이 가는 곳은 안휘성에서 제일 큰 기루일 것이었다.


그렇게 추리하면 남궁강이 있을 만한 기루는 몇 군데로 좁혀진다.

자화루.

안휘성에서 제일 큰 기루 중 하나인 이곳은 당진명이 두 번째로 온 것인데 운 좋게도 남궁강이 오늘은 이곳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망나니 놈을 찾는 수고를 덜었군.’


당진명은 우선 남궁강이 이전 생과 똑같이 구제 불능인 막나니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놈을 고자로 만드는 것은 정파인이 할 짓이 아니라 여긴 것이다.


“이곳입니다.”


기녀가 자화루에서 제일 큰 방으로 당진명을 안내했다.


“남궁 공자님 친우 분께서 오셨습니다.”


기녀의 말에 남궁강이 고개를 갸웃했다.


“더 올 녀석이 없는데···?”


남궁강이 똘마니처럼 데리고 다니는 무인들에게 무언의 눈짓을 보냈다.

똘마니들도 생각나는 바가 없었다.


“누구라더냐?”

“당 공자라고 하셨습니다.”

“당 공자···? 누군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얼굴이나 보자. 들라 해라.”


남궁강의 명에 기녀들이 문을 열고 당진명을 안내했다.


당진명이 안으로 들어가서 포권을 하며 인사했다.


“남궁 세가의 남궁강 대협이 맞으시죠?”

“그렇소만··· 댁은 누구요?”


남궁강이 의아하단 표정으로 당진명에게 물었다.


‘이 씹새끼···’


당진명은 남궁강의 면상을 보자 갑자기 울화가 치밀었다.

40년이 지났어도 하나밖에 없는 누이동생을 죽인 원수 놈의 얼굴을 보니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독마 당진명은 무림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었다. 나이가 60이 넘어가면 웬만큼 화나는 일에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여아홍 술병을 하나 집어 들고 저놈의 머리를 쪼개놓고 싶지만 저놈이 구제 가능한지 탐색하는 게 먼저다.’


“저는 사천당가의 삼남 당진명이라고 합니다.”


당진명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남궁강의 표정도 부드러워졌다.

사천당가의 삼공자라면 무시할 신분은 아니었다.

게다가 최근에 사천당가의 막내딸과 혼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던 것이다.


“아, 이거 형님이셨군요.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남궁강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자리를 권했다.

눈치빠른 조무래기 한 명이 남궁강의 오른쪽 자리를 비워주었다.


“형님이요···?”


당진명은 자신도 모르게 벌레 씹은 표정을 지었으나 남궁강은 유력한 세가의 자제들이 으레 그렇듯이 상대 표정을 잘 신경 쓰지 않았으므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직 못 들으신 모양이군요. 지금 우리 남궁세가와 사천당가 사이에 혼약 얘기가 오가고 있소. ”


알고는 있었다. 그렇기에 당진명이 이렇게 급하게 안휘성을 찾은 게 아니겠는가. 그래도 남궁강 놈에서 형님이란 소리를 들으니 당진명의 배알이 뒤틀렸다.


“그런데 형님은 어쩐 일로 이곳에 오신 거요? 사천에서 이곳 안휘성은 꽤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


남궁강이 옆자리에 앉은 당진명을 보며 물었다.


“이곳 안휘성의 기루가 유명하다길래 제일 유명한 이곳 자화루에 들렀지요. 그런데 마침 남궁세가의 남궁강 공자님이 와 계시다길래 겸사겸사 인사나 할 겸 들렀습니다. 우리 두 가문은 같은 오대세가의 일원 아닙니까?”


당진명의 말에 남궁강이 당진명의 어깨를 치며 기꺼워했다.


“맞소 우리 두 가문은 이전에도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였고 당 소저와 내가 혼인 한다면 진짜 가족이 되는 것 아니겠소.”


남궁강이 자신의 어깨를 치는 것을 보고 당진명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지금껏 독마에게 이리 멋대로 어깨를 치는 간댕이가 부은 놈은 없었던 것이다.


‘... 좀만 참자.’


“그나저나 당 형이 주색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구려. 먼 안휘성까지 와서 노시다니···”

“저도 고향 사천에서는 주색잡기로 어디서 안 빠지는 놈입니다. 당진명이 여아홍을 병째로 들이키며 말했다.”

“대단하오. 이 남궁강이 오늘 제대로 놀만한 친구를 만났군.”


한 병 거나하게 술을 들이키는 당진명을 보고 남궁강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당진명은 남궁강과 함께 술을 마시며 밤새 거나하게 놀았다.


“으하하하하!”


남궁강이 기녀의 춤을 보면서 박장대소했다.

기녀는 살짝살짝 옷을 들추며 자신의 젖가슴이 보일락말락 한 야시시한 춤을 추며 남궁강의 흥을 돋구고 있었다.


“좋구나!”


남궁강이 부채를 휘두르며 일어서다 옆에서 술을 따르는 기녀를 밀치게 되었다.


“앗!”


기녀는 그만 따르던 술을 남궁강의 가슴팍에 부어버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남궁강이 눈을 치떴다.


“죄, 죄송합니다 공자님!”


따지고 보면 남궁강이 잘못한 일이었으나 기녀는 남궁강이 난폭한 것을 알았으므로 먼저 머리를 조아렸다.


“이년이 이 옷이 얼마짜리인 줄 아느냐?”


남궁강이 기녀의 뺨을 후려쳤다.


-짜악!


‘...!’


남궁강은 내력을 실어서 인정사정없이 기녀의 뺨을 후려친 것이었다.

뺨을 맞은 기녀의 볼이 빨갛게 부풀어 올랐고 이빨이 부러져 기녀는 입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기녀는 말도 못 하고 억울해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네가 뭘 잘했다고 우는 거냐? 네놈의 몸값을 다 합쳐도 이 옷 하나 장만 할 수 있는 줄 아느냐!”


탕!


그때 당진명이 술잔을 탁자에 세게 내려놨다.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저놈은 유죄다.’


당진명은 판결을 내렸다.

무림인이라면 무공을 하나도 모르는 일반인을 상대로 내력을 써서는 안 되었다.

아니 그것 이전에 기녀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저리 후려 팬단 말인가.

더 볼 것도 없었다.


당진명은 싸늘한 눈을 하고 품 안에 넣어둔 약봉지를 꺼내서 술에 탔다.


봉지에 담긴 약은 파단환과 문양단을 섞은 극독이었다.

파단환은 단전을 파괴하는 독이었고 문양단은 남자의 양물을 썩어 문드러지게 하는 흉참한 극독이었다.


두 독환 모두 독마가 나중에서야 만들어낸 독물로 현재로는 의원이 봐도 무슨 독에 당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두 약은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서 당진명이 중독을 시켰다고 의심을 하기 힘들게 특별히 조제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사천당문의 공자이니 자신을 의심할 수는 있겠지만 절대로 증거는 나오지 않을 것이고 애초에 시름시름 앓다고 죽게 만들어놓은 독물이었다. 자신이 독에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었다.


독마의 간계가 이와같이 치밀했다.


당진명은 일어서서 남궁강을 달랬다.


“남궁형. 오늘 같이 좋은 날에 그리 화를 내실 필요 있습니까? 고정하시지요.”


당진명은 그러면서 엄중한 목소리로 기녀를 꾸짖었다.


“썩 꺼지거라. 네년 때문에 남궁 형께서 기분이 상하셨으니 어떻게 보상할 수 있겠느냐!”


기녀가 더 험한 꼴을 당하지 않도록 당진명이 배려해서 일부러 거칠게 말한 것이다.

큰형 당진상이 자주 쓰던 수법을 당진명이 흉내 내 본 것이었다.


당진명이 나서서 기녀를 꾸짖자 남궁강도 기분이 어느 정도 풀렸다.


“그래, 동생 말이 맞아. 즐겁게 놀아야 되는데 화내봤자 나만 손해지.”

“맞습니다. 형님. 동생이 한 잔 드리겠습니다. 쭉 들이키시죠.”


당진명이 웃으며 독이 든 술잔을 남궁강에게 권했다.


“흐흐흐 고맙네 동생.”


남궁강은 당진명이 준 술잔을 호쾌하게 마셨다.


그 모습을 보며 당진명이 속으로 차갑게 조소했다.


‘잘가라. 병신아.’


밤새워 남궁강과 어울린 당진명은 다음날 안휘성을 떠났다.


기다렸다가 남궁강이 앓아눕는 걸 보고 갈까도 생각했지만 괜히 시간낭비인 것 같았다.


‘할 일도 바쁜데 저런 버러지한테 시간을 쓰는 것도 아깝지. ’


당진명은 다시 사천으로 떠났다.



***


당진명과 술을 마신지 며칠 후.


남궁강은 자신의 몸이 이상함을 눈치챘다.

왠지 몸이 무겁고 사타구니의 양물이 가려웠다.


“어, 씨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남궁강이 전날 술을 많이 퍼마시기는 했다. 아니, 매일 같이 많이 퍼마셨다고 해야 맞으리라.

그래도 남궁강은 무공을 배운 무인이었다.

하루 밤쯤 계속 술을 퍼마신다고 해서 숙취로 고생한 일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사타구니도 가려웠다.


‘뭐 별일 아니겠지.’


남궁강은 며칠 지나면 상태가 호전되리라 여겼다.

그러나 일주일이 넘도록 상태가 나빠지기만 하고 낫는 느낌이 없었다.


그제서야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남궁강은 남궁세가 전속의원을 불러 몸을 진찰하게 했다.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아랫도리가 가렵고 그럽니다. 왜 이런 거요?”


남궁강의 몸을 진맥하고 살펴본 의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몇십 년 동안 의원 일을 했지만 이런 병증은 처음 봅니다.”


의원이 모를 만도 했다. 남궁강이 중독된 독은 미래에 독마 당진명이 만들어낸 전혀 새로운 독물이기 때문이었다.


“대체 원인이 뭐란 말이오? 기운도 없고 요즘엔 밤일도 제대로 못 치르겠소.”


남궁강은 요즘 죽을 맛이었다. 주색잡기가 남궁강의 유일한 낙이었는데 그것을 못하게 되니 살맛이 날 턱이 없었다.


“그것이··· 제가 볼 때는 성병인 듯싶습니다.”


의원이 이마를 긁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성병이라고?”


남궁강이 눈을 크게 떴다.


“아무래도 사타구니가 가려운 증상을 보니 여태껏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성병에 걸리신 것은 아닐지··· 아무래도 당분간 기루는 멀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의원이 조심스레 말했다.


“기루를 멀리하라고?”

“잘못되면 평생 사내 구실을 못 할 수도 있습니다.”


남궁강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입만 벌리고 아무 소리도 못 내었다.



***


사천당가.


당진명은 콧노래를 부르며 당가장 안으로 들어섰다.

원수인 남궁강 놈이 당할 참담한 미래를 생각하니 절로 신바람이 났다.


“너는 대체 어디를 쏘다니다 나타난 것이냐?”


큰형 당진상이 당진명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형님, 나와계셨습니까?”

“아버지께서 찾으신다 가주전으로 가보거라.”


‘아버지가 날 왜 찾으시지?’


당진상의 말에 당진명은 고개를 갸웃하며 가주전으로 향했다.


“아버지 절 찾으셨다고요?”


당진명이 가주전의 아버지이자 사천당가 가주 당군보에게 인사했다.


“음···”


당군보는 일어나서 당진명에게 다가왔다.


짜악!


‘...?!’


당군보는 밑도 끝도 없이 당진명의 뺨을 올려붙였다.


작가의말

내일은 주말이네요!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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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서월탄의 결심 +6 24.04.07 2,930 39 16쪽
10 염안초를 찾아서 +4 24.04.06 2,981 45 11쪽
9 염안초 +4 24.04.05 3,157 46 12쪽
8 의원 당진명 +4 24.04.04 3,315 54 11쪽
7 40년 묵은 하수오 +6 24.04.03 3,375 55 11쪽
6 강호행 +7 24.04.02 3,601 58 11쪽
5 괴도 문겸 +7 24.04.01 3,887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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