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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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최근연재일 :
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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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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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서소현

DUMMY

“저 쪽으로 도망갔다!”

“잡아라!”


-파파팟!


서월탄이 방금 전까지 있던 곳을 향해서 화살이 쏟아졌다.

서월탄은 급하게 언덕 아래로 뛰어내렸다.


서월탄은 대막태양궁의 추적자를 피해서 도망치고 있었다.


태양궁의 추적자들은 일류 고수가 섞인 6명의 집단이었다.

살문에서 살수로서 교육받은 서월탄이었지만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고수가 섞인 추적자들을 따돌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게다가 화살에 맞아서 상처까지 입은 상태.

서월탄은 무리해서 태양산 쪽으로 위사들을 유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태양궁의 추적은 집요했다. 더 도망갈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그나마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어두컴컴한 새벽이었기에 서월탄이 태양산까지 도망칠 수 있었다.


‘내 얼굴이 발각되면 당 의원님이 위험해진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잡혀서 얼굴이 드러난다면 어제 낮에 당진명과 같이 있던 걸 본 사람이 많을 것이었다.


‘내 얼굴이 드러나는 것만은 막아야해.’


서월탄은 살아남을 생각은 버렸다. 당진명이라면 아들 소현이를 반드시 치료해 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말은 의원이라면 응당 해야할 일이라고 겸손했지만 세상 어느 의원이 신강까지 와서 약재를 찾아주겠는가. 그것도 때양볕이 내리는 태양산에서 일주일 넘게 말이다.


다른 의원들은 다들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할 때 당진명만이 어떻게든 서소현을 구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주었다.

서월탄에게는 소현이가 낫든 안 낫든 이미 당진명은 은인이었다.


‘은인에게 피해가 가게 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당 의원님이 신강에서 벗어날 때 까지는 내 정체가 들켜선 안 돼.’


서월탄은 결심을 굳혔다.

서월탄은 절벽 끝자락까지 갔다.

아래쪽 강에는 급류가 흐르고 있어서 시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서월탄은 아들 소현을 생각했다.


‘소현아 이 세상에 너 혼자 남겨두고 가는 아비를 용서하거라.’


서월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당 의원님 소현이를 부탁드립니다.’


“저기다!”

“놓치지 마라!”


언덕 너머로 태양궁의 위사들이 쫒아오고 있었다. 더는 우물쭈물하고 있을 수 없었다.


“에잇!”


서월탄은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


당진명은 그대로 염안초가 든 상자를 끌어안고 이리에서 도망나왔다.

자신과 서월탄이 같이 움직이는 걸 본 사람이 이리에 꽤나 있었다. 이대로 해가 떠서 내일이 되면 태양궁 위사들의 추적을 피하기 힘들어 질 것이다.

가능하면 해가 뜨기 전에 이리에서 빠져나와 감숙성 방향으로 도망치는 게 안전했다.


당진명은 신강지역을 빠져나갈 때까지 쉬지않고 이동했다.

서월탄의 희생해서 태양궁 위사들의 주위를 분산시키기도 해서 당진명이 태백산에 도착할 때까지 태양궁 위사들의 추적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당진명은 한 달에 걸쳐 조심스레 이동한 끝에 태백산에 닿을 수 있었다.


“진명아 무사했느냐?”


의선이 당진명을 반겨주었다.


“소현이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제자가 염안초를 구해왔습니다.”


당진명이 나무상자를 의선에게 건넸다.


“염안초가 맞구나! 고생 많았다. 그런데 서 대협이 안 보이는구나. 너랑 같이 떠난게 아니더냐?”


의선에 말에 당진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자신과 아들 소현이를 구하기 위해 죽은 서월탄이 생각났다.


“사실 신강에서 염안초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의선은 나무상자에 담긴 염안초를 보며 의아해했다.

당진명은 간단하게 대막태양궁이 무공수련을 위해 얼마 남지 않은 염안초를 독점하고 있던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저와 서 아저씨는 태양산에서 일주일 넘게 염안초를 찾아 헤멨지만 결국 염안초를 구하지 못 했습니다. 서 아저씨는 염안초를 구하기 위해 결국 태양궁에 잠입한 겁니다. 그후 염안초를 구하기는 했지만 서 아저씨는 태양궁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스스로 미끼가 되어 적들을 유인했습니다.”


당진명의 말을 들은 의선은 탄식했다.


“무림인들은 무공이 뭐라고 아픈 환자를 구할 약초마저 독점한단 말이냐.”


당진명도 동의했다. 정도라는 게 있어야하는데 태양궁 놈들은 도가 지나쳤다.


“어쨌든 염안초를 구해 왔으니 빨리 탕약부터 끓여야겠다.”


의선이 팔을 걷어 붙였다.


“저도 돕겠습니다.”

“오느라 피곤할텐데?”

“이번만큼은 저도 돕고 싶습니다. 서 아저씨를 생각하면 가만히 있기가 더 힘듭니다.”


당진명의 심정을 헤아린 의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물부터 끓이자. 약탕기 두 개에 각기 불을 때도록 하거라”

“예.”


당진명은 곧바로 약탕실로 들어가서 도기(陶器)로된 약탕기 아래에 땔감을 넣고 불을 땠다.

의선은 염안초를 제조실로 가져가서 염안초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제자가 탕약 만드는 걸 지켜봐도 되겠습니까?”


약탕기에 불을 올린 당진명이 제조실로 들어왔다.


“안 될 게 있겠느냐. 내가 염안초를 다듬는 걸 잘 봐두도록 해라.”


당진명은 회귀 전 독문의 일원이었던 임청호의 동생을 치료해줄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의선에게서 염단절맥 치료법을 잘 배워둘 필요가 있었다.


의선은 염안초 흙을 깨끗이 털어낸 후에 이파리와 줄기를 잘라서 따로 보관했다.


“염안초의 이파리와 줄기는 각기 다른 효능이 있어서 나눠서 탕약을 달이는 것이 좋다.”


그러고는 이파리와 줄기를 각각의 질그릇에 담아서 잘게 으깨었다.

이어서 당진명에게 약재실에서 천죽황, 목향, 국화, 세신 등의 약재를 가져오라 지시했다.


각 약재들은 미리 잘 말려 분말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들이었다.

의선은 이파리가 담긴 그릇에는 국화와 목향 분말을 넣었고 줄기가 담긴 그릇에는 천죽황과 세신을 넣었다. 그리고는 잘 으깨진 약재를 각기 잘 섞어서 당진명에게 넘겼다.


“두 개의 약탕기에 각기 약재를 넣고 이파리는 한 번만 재탕하고 줄기는 세 번 재탕하거라.”


당진명은 의선의 지시대로 두 개의 약탕기에 각각 약재를 넣고 약을 달이기 시작했다.


세 시간 후에 달여진 탕약을 합치자 염단절맥에 특효가 있는 염안통기대보탕(焰顔通氣代補湯)이 만들어졌다.


“되었다. 이 탕약을 점심에 한 식경 간격으로 두 번씩 마시게 하면 절맥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의선이 땀을 닦으며 미소지었다.

당진명은 탕약을 가지고 가서 서소현에게 먹였다.


“이걸 먹으면 다 나을거다.”


서소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말요? 제 병은 평생 나을 가망이 없는 병이라던데···.”

“네 아버지가 힘들게 구해온 약초로 만든 탕약이야. 어서 먹어라.”


서소현은 당진명에게서 탕약을 받아서 꿀꺽꿀꺽 마셨다.


“약이 쓸텐데 잘 마시다니 장하구나.”


당진명이 소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릴 때부터 탕약을 자주 먹어서 이정도는 괜찮아요.”


서소현이 짐짓 어른스럽게 말했다.


“근데 우리 아빠는 왜 안 오세요? 의원님과 같이 가신 거 아니었어요?”


아버지가 보이지 않자 소현이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중간에 일이 있어서 서 아저씨랑은 헤어졌다. 아마 곧 돌아오실거야.”


당진명은 소현이에게 서월탄이 죽었다고 사실대로 말하기가 힘들어서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정말이에요?”

“그래. 좀만 기다려보자.”


소현이는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염안통기대보탕을 복용했다. 약을 꾸준히 복용하며 소현이의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됐다. 이 정도면 거의 완치되었다고 봐도 무방하구나.”


의선이 흐뭇하게 웃으면서 서소현의 진맥을 보았다.

막혀있던 양단전에 기의 소통이 원활해져 이제 서소현의 경맥은 일반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호전되었다.


서소현의 얼굴에도 기쁜 빛이 돌았다.

당진명도 내심 걱정하던 소현이가 완치되었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우리 아빠는 언제 돌아오는 거에요?”


소현이는 자기 몸이 완치된 것보다도 아버지가 안 보여 걱정되는 것 같았다.


사정을 아는 의선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아이가 완치가 되었다해도 10살 애가 돌봐줄 부모도 없이 어찌 살아가겠는가.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내며 아버지를 좀 기다려보자. 아직 몸 상태도 좀 더 지켜봐야하니 말이다.”


의선이 소현이를 바라보며 따스하게 말했다.


‘서 아저씨. 어쩌자고 소현이를 두고 떠나신 겁니까?’


당진명은 서월탄을 생각하며 마음이 착잡해졌다.


보름이 지나자 당진명은 소현이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소현이에게 사실을 말해 줘야지.’


당진명은 소현이가 거처하는 방으로 갔다. 소연이는 의원의 유일한 여자인 사초연이 돌보고 있었다. 의선이 손녀 딸에게 ‘아무래도 거친 사내녀석들 보다는 여자인 네가 아이를 돌보는 게 낫지 않겠냐’고 부탁한 것이다.

사초연도 서소현이 불쌍하기도하고 귀엽기도 해서 자기 방에서 돌보며 지냈다.


“사저, 안에 있나?”


사초연이 당진명보다 먼저 의술을 배워서 사저라고 부르고 있긴 했지만 나이는 당진명이 더 많았다. 나머지 세명의 남 제자들도 사초연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래도 태어나면서부터 의선의 제자가 된 사초연보다 배분이 높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많게는 10살 이상 나이많은 남자들이 자신에게 존댓말을 하는 건 사초연도 불편했다.


‘그냥 동생처럼 편히 대하세요.’ 하고 사초연은 말했지만 할아버지인 의선 사송은 반대했다.


“그래도 위아래는 지켜야지. 나이가 많건 적건 먼저 배우기 시작한 사람한테 사저라고 불러야한다.”


노인장 특유의 옹고집이었다.


“할아버지도 참··· 그럼 사저라고 부르되 말은 편히하세요. 아저씨 뻘 되는 사람들한테 존댓말을 들으려니 제가 못 살겠어요.”


사초연의 귀여운 하소연을 듣고 남제자들은 하하하 웃었다.

당진명이 처음 왔을때도 사초연은 ‘저보다 나이 많은 오빤데 말 편하게 하세요.’하고 붙임성있게 다가왔다.

사초연 입장에서도 다른 삼촌 뻘인 제자들 보다 두 살 많은 당진명이 더 대하기 편했기에 딱딱하게 대하고 싶지 않았다.


반 년 동안 지내면서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가 없었던 사초연이었으므로 당진명과도 친구처럼 지냈다.


“당 오빠. 어쩐 일이에요?”


사초연이 문을 열어 주었다. 서소현은 사초연의 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소현이랑 둘이서 할 말이 있는데 잠깐 나랑 나가도 될까?”

“그렇게 하세요.”


사초연은 소현이를 불렀다. 의원에서 의지할데가 없는 소현이는 사초현을 잘 따랐다.


“소현아 너한테 해줄말이 있다. 형이랑 나가자.”


소현이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당진명을 따라 나섰다.


당진명은 태백산을 돌며 조용히 얘기할만한 장소를 찾았다. 의원에서 얘기하기에는 쉽게 말이 떨어질 것 같지가 않아서 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저희 아빠 얘기에요?”


소현이가 물었다.

당진명은 흠칫 놀랐다.


“어, 그게···.”


고민하던 당진명은 사실대로 얘기하기로 했다. 언제까지 숨기고 있을 얘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당진명은 서소현에게 서월탄이 염안초를 구하려고 자신을 희생해서 당진명을 도망가게 해주었단 사실을 말했다.


“서 아저씨는 자신이 죽더라도 너를 치료하려고 하셨단다.”


당진명의 말에 서소현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끅끅···.”


이윽고 소현이는 눈물을 쏟으며 울기 시작했다.


“으아아앙! 으앙!”


소현이는 눈물 콧물을 쏟으며 울었다. 당진명은 어찌해야할 바를 몰랐다.

그러다 당진명은 맘을 굳게 먹고 우는 소현이를 꾸짖었다.


“소현아, 울지마라! 사내 녀석이 울기보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생각을 해야지!”


당진명이 엄하게 말하자 소현이가 눈물어린 눈으로 당진명을 바라보았다.


“원수를 갚아요?”

“그래. 울기만 하지말고 아버지 원수를 네 손으로 갚는거다!”


당진명의 말에 소현이는 울음을 멈추었다.


“어떻게 원수를 갚는데요?”


작가의말

월요일이네요. 한 주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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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소현 +7 24.04.08 2,808 40 12쪽
11 서월탄의 결심 +6 24.04.07 2,930 39 16쪽
10 염안초를 찾아서 +4 24.04.06 2,981 45 11쪽
9 염안초 +4 24.04.05 3,157 46 12쪽
8 의원 당진명 +4 24.04.04 3,315 54 11쪽
7 40년 묵은 하수오 +6 24.04.03 3,375 55 11쪽
6 강호행 +7 24.04.02 3,601 58 11쪽
5 괴도 문겸 +7 24.04.01 3,887 60 11쪽
4 독단 +7 24.03.30 4,130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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