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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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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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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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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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협행

DUMMY

바닥에 뒹군 간부들의 머리통을 본 청호방 졸개들의 얼굴이 하얘졌다. 방주를 비롯한 간부들을 전부 혼자서 죽였다면 당진명이 적어도 일류 후기이거나 절정급의 고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네 두목은 죽었다. 나쁜 짓을 하면 이렇게 비명횡사하게 되는 거다. 어릴 때 그런 말을 해주는 어른이 없었더냐?”


당진명의 호통에 졸개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있었다.

그때 앞에 나서있던 나름 용기있는 보초가 물었다.


“무당파의 무인이십니까?”


그가 알기로는 절정고수가 있는 문파는 호북성에서는 무당파 외에는 없었다.


“아니다. 나는 협의문에서 온 무인이다.”


청호방의 졸개 중에 협의문이란 문파를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당진명이 무서워서 아무도 그 말을 입 밖에 내는 이는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너희들 모두 살려둘 생각이 없었으나···.”


당진명의 말에 졸개들은 희망을 보았다.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게 되었다.


“너희 같은 졸개들이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한 것이겠지 무슨 큰 죄가 있겠느냐. 그래서 너희들은 봐주기로 했다.”


당진명의 말에 졸개들은 조금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는 도적질에 가담하지 말고 어디 너희들의 출신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성실하게 살아라. 알겠느냐?”

“명심하겠습니다.”


앞서 당진명에게 무당파의 무인이냐고 물었던 졸개가 무리를 대표해서 대답했다. 졸개 중에서는 배분이 높은 자인 듯했다.


“너희들은 간부들의 시신을 매장해주고 청호방의 산채에 불을 질러서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해라. 다시 도적질을 하다 걸리면 그때는 자비가 없을 것이다.”

“예.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협.”


당진명은 청호방주의 목을 챙겨서 대별산을 내려갔다.

대별산을 내려가는 중에 뒤를 돌아보니 청호방의 산채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살려준 졸개들이 산채에 불을 놓은 것 같았다.


당진명이 대강촌에 도착하니 해가 슬슬 떠오르려 하고 있었다.


‘어젯 밤에는 잠을 못 자서 피곤하군.’


당진명은 투숙하고 있는 여관으로 가서 한숨 잤다.

일어나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게 벌써 정오가 된 듯 하였다.


당진명은 어제 점심을 먹었던 국수가게로 갔다.


“아, 대협! 살아계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국수가게 주인이 당진명을 알아봤다.


“청호방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주인장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청호방 일부터 물어봤다.


당진명은 청호방주의 머리를 보여주었다.


“청호방주의 머리요.”

“히익···!”


죽은 사람의 머리를 보고 주인장은 비명을 질렀다.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주시오. 이제 청호방에 떨면서 살지 않아도 될 것이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촌장님께 말씀 드리겠습니다.”


국수가게 주인장은 약간 두려워하면서도 감격한 어조로 공손하게 말한 뒤에 가게를 나섰다.


당진명이 국수가게에서 얼마간 기다리자 촌장과 청호방이 괴멸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차서 따라온 몇몇 마을 사람들이 국수가게 앞에 모이게 되었다.


“당 대협. 정말로 청호방이 사라진 겁니까?”


촌장의 말에 당진명은 청호방주의 머리를 넘겨 주었다.


“이, 이건···! 청호방주의 수급이 맞군요.”


촌장은 청호방주를 본 일이 있었다. 촌장에 말에 사람들이 수근댔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피를 빨던 청호방이 사라졌다는 게 쉽사리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정말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군요. 저희 마을에서 드릴 수 있는 거라면 뭐든 지 사례 하겠습니다.”


촌장의 말에 당진명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사례를 받을 정도로 대단한 녀석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마을을 구해주셨는데 저희가 아무것도 보답을 안 할수는 없습니다.”


촌장이 끈질기게 말했다.

당진명은 잠시 고민하다 국수가게 주인에게 말했다.


“그럼 계두국수에 고기만두 한 접시만 준비해주십시오. 오늘 아침도 안 먹고 점심도 안 먹었더니 너무 배가 고프네요.”


당진명의 말에 국수가게 주인이 멍한 표정으로 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야 쉬운 일이죠.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국수가게 주인은 재빨리 주방으로 가서 국수를 말았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마을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보상을 주신다 하여도 제게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차라리 마을을 위해 돈을 써 주십시오. 저는 마음만 받겠습니다.”


애초에 당진명이 원했던 것은 협의문이 약한자를 도우며 협행을 한다는 명성이었다. 그러니 마을 사람들로부터 딱히 뭔가를 받지 않아도 개의치 않았다.


당진명의 말에 촌장은 감동한 분위기였다.


“당 대협은 정말로 협의지사시군요. 아직도 세상에 당 대협 같은 분이 계시니 살만한 세상인 거 같습니다.”

“너무 추켜세워주시니 부끄럽습니다.”


당진명은 청호방주의 목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증거삼으려 가져왔지만 이미 죽은 사람의 수급을 계속 들고다니는 것도 불경한 일인 것 같습니다. 땅에 묻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군요. 마을의 고혈을 빤 악당이지만 죽은 후에도 치욕을 당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지요.”


촌장의 명에 따라 마을 청년들이 모여서 마을 구석에 땅을 파서 방주의 수급을 묻고 작은 돌을 비석 삼아 세워주었다.


그 사이 국수가 다 차려져서 당진명은 국수가게에서 국수를 먹었다.


“맛이 어떠십니까?”

“맛있습니다. 만두도 즙이 배어나오는 게 요 근래 못 먹어본 맛입니다.”

“입에 맞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당진명은 국수를 다 먹고 여관에서 짐을 챙겨서 대강촌을 나서려 했다.


“당 대협.”


여관 앞에 촌장과 국수가게 주인이 당진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저희 마을의 성의를 모은 겁니다. 제발 받아 주십시오.”


촌장이 내민 전주머니에는 은자 6개가 들어있었다.


촌장의 말대로 큰 돈은 아니었지만 은자 6개면 이런 작은 마을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한 두달은 술마시고 놀 돈을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너무 거절하기만 해도 대강촌 사람들의 마음이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당진명은 전주머니를 받았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촌장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마을을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 대협. 저희 마을은 당 대협의 협행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언제든 마을에 들를 일이 있으시면 저희 가게에 와 주세요. 평생 공짜로 대접하겠습니다.”


당진명은 겸손하게 인사를 받은 후에 대강촌에서 나왔다.


당진명은 계속해서 낙양으로 향했다.


하남지방 마을에 들린 당진명은 객잔에서 계육초반(볶음밥)에 탁주를 한 병 시켰다.


밥을 먹는데 옆 자리에서 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대강촌 이야기 들었어?”

“무슨 얘기?”

“대강촌에서 위세를 부리던 청호방 놈들이 싹 소탕되었다는군.”

“거참 잘됐군. 물건 팔러 갈 때 그 산적들이 무서워서 대강촌에서 멀리 돌아서 갔었는데.”

“드디어 무당파가 무거운 엉덩이를 든 건가?

“아니, 듣자하니 무당파 사람들의 협행이 아니라던데.”

“그럼 누가 산적들을 소탕 했다는 말이야?”


당진명은 소문이 벌써 이곳까지 퍼졌나하고 흐뭇하게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게 상인인듯한 남자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 뭐라더라. 현위문이라던가? 새로생긴 문파인데 이번에 제대로 협행을 한 모양이더라고.”


‘....’


당진명은 밥을 먹다 말고 탁자에서 일어서서 상인들 쪽으로 갔다.


“...협.의.문.입니다 아저씨.”


얘기를 나누던 남자들은 당진명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나?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자네도 대강촌 소문을 들은 모양이지?”

“예, 뭐 이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히 듣게 되더군요. 참고로 그 협행을 한 대협의 성명은 당.진.명.이라고 사천당문 출신의 무인이라더군요.”


당진명의 말에 상인들이 오! 하고 탄성을 자아냈다.


“사천당문이라면 사천성에 있는 유명 무림세가가 아닌가?”

“역시 훌륭한 가문 출신의 협객은 뭐가 달라도 다르군.”


당진명은 흐뭇한 미소로 상인들의 말에 몇마디 맞장구를 쳐 주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


당진명은 여관에서 짐을 풀고 밤이 될 때까지 의선이 준 의서를 읽고 운기조식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또 낮에 산 독물들을 빻고 말려서 암기를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진명은 잠자리에 들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까. 당진명은 문득 눈을 떴다. 사위가 완전 깜깜해서 심야인 듯했다.


당진명은 짙은 살기를 느꼈다.


독문에서 살수로 활동할때 당진명은 잠이들더라도 살기를 느끼면 바로 일어날 수 있도록 훈련을 했었다. 살수의 삶이란 항상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나를 노리는 살수가 있다.’


어둠속에서 살수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움직임을 보니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이류 초반에 간신히 들어갔을 정도로 보였다.


“...!”


살수가 당진명의 심장을 노리고 비수를 내리쳤다.


파앗!


“크헙!”


당진명이 양 손으로 살수의 비수 날을 잡아 막았다.

당진명은 그대로 살수를 바닥에 내팽개 쳤다.

살수는 바닥에서 나려타곤 수법을 활용해서 피해를 줄였다.


그 사이에 당진명은 침대 머리맡에서 청호방주의 검을 꺼냈다.

검이 얇아서 숨기기 좋기도 하고 청호방주가 말한 것처럼 황룡문에서 살수를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만에 하나를 대비해 보험으로 머리맡에 둔 것인데 생각보다 빨리 도움을 받게 되었다.


살수도 허리춤에서 얇은 안모도(雁毛刀)를 꺼내들었다.

좁은 방안이었지만 살수는 거침없이 안모도를 휘둘렀다. 번개같이 빠르고 정확한 횡베기와 찌르기가 당진명을 노렸다.


카앙!


당진명은 조금 놀랐다.


‘무공 수위는 이류 초기 밖에 안 되어 보이는 녀석이 도법이 꽤나 날카롭군.’


감각이 좋다고 해야 할지. 아무리 얇은 안모도라고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휘두르기는 쉽지 않았다. 공간에 대한 천성적인 감각이 좋아야 좁은 곳에서도 거리낌 없이 도를 휘두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당진명과 살수는 무공 수위가 꽤나 차이가 났다. 당진명은 이제 이류 후기를 넘보는 중기 수준. 게다가 검에 대한 경험은 과거 절정고수였던 당진명을 살수가 당해낼 수 없었다.


몇 차례 검격을 교환하자 어느샌가 당진명이 공세로 전환되어서 살수는 수세에 몰릴 뿐 전혀 손을 쓸 수가 없었다.


“크윽···”


살수가 혀를 찼다.

당진명의 무공수위가 생각 보다 높아서 당황한 듯했다.


살수는 싸우면서 자꾸만 주위를 힐끔 거렸다.


‘다 보인다 이놈아.’


승부를 포기하고 도망갈 기회만 노리는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티나게 주위를 힐끔거리면 어쩌냐.’


신입 살수인 거 같았다. 당진명은 살수의 빈틈을 노려서 다리를 걸었다.


“끄아악!”


살수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그 틈을 노려 당진명이 살수의 위에 올라탔다.


주먹에 내력을 담아 독룡십팔장의 수법으로 살수를 마구 때렸다.


“크허헉!”


살수가 당진명의 주먹에 맞고 신음을 흘렸다.


당진명은 살수의 몸을 뒤로 돌려서 손을 뒤로 묶어 제압했다.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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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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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협행 +2 24.04.13 2,138 37 11쪽
16 청호방2 +5 24.04.12 2,236 36 11쪽
15 청호방 +4 24.04.11 2,438 35 11쪽
14 협의문 +5 24.04.10 2,637 39 12쪽
13 서소현2 +6 24.04.09 2,737 44 12쪽
12 서소현 +7 24.04.08 2,808 40 12쪽
11 서월탄의 결심 +6 24.04.07 2,930 39 16쪽
10 염안초를 찾아서 +4 24.04.06 2,981 45 11쪽
9 염안초 +4 24.04.05 3,157 46 12쪽
8 의원 당진명 +4 24.04.04 3,315 54 11쪽
7 40년 묵은 하수오 +6 24.04.03 3,375 55 11쪽
6 강호행 +7 24.04.02 3,601 58 11쪽
5 괴도 문겸 +7 24.04.01 3,887 60 11쪽
4 독단 +7 24.03.30 4,130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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