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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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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4.12 19:26
최근연재일 :
2024.05.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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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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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카이엔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검은 공간이었고, 자신은 홀로 서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


"이 괴물!"

"널 믿었는데!"

"아파!!"

"살려줘!!"


카이엔은 당황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괴물...


"아아...."


그때 일이다. 왜 잘 있다가 갑자기 이러지? 그러다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괴물은 정말 자기 자신이 아닐까. 하는.


"헉...!!"


벌떡 일어난 카이엔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팔에 꽂혀있는 주사를 보았다. 올려다보니 수혈중이었다. 아, 그런 일이 있었지. 한참뒤 생각이 났다.


"다들 괜찮... ....? 쌤?"


자신의 옆을 보자 은비가 엎드려 자고 있었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은비를 보며 당황한 카이엔은 주저하다가 살짝 은비를 흔들어 깨웠다.


"아..."


그러자 은비는 일어나 말했다.


"...괜찮아?"

"네에... 아프진 않아요. 쌤 주무시려면 침대에서 주무세요. 엎드려서 자면 안좋아요."

"... 지금 3교시니깐 수업 바로 들어가."

"아! 네!"


카이엔이 나가자 은비는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왔어!"


털썩 자리에 앉자 카일이 말했다.


"괜찮아?! 다친데는."

"이제 다 나았어. 은비쌤 대단하다... 바로 치료하는거 보면."

"아냐, 은비쌤 어제 쓰러질 뻔했어."

"어?"

"들었는데 은비쌤 마나는 체력을 깎으면서 치료하는거래."


하나가 말하자 카이엔은 고개를 떨구었다. 아, 또 피해를 끼쳤다. 나는...


"......"


블레이크는 카이엔을 보며 말했다.


"뭐, 치료한건 자기가 판단하고 치료한거니깐, 너 탓은 아니지."

"아..."


그때, 문이 열리고 루크가 서둘러 와 말했다.


"카이엔 괜찮아...?! 가 아니라. 블레이크 너, 빨리 교무실로 와."

"? 네."


블레이크가 루크와 나가자 하나는 말했다.


"? 무슨 일이지?"

"글쎄? 근데 루크쌤 진짜 다급해보였어."

"...?"


그러자 블레이크가 들어와 가방을 싸고 말했다.


"나, 학교 밖에 나갔다 온다."

"어? 왜?"


이 학교는 부지 밖으로 함부로 나갈 수 없다. 아직 불완전한 뉴먼이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선생님의 허가로 나갈 수 있었다. 카이엔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물어봤다.


"왜...? 무슨 일 있어?"

"...."


블레이크는 조용히 말했다.


"할아버지 돌아가셔서."

"아."


다들 당황해하자 블레이크는 가방을 챙기고 말했다.


"당분간 못볼거야. ...그럼."


탁. 문이 닫히고 셋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블레이크는 장례식장으로 갔다. 검은 옷을 입고 할아버지의 영정사진 옆에 앉았다. 장례식장은 텅 비었다. 당연했다. 올 사람은 없으니깐. 이렇게 3일만 있으면 된다. 멍하니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았다. 웃고 있는 할아버지. 친할아버지가 아니지만 자신을 키워주었다. 뭐, 일이 있긴 했지만.


"...."


그때, 발소리가 들리고 어느 사람이 다가왔다. 블레이크는 당황해 말했다.


"너희..."

"블레이크 괜찮아?"


하나가 들어와 말했다. 곧 이어 카이엔과 카일이 들어왔다. 블레이크는 멍하니 셋을 바라보았다. 카이엔이 이내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 루크쌤한테 말했더니 허락해주셔서."

"아."


피식. 할아버지. 나 이제 혼자 아니야. 그러면서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옆에 있어줄 얘들도 생겼어. 그리고 블레이크는 옛날 일이 떠올랐다.


블레이크의 아버지는 온화한 분이었다. 어머니 또한 착한 사람이었다. 그런 어머니를 아버지는 너무 사랑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180도 바뀌어 버렸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지하실에 가두고 생활했다. 블레이크는 그 지하실에서 생활하고 자라왔다. 모든 순간이 고통스러웠지만, 겨울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쳤지만 덮을 수 있는건 담요 한장. 그래서 발가락이 얼어버릴 떄가 있었다. 느낌이 없을 정도로. 그래서 웅크려 덜덜 떨고 있었다. 그리고 매일 주는건 하루 한끼, 다 식은 죽. 아마 이것또한 자비일 것이다. 그런 블레이크는 어느날 겨울. 아버지가 깜빡하고 문을 잠그지 않고 나갔다는걸 알아차리고 서둘러 나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눈이 내리고 있고, 사람들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맨발로 터벅터벅 눈을 밟으며 걸어갔다.


"...이대로 도망쳐도 어디로 갈 수 있을까."


갈 곳은 없다. 블레이크는 생각했다. 그냥 이러다가 객사하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 지하실에서 죽는것보단 나을것같았다. 그때, 뒤에서 톡톡 누군가가 자신을 찔렀다. 뒤를 돌아보자 어느 여자아이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너 괜찮아?"

"뭐가."

"? 아니 눈이 오는데 맨발이잖아."

"어때서."

"...뭔가 대화가 이상한데..."


여자아이는 자신이 두르고 있는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어디서 왔어?"

"지하실."

"...음. 역시 대화가 안되는구나."


당연했다. 블레이크는 상대방과 말한 적이 거의 없었으니깐. 그런 블레이크를 보던 여자아이는 손을 잡고 어딘가로 데려갔다. 어느 허름한 집. 여자아이는 문을 열자 어느 인자한 표정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여자아이는 그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얘, 눈내리는데 맨발로 다녀요. 뭐 있나봐요."

"무슨 일이니?"

"...."


블레이크는 대충 설명했다. 자신이 가둬지고 그동안 지하실에서 생활했다는걸. 그러자 여자아이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런일이 있었구나. 미안 몰랐어."

"...? 미안해할건 없는데."

"그럼 블레이크, 당분간 우리집에서 지내는건 어떠니."

"....?"


블레이크는 할아버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할아버지 착해! 걱정마."

"...."


그 뒤로, 할아버지와 생활하면서 블레이크는 이내 자유라는걸 느꼈다. 할아버지는 그동안 다듬어지지 못한 머리를 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 여자아이와 할아버지와 함께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자아이는 말했다.


"나 이제 여기 못올지도 몰라."

"왜?"

"음.. 그건 말 못하는데 어쩄든."

"....."


블레이크는 말했다.


"너는 날 구해줬어. ...그걸 어떻게 갚아야해?"

"음..."


그 여자아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다시 만났을때, 그때 날 구해줘. 그럼 됐지?"

"...응."


블레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여자아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아프지 말고, 너 자신을 가장 생각해라."

"네~!!"

"....잘가."


그리고 말했다.


"하나야."


"응?"


블레이크가 조용히 하나의 이름을 부르자 하나가 대답했다. 블레이크는 조용히 말했다.


"아냐."

"그나저나 사람들이 안오네."


카일이 말하자 블레이크는 말했다.


"가족도 없었고, 혼자 살고 있었으니깐. 나도 같이 생활하면서 친한 사람이나 가족을 본 적 없어."

"그렇구나...."

"뭐,....와줘서 고맙다."


블레이크가 싱긋 웃으면서 말하자 카일이 말했다.


"오! 블레이크가 웃었다!!! 나 블레이크가 웃는거 처음봐!!"

"시끄러워 카일!! 조용히 해야지."


하나가 꾸중하자 카일은 시무룩해지며 말했다.


"우우, 진짜 좋아서 그런건데."

"그래도 장례식장에서 그러면 안되지. 조용히 해야..."

"됐어, 떠들어도. 어짜피 올 사람 없고, 좀 왁자지껄한것도 나쁘지 않으니깐."

"블레이크 성격이 바뀐거 같아..."


카이엔이 말하고는 블레이크의 할아버지 영정사진을 보며 말했다.


"온화해 보이신다."

"응, 화를 내는걸 본 적은... ....아, 딱 한번 있다. 우리 아빠한테 화낸거."

"아빠?"

"뭐, 그런일이 있었어."


그때, 어느날 친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집에 쳐들어와 행패를 부리며 블레이크를 데리고 가려고 했다. 그때, 할아버지는 매우 화를 냈다. 그래서 블레이크는 놀랐다. 자신을 위해 화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걸 처음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나도 그때 같이 있었다. 하나도 화를 내며 경찰을 데리고 왔었는데. 역시 기억 못하나. 이유는 알고 있다.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 타당한 이유였지만 한편으로는 속상했다.


하나는 말했다.


"블레이크 그래도, 혼자라는 생각 안하지?"

"맞아! 우리가 있잖아!!"


카일의 말에 블레이크는 생각했다. 아 떠올랐다. 블레이크가 학교에 가기 전 마지막 말.


"친구들을 많이 사귀거라. 내가 없어도 네 편이 되어줄 사람과 함께 있으면 괜찮을거다. ...내 걱정은 말고, 그동안 못누렸던 자유를 마음껏 누려라. ...너는 아직 대화를 잘 못하니 상대방에게 말할때은 조심해서 하고."

"응. ....편지 해."

"알겠다 알겠어."


블레이크는 조용히 말했다.


"뭐, 아픈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어."

"....."

".......?"


블레이크는 자신도 모르게 울고있다는걸 깨닳았다. 자신을 구해준, 받아준 소중한 사람. 그 사람을 잃는다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절대 울지 않을것같았는데. 그러자 하나가 안아주며 말했다.


"울어, 울어도 돼. 내 사람이 없어지는게 뭔지 알거든 나도...."

"...."


과연, 그때랑 똑같았다. 너는. 안변했네, 그런일이 있었는데도. 카이엔은 멍하니 생각했다. 자신도 자신의 편 누군가가 사라졌다는걸. 알고 있었다. 다른 의미지만. 블레이크는 생각했다. 이 아이들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블레이크 너도 울줄 아냐."

"크로가! 눈치 챙겨!!"


그러자 저벅저벅 루크와 크로가가 걸어왔다.


"쌤...?"

"미안, 블레이크. 얘가 눈치가 없어..."

"...뭐?"

"맞잖아."


둘이 투닥거리는걸 본 블레이크는 말했다.


"여긴 왜오신거에요?"

"우리 학생이 울고있는데 달려와야지~."


루크는 일부로 놀리며 말했다. 블레이크는 눈물을 닦고 말했다.


"....운 걸로 한참을 놀리겠네..."

"엇, 들켰다."


루크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크로가에게 말했다.


"야, 말해야지."

"뭘."

"아아, 블레이크 얘가 이래도. 네 할아버지한테 틈틈히 네 소식 전해주고 있었다?"

"...?!"

"그래서 할아버지가 네 소식 간간히 듣고 좋아하셨다더라. 의외지?"

"네..."

"그래서 할아버지 돌아가신것도 바로 알 수 있던거야."


모르고 있었던 블레이크는 멍하니 크로가를 보았다.


"왜."

"...."

"뭐."

"아니에요."


그래, 이렇게 내 편이 많구나. 할아버지가 이걸 보고있다면 좋을텐데.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블레이크는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러자 하나와 카일, 그리고 카이엔은 웃으면서 말했다.


"블레이크 좋은 아침!"

"...."


블레이크는 피식 웃고는 말했다.


"좋은 아침."

"헉... 블레이크가 인사 받아준거 처음이야!"

"....그렇네?"


블레이크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


그리고 창밖을 보며 말했다.


"와줘서 고맙다."

"뭘~."


카이엔이 웃으면서 말했다. 블레이크와 친해진것 같아서 좋았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다. 카이엔이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는 그 날이.



작가의말

오타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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