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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TE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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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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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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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의 하루 - 4

DUMMY

도신은 상황을 파악하려고도 하지 않고 휙 돌려 넘어지면서 몸을 수면 아래에서 누운 채 공중으로 정글도를 후려갈긴다.


슈악- 퍼억-


도신은 자세를 바로 하고 물속에서 다시 튀어 올라 상처 입고 꿈틀거리는 그놈의 등위로 떨어지며 정글도 두 자루를 깊숙이 꽂아 아래로 긁어 내린다.


백상아리는 그 즉시 경직이 일어나며, 또다시 바닷물은 붉은 피로 물들기 시작한다.


“자, 또 한 마리 잡았다. 또 어디 있어! 나와 이새끼야!”


도신은 자세를 낮추고 양팔을 벌려 칼을 세우며 수평선 쪽을 바라보자 온몸으로 아드레날린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이 새끼들 봐라. 오늘 아주 지랄을 하고 있네!”


*


갑자기 도신은 주변을 살피며 자신을 따라다니던 수컷 범고래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일단 뒤를 돌아 남은 한 마리를 풀어주러 해변가 페그물로 서둘러 간다.


퍽- 퍽- 퍽-


점점 거세지는 정글도 소리에 서두르는 도신의 마음이 읽혀진다.

잠시 후, 등 뒤로 거대한 물결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짙은 피 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도신은 뒤돌아보지 않아도 지금 등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느끼자 더욱더 속도를 낸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기다려, 내가 곧 간다. 조금만 참아!”


도신의 칼질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윽고 마지막 범고래의 등 위로 그물이 분리되고 도신이 정글도를 던진 후,

뒤를 돌아 권총 두 자루를 뽑더니 깊은 바다를 향해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간다.


“와라 이 새끼들!”


눈앞에 100여 마리의 백상아리 지느러미 사이로 거대한 검정색 지느러미 하나가 춤추듯이 그 속을 헤집고 다니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도신이 순간 이성을 잃기 시작한다.


이때, 백상아리 5마리가 도신을 향해 다가온다. 도신도 두 손을 앞으로 뻗으며 눈을 뜬 채 잠수를 한다.


잠시 후, 다섯 마리의 백상아리가 도신 코앞에 접근하고

도신이 양팔을 벌려 두 마리를 한 번에 보내고 다시 나머지 세 마리도 세 발에 즉사시킨다.


그 즉시, 떠올라 숨을 쉬고 다시 물속으로 잠수하더니, 범고래가 사투를 벌이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거대한 수컷 범고래의 사냥 모습을 처음 목격한 도신은 무시무시한 살상력에 혀를 내두른다.


범고래는 100여 마리의 백상아리 떼의 외곽을 돌며 공격을 한다.

자세히 보니 백상아리 옆구리만 물어뜯고 다음 백상아리로 공격을 이어가는 것이 보인다.


도신은 일단 범고래 뒤로 공격하는 놈들을 보이는 대로 사살한다.


한편, 중간 중간에 범고래도 도신의 뒤를 공격하는 백상아리를 제압하기 위해 방향을 틀어 엄청난 속도로 다가와 도와주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도신과 범고래가 100여 마리의 백상아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모습이

마치 수십 차례 손발을 맞춰본 한 팀처럼 보인다.

도신은 총알이 바닥난 것을 알고 해변으로 헤엄쳐 간다.


이때, 범고래도 도신 주변을 동행하며 도신을 지킨다.

도신은 잽싸게 해변가 마지막 범고래 주변을 뒤지더니 폐그물 근처에서 정글도 두 자루를 찾아 집어 들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든다.


물은 밀물 시간에 맞춰 점점 차오른다.

조금만 더 지나면 남은 범고래와 대왕고래가 백상아리와의 싸움에 가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금 전만 해도 바로 옆에서 동행하던 범고래가 보이지 않는다.

도신의 잠수해서 뒤를 돌아보고 좌우를 다시 살펴봐도 범고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때, 우측에서 4마리의 백상아리가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도신이 정글도를 뒤로 접어 먼저 그놈들을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3미터를 남겨두고 뒤로 누워 몸을 아래로 하강시키며 정글도를 다시 모아 위로 찔러 넣으며 두 마리의 배를 수직으로 가른다.


즉시, 그 정글도를 빼내더니 뒤이어오는 놈들의 턱밑을 찔러 넣고 바깥으로 비틀어 펼쳐 베어버리자 백상아리의 턱밑이 날아가 바다 깊숙이 꼬리를 흔들며 사라진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조금 전까지 백상아리의 공격을 잘 막아내던 그 수컷 범고래가 꼬리지느러미에 엄청난 피를 흘리며 가라앉는 것이 보인다.


도신은 잠시 떠올라 숨을 쉬고 주변을 살핀 후, 바로 잠수해 범고래를 향해 내리꽂는다.


범고래는 도신이 접근하는 것을 보고 도신의 눈을 바라본다. 도신도 범고래를 따라가면서 접근하는 백상어의 턱과 눈을 베어 가며 범고래를 방어해 준다.


잠시 후, 범고래가 또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더 깊은 지점에서 바다 밑으로 헤엄쳐 사라져 가는 범고래가 보인다.


범고래는 살 가망이 없다는 것을 느낀 듯 도신을 살리기 위해 먼저 깊은 바다로 사라지고 있다.


‘백상아리 이 자식들!’


도신은 가라앉는 범고래는 포기하고 수면을 바라보며 급속으로 상승한다.

물 위로 솟구친 도신은 주위를 둘러 보며 목표를 찾는다.


아직도 상어 10마리가 그물 주위를 맴돌고 있다.

밀물은 고래들이 움직이기에는 그 깊이가 아직 부족하다.


도신은 재빨리 해안가로 접근해 다가오는 백상아리의 눈만 내리치며 앞으로 전진해 나간다.


이제 좌측의 5마리만 남았다. 백상아리가 죽어가면서 내뿜는 특유의 냄새가 다른 백상아리를 도망가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더 이상 백상아리는 보이지 않는다.


이윽고 그 5마리 마저 물속으로 사라진다.

도신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제 일어서려고 노력해보지만,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도신은 물을 마시고 체력이 바닥난 채 정신을 잃으며 사라진다.


이제 도신은 할 바를 모두 끝내고 해류에 의해 깊은 바다 방향으로 가라앉아 떠내려간다.


*


얼마나 지났을까? 도신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니 하늘에 붉은 노을이 흐르고 주변으로 검은 바다의 물결이 펼쳐져 있다.


‘여기가 어디지? 육지에서 멀리 왔나? 내가 지금 어디에 누워 있는 거지?’


도신은 두 손으로 바닥을 만져본다. 거칠거칠한 무엇인가가 만져지자 도신이 몸을 일으킨다.


200미터 전방에 CTC 섬 해변이 보인다.


그리고 시선을 내리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대왕고래 등 위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야~, 이제 그물에서 나왔구나. 어허허허! 그래, 너희들이 고생했지. 그거참 잘 됐다.”


도신은 바로 옆에 6마리의 범고래도 발견한다.


“야! 이리와. 여기야. 나 일어났어.

하하하. 야!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정말 다행이야. 너희들이 살았어.

하늘이 돕는다고 했잖아.”


도신은 대왕 고래에서 내려와 해변을 향해 헤엄을 친다.

거대한 대왕고래 옆에 범고래 6마리도 육중한 몸으로 따라붙는다.


“잘 살아야 해. 싸우지 말고. 알았지?”


도신은 해변에 도착한 후, 일일이 고래들을 안아주며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하얀집으로 향한다.


‘지금 몇 시지? 지희씨 케이크 하기로 했는데······’


*


주변은 온통 어둠에 휩싸이고 저 멀리 하얀집 처마 밑에 현관 등 불빛이 보인다.


하얀집 나무문이 가까워지고 문 앞에 누군가 앉아 있다.


연노랑 원피스에 팔 깁스를 한 사람과 짧은 머리에 다리 깁스를 한 사람이 보인다.


“지희씨! 민희야!”


그녀들은 도신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려 일어난다.


“어떻게 된 거에요. 무슨 일 있었어요?”


“회장님, 걱정했어요. 연락도 없이 12시간 만에 집에 오시네요.”


지희가 누군가에 쫓기듯 뛰어온다.


민희도 성큼성큼 열심히 다가온다. 그녀들 앞에 멈춰선 도신의 옷을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온통 붉은색이다. 이게 물감인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흙투성이다.


눈은 뻘겋게 충혈되어 있고 신발은 어디 가고 맨발이다.


도신의 팔을 잡고 서 있는 지희가 맨발의 도신을 보자 정신이 혼미해지며 바닥에 쓰러지기 직전이다.


민희는 도신에게 또 무슨 일이 있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모른 척하고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한다.


“에휴, 들어가서 저녁 드세요. 스님하고 호준오빠가 차리고 있어요”


“그래요, 이제 들어갑시다.”


“······”


지희는 도신의 팔을 잡고 부축하며 걸어간다.


“케이크 아직 안 했죠? 빨리 씻고 케이크 가져올게요.”


“······”


“화났어요?”


“네, 조금요.”


“오늘 지희씨 생일인데······”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하세요.

식구들 걱정하잖아요. 연락 못 할 상황이라는 변명은 하지도 마세요.

아예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라고요. 알았죠?”


“그래요, 알았어요.”


민희는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밝은 미소를 짓는다.


*


금요일 오후 3시가 가까워져 오자 주방에서 설거지 소리가 점점 커지며 요란해지기 시작한다.


“그릇 깨지겠다. 내가 할까? 넌 금요일만 되면 왜 그렇게 민감해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설거지는 천천히 해도 되잖아? 어차피 내일 퇴근할 텐데······”


설거지하면서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더욱더 커진다.


“아무리 네 친구지만 내가 너 말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니? 20년 세월 그거 무시 못 한다.

너는 내 핏줄이나 다름없어.

직장 생활 그만하고 이제 집에 들어오라고 해도 말은 듣지도 않으면서 너 쉬고 싶을 때는 마음대로 쉬는 게 말이나 되냐?”


하이디는 거실 바닥에 앉아 빨래를 정리하다가 창밖을 본다. 양옆의 초록빛 화분 넘어 스모그에 가려진 태양이 은은한 석양을 내뿜고 있다.


도시 곳곳에 빼곡히 들어찬 수백 층의 빌딩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 빌딩 사이로 붉은색 석양의 흔적들이 묻어나고,

어딘가를 향해 줄 맞춰 진행하는 상공 차량과 지상 차량의 불빛이 점점 늘어간다.


“로이드! 이리 와 봐!”


로이드가 주방에서 손을 씻고 앞치마에 물기를 닦으며 하이디에게 성큼성큼 다가온다.


“왜에~?”


“네가 짜증 낼 일이야? 자주 있는 일도 아닌데 내 부탁을 거절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 넌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니까!”


“공감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야. 내 친구가 오면 되잖아~.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내가 상처받잖아.”


“나도 너 도와주잖아. 그리고 내가 중요해 벌금이 중요해? 말해봐. 난 1년 만에 외출이야.”


“알아요. 내 친구를 못 믿으니까 서운해. 난 오늘 출발하지 않으면 괴로움에 잠도 못 잘 거야.”


“니가 오늘 못 간다고 해도 그 사람은 널 이해할 거야. 그런 일로 그 사람이 실망하지 않는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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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너 뒤에 내가 있다 - 3 24.06.04 31 0 11쪽
42 너 뒤에 내가 있다 - 2 24.06.03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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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스턴트맨의 하루 - 3 24.05.29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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