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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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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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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화 천화산(天花山) (11)

DUMMY

제3화 천화산(天花山) (11)






곧 벌어질 생사 전투의 긴장감에 얼어 있던 80명의 무인들과 다르게, 다른 한쪽에서는 묘한 풍경이 펼쳐졌다.

그 풍경의 주인은 바로 혈갈(血竭) 목청아와 얼마 전에 그녀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눈앞에서 직관했던 색도광(色賭狂) 송산이었다.

특히 송산의 표정은 다른 무인들과 달라도 너무나 다른, 오히려 희열마저 느껴지는 음흉한 색마의 표정이었다.

송산은 다른 무인들과 십장들을 살피며 슬금슬금 목청아의 곁으로 다가갔는데, 송산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자 목청아의 두 눈에 쌍심지를 키고, 송산을 노려봤다.

송산은 도리어 그런 목청아의 눈빛을 즐기는 표정을 하고서 말했다.


"목 소저. 어제 내가 했던 제안은 잘 고민해보셨소?"


비록 전음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목청아는 그런 송산을 바라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는데, 모멸감으로 그녀의 가녀린 두 어깨가 바들바들 떨었다.


"이 파렴치한!"


목청아는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한 상태로 자신을 협박하는 송산을 죽일듯이 노려봤다.


"허허허. 목 소저. 분기를 참으시지요. 자칫 잘못해서 과거처럼 또 실수를 하실까 걱정이 되는구려. 더구나 이곳에는 이전과 다르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

흠칫!


목청아는 나지막한 송산의 협박성 언어들에 자신도 모르게 괄약근에 힘을 꽉 쥐었다.

과거에 있었던 그 실수는 자신에게 꽤 깊은 상처를 남겼다.

더구나 그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송산이 어젯밤에 그 '실수'를 두둔하며, 목청아에게 그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끔찍한 제안을 그녀에게 했다.


"사람의 약점을 잡고, 그것을 무기로 삼아서 나를 협박하다니. 이 목청아가 그리도 얕잡아 보이셨습니까!"


송산은 발악하듯이 말을 내뱉는 그녀를 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저는 목 소저를 협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의 선택권을 쥐어드리는 것이지요. 싫다면 거절하셔도 됩니다. 단, 곧 천하가 목 소저가 어떤 진면목을 가진 사람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저는 자신할 수 있습니다."


색도광(色賭狂) 송산의 음흉한 눈동자가 목청아의 자태를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올려다 보았다.

그런 상대의 끔찍한 눈빛을 마주하고서 목청아는 도저히 분기를 참지 못하고, 재빠르게 자신의 품에서 장창을 조립했다.

송산이 그런 목청아를 보며, 깜짝 놀라던 그 순간.


"멈춰!!!"


무리들의 가장 앞쪽에 있던 위룡이 우렁찬 목소리로 80명의 무인들을 멈춰세웠다.

그 시기가 너무 적절하여서 송산을 일격에 제거할 생각이던 목청아의 손속을 시기 좋게 위룡이 막아선 꼴이 되었다.


"십장들은 모두 앞으로 오게.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 같으니."


송산은 자신을 명확히 원수 보듯이 대하는 목청아의 눈빛에 자신의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목청아의 조립식 장창을 매만지던 두 손을 흘겨 보다가. 송산은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재빠르게 앞으로 솟구쳤다.


"······."


멀어지는 송산의 뒤를 바라보는 목청아의 두 눈동자는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듯 깊은 한(僩)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마침 목청아의 곁을 지나가던 4조의 십장인 일수유영(一須臾影) 가림이 그런 그녀를 보고, 가만히 지나치지 못하고 말을 걸었다.


"목 소저.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시오?"


목청아는 자신을 걱정하는 가림을 바라보며, 서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쏘아봤다.


"······신경끄시죠."


그녀에 대한 사모하는 마음이 있는 가림에게, 목청아의 그런 태도는 너무 뼈 아픈 것이었다.

목청아는 가림에게도 등을 내보이며, 위룡의 곁으로 달려갔다.

가림과 목청아를 마지막으로 9명의 십장들이 위룡의 곁에 모여들었다.


"무슨 문제가 생겼습니까. 위 형."


5조의 십장인 철담연환수(鐵膽連環手) 조중천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십장들이 모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서 말문을 열었다.

안 그래도 다른 이들도 위룡이 왜 그들을 멈춰세운 것인지 궁금했기에. 가만히 서서 위룡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홉 명의 십장들이 자신을 주시하는 것을 느끼며 위룡이 대답했다.


"아무래도 내가 괴이의 위치를 파악한 것 같네."


위룡의 대답에 가만히 듣고 있던 9명이 동시에 깜짝 놀랐다.

지금 그들이 있는 무접곡(霧接谷)은 원래도 안개가 짙게 끼어서 시야를 좁히는 지형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지금은 천화산 인근에 펼쳐진 기진인 귀무미종진(鬼霧迷踪陣)의 위력으로 무림 고수인 그들도 일장(一丈 : 3m) 내외의 거리 정도만 기감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런 판국에 그들과 실력이 비슷한 위룡이 괴이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말은 다분히 믿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었다.

또한 애당초 그런 능력이 있으면, 눈앞의 위룡이 외팔이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었다.

여러모로 수상쩍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물론 자네들이 믿지 못하는 것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세. 그러니까. 아무래도 소수의 인원수를 따로 보내어서. 정말로 내 감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어떤가 싶어서 내가 자네들을 부른 것일세."


이에 9명의 십장들은 서로 눈동자를 마주했는데, 아무래도 믿기 힘들지만 그래도 상대가 이렇게까지 말을 하는데 위룡의 발언을 아주 무시하기도 힘든 것이 작금의 상황이었다.


"제가 갔다 오죠!"


서로 눈치를 보는 가운데 일전에 막천승에게 제일 먼저 도전했고, 위룡과 함께 척후도 함께 나섰던 방호산 출신의 기재 천귀(天鬼) 동방광이 이번에도 먼저 나섰다.

그런 동방광을 보며, 다른 이들은 동방광이 비록 무공 실력이 빼어난 부류는 아니지만 담력 하나 만큼은 그들 중 제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가지."


동방광의 뒤를 이어서 처음 질문을 던졌던 조중천과 웬일로 항상 한 발 물러서서 사태를 관망하던 자세를 취했던 가림 등이 나섰다.

그렇게 3명의 십장들이 위룡이 말한 장소로 은밀하게 행동했다.




***




남은 무인들은 곧 위룡의 말을 십장들을 통해서 전해들을 수 있었고, 그들 모두 반신반의 하면서도 내심 위룡의 감이 맞아 떨어지기를 고대했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 이 짙은 안개 속에서 위치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괴이와 귀신을 상대로 그들의 위치를 먼저 알 수 있다면.

그것 만큼 큰 이득이 없었다.


"······."

"······."

"······."

"······."


모두가 숨을 죽이며, 3명의 십장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사실 3명 중에서 동방광과 조중천의 무공 실력은 이곳에 있는 무인들 중 평균 내지 상위 실력자였지. 진정한 고수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가림은 그런 둘과 다르게 오행존자 하천과 냉혈사마 유온과 함께 최고수 서열에 들 수 있는 진정한 실력자였다.

그러니까. 만약 무슨 사고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가림만은 반드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셋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시야가 밝은 한 무인이 무접곡의 짙은 안개 사이를 바라보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왔다!"


그 자를 필두로 80명의 무인들이 일제히 일어나 다행히 아무런 사고도 없이, 무사히 그들의 곁으로 다가온 동방광, 조중천, 가림들을 보았다.

곧 사람들이 우르르 셋의 주위에 몰려들었다.


"가 대협! 어떻게 되었습니까?!"


한 마음 급한 무인의 외침에 가림은 자신을 둘러싼 80명의 무인들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곧 동방광, 조중천, 가림들을 둘러싸고 있던 무인들 사이에서 우레와 같은 큰 함성이 터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




***




부르륵! 부르륵!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잠을 잘 자고 있던 저두이(猪頭異 : 돼지 머리 괴이)은 돌연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괄약근을 뚫고, 쏟아지는 폭풍과 같은 방구 소리에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저두이는 당황하며 재빨리 무접곡 내부에 있는 나무의 이파리들로 만든 보금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이 방금까지 누워있던 장소를 살폈다.

혹시 자신이 잠을 자다가 실례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갔기 때문이었다.


"취익! 취익!"


확인 결과 그저 방구였을 뿐이라는 사실에 저두이는 안심하며 다시 보금자리 위에 벌러덩 대(大)자로 넘어져 순식간에 곯아떨어졌다.


"휘유우우우우~~ 푸르푸르푸르."


그 모습이 곧 벌어질 재앙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눈 앞에 벌어진 기쁜 소식에 깜짝 놀란 위룡이 자신도 모르게 기영을 바라봤다.


"공자님!"


흥분과 기쁨이 교차 되는 목소리였는데, 기영은 자신을 두둔하려는 위룡에게 재빨리 전음을 넣어서 그를 진정시켰다.

이에 위룡은 다시 냉정과 침착을 되찾았는데, 그런 위룡의 행동에 눈치가 빠른 몇몇은 단번에 눈앞에 펼쳐진 일련의 흐름들의 중심에 기영이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몇몇은 당연히 무인들 중 무공 실력 만큼이나 눈썰미도 빼어난 오행존자 하천, 냉혈사마 유온, 일수유영 가림 등이었다.


'당 공자가 설마?!'

'역시 명문세가는 이 기진을 뚫고도, 기감을 펼칠 수 있는 방도가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당 공자를 지키고 있을 암중 호위의 실력인가?'


기영 역시 자신에게 쏟아지는 몇 명의 시선을 받으며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기영이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자 하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X발! 이걸 어떻게 설명해.'


무어라고 설명하기에 굉장히 쪽팔린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을 기영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죽어도 숨겨!'


자신이 초록색 피부에 돼지 머리를 한 괴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기영이 가진 【빙의자(憑依子) 특전】의 '방구 치환술'의 효능이었다.


'나를 중심으로 대략 1.2km의 원지름 내부에 있는 모든 괄약근에 감응할 수 있어!'


방구 치환술의 능력은 타인의 괄약근을 자신의 것과 바꿀 수 있는 능력이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타인의 괄약근의 존재 여부를 자신이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크으으으으으. 견문색 지림.'


누구에게 떳떳하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기영은 자신이 알아낸 '방구 치환술'의 부가 기능에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무튼 그런 까닭에 기영은 위룡을 앞세워서 자신의 명성을 가리고자 하였다.


"상대의 위치를 파악했다면 이후로는 아주 쉽소. 놈이 우리를 상대로 잠복 기습을 하였던 것처럼. 똑같이 놈에게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줍시다."


위룡의 두 눈동자에 짙은 원한의 빛이 깃들었다.

아무래도 이곳에 있는 이들 중에서 가장 크게 분노하고 있을 이는 당연히 그 초록색 피부의 돼지 머리 괴이에게 한 팔을 잃은 위룡일 것이 분명했으니까.




***




기영의 일행들이 사냥감으로 노리고 있는 저두이(猪頭異 : 돼지 머리 괴이)는 무접곡 내부에 자리한 여러 보금자리들 중 유난히 오전 시간에 햇살이 직방으로 쏟아지는 자리였다.

그곳에 저두이가 잡아 먹었던 여러 동물들의 뼈들이 새둥지처럼 가지런하게 주변을 빼곡하게 감쌌고, 저두이는 만사태평한 자세로 햇살을 따뜻한 이부자리 삼아서 보금자리를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큐르르릉! 피유피유피유."


다소 귀여운 코골이를 하는 저두이는 무접곡에 파견 된 49체의 저두이들 중 하나였다.

무접곡을 비롯해서 천화산 동쪽에 있는 모든 괴이들은 사비이두육미(四譬二頭六尾)의 괴물인 미후왕(美猴王 : 아름다운 원숭이들의 왕)이 술법으로 만들어낸 존재들이었는데, 그들이 부여 받은 사명은 오직 하나.

무접곡 내부를 침입하는 침입자들의 제거였다.

그것만 하면 솔직히 딱히 일이 없었다.

인근에 있는 맹수와 독물들조차 저두이들의 상대가 아니어서, 많은 저두이들이 꽤 게을러질 수 밖에 없었다.

침입자들은 별로 없지, 자신들은 인근에서 최상위 포식자이지, 배 부르고, 등 따시면 어느 생물이건 게을러지는 법이었다.


피유유유유유유~~~!


돼지 코에서 커다랗게 만들어진 비눗방울이 저두이의 숨소리에 따라서 커졌다가 작아졌다를 반복하던 순간.

저두이는 온 몸으로 솟구치는 위기 본능에 번쩍 눈을 떴다.


"꾸이이익!!!"


보금자리에서 깜짝 놀라며 일어난 저두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전방의 하늘을 가득 채우는 나무로 만들어진 창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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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제3화 천화산(天花山) (16) +1 24.06.11 13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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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3화 천화산(天花山) (13) 24.06.06 147 3 13쪽
31 제3화 천화산(天花山) (12) 24.06.05 15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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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3화 천화산(天花山) (10) 24.06.03 154 4 13쪽
28 제3화 천화산(天花山) (09) 24.05.31 166 4 13쪽
27 제3화 천화산(天花山) (08) 24.05.30 15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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