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960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6.13 10:45
조회
124
추천
3
글자
12쪽

제3화 천화산(天花山) (18)

DUMMY

제3화 천화산(天花山) (18)






"조나라 봉공(奉公) 진천검제(進天劍帝) 주강 대인? 유품 진천검(震天劍)?"


요검으로 생각이 되는 청강장검의 소개에 목청아의 두 동공이 빠르게 흔들렸다.

그녀는 여타의 무림인들과 다르게 꽤 역사가 있는 명문세가 정안목가(井犴木家)의 여식이었는데, 그녀가 태어난 가문인 정안목가는 조 나라 시절부터 군부에 화약으로 된 물품들을 조달해주는 일을 자신들의 업으로 삼았다.

그런 만큼 조 나라의 관리직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있었다.


"당신이 생사고수의 유품이라는 말입니까."

[맞다.]


생사고수(生死高手)의 유품.

사람이 생사경(生死境)에 이르면 하늘에서 천겁이 나타나 진정으로 신인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는지. 사람을 시험한다.

이러한 시험은 총 3번에 걸쳐서 이루어지고, 이를 생사경 속 초기 단계인 천겁생사경(天劫生死境)이라 여겼다.

천겁생사경 이후 중기 단계인 화신생사경(化身生死境)에 이르면 생사고수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여서 신인(神人)에 한 발을 걸쳤다고 말할 수 있었다.

생사고수의 유품은 이러한 화신생사경의 고수가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남기게 되는 지성을 가진 신병이기를 뜻했다.


"왜 당신이 이곳에 있는 것입니까. 조나라의 봉공······ 조나라는 이미 패망하였습니다."

[안다. 조 나라가 패망한 것을.]


목청아는 의구심이 느껴지는 눈으로 진천검을 바라봤다.


[궁금한 것이 많은 얼굴이구나. 그러나 나 역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너도 나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나는 그저 누군가의 검일 뿐이지. 자유롭게 세상을 나도는 인간은 아니지 않느냐.]

"인간이라고 하여서 딱히 자유로운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흥! 그래도 나보다는 자유롭겠지.]


자유를 논하는 진천검을 바라보며 목청아는 상대와 더 언쟁을 벌이는 것이 별로 자신에게 유리한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무엇을 말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리고 저기에 있는 여인은 왜 죽은 것입니까."


목청아는 전면에 4등분이 난 채로, 죽어있는 공선을 가리켰다.


[저 여인이 죽은 이유는 주제도 모르고, 나를 소유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마 너 역시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할 것이다. 이곳을 벗어나려면 나의 주인이 되거나, 육신을 버리는 길 밖에 없지.]


육신을 버린다는 표현이 목청아는 눈앞에 공선과 겹쳐 보였다.

평범한 인간은 육신을 버리고 살 수 없었다. 즉 이곳을 벗어날 방도는 눈앞에 진천검(震天劍)의 주인이 되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그 방법을 제외하면 오직 죽음(死亡)일 뿐이리라.


"당신의 주인이 되려면 강한 무공을 지녀야 되는 것이군요."

[뭐 그렇게 기준이 아주 높지는 않아. 무인이 스스로 갈고 닦은 무(武)를 입증하거나, 내 미적 기준을 충족 시킬 정도로 아름답거나. 둘 중 하나이지.]


목청아는 진천검의 답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앞의 무인이 스스로 갈고 닦은 무(武)를 입증하는 것은 생사고수의 유품인 진천검의 주인이 되기에 걸맞는 조건이라 생각하였는데, 뒤에 붙는 미적 기준에 충족은 다소 엉뚱한 이야기였다.


[자고로 생사고수의 유품은 생전에 주인이었던 사람의 성품을 따라가는 법인데, 나의 주인인 진천검제(進天劍帝) 주강 대인은 상당한 수준의 낭만주의자로, 아름다운 여인에게는 매우 관대하신 분이셨지!]


목청아는 다소 낯부끄러운 어느 생사고수의 민낯을 직접 발견한 기분이었다.




***




막천승이 건네준 쥐고기를 소중하게 먹던 기영은 다시 자신의 귀를 후비적 거렸다.

간지러운 기분이 날아간 기영은 눈앞의 막천승을 보았다.


"막 대협. 정말로 저를 부르지 않으셨습니까?"

"아닙니다. 공자님. 저는 공자님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기영은 누가 자신을 간절하게 부른 느낌에 찝찝한 기분을 느꼈다.


'누가 자꾸 날 부르는 느낌인데. 누구지?'


순간 기영의 생각 속으로 당화린, 왕삼, 맹초롱 등이 나타났다.

만약 그들이 살아 있다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혹시 당 공자님."


기영은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막천승을 보았다.

의아함을 느낀 기영이 쥐고기를 먹다가 말고, 상대를 응시했다.


"뭐죠?"

"환청이 들리시는 것이 아닙니까?"


기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헛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자기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가다니. 분하기 짝이 없었다.


"만약 그러시다면 술법을 자제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자고로 술법의 위력이 좋을수록, 그 힘의 근원이 되는 존재에게 영향력을 크게 받는 법입니다."

"······."


환청 증상을 의심하는 막천승에게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싶었던 기영은 진지하게 걱정 어린 목소리로 조언을 해주는 막천승을 동그랗게 눈을 뜨고 바라봤다.


"<무명 제사서>의 공물의식 역시 술법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죠. 그것도 외역의 흉신에게 산제물을 공물로 받치는 술법. 위력이 좋을수록 힘의 근원이 되는 존재에게 영향력을 받아서 인간을 벗어나 비인(非人)이 되는 경우들을 종종 보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조 증상이 보통 환청, 환시, 환각들이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술법이 주는 유능함에 취해서 주체를 잃어버리면 최후에는 결국 괴물로 전락하는 법입니다."


그냥 농담 삼아서 넘기기에는 막천승의 눈빛이 너무 진지했다.

조언의 내용도 가볍지 않은 것이었고.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인지 대답을 하는 기영의 혀가 마비가 된 것처럼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 뒤로 식사에만 열중한 그들은 가볍게 쥐고기를 샅샅이 발골해내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방구 치환술을 통해서 인근에 있는 저두이들을 찾으려던 기영은 문득 막천승의 이야기가 머리 속에 떠오르며 순간 가슴이 울렁거렸다.


"우욱!"


식도를 타고, 방금 먹은 쥐고기가 역류하는 느낌이었다.

재빨리 입을 막으며, 먹었던 쥐고기들을 다시 목구멍 안쪽으로 삼켰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기영은 속으로 격렬하게 부정을 하면서, 재빠르게 방구 치환술을 썼다.

방금 전에 막천승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마치 처음부터 듣지 못했던 것처럼, 기억 속에서 제거했다.


"흥!"


괜한 불안감을 콧방귀로 지워내며, 기영이 빠르게 괄약근 견문색을 펼쳤다.


"응?!"


그리고 깜짝 놀랐다.

넓게 펼쳐진 괄약근 견문색에 저두이들이 잡힌 것이었다.

그것도 한, 두 마리의 저두이들이 아닌 무려 20체가 넘는 저두이들이었다.


"막 대협, 괴이들을 발견했습니다."

"그거 다행이군요."

"상대들은 어제 우리들이 습격을 받았던 곳과 그리 멀지 않은 장소에 모여 있습니다."

"······."

"방금 전에 막 대협이 저에게 조언을 하셨죠. 술법이 주는 유능함에 취해서, 술법을 남발하게 된다면 결국 제가 괴물이 될 것이고. 그 발언이 사실 저를 불안하게 만들기는 했습니다."


막천승은 기영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지금 술법을 펼치지 않았다면, 눈앞에 괴이들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시고픈 말씀이 무엇입니까."


기영은 입을 달싹거렸다.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쓸데없는 말로 자신을 흔들지 말라고 호통을 치고 싶었다.

그러나 강한 I성향의 기영에게 그런 일은 매우 힘들었다.

결국 기영은 약간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그렇다고요.'


그냥 그렇게 에둘러서 답변하고 싶었는데, 정작 입에서 나온 말들은 다른 것이었다.


"이제 제가 하는 일에 쓸데없는 말로 저를 흔들지 마십시오!"


막천승은 기영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조언이 불편하셨다면 죄송했습니다."


가벼운 태도로 사과를 건네는 막천승을 보며, 기영은 숨이 가팔라졌다.

웬지 자신만 옹졸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기영이었다.


"후우. 됐습니다. 발견한 괴이들은 총 20체입니다. 저희가 있는 곳에서 꽤 멀리 있기도 하고요."

"괴이들이 20체나 있다는 것은 지금 저희의 전력으로는 돌파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군요. 그 녀석들을 피해서 길을 찾아보시죠. 뿡!"


대답을 하는 막천승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괄약근이 활짝 펼쳐지며 방구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

"······."


이번에는 의도적인 선택으로, 심술이 난 기영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일부러 박자를 맞춰서 막천승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괄약근을 치환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제 사심이 들어갔습니다. 혹여 불편하시면 이야기 하십시오."

"괜찮습니다. 진법의 영향으로 기감을 펼치기 힘들고, 짙은 안개로 시야조차 제한 된 이곳에서 적들의 위치를 감응하는 술법의 유용함을 이해하지 못하지 않습니다. 그저 공자님도 제가 부여 받은 역할을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단천마뢰(斷天魔雷) 막천승.

당기영의 가문인 사천당가가 붙여준 기영의 안전을 위해서 붙여준 암중호위.


"부디 가문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공자님의 옥체가 안전한 것만이. 제가 부여 받은 역할을 다하는 소임이라 생각합니다."


정론(正論)으로 대꾸하는 막천승을 보자면 기영은 자꾸 자신이 소인배로 느껴졌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일단 20체의 괴이들을 상대로 당장은 우회로를 찾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슨 생각이 있으십니까?"

"예."


가볍게 막천승에게 대꾸를 하면서 기영은 생각 외로 자신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생각 이상으로 다툼은 가볍게 흘러갔고, 상대의 담백한 태도를 통해서 응어리지려던 마음 속의 미혹이 해소된 것을 느꼈다.


"원거리에서 적들을 저격할 수 있을지. 그것을 시험해보려고 합니다."


대답하는 기영의 머리 속에 자신이 가진 2개의 술법을 차례대로 떠올렸다.

일정 영향력 내에 상대방의 괄약근과 치환할 수 있는 '방구 치환술'.

그 어떤 상대라도 독방구의 지독한 냄새를 맡게 하면 일격에 즉사시킬 수 있는 '독방구 발사'.


'이 둘을 조합할 수 있다면, 나는 신세계의 신이 될 수 있어!'


일명 데스 가스(DEATH GAS)!




***




'캬~! 그래! 이거지! 이게 즉사기지!'


기영은 눈앞에 죽어 있는 20체의 괴이들을 기분 좋게 웃었다.

반면에 막천승은 기이하다는 얼굴로 죽어 있는 괴이들과 기영을 번갈아서 보았다.

눈앞의 20체의 괴이들은 초절정 고수인 막천승에게도 쉽지 않은 상대들이었다.

그런 존재들이 너무나 쉽게 기영에 의해서 사망한 것을 발견하자.

막천승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막 대협! 기분이 언짢아 보이십니다."

"아무래도 위력이 너무 좋은 술법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군요. 그만한 성능과 위력의 술법은 당연히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데 말입니다."

"흥! 불쾌한 답변일 뿐입니다."


막천승은 한껏 자신을 편하게 대하는 기영을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괴이의 곁으로 다가가 괴이의 배를 가르려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막천승이 놀라며 몸이 굳었다.


"공자님!"


엄중한 기색의 막천승을 보며 기영은 어리둥절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막천승은 침중한 안색으로 바닥에 쓰러진 괴이들 사이에 누워 있는 한 남자를 가리켰다.

막천승이 가리키는 남자를 발견한 기영의 얼굴도 따라서 굳어버렸다.


"우욱! 우웩!!"


기영은 곧바로 그 자리에서 오늘 자신이 먹은 것들을 바로 토해냈다.

위액이 섞인 쥐고기들 일체를 토해내는 기영의 너머로 배가 활짝 개복 된 동방광의 시체가 죽은 괴이들에게 깔려져 있었다.

동방광의 입은 제 배처럼 활짝 열려진 모습으로 혀를 쭉 밖으로 내밀고 있었고, 두 눈동자들은 강한 힘에 강제로 뽑혀져 텅 빈 눈알 자리에 새카만 어둠만이 기영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우웩! 웩!"


기영이 가장 우려했던 불과 몇 시진 전까지 대화를 나누고, 눈빛을 교환했던 사람들과 시체의 모습으로 재회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두려움이 내면에서 휘몰아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제4화 등용단(登龍團) (06) 24.07.03 92 2 13쪽
50 제4화 등용단(登龍團) (05) 24.07.02 103 2 13쪽
49 제4화 등용단(登龍團) (04) 24.07.01 102 3 12쪽
48 제4화 등용단(登龍團) (03) 24.06.28 112 3 13쪽
47 제4화 등용단(登龍團) (02) 24.06.27 107 3 13쪽
46 제4화 등용단(登龍團) (01) 24.06.26 114 2 13쪽
45 제3화 천화산(天花山) (26) 24.06.25 123 3 13쪽
44 제3화 천화산(天花山) (25) 24.06.24 103 3 12쪽
43 제3화 천화산(天花山) (24) 24.06.21 113 3 12쪽
42 제3화 천화산(天花山) (23) 24.06.20 110 3 12쪽
41 제3화 천화산(天花山) (22) 24.06.19 118 3 12쪽
40 제3화 천화산(天花山) (21) 24.06.18 109 3 12쪽
39 제3화 천화산(天花山) (20) 24.06.17 114 3 12쪽
38 제3화 천화산(天花山) (19) 24.06.14 121 3 12쪽
» 제3화 천화산(天花山) (18) 24.06.13 125 3 12쪽
36 제3화 천화산(天花山) (17) +1 24.06.12 136 3 13쪽
35 제3화 천화산(天花山) (16) +1 24.06.11 136 3 13쪽
34 제3화 천화산(天花山) (15) 24.06.10 142 3 13쪽
33 제3화 천화산(天花山) (14) 24.06.07 147 3 13쪽
32 제3화 천화산(天花山) (13) 24.06.06 146 3 13쪽
31 제3화 천화산(天花山) (12) 24.06.05 155 3 13쪽
30 제3화 천화산(天花山) (11) 24.06.04 149 3 12쪽
29 제3화 천화산(天花山) (10) 24.06.03 152 4 13쪽
28 제3화 천화산(天花山) (09) 24.05.31 164 4 13쪽
27 제3화 천화산(天花山) (08) 24.05.30 150 4 13쪽
26 제3화 천화산(天花山) (07) 24.05.29 168 4 13쪽
25 제3화 천화산(天花山) (06) 24.05.28 167 4 12쪽
24 제3화 천화산(天花山) (05) 24.05.27 172 4 12쪽
23 제3화 천화산(天花山) (04) 24.05.24 181 4 12쪽
22 제3화 천화산(天花山) (03) 24.05.23 204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