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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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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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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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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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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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화 천화산(天花山) (20)

DUMMY

제3화 천화산(天花山) (20)






"똥이다! 똥!!"


기영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똥 무더기를 보며 소리쳤다.

절대 사람의 것은 아니었고, 그래도 신장이 삼장(三丈 : 9m)에 이르는 괴물만이 쌀 수 있는 양의 배설물이었다.


"똥으로 된장찌개 100그룻을 쑤고도 남을 양이군."


그만큼 많은 똥이었는데, 그것의 주인이 누구일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막천승 역시 기영과 함께 거대한 배설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희가 그 괴이들의 왕의 구역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자고로 동물들은 자신의 배설물의 냄새를 이용해 자신의 소유물이나 영역을 표시하는 행위를 하였는데, 눈앞에 보이는 똥이 바로 그 괴이들의 왕이 자신의 영역에 표시를 해둔 흔적이었다.

거대한 배설물을 지나쳐서 앞으로 걸어가는데, 협곡에 있는 높은 절벽이나. 거대한 바위와 나무들에게서 더욱 뚜렷한 흔적을 찾았다.

날카로운 발톱 자국이 단단한 절벽 위에 상흔을 만들었고, 족히 100년은 넘었을 것 같은 거대한 나무가 허리 부근에서 부러진 채로 널브러진 등등. 이곳에 침입한 침입자들에게 친절히 경고를 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


기영과 막천승은 그러한 흔적들을 통해서 괴이들의 왕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았다.


[너희는 지금 내 구역 침범했어. 지금이라도 도망가면 살려두겠지만 더 들어온다면 내가 여기 있는 절벽에 난 흔적처럼 네놈들의 몸에 구멍을 내버릴 수 있고, 눈 앞에 보이는 나무처럼 허리를 강제로 끊어주지.]


자신이 얼마나 강하고, 잔혹하고, 자비없는지. 그런 것들은 무시무시한 파괴의 흔적과 배설물을 통해서 침입자들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그것들을 지켜보던 막천승이 옅은 콧방귀를 끼며 앞으로 나섰다.


"들어가시죠."


앞서 가는 막천승을 기영이 뒤따라 갔다.

괴이들의 왕인 미후왕(美猴王)의 흔적을 발견한 뒤로 기영은 더 수시로 괄약근 견문색을 짧게 펼쳐서 조금의 위험도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기영이 수시로 방구 치환술을 썼고, 번번이 상대를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늘어날 때마다.


뿡! 뿌붕! 빠라라랑~! 빵빵!


막천승에게서 방구로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연주가 펼쳐졌다.


"······."


막천승의 표정 변화가 없는 무표정한 얼굴과 관객들을 모두 환호성에 몰아 넣은 화려한 연주 사이에 일어나는 괴리감이 상당했다.

기영은 자신도 모르게 귀를 황홀하게 만들어주는 화려한 연주에 자신의 매말랐던 영혼의 감성을 푹 적셨는데.

문득 귀에 들려오는 멜로디의 선율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둥! 이건 비발디 《사계》의 봄 1악장이잖아!'


봄이 오는 기쁨을 노래한 음악 소리에 탕수육 부먹파처럼 푸욱 빠져들던 기영은 돌연 방구 치환술을 멈췄다.


"······찾았다."


막천승 입장에서는 다행히 비발디 《사계》의 봄 2악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연주가 멈추게 되어서 아마 다행일 것이다.

기영은 괄약근 견문색이 아니라 방구 치환술로 찾아낸 괴이들의 왕의 괄약근과 감응하면서, 재빠르게 두 번째 술법을 짜냈다.


'방구 치환술 연계 독방구 발사!'


원거리에서 적을 암살하는 데스 가스(DEATH GAS)!


"어떻게 되었습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기영은 암살의 결과를 물어보는 막천승을 보며, 곧 들려올 아름다운 연주 소리를 기대하며 방구 치환술을 썼다.

자고로 생명체는 죽으면 근육에 힘이 풀리면서, 신체 내부에 있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난 여러가지 구멍을 통해서 밖으로 흘러나오길 마련이었다.

시체는 말할 수 없고, 먹을 수 없고, 배설할 수도 없었다.

즉 기영은 원거리에서 방구 치환술을 쓰는 것만으로, 자신의 독방구를 먹은 대상이 최종적으로 죽음에 이른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빠-바밤바! 빠-바밤바!


또 다시 막천승의 괄약근이 화려한 연주를 시작했다.


'이건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이잖아!'


기영은 귀가 즐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나 즐거운 연주에 신이 났을까.

한참 막천승의 괄약근이 자아내는 마초적이고, 강렬한 음색에 푹 빠져 있던 기영은 곧 괴이들의 왕이 있던 자리에서. 더 이상 상대의 쫀쫀한 괄약근에 감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야기는 막천승의 괄약근이 쏟아낸 연주를 더는 들을 수 없다는 소리였다.


'정신 차려! 기영아! 나는 죽은 무인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납치 된······ 어라?'


기영은 그제야 여유롭던 마음이 가슴 속에서 싹 사라졌다.


"화린! 왕삼! 초롱!"


기영이 원래 이곳에 왔던 목적은 그들을 찾아서 무사히 데려가기 위함이었다.

여러 가지의 사건들이 겹쳐지며 잠시 망각하고 있었지만 본래 목적은 그들의 구출이었다.

그런데.


'느껴지지 않아.'


기영은 소름 돋는 사실 하나를 알아냈다.

셋을 납치했다고 생각한 괴이들의 왕의 둥지 근처에서 셋의 괄약근이 느껴지지 않았다.


'왕삼의 철벽과 같은 괄약근이! 화린의 꽃무늬 괄약근이! 초롱의 쉴 새 없이 벌렁 거리는 괄약근들이 느껴지지 않아!'


자주 괄약근 견문색을 펼쳐서 그런지 마치 손의 지문(指紋)처럼 각각 사람마다 괄약근에 특징이 있는 것을 이제 기영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막천승의 괄약근은 세밀하게 조율이 된 악기처럼 정교한 가운데 깊은 밀도의 내공이 느껴지는 괄약근이었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이제까지 잠자코 기다리던 막천승이 급작스럽게 왕삼, 화린, 맹초롱을 연호하는 기영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셋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


기영의 목적을 막천승도 알고 있었기에, 상대의 심각한 대답에 따라서 얼굴 표정이 굳었다.


"일단 그 괴이의 둥지로 가보죠. 만약 세 분 모두 괴이에게 잡아 먹혔다면 분명히 흔적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잡아 먹히다니!!!"


기영은 자신을 앞에 두고, 대놓고 불길한 소리를 해대는 막천승을 노려봤다.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하는 거야!!!"

"공자님. 이제는 각오하셔야 합니다. 이미 앞서서 공자님을 따르던 십장들과 무인들 모두 죽은 것을 확인하시지 않으셨습니까."

"······."


············확인했다.

직접 손으로 만지고, 시체를 옮기고, 불에 타며 나는 매캐한 냄새도 맡았다.

그들의 죽음을 느꼈고, 만지고, 보았다.


"그럴리가 없어."


그들은 그들이고, 화린, 왕삼, 초롱은 달라.

기영은 두 존재들이 확실히 다를 것을 확신했다.


'왜냐면 엑스트라랑 조연급이 어떻게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겠어! 시나리오 상으로, 분명히 최후에 조연급들이 희생을 당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최후반이나 가야지 가능한 전개라고!'


편 가르기 싫었지만, 기영은 화린, 왕삼, 초롱은 특별할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기영에게 그들은 엑스트라가 아니야. 주조연급의 배역들이었고, 이런 빙의 초반에 희생을 당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아.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


막천승은 자기 멋대로 판단해버리는 기영을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해드리는 이유는, 최후에 그들의 죽음을 목격하시고 너무 충격 받지 마시라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상대의 의도가 이해는 갔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파.


"이제 되었습니다. 상대에게서 더 이상은 생명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군요. 지금 당장은 그 녀석의 둥지로 가서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막 대협이 말씀하신 그런 이유가 맞는지 아니면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




기영과 막천승은 말없이 신형을 이동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기영이 앞장을 서서 길안내를 하였다.

아무래도 죽은 괴이들의 왕이 있는 위치를 기영만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참 이동하던 끝에 기영과 막천승은 놀라울만한 광경을 목격했다.


"이곳에 이런 거대한 궁궐이?!"


기영과 막천승이 도착한 괴이들의 왕(王)이 기거하는 둥지는 마치 인간들이 축조한 것처럼 절묘하고, 짜임새가 있는 느낌으로 지은 거대한 궁궐이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났다.

둘은 서로 눈동자를 마주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 받았는데, 이읏고 막천승이 기영을 제치고 앞서기 시작했다.

길 안내의 역할을 기영이 해냈기에, 남은 것은 막천승이 혹여 이곳에 다른 위험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막천승이 앞에, 기영이 뒤에 서서 둘은 궁궐 안으로 들어섰다.

궁궐 안으로 들어서자 둘을 맞이한 것은 기화이초(奇花異草)와 괴석진목(怪石珍木)들이었다.

눈을 현혹시키는 아름다운 꽃들과 풀, 기괴한 돌과 보배로운 나무들이 멋드러지게 장식 된 정원을 거니는 가운데.


"공자님! 저기에!"


막천승이 궁궐의 중앙에 엎드린 자세로 바닥에 누워 있는 사비이두육미(四譬二頭六尾)의 괴물인 미후왕(美猴王)을 발견했다.

머리 하나하나가 작은 농막 수준으로, 두 개의 머리 모두 입이 벌려진 모양새로 혀를 쭉 내밀고 있었다.

막천승 역시 눈앞에 발견한 괴이의 죽음에 놀라며, 상대에게 빠르게 접근해서 숨결을 확인했다.

그 결과.


"죽었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


이미 사전에 괴이들의 왕이 죽어 있을 것을 예상했던 기영이었기에 재차 상대의 죽음에 의문을 표시하는 것은 괜한 시간 낭비였다.

기영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 복수보다는 화린, 왕삼, 초롱 등의 소중한 사람들이 먼저였다.


"화린! 왕삼! 초롱!"


기영은 궁궐 안으로 들어서며 우렁차게 세 사람을 불렀다.

물론이지만 사전에 기영은 방구 치환술로, 세 사람의 괄약근을 궁궐 속에서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것 아닌가.


'어떤 외부와 단절 된 특수한 장소에 숨겨져 있을 수 있고, 아니면 내가 실수한 것일 수도 있지! 그래, 살아 있을 거야!'


기영은 직접 보지 못했다는 이유 하나로 세 사람의 죽음을 기정사실화 하지 않았다.


'내가 틀리고, 셋은 살아 있을 거야!'


여러 가능성 중에 유일하게 납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무게감을 두고, 기영은 괴이들의 왕이 썼던 궁궐 내부로 들어섰다.

막 궁궐 안으로 들어서던 기영은 문득 허전함을 느끼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곳에 찾으라는 화린, 왕삼, 맹초롱을 찾지 않고, 죽은 괴이들의 왕 주변을 서성이는 막천승을 발견하고는 크게 소리쳤다.


"막 대협, 뭐하세요. 당장 셋을 찾지 않고!"


기영이 소리를 치며 닦달하자 막천승은 괴이들의 왕에게서 몸을 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공자님, 저는 궁궐의 위쪽을 살펴보겠습니다. 공자님께서는 아래를 확인해주십시오."


막천승은 상대적으로 기영보다 훨씬 안정적인 목소리로 서로 떨어져서 궁궐 내부를 뒤져볼 것을 제안하였고, 기영은 확실히 그런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아래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마음이 급했던 기영은 냉큼 대답해주고, 궁궐 아래로 내려갔다.

다행히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밑으로 내려가자 기영이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건물 내부에 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울창하게 자란 삼림과 그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벌레, 새, 동물들이었다.

참으로 신비로운 광경이었으나, 지금 당장 기영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아니어서 기영은 서둘러 안으로 뛰어들었다.

기영이 기척을 드러내자 삼림 안에 있던 각종 새들이 퍼드득 소리를 내며 뛰어 올랐다.


퍼드득! 퍼드득!

꽤액! 꽤액!


요란한 소리를 내는 새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기영은 수상해 보이는 곳들을 먼저 찾았다.

기영이 수상함을 느낀 곳은 지하 삼림의 삼면으로, 벽을 짚으며 이동하자 곧 기영은 자신의 예상대로 내부에 꽁꽁 숨겨진 비동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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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제3화 천화산(天花山) (25) 24.06.24 103 3 12쪽
43 제3화 천화산(天花山) (24) 24.06.21 113 3 12쪽
42 제3화 천화산(天花山) (23) 24.06.20 110 3 12쪽
41 제3화 천화산(天花山) (22) 24.06.19 11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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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3화 천화산(天花山) (18) 24.06.13 125 3 12쪽
36 제3화 천화산(天花山) (17) +1 24.06.12 136 3 13쪽
35 제3화 천화산(天花山) (16) +1 24.06.11 13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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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3화 천화산(天花山) (12) 24.06.05 15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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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제3화 천화산(天花山) (09) 24.05.31 164 4 13쪽
27 제3화 천화산(天花山) (08) 24.05.30 15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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