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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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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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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등천대(登天臺) (10)

DUMMY

제6화 등천대(登天臺) (10)






"걱정하지 마시게. 사천당가의 아가씨께서는 아직 이곳에서 단명할 상은 아닐세. 그저 작은 시련이 자네와 아가씨 주변에 휘몰아치고 있을 뿐이지."


기영은 역술인처럼 말을 내뱉는 강자아를 보며, 두 눈이 안쪽으로 모여졌다.


"합격이라고 하셨는데, 저를 언제 시험하신 적이 있기라도 한 것입니까."

"했지. 자네 가문에 실종 소식을 전달한 것과 천무각 외부에서 일어났던 일화들이 모두 자네를 시험한 것이네."


강자아의 답변에 기영은 무림맹의 이름 값이 가벼웠던 이유와 천무각 정문에서 있었던 일화들을 모두 기억해냈다.


"만약 자네가 개인의 무력을 앞세워서 일을 성사시키고자 하였다면 오히려 이곳에서 나와 마주칠 일은 없었을 것일세."


인성(人性)과 오성(悟性)을 두루 살폈다는 이야기에 기영은 괜시리 마음에 뿔이 났다.

상대가 자신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누구를 왜 마음대로 시험하고 난리인가.

반항스러운 마음이 스멀스멀 먹구름처럼 스스로를 잠식할 때, 기영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억지로 스스로의 반항심을 억눌렀다.


'중요한 것은 화린이 어디에 있는지야!'


비록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상대가 화린의 정보를 틀어 쥐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그렇다면 결국 고개를 숙여야 되는 것은 자신이었다.


"그렇군요. 합격이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것보다 제 여동생은요."

"사천당가의 아가씨께서는 지금 잠깐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으나. 곧 벗어나시게 될 것일세."

"너무 뜬구름 잡는 내용이 아닙니까. 제가 궁금한 것은 화린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것입니다."


확실하게 소재지를 파악하려던 기영이었는데, 강자아는 그런 기영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사천당가의 아가씨는 지금 조 나라의 잔당들에게 쫓기고 있어서. 어디 특정한 곳에서 가만히 우리들의 구원을 기다릴 수 없는 처지일세."


상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슴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기영이었다.


쾅!

"그것부터 이야기를 하셨어야지. 옳은 일이 아닙니까!"

"자네가 간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건 직접 부딪쳐 봐야하는 일이 아닙니까. 여기서 지레 짐작한다고 어떤 결과가 나온다고!"


역정을 내는 기영에게 이제까지 가만히 옆에서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신유승이 끼어들었다.


"기영 공자, 그건 아닐세. 이번 조명당에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사고수들을 전원 투입시켰어. 그 숫자가 물경 8명일세."


8명의 생사고수!

무림맹 소속의 생사고수들이 변방과 중원 모두 합쳐서 14명인 것을 생각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자네 말대로 자네가 직접 가서 실력을 맞대 보는 것은 좋아. 확실히 자네 말이 맞아. 사람들은 때때로 직접 마주쳐야지 현실을 깨닫고는 하지. 하지만 만약 자네의 실력이 상대에게 통하지 않으면 어쩔 건가. 그런 상태라면 결국 개죽음을 당하는 것은 자네일 뿐이야."

"······."

"자네에게 자신감이 충만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칫 그 자신감이 자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자네가 알아두었으면 하네."


기영은 거듭 되는 신유승의 설득에 솔직히 인정해야 했다.

자신이 지금 너무 화가 나고, 감정이 상해서. 이성 보다는 감정이 먼저 앞섰다는 것을. 기회라는 것은 결코 번번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만약 패배한다면 화린의 생사는 더더욱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면 강 군사님께서는 어떤 고견이 있으신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말은 건네는 기영의 태도가 다소 삐딱한 것은 당연히 강자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소협, 자네와 신 각주께서는 검마총(劍魔塚)으로 향하게."


강자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당충 장로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강 군사님! 지금 우리 공자님을 어디로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검마총이라니, 설마 무림맹 사대금지 중 한 곳인, 검마총을 말하시는 것입니까."

"맞네."

"안 됩니다. 그곳은 환마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 아닙니까!"

"누군가에게는 그렇고, 누군가들에게는 다르겠지."


그렇게 대답을 하면서 강자아는 기영과 신유승을 차례대로 훑어보았다.

그가 말하는 누군가들에게는 다르다는 말이, 누구를 뜻하는 것일지 모를 사람들은 이곳에 아무도 없었다.


"뭐, 소협께서는 아직 우리 무림맹 휘하의 맹도가 아니니 굳이 가지 않겠다면 나도 더 이상은 권유하지 않겠네."


강자아가 한 발 빼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런 강 군사에게 기영은 바로 뒤쫓아 가듯이 말했다.


"이번 일이 화린을 구출하는 것에 필요한 일입니까?"


그런 기영에게 강자아는 능구렁이와 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면 좋습니다. 저도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공자님! 그곳은 매우 위험합니다."


기영은 자신을 걱정하는 당충 장로를 되돌아 보았다.


"화린도 지금 이 시각에 위험천만한 상황을 건너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오라비가 된 제가 이곳에서 안전만 추구하고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곳이 설령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일지라도, 아귀도, 축생도로 향하는 길이 되어도. 필요하다면 가야지요."

"······."


당충 장로는 섬찟할 정도로 활활 불타오르는 기영의 두 눈동자를 보며 침음을 삼켰다.

그에게는 더 이상 기영을 말릴 명분이 없었다.


"걱정하지 말게나. 당충 장로, 자네의 공자님은 무사히 검마총을 다녀올 수 있을 것일세."


옆에서 강자아가 여유롭게 말을 전했고, 당충은 그런 강자아를 매서운 눈으로 노려봤다.


"만약 공자님께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리 사천당가는 결코 이 원한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강 군사. 우리 사천당가가 어떤 가문인지 모르시지는 않으시겠지요."

"흥! 지금 누굴 상대로 위세를 부리는지 알 수 없군. 내가 그런 자네 가문의 위세를 두려워할 사람이면, 진작 군사직을 내려 놓았을 것일세. 내게 엄포를 내놓기 전에 자네의 공자를 믿는 쪽이 자네에게도 훨씬 이로울 것이야."

"당충 장로, 저는 괜찮습니다. 이미 마음을 굳혔습니다."


당충 장로는 당기영에게 포권을 하며 고개를 깊숙하게 숙였다.


"공자님 부디 무사히 돌아와주십시오. 만약 그렇지 못하신다면 제가 가주님을 뵐 면목이 없을 것입니다."


고개 숙인 당충 장로의 눈에서 놀랍게도 닭똥 같은 눈물들이 줄줄 흘러내렸다.

진심으로 기영의 안위를 걱정하는 장로의 모습에 기영은 절도 있는 포권으로 응답하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무사히 되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당총 장로를 토닥여준 기영은 강자아와 신유승을 돌아보았고, 이에 둘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촉박하니, 지금 당장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일세."

"예! 군사님."


신유승이 앞장을 서고, 기영이 그 뒤를 따라갔다.

막 두 사람이 문턱을 넘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할 때, 기영의 귓속으로 의문의 전음입밀이 스며들었다.


[소협, 나는 자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다네. 부디 그곳에서 가져온 지식과 능력을 우리 중원천하를 위해서 써주길 바라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이 노부가 자네에게 무정하다고 탓하지 말게나.]


기영은 뜻밖의 이야기에 뒷목이 으스슷 해졌다.


'저 노인네가 무슨 말을······!'


순간 목이 자라처럼 움추려 들면서 신 각주의 뒤를 서둘러 쫓아가기 바빠졌다.






***






검마총(劍魔塚).

그곳은 사시사철 짙은 안개로 사방을 감싸고 있는 곳으로, 환마관의 중심에 설치되었던 운무난석금쇄진과 비슷한 종류의 환진이 펼쳐져있었다.

운무난석금쇄진과 다른 것은 이쪽은 위험한 기관장치들이 없을 뿐이었다.


저벅저벅


신유승은 검마총의 안개 속을 거침없이 걸었는데, 그의 허리춤에 걸려진 기이한 보패가 안개 속에서 오색 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보패의 오색광(五色光)에 닿은 안개들은 물에 닿은 솜사탕처럼 녹아내렸다.

덕분에 신유승과 기영은 앞을 내달리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안개 속을 헤쳐나갔을까.


"다 왔습니다."


신유승이 거대한 절곡 앞에서 멈춰섰다.

절곡의 앞에는 붉은 주사 기둥이 떠받치는 일주문(一柱門)이 서 있고, 일주문에는 《검마총(劍魔塚)》이라는 세 글자가 정확히 조각되어 있었다.

이름과 달리 조각 된 글자에서는 강렬한 위압감이 흘러나와서 주변의 음하고, 습한 기운들을 잠재우고, 밝은 광채가 절곡 곳곳을 누비는 것과 같았다.


"생각 외로 음산하지 않습니다."


당충 장로가 검마총에 대한 위험을 계속 주입시켰기 때문에 꽤 무서울 것이라 예상했던 기영의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게 말을 하는 기영을 신유승이 이채 어린 눈으로 흘겨봤다.


"역시 공자께서도 남다른 것이 있기 때문에 강 군사께서 공자님을 저와 함께 이곳으로 보내신 것이겠지요."

"???"

"기영 공자께서는 보이시지 않으시겠지만 이곳은 이미 전쟁터의 한복판입니다. 발만 잘못 딛어도 서로 적아의 구분 없이, 치열하게 싸우는 전장 한복판에 떨어지게 되겠지요."


기영은 신유승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검마총은 너무 뜻밖의 평온한 곳인데 말이다.


"보이지 않으신다면 되었습니다. 가시지요. 협곡의 안쪽에 검마가 있습니다."


기영은 신유승이 말한 '보이시지 않으시겠지만'이라는 말을 머릿속으로 거듭 떠올렸다.

왜 자신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인가.


'하느님인가.'


예전에도 이와 같은 공격을 진천검에게 당했던 적이 있는 기영이었다.

그 때도 진천검이 도리어 기영의 '천국 감화(天國 感化)'에 당해서 진로를 변경하고, 기영 측에게 완전히 복속이 되었다.

아무래도 그런 종류의 공격이 검마총에 빈번한 것이지 않을까 하고 추측했다.


"어서 안 따라오고 뭐하십니까."


앞서 가던 신유승이 자신을 뒤쫓지 않는 기영을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렇게 말을 하는 신유승의 두 눈이 활짝 열려져서는, 본인의 황금빛 눈동자를 완전 개방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상당히 세련된 분위기와 미형의 남자인 그가 두 눈을 완전 개안하자 심술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미남자의 자태를 드러냈다.

그런 신유승의 모습에 혹했던 기영은 곧 태도를 바꿔서 신유승을 뒤따랐다.


"예. 예. 갑니다. 가요."


총총 걸음으로 그의 뒤를 바짝 쫓아간 기영과 신유승은 곧바로 일주문 안으로 발을 들였다.

일주문을 지나쳐 협곡 내부에 들어서자 이제까지 주변 일대를 감싸던 안개는 어느새 사라지고, 두 사람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족히 수천 자루는 될 무수히 많은 검들이 바닥에 꽂혀져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검들의 묘비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건······!"

"이것이 검마총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검들은 각기 다른 재질과 크기, 모양을 지니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하나같이 절세보검처럼 날카로운 예기와 휘황찬란한 보광을 내뿜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어서 나를 붙잡아. 너에게 특별한 힘을 줄게.'라고 외치는 것과 같았다.


"용광검, 사인검, 쌍룡검, 삼정검, 칠성검, 청운검, 월왕구천검, 헌원검, 담로, 거궐, 어장, 승사, 순구, 촉루지검, 태아, 공포, 용연 등등 많은 명검과 보검의 모방품들이 검마총에 진입한 무인들을 유혹하고 있죠."


신유승의 말을 듣던 기영은 문득 거슬리는 단어 하나를 짚었다.


"모방품?"

"그렇소. 이것들 모두 검마의 기운으로 뭉쳐진 인간의 탐욕을 유혹하는 물건들이지요."


기영은 가슴이 섬찟해졌다.

단순히 힘만 원하는 이들 말고도, 단순한 수집 욕구 측면에서도 눈앞의 보검들이 탐이 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휴우. 빨리 갑시다. 검마라는 녀석도, 환마처럼 성격이 고약한 녀석이군요."


기영의 재촉에 신유승도 동의를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둘이 그렇게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을까.

둘은 마침내 검마가 봉인이 된 장소에 이를 수 있었다.


"저건!"


기영은 검마를 보고 매우 놀랐다.

그것은 마흔 여덟 개의 주사 기둥과 연결이 된 만년한철의 쇠사슬에 감겨진 것이 사람이 아닌 한 자루의 검(劍)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보고 신유승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것이 사용자를 모두 마인으로 타락시키는 희대의 마검이자, 검마(劍魔)로 불리게 한 일무쌍칠정마검(一無雙七情魔劍)! 검마의 본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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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제6화 등천대(登天臺) (03) 24.08.26 51 2 12쪽
88 제6화 등천대(登天臺) (02) 24.08.23 60 2 12쪽
87 제6화 등천대(登天臺) (01) 24.08.22 5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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