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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944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09 08:55
조회
1,411
추천
30
글자
11쪽

6화. 타이거 상단 2

DUMMY

버디 사무관은 그녀의 뒤에 서서 눈치를 보는 소년을 보며 루나에게 눈짓으로


저 아이?


하는 표정을 짓자, 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데려온 아이를 소개해 주었다.


남루한 차림에 처음 보는 소년의 뜬금없는 방문에 버디 사무관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바트는 그런 시선을 피하려는 건지 아니면 예의를 차리려는 건지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한 후


“안녕하세요. 바트입니다. 저기 이걸 전해 달라고 해서”


소년은 살짝 구겨진 편지를 조심스럽게 펴서 버디 사무관에게 공손히 전달했다.


소년이 건네준 편지를 다 읽은 버디 사무관은 무표정한 얼굴로


“남은 편지가 하나 더 있느냐?”


그의 말에 바트는 황급히 주머니에서 인장이 찍혀있는 편지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다.


“여기요”


“그래, 이리 주거라”


버디 사무관이 편지를 달라고 하자


“안 돼요. 이 편지도 나리처럼 편지의 주인인 피렌체님에게 직접 전달하라는 부탁을 받아서...”


바트는 버디 사무관이 무서웠으나 주저주저하면서도 편지를 꼭 쥐고 주려 하지 않았다.


“허허허 녀석”


버디 사무관은 소년의 그런 행동에 알 수 없는 웃음소리를 내며 소년을 보며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인 후,


“루나 양, 장 님은 2층에 계시는가?”


버디 사무관이 갑자기 사장님을 찾자, 루나는 깜짝 놀랐다.


“어머! 사장님요? 좀 전까지 1층으로 내려오지 않으셔서 아마 지금도 2층에 계실 겁니다.”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 소년을 사장님께 안내해 주세요.”


그렇게 바트는 좀 전에 자신을 루나라고 소개한 여자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루나는 인기가 많은지 그녀가 지나가자, 근처의 남자들은 힐끗 쳐다보거나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며 눈도장을 찍으려 했다.


그녀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일일이 눈인사를 하며 소년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이층 복도를 지나 중간쯤 갔을까, 그녀가 하나의 문 앞에 멈춰 서자 소년도 그녀의 행동을 보곤 걸음을 멈춰 섰다. 그녀는 살짝 긴장한 듯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문을 두 번 두드렸다.


똑, 똑


“누구세요?”


문안에서 생기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루나 앰버슨입니다. 사장님을 찾아오신 분이 있습니다.”


“들어오세요”


“바트, 들어가자”


그녀는 바트를 보며 이리 오라는 손짓을 하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통으로 쓰는지 하나로 된 공간에 족히 1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그 너머로 작지는 않지만, 앞에 큰 테이블 때문에 작아 보이는 테이블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20대 후반 아니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의자에 앉아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와 아이가 들어오자 보던 서류를 멈추고 두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남자의 자연스러운 웃는 모습은 원래부터 그런 건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건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


“루나 씨 저를 찾아온 사람이 있다고요?”


“예 사장님. 여기 이 소년을 사장님께 보내라는 버디 사무관님의 지시가 있어서 데려왔습니다. 사장님을 꼭 직접 만나서 드릴 게 있다고 해서요.”


루나는 아이를 가리키며 얘기를 하면서 얼굴을 살짝 붉혔다. 사장은 루나가 소개한 어린 소년을 보며


“음, 나는 모르는 사람이군요. 저를 아시나요? 어린 고객님”


소년은 이곳에서 제일 높아 보이는 사람이 자신에게 존칭을 쓰자 머리가 벼락에 맞은 듯 머리가 쭈뼛 스며 어색함에 어찌할지 몰랐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에게 존칭을 써준 사람. 그것도 자신이 쳐다보기 힘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자신같이 보잘것없는 아이에게 존칭을 써주자 어찌할 바를 모르며 긴장감에 땀만 흘렸다.


그 모습에 루나도 덩달아 긴장하며 얼굴엔 조금 전보다 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소년이 온 용무를 대신 사장에게 얘기를 해주었다.


“이름은 바트라는 소년입니다. 장 사장님께 직접 꼭 드릴 편지가 있다고 해서요...”


어색해하는 두 순진한 여자와 아이를 보며 장은 조금 전 머리 아픈 서류 때문에 두통이 오던 것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듯했다.


“그렇군요. 바트군 저에게 줄 편지가 있다고 하던데 맞나요?”


그가 루나의 얘기를 듣고 바트에게 질문을 하자


“예 맞습니다. 여기 편지요.”


바트는 가슴에 꼭 쥐고 있던 편지를 보여주며 장 사장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다가가던 바트는 걸음을 멈추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저기....”


“네?”


“정말 피렌체님이 맞으신가요?”


어머!!!!


질문을 받는 당사자보다 오히려 여자가 더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실수한 것을 안 루나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고개를 푹 숙였다.


하하하


남자는 유쾌하게 웃으며, 당돌한 바트를 바라보았다.


“음 글쎄요..”


“네!? 피렌체님이 아니신가요?”


바트는 식겁한 표정을 지으며 편지를 가슴에 꼭 쥐었다. 그 모습에 장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회사에는 피렌체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이제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을 물려받은 사람은 저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전 그 이름을 쓰지 않고 장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장은 자신을 소개한 후 루나에게 나가보라는 가벼운 손짓을 하였다. 루나는 정중히 인사하곤 뒤돌아 들어왔던 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닫는 그녀의 손은 그녀의 표정과는 다르게 아쉬움이 베인 듯 문을 천천히 닫고 있었다.


문이 닫히자, 바트는 꼭 쥐고 있던 편지를 장에게 공손히 건네주었다.


소년에게 건네받은 편지의 겉표지의 직인을 무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자신의 몸을 의자에 내던지듯 앉자 편지를 뜯기 시작했다. 장의 눈길이 펼쳐진 편지를 천천히 읽어갈 때마다 그의 몸은 점점 의자에 파묻혀 내려가고 있었다.


편지를 다 읽고 난 후 그는 테이블 끝자락에 아이 팔뚝만 하게 솟아나 있는 휘어진 나팔관에 뚜껑을 열고 얼굴을 가까이 갔다 댔다.


“버디 사무관님 잠시 올라와 주겠어요. 그리고 구리 동전 몇 개 부탁해요”


-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가 나팔관에 입을 대고 얘기를 하자 잠시 후 나팔관에서 사람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트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나팔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장은 그런 소년을 바라보고 피식 가볍게 웃으며 푹신한 의자에 다시 몸을 묻었다.


“바트군”


“...”


소년이 나팔관에 정신이 팔려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못 듣자, 장은 조금 큰 목소리로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바트군”


“네! 네 네”


다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정신을 차린 바트는 연신 대답하였다.


“편지에 보면 바트군에게 보상을 해달라고 나왔는데...”


보상!!!!!!


장의 입에서 보상이라는 말이 나오자, 나팔관을 바라보던 바트는 귀를 쫑긋거리고 고개를 돌려 장 사장님을 바라보며 눈빛을 빛냈다. 신기했던 나팔관의 호기심은 보상이란 말에 바트의 머릿속에서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헤헤 보상이라면..”


두 손을 비비며 굽신거렸다.


“윽..전귀”


장은 그런 소년의 모습에서 누군가가 겹쳐 보이는지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뱉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었는지 찡그리면서 생긴 주름진 이마를 짚었다.


“저기 소파에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의 지시대로 소년이 소파에 앉자, 장은 의자를 돌려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는 멍하니 창문 밖 구름이 드문드문 흘러가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는지 좀 전에 두 사람을 대하던 표정과는 달리 조금은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맑은 하늘을 보며 그는 들릴 듯 말 듯 한 나지막한 소리를 내었다.


- 날씨 참 좋구나


똑, 똑


“버디입니다. 사장님”


“네, 들어오세요”


장은 말과 함께 몸에 힘을 주어 의자를 원위치로 돌려놓고 자세를 바르게 잡고 앉았다. 문이 열리자 아이스러운 이름과는 달리 좀 전에 만난 장신의 건장한 50대 초반의 정장 차림의 말끔한 버디 사무관이 들어왔다.


사내의 표정은 처음 봤던 것처럼 조각상을 보듯 아무런 표정이 없어 보였다. 버디 사무관은 장 사장과 함께 있는 방금 전에 자신이 올려보낸 조그마한 소년을 보며, 눈 한번 끔벅일 정도 찰나의 시간에 자신을 보며 주눅이 들어있는 소년을 훑어보곤 무심하게 장 사장에게 다가갔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그는 아무 말 없이 좀 전에 자신이 읽고 있던 편지를 버디 사무관에게 읽어 보라는 듯 건네주었다.


그는 받은 편지를 그 자리에 서서 묵묵히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편지를 읽는 동안 그의 표정은 사장과는 반대로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편지를 다 읽었는지 그는 호주머니에서 그가 부탁한 동전 몇 개를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사무관님”


“바트군”


장의 입에서 소년의 이름이 불리면서 동시에 동전 한 개가 제법 빠르게 소년에게 날아갔다.


키요오오오~~


독수리가 하늘을 날다 수면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발견하곤 낚아채는 독수리의 그것처럼 바트는 손이 잽싸게 날아오는 동전을 낚아챘다.


흠...


버디 사무관은 앞에 있는 보잘것없는 소년이 좀 전과 다른 사람이 되자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다시 아무런 감정이 없는 동상처럼 평온을 유지했다.


“바트군”


“넵, 사장님”


동전 한 개에 어느새 주종관계를 맺는 바트였다.


그 모습에 장 사장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가끔씩 우리 상점에서 잔심부름 좀 해줬으면 하는데 보상은 하루에 구리 동전 한 개 어떤가요?”


“뭐든 맡겨만 주십시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장님”


뜻하지 않게 일자리와 돈이 생기자, 바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넙죽 감사 인사를 하였다.


“내려가서 같이 온 루나 씨에게 심부름꾼이 되었다고 하면 일을 알려 줄 겁니다. 그만 나가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바트는 사장님이 마음을 바꿀까 봐 넙죽 인사를 하고 서둘러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 장은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덤덤하게 소년에게 받은 편지를 다시 보았다. 버디 사무관이 그런 장을 보며 먼저 얘기를 꺼냈다.


“아이가 편지의 글대로 시험에 모두 통과했으니 잘 돌봐줘야겠군요.”


그의 말에 그도 동의 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폰 나이트 작전을 준비할 때가 온 거 갔습니다. 앞으로 많이 바빠질 거 같습니다. 버디 집사님”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의 말에 덤덤하게 명령을 따르는 버디 집사 그러나 그의 두 주먹은 짧게 떨고 있었다.

장 사장은 자신의 목에 매달려있는 남루한 검 모양의 열쇠를 꺼내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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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낚시는 즐거워 1 +3 24.05.16 1,074 21 11쪽
12 12화. 바트는 두근 두근 2 +5 24.05.15 1,092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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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내 친구 바보 존 2 +5 24.05.11 1,268 25 10쪽
7 7화. 내 친구 바보 존 1 +3 24.05.10 1,362 25 9쪽
» 6화. 타이거 상단 2 +6 24.05.09 1,412 30 11쪽
5 5화. 타이거 상단 1 +3 24.05.08 1,484 3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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