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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945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13 12:14
조회
1,190
추천
20
글자
10쪽

10화. 동상일몽

DUMMY

투둑, 투툭


투투툭


쏴아아아~~~


비가 내린다.

이른 새벽부터 흐릿흐릿한 검은 구름이 삼삼오오 모여 하늘을 맴돌다 조금씩, 조금씩 비가 내리더니 아침이 되자 때가 된 듯 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며 비들은 낡은 지붕에 안착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듯 지붕을 두들겼다.


쏴아아아~ 쏴아아아~


소년이 창문 밖에서 그칠지 모르고 하늘에서 쉬지 않고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를 바라보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아스틴 아저씨 덕에 연줄이 다아 일자리를 얻게 되어 타이거 상단에서 일을 한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나갔다.


바트는 집 안 청소를 동생들과 끝내고 며칠 전 새로 받아온 콩 찌꺼기가 들어간 야채수프로 아침 식사를 때운 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무엇보다 어린 바트가 일자리를 구했다는 말에 그것도 코로나시를 대표하는 상단 중 하나인 타이거 상단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하자 뛸 듯이 기뻐하던 어머니의 모습에 바트는 행복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안정된 일자리에 꾸준한 수입이 들어오니 소년으로서도 이 이상 최고의 일자리는 없었다. 일터로 가는 길은 좀 멀지만 뭔들 어떠하리 좋아하는 어머니와 동생들이 있는데 그리고 자신에게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는데


“오빠, 비가 안 그치네”


베시는 비가 그칠지 모르고 내리는 밖을 보며 고개를 들어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검은 하늘에서 쉬지 않고 내리고 있는 굵은 비를 보다.


오빠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따라서 걱정스럽게 밖을 바라보았다.


바트도 베시에 말에 동의하는 듯 비가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 일을 못 가게 되어 입맛을 다시며 아쉬운 듯 혹시나 하는 바람으로 다시 한번 하늘을 힐끗 바라보았다.


쏴아아아~~~~


여전히 나아질 줄 모르고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그러게, 생각보다 오래 오네”


“비 같은 거 안 왔으면 좋겠어.”


“왜?”


“비가 오면 일을 못 하잖아, 엄마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감기도 걸리고 그리고, 그리고 음.....지붕에 비도 새고”


말을 하던 배시는 세고 있는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쳐다보았다.

천장 여기저기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가 싫은 이유를 차례차례 대며 말하고 있었다.








지붕 위 틈새 여기저기서 빗물이 새어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으려고 그 아래 여러 개의 물받이가 물이 떨어지는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클락이 빗물이 다 찬 물받이를 확인하며 다찬 물받이는 버드가 들고 있는 양동이에 부어 빗물을 채우고 있었다. 버드는 말없이 양동이를 들고 클락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클락을 나름 도와주고 있었다.


큰비만 오면 반복되는 행사였다.


“베시, 꼭 비가 나쁜 것만은 아니야.”


오빠가 가족을 힘들게 하던 비가 나쁘지 않다고 하자 놀람과 의문을 가지며


“왜!! 정말?”


“베시는 물을 어떻게 먹어?”


“음, 물은 우물이나 저기 개울가에서 떠다 먹지”


베시가 멀리 있어 보이지 않는 개울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자


“그래 맞아, 그런데 그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음 그건..”


바트의 질문에 베시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해내려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바트는 그런 베시가 귀여운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좀 전의 베시가 한 것처럼 손가락으로 비가 오는 하늘을 가리켰다.


“자 저기 봐,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지”


“응”


“저렇게 하늘에서 물이 떨어져 모이는 곳이 네가 아는 우물과 개울가에 물들이야, 만약 비가 안 오면 개울이 말라 물을 마실 수 없어 우린 목말라 힘들 거야. 그리고 나무들이나 밭작물들은 우리처럼 스스로 물을 찾지 못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먹고 살아가야 해. 만약 비가 안 온다면 우리 세상의 수많은 식물들은 매일매일 목마름에 괴로워 할거야”


베시는 바트의 말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응, 그렇구나”


그리곤 바트의 옆구리를 꼭 껴안았다.


“베시도 비가 싫지는 않아, 비가 오면 오빠랑 엄마랑 집에 오래 있잖아, 헤헤”


바트는 그런 동생의 머리를 만져주며


“세상엔 좋은 것과 나쁜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래, 하나하나 모두가 가치가 있고 역할이 있는 거래”


“우와~ 오빠 똑똑하다. 그런 어려운 말도 알고”


베시가 진심으로 감탄하며 바트를 바라보았다. 바트는 멋쩍은 듯


“내가 안 게 아니고 존이 알려줬어.”


“존?”


베시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지 누군지 갸우뚱거렸다.


“있어 오빠 친구, 프리드 마을에 있는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똑똑한 친구야. 나중에 오빠가 소개해 줄게”


“응, 꼭이야”


“그래”


“형, 엄마가 간식 다 만들었데, 빨리 와 먹자”


엄마를 도와 간식을 만들던 딘이 간식이 다 되자 군침이 도는지 흘러나온 침을 주체를 못 하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 대신 바닥에 떨어졌다.


“아으~ 딘 형, 더러워 죽겠어”


양동에 빗물을 붙고 있던 클락이 못 볼걸 봤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 내.내..내가 머..멀


본인도 방금 전에 자신의 모습이 민망한 걸 아는지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깔깔깔


"클락도 사람 놀릴 줄 아네”


베시가 배를 잡고 웃으며 말하자


“내가 요새 바트 형한테 한 수 배우고 있지 훗훗훗”


자랑스럽다는 듯 뿌듯하게 베시의 말에 화답하자


“킁, 하여간 못된 거는 빨리 배운다니깐”


그런 말을 하는 바트도 싫지는 않은 듯 웃었다.


“빨리 가자, 간식 식겠어~ 빨리, 빨리”


딘이 안달이 났는지 발을 동동 굴렀다.


“자 자 가자, 먹보 딘 현기증 나 쓰러져 죽겠다.”


바트의 놀림에도 딘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자리에 앉았다.


주방에는 방금 구워져 화로에서 나온 피자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원래 피자는 밀가루 반죽 위에 토마토를 삶아 으깨 다시 조린 후, 그렇게 만들어진 소스를 도우에 바르고 또다시 그 위에 갖가지 야채와 고기 치즈 등을 듬뿍 담아 구워 낸게 피자였지만, 형편상 고기는 고사하고 밀가루 반죽도 여러 가지 곡물을 섞어 구워서 그런지 반죽의 부분마다 알록달록해 색깔이 조금씩 달랐다. 그 위에는 주식으로 먹는 감자와 약간의 치즈 그리고 집에서 키운 몇가지 야채들이 올려져 있었다. 어머니는 칼을 가지고 와 둥그런 피자를 먹기 좋게 나눴다.


“오래 기다렸지 어서 먹자”


“잘 먹겠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들은 서로 큰 것을 먹으려고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아이들이 제각기 맘에 드는 피자 조각을 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체하지 않게 꼭꼭 싶어 먹으렴”


“네~ ”


우물, 우물


“우와! 맛있어~”


“역시 피자는 정말 맛있어 내 입을 배신하지 않아 히히”


한입 베어먹고 다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피자를 꼭꼭 싶어 먹었다.


“엄마도 먹어요.”


바트는 엄마가 피자에 손을 대지 않고 바라만 보자. 피자 한 조각을 떼내어 한 조각을 건넸다. 어머니는 그런 바트를 보며


“너도 먹지 그러니”


“엄마랑 같이 먹으려고요.”


엄마에게 피자를 건네준 바트는 조각중 가장 작은 조각을 집어 들었다.

바트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바트가 대견스럽고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아! 여기다 꿀 좀 찍어 먹으면 좋겠다~”


딘이 피자를 먹으며 갑자기 생각났는지 아쉬운 듯 얘기하자. 클락도 딘의 말에 동의하며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간식 중 하나는 꿀이다.

그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움이란 세상 그 무엇을 꿀에 찍어 먹는다면 맛이 없을 수 없다는 최고의 자연 간식이었다.


“그러고 보니 다시 한번 도전해야겠다.”


“오우 좋아~ 도전~”


바트 또한 구미가 당겼는지 말을 하자 동생들도 의지를 불태우자, 엄마가 정색을 하며


“아서라 전에 크게 당해놓곤 미련을 못 버렸니”


그런 아이들의 행동을 말렸다.


“걱정 마세요. 이젠 자신이 있어요. 요령도 어느 정도 터득했고요.”


자신 있게 말하는 바트의 말과 달리 아이들은 무언가 생각하기 싫은 과거의 기억이 생각났는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피자를 우물우물 씹었다.


이번 봄에 비가 내린후, 산속에서 버섯을 캐다. 운이 좋게 꿀벌집을 발견한 바트와 동생들은 꿀 하나에 이성을 잃고 무턱대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벌집을 향해 돌을 던지다 뜻대로 안 되자, 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흔들어 꿀 덩어리를 떼어 내려고 했다.


결과는 참혹하다 못해 참담했다.


성난 벌들은 자신의 터전을 공격하는 침입자들에게 무자비하게 반격을 하기 시작하였다. 꿀벌 때의 역습으로 인해 아이들은 퉁퉁 부운 눈덩이와 얼굴로 내리막길에서 굴러떨어져 멍자국과 상처로 멀쩡한 아이가 하나도 없었다. 그때 어머니가 아이들 벌 독을 풀기 위해 약재를 구하러 산속을 헤매고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게 고생했는지 다들 알고 있다.


“걱정 마세요. 엄마, 저희도 저번처럼 당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 얘들아”


바트의 말에 다들 지난번 당한 아픔과 패배가 생각났는지 복수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먹보 딘은 한술 더 떠 지금 가자고 부산을 떨었다. 그러자 클락이 피자 한 조각을 딘의 입에 물어주자 다시 본연의 딘으로 돌아가 말없이 먹기 시작했다.


“엄마 말 들어야지, 다신 그곳에 안 간다고 약속하렴, 안 그러면 엄마 화낸다.”


어머니는 그런 아이들에게 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리자


“네 알겠어요. 안 갈게요 가지 말자, 애들아”


“네 안 갈게요. 엄마”


아이들은 말은 그렇게 대답했지만, 다들 머릿속에는 꿀을 따다 피자에 찍어 먹는 승리에 만찬을 생각하였다. 버드 마저 들릴듯 말듯한 소리를 내며 피자를 오물오물 먹었다.


- 꿀..꿀 좋아...


그렇게 어머니를 제외하고 모두 같은 생각을 하며, 창밖에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 오는 날의 즐거운 피자 파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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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4 +4 24.05.22 960 1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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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2 +8 24.05.20 1,075 17 9쪽
15 15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1 +10 24.05.18 1,061 16 11쪽
14 14화. 낚시는 즐거워 2 +6 24.05.17 1,060 19 10쪽
13 13화. 낚시는 즐거워 1 +3 24.05.16 1,074 21 11쪽
12 12화. 바트는 두근 두근 2 +5 24.05.15 1,092 22 10쪽
11 11화. 바트는 두근 두근 1 +4 24.05.14 1,148 20 9쪽
» 10화. 동상일몽 +5 24.05.13 1,191 20 10쪽
9 9화. 내 친구 바보 존 3 +4 24.05.12 1,227 23 14쪽
8 8화. 내 친구 바보 존 2 +5 24.05.11 1,268 25 10쪽
7 7화. 내 친구 바보 존 1 +3 24.05.10 1,362 25 9쪽
6 6화. 타이거 상단 2 +6 24.05.09 1,412 30 11쪽
5 5화. 타이거 상단 1 +3 24.05.08 1,484 30 9쪽
4 4화. 내 이름은 바트 3 +3 24.05.08 1,562 31 8쪽
3 3화. 내 이름은 바트 2 +6 24.05.08 1,826 30 9쪽
2 2화. 내 이름은 바트 1 +9 24.05.08 3,140 33 10쪽
1 1화. 이글에 관하여 +4 24.05.08 3,206 4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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